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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에서 만난 시와 백과사전 ㅣ 지식 보물창고 4
윤동주 외 지음, 마술연필 엮음, 손호경 그림 / 보물창고 / 2012년 3월
평점 :
학창시절에는 시를 참 좋아했던 거 같은데, 지금은 시를 접한지가 언제인지 가물가물거리기만 하네요.. 아이들을 위해서 시를 접하는 것도 좋을 거 같은데, 생각만큼 시를 접하는 게 쉽지가 안하요.. 늘 집에만 있는 붙박이 맘인지라..
아이들 책을 고르면서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아이들이 얼마나 좋아하느냐 여부에요.. 그럼에도 전집의 유혹을 뿌리칠 수 없었던 분야가 과학분야였어요..
아이들에게 과학분야를 접해 주고 싶은데, 단행본으로 나온 책들을 고르기가 쉽지 않더라구요.. 그래서 전집을 들일까 많이 고민을 했고, 아직도 고민을 하며 전집을 들이지 않고 있네요..
어쩜 그래서 <자연에서 만난 시와 백과사전>이 반가웠는지 몰라요..
시라는 분야는 감성적이란 생각이 들고, 백과사전은 이성적이란 생각이 들어 이 둘의 조화가 어떻게 이뤄져 있을런지 궁금했어요..
백과사전이라는 말 자체에 왠지 모를 딱딱함과 전문성이 느껴져 더 어려워 잘 찾지 않는 분야인데, 그나마 시와 함께니까 조금은 가벼운 마음으로 책장을 넘길 수 있지 않을까 싶었죠..
우리가 언제든지 보고, 듣고, 냄새 맡고, 때로는 손끝으로 만져 보며 생생히 느낄 수 있는 자연이 바로 우리 곁에 있어요. 시인이 자연에서 시를 만나고, 작가가 자연을 담은 이야기를 쓰고, 생물학자가 자연을 연구하여 백과사전을 만들 듯...
책 뒷표지의 문구에요..
자연은 우리가 언제든지 보고, 듣고, 냄새 맡고, 손끝으로 만져 생생히 느낄 수 있다죠.. 정말 그랬던 거 같아요. 날이 추워지기 전 아이들 손을 잡고 가을 길을 걸으며 꽃을 보고, 냄새 맡고, 촉감도 느껴보고..
그렇게 자연을 접하게 해 주었던 거 같아요..
아직 아이들이 많이 어려서 느낌을 정말 간단하게 말하는 정도로 끝났지만, 그 느낌들이 조금 더 풍성해지면 시가 되는 거겠죠?
이 책은 시를 만나고, 작가의 이야기를 듣고, 백과사전도 만날 수 있는 1석 3조의 책이네요..
시와 그림을 보며 마음은 동심으로 돌아가고, 작가의 이야기를 들으며 풋풋한 자연을 다시한번 보게 되네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백과사전을 접하면서 그 동안 보아왔던 것들을 정리하는 느낌이 들었다고 해야할까요?
아직 아이들이 어려서 백과사전의 내용들을 전부 이해할 수는 없지만...
시를 통해 만난 느낌을 갖고 백과사전 내용을 접하게 되면 백과사전만 접했을 때보다는 더 많은 것들을 얻을 수 있을거란 생각이 들었어요..
은방울꽃
정두리
한 줄기에 조로롱 매달린
은방울 열 개
달랑달랑 방울 소리 누가 들어 봤을까?
간당간당 고갯말 누가 알아들었을까?
은방울에 맺힌 빗방울도 흔들린다
향기까지 흔들린다.
(p.20)
은방울꽃을 직접 본 적은 없는데..
시와 함께 그림을 볼 수 있어 자연을 더 정감있게 느낄 수 있었던 거 같아요..
전 작가가 자연을 담은 이야기가 제일 부담 없었네요.. ㅎㅎ
그렇지만 아이들에게 읽어 주기엔 시가 제일 적당하죠..
전에 번역되어 진 책을 보던 중 올빼미와 부엉이가 섞여 번역되었던 것을 보고 차이점을 찾아 본 적이 있었어요.. 그 땐 차이점이 참 어렵게 설명되어졌다라고 생각했었는데..
머리 위에 귀 모양의 깃털을 '깃뿔'이라 하는데, 올빼미는 깃뿔이 없다. 깃뿔이 있는 것은 '부엉이'로, 올빼미와는 구분된다(p.39)
이렇게 간단하면서도 명료하게 설명이 되어 있네요..
여전히 과학 전집을 들여야 할런지는 고민이지만, 두고두고 찾아 볼 수 있는 백과사전을 만나 기쁘네요..
제가 어렸을 적 만났던 백과사전은 몇 번 들춰보지 못하고 먼지만 쌓였는데, 이 책은 그럴일은 없을 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