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리추얼 : 음악, 나에게 선물하는 시간
정혜윤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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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삶에서 음악을 빼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 아침에 눈을 떠 휴대폰에 저장되어 있는 음악을 플레이한다. 예전에는 라디오로 하루를 시작했는데 이제는 내가 듣고 싶은 음악을 저장하여 듣고 있다. 이렇게 음악으로 시작하여 자기 전에는 편안한 음악으로 하루를 마감한다. 주변을 둘러보아도 음악이 함께 한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라디오에서 들리는 음악, 매장이나 카페에서 들려주는 음악 등 다양한 음악과 함께 하고 있다.




이 책은 음악과 함께 하고 있다.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든 음악들은 나를 만들어 간다. 리추얼(ritual) 삶의 의미를 부여하는 반복적 행위라고 말한다. 단순히 좋은 음악을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음악과 함께 하는 일상 속에서 변화하는, 즐겁게 살아가는 삶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우리의 삶에서 음악이 없다면 어떨까. 

가끔은 외롭거나 누구에게 말하지 못하는 슬픔이 찾아올 때 음악을 들으며 마음을 정리한다. 즐겁거나 행복한 일이 있을 때도 흥겨운 음악을 듣는다. 혼자 듣는 음악뿐만 아니라 누군가와 함께 듣는 음악도 있다. 음악만 흐를 때도 있지만 음악을 들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식사를 하고 책을 읽고 운동을 하는 등 다양한 일들을 한다.




음악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한 번쯤 덕질을 하지 않았을까. 작가는 평생 덕후로 살겠다는 이야기를 한다. 가끔 나이가 들어서 덕질을 하면 창피한 생각이 들어 숨기는 경우도 있다. 자신 있고 당당하게 말하는 모습이 멋있다. 덕질은 삶의 활력소가 되는 경우가 있다. 작가가 전하는 경험을 보면서 우리들도 이전의 추억을 소환하게 된다. 나 또한 좋아하는 가수의 LP, CD를 열심히 모았던 기억이 있다. 그것을 사기 위해 용돈을 모으고 즐겁게 일을 했다. 하나하나 쌓여가는 음반들은 내가 살아가는 힘의 요소가 되었던 것이다.

꼭 아이돌 덕질이 아니더라도, 하나의 분야에 몰입하고 파고드는 경험은 우리에게 깊은 즐거움을 남긴다. 덕질은 좋아하는 마음의 농도가 짙어야만 할 수 있는 일이다. 다양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며 일상의 활력소가 된다. - p.88

혼자는 빨리 가지만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고 말을 한다. 음악을 통해 많은 이야기들을 하고 있는데 그중에 눈길을 끄는 것은 온라인 리추얼 프로그램이다. 각자 수행한 것을 나누면서 격려하며 독려하고 있다. 각자 정한 목표들을 향해 천천히 가고 있는 것이다. 목표를 달성했다는 기쁨보다는 그 과정을 함께 즐기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 짧은 시간을 투자하여 꾸준히 하는 활동을 통해 변화하는 나를 만나게 되는 것이다.

이 책의 묘미는 음악이 담겨 있다는 것이다. 이야기를 보면서 QR을 통해 음악을 들을 수 있다. 가끔 다른 책들 속에서 음악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일일이 찾아보는  번거로움(?)이 있었는데 이 책은 바로 QR을 통해 만날 수 있다.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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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하기 싫어서 다정하게 에세이&
김현 지음 / 창비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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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글이든 진심이 느껴지지 않으면 읽으면서 여러 가지로 불편한 점이 있다. 솔직함을 배제한 작가는 없겠지만 유독 진심이 느껴지는 글들이 있다. 김현 작가의 작품을 많이 만나보지 못했지만 읽으면서 자신의 이야기를 허물없이 드러내는 것을 보며 다음 이야기들을 궁금하게 만든다. 추운 겨울에 만난  만나게 된  E& 시리즈 김현 작가의 <다정하기 싫어서 다정하게>는 우리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준다. 



 

에세이는 편안한 마음으로 읽게 된다. 무엇을 해결하기 위한 읽기가 아니라 책을 보면서 지금의 시간과 생각을 정리하게 된다. 어쩌면 아무 생각 없이 읽게 되는지도 모른다. 무엇을 얻으려 하지 않고 그냥 흐름을 따라간다. 나와 다른 생각을 가졌다는 것을 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다른 관점으로 바라본다.

 

어른이 된다는 건 그저 나이를 먹는 일에 불과한 건지 모른다. 그러나 어른의 얼굴은 나이로 인해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어른의 얼굴은 상상해보게 한다. 그의  삶을. 그의 삶을 토대로 나의 삶을. 우리의 미래를. - p.149

 

나이가 들면 자신의 얼굴에 책임을 지라고 한다. 나의 삶이 얼굴에 담겨 있다. 나이가 든 사람의 얼굴을 '예쁘다'라는 표현으로 단정짓기 어렵다. 어떻게 살아왔는지 보이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책속 문장을 읽으면서 나의 얼굴에 대해 책임을 지는 삶을 살아가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책 제목도 책을 선택하는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이 책이 눈길을 끄는 것은 제목이다. 모든 이들에게 다정할 수는 없다. 유독 정이 많은 사람들이 있다. 책 속에서 만나는 글들은 다정하게 다가온다. 조금은 불편한 상황들이나 우리들이 마주하기 힘든 일들도 다정하게 풀어가고 있다. 무언가 다르다는 것은 특별함으로 긍정적인 시선으로 볼 때도 있지만 편견을 가지고 바라볼 때도 있다. 우리가 가진 편견이나 선입견에 대해서도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우리가 함께 살아가고 있는 이 세상을 향해 다정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모두가 다정함을 보이지 못했던 일들이 많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된다. '성소수자'를 이제는 특별함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다양한 모습 중에 하나라는 생각으로 조금은 다른 시선을 보게 되지 않을까. 편견이나 선입견을 내려놓는다면 누구나 다정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되지 않을까.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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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괴 도둑과 비밀 정원 괴짜 박사 프록토르 4
요 네스뵈 지음, 페르 뒤브비그 그림, 장미란 옮김 / 사계절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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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짜 박사 프록토르 시리즈의 네 번째 이야기를 만났다. 이전 작품을 만나 보지 못했지만 네 번째 이야기부터 만나도 무관하다. 이야기 속에서 전편의 사건이나 상황들이 나오기에 전 작품들을 읽으면 조금 더 이해가 쉬울 수 있으나 모르더라도 지금 이야기를 읽는데 방해요소가 되지 않는다, 제목을 보면서 금괴 도둑과 비밀 정원이 무슨 연관이 있을까 의문이었다. 읽다 보면 왜 '비밀 정원'인지 이유를 알 수 있다. 그런 상황들이 웃음을 자아낸다. 왜 비밀 정원인지는 책을 보면 알 수 있다.



 

<금괴 도둑과 비밀 정원>의 이야기만큼 독특한 것은 등장인물이다. 조금은 특별한 외모를 가진 인물들이 등장한다. 프록토르 박사와 볼레, 리세가 이번에는 어떤 사건들을 해결하게 될까. <노르웨이 최고의 뻥쟁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거짓말을 하는 아이라고 놀림을 당한 볼레는 조용히 지내고 있다. 이전에 해결한 사건에 대해 그 누구도 믿어주지 않는다. 가족조차 믿지 않는다. 말할수록 거짓말쟁이라는 비난만 받고 있다.



 

노르웨이 중앙은행에서 금괴 도난 사건이 일어났다. 겨우 하나 남은 금괴를 도둑맞은 것이다. 이 소식이 알려지면 안 되었기에 국왕은 조용히 해결하려고 한다. 헬게와 할게이르를 불러 프록토르 박사와 볼레, 리세를 찾아 이 사건을 비밀리에 해결하라고 말한다. 헬게와 할게이르는 세 사람을 찾아 이 사건을 해결할 수 있을까.

 

개성이 넘치는 인물들이다. 사건이 진행되는 과정도 흥미롭지만 인물들의 행동이나 대사가 웃음을 짓게 한다. 진범을 찾기 위해 볼레가 크런치 형제에게 접근하는 과정도 긴장감보다는 유머스럽게 다가온다. 노르웨이에 금괴가 하나만 남게 된 이유라든가, 비밀 정원이 될 수밖에 없었던 상황, 세 사람의 특별한 재능 등은 다른 책에서 만나지 못한 요소들이다. 이들은 과연 노르웨이에서 하나만 남은 금괴를 찾을 수 있을까.

 

세 사람의 매력에 빼져들게 하는 책이다. 이번에 처음 만난 분들이라면 전 작품들과 만나고 싶은 생각을 할 것이다. 나 또한 이전 작품들 속에서 이들이 어떤 활약을 펼쳤는지, 볼레가 거짓말을 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는지 궁금하다. 가족들조차 믿지 못하는 사건이라고 하니 더 궁금하다. 사건을 따라가는 재미도 있지만 표현의 재미도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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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내 이름을 불러준 순간 - 내 마음의 빛을 찾아주는 인생의 문장들
전승환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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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내가 원하는 것을 나도 모를 때>를 읽고 나서 이번 신간을 손꼽아 기다렸다. 제목만으로도 동기부여와 힘을 얻었다. 이전 도서에서도 다양한 책과 좋은 글을 만날 수 있었는데 이번에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뜬금없지만 제목을 보고 김춘수 시인의 <꽃>이 떠올랐다. 누군가 내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의미가 있는 존재가 되는 느낌이고 관심을 받고 있다는 생각에 위안을 받는다. 제목과 내용뿐만 아니라 노란색의 표지도 우리들에게 따뜻함을 전해준다.



 

사람들은 많은 책을 읽지만 책으로 삶이 완전히 바뀌는 일은 흔하지 않다. 책을 읽으면서 전체적인 내용보다 인물이나 어느 한 문장으로 마음의 울림이 있는 경우가 많다. 완전히 바뀌지는 않지만 이런 작은 울림들이 쌓여 지금의 나보다는 조금 발전하는 내가 되는 것은 아닐까. 평생 마음의 문장으로 남기고 싶은 것들도 있다. 그런 문장은 힘든 우리들에게 위로를 전하고 살아갈 용기를 주기도 한다. 그래서 이 책에서 만나는 많은 책들과 문장들을 허투루 보지 않게 된다.

 

책 속에서 만나는 많은 책들 중에 읽은 것은 몇 권 안되지만 그 안에서 내가 보지 못한 것들을 알려주고 있어 반가운 마음이다. 같은 책을 읽어도 성황에 따라, 마음에 따라 느끼는 것이 다를 수 있다. 가끔은 우리가 보지 못한 것들도 있을 것이다. 내가 미처 알지 못하고 보지 못한 것들을 이번 기회에 만날 수 있으니 반가울 수밖에 없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이어주는 가장 중요한 조건 중 하나는 이해입니다. 이해란 서로의 입장이 완전히 똑같아진다는 뜻이 아닙니다. 상대의 입장을 고려하면서 내 마음도 솔직하게 전달할 때, 우리는 서로를 이해했다고 말하죠. - p. 136

 

우리들은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고 있다.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기에 자의든 타의든 간에 관계를 맺을 수밖에 없다. 사람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것 중 하나가 관계를 맺는 것이다. 나와 전혀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것은 어렵다. 나와 무관한 사람이라면 괜찮겠지만 매일 마주하고 함께 일하는 사람을 이해하지 못하면 일을 하는 데 있어 많은 어려움이 있다. 누군가를 쉽게 이해한다고 말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반면 누군가를 이해 못 한다는 이유로 멀리했던 것은 아닐까. 책에서 만나는 문장들이 우리에게 다가오는 것은 평소 우리가 가진 문제나 고민에 대해 조금 더 성숙하게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이다.

 

요즘은 '힘들다'라는 말도 쉽게 할 수 없다. 모두가 힘든 상황을 지내고 있기에 가시가 돋쳐 있다. 가까이 가는 것도 어려운 상황이다. 섣불리 위로의 말을 전하기 어렵다, 그런 이들에게 살며시 이 책을 전하고 싶다. 마음의 문장을 담고 있는 많은 책들도 만나고 싶게 만든다. 나만 힘든 것이 아니라는 것을 말해준다. 서로가 힘들지만 서로에게 위로를 하는 시간을 만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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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절
링 마 지음, 양미래 옮김 / 황금가지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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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면서 놀라울 수밖에 없는 것은 지금의 상황을 대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현실에서 '한계'라는 표현이 많이 나온다. 방역수칙을 잘 지키면 나아질 거라는 믿음을 가지고 2년여를 버텼으나 앞이 보이지 않는 일들이 계속되고 있다. 희망이 가끔은 절망으로 다가온다. 한 장 한 장 넘기면서 우리에게 희망을 전해주기를 간절히 바라게 된다.



 

<단절>의 배경은 뉴욕이다. 캔디스 첸이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중국에서 태어난 그녀는 부모님을 따라 미국에 오게 된다. 성공을 꿈꾸는 아빠와 중국으로 돌아가고 싶은 엄마 사이에서 그녀는 어린 시절을 보내고 이제는 성인이 되어 혼자 살게 된다. 출판 컨설팅 업체에서 일을 하며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 그녀에게 ' 선 열병'은 혼란을 준다. 선 열병의 초기 증상은 일반 감기와 비슷하지만 후기 증상으로는 영양실조 징후, 위생 저하, 타박상, 운동협응 상의 문제 등이 있다. 환자의 면역체계의 강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지만 무서운 것은 의식 상실이라고 한다. 증상만으로도 무서운 선 열병이 온 도시를 점령한다.

 

선 열병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회사를 떠난다.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혼자가 된 캔디스는 직장에 담기로 한다. 선 열병으로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지만 살아남은 사람들이 있다. 밥은 살아남은 사람들은 '선택받은 자'라고 말한다. 면역력을 기지고 있는 특별한 사람이라 말하지만 캔디스는 '자연 선택설'이라는 표현을 한다. 살아남은 것이 행복한 것일까라는 의문이 계속 든다.



 

책에서 만나는 선 열병은 공포처럼 다가온다. 감기 같은 증상들이 나중에는 뇌를 공격에 평소 자신이 했던 행동들을 반복하게 만든다. 그 행동을 자신의 의지로 멈출 수 없다. 기계처럼 반복하다가 결국 죽음을 맞이하는 것이다. 우리들도 늘 같은 일상 속에서 비슷한 행동을 반복하고 있다는 생각에 오싹한 느낌이 든다.

 

뉴욕이라는 도시를 배경으로 펼쳐진 이야기들은 도시의 부속품처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 선 열병에 걸린 사람들처럼 우리들도 늘 같은 일들을 반복하며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모두가 죽어가는 상황 속에서 캔디스는 절망이 아니라 희망을 향해 걸어가고 있는 것이라 생각하고 싶다. 지금의 우리들도 절망이 아닌 희망을 바라듯이...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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