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을 찾아라! 단비어린이 문학
조연화 지음, 국은오 그림 / 단비어린이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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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리함은 우리들에게 많은 것을 주었다. 바쁘게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시간을 여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하였다. 반면 편리함으로 잃어가는 것들도 있을 것이다. 이번에 만나게 된 <황금을 찾아라!>를 만나면서 우리가 잊고 있는 것은 무엇이며, 잃어가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생각해 보게 된다.



 

초등학교 5학년인 삼다의 부모님은 '365 할인마트'를 하고 있다. 아르바이트생 없이 두 분이서 새벽 2시까지 열심히 일하신다. 삼다는 마음이 편하지 않다. 늘 바쁘신 부모님과 함께 시간을 보내지도 못하고 재능 없는 미술 학원을 다녀야 한다. 아빠는 공부를 못하는 삼다가 미술을 해서 대학을 가기를 원한다. 삼다는 공부와 미술에는 관심이 없지만 '목공 전문 고등학교'에 가고 싶다. 삼다는 나무를 만지면 기분이 좋아진다. 아빠의 반대가 심하다. 아빠는 왜 나무를 싫어하는 걸까. 엄마는 아빠가 나무를 왜 싫어하는지 어른이 되면 알 거라는 이야기만 한다.

 

나무를 좋아하는 삼다는 담양 죽녹원 대숲으로 갔던 체험학습을 잊을 수가 없다. 대숲의 풍경과 대나무 공예품에 빠졌다. 기념품으로 사 온 대바구니를 보고 아빠는 화를 내며 버렸다. 화를 내는 아빠를 이해할 수 없다. 체험학습 다녀온 뒤로는 자꾸 대숲 생각이 난다.

 

아빠에게 받은 마음의 상처를 달래기 위해 3층에 있는 증조할아버지 방으로 몰래 들어간다. 방에는 증조할아버지의 가족사진이 많이 있다. 가족사진의 배경은 빽빽한 대나무이다. 사진을 보니 삼다는 대숲에 온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사진만큼 신기한 것은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수첩에 이해할 수 없는 글들이 보이고 저절로 열리는 상자가 있다는 것이다.

 

"소중한 건, 소중하게 지켜 줘야 하는 거잖아요!" - p.145 

 

신기함은 그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삼다를 1983년으로 가게 한다. 그곳에서 아빠가 왜 나무를 싫어하고 삼다가 대학을 가서 힘들게 살지 않기를 바라는지 알게 된다. 사진으로만 보던 증조할아버지를 만나고 대나무 공예에 대해서도 많은 것을 배운다. 우리 전통을 이어가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다. 돈을 벌기 위해 하는 일이 아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삶 속에서 느리게 가는 삶을 선택하는 것이 실패가 아님에도 많은 사람들이 외면하고 있다. 소중함을 지키고 싶어 하는 삼다의 마음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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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하니까 예쁘지 단비어린이 그림책
강정연 지음, 한상언 그림 / 단비어린이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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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에 있는 두 사람을 보며 어떤 생각을 할까. 외모가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겉모습을 보고 판단할 것이다. 좋은 옷을 입은 사람과 남루한 옷차림의 두 사람이 말을 걸어오면 두 사람에게 같은 반응을 보일까. 이유는 조금씩 다르겠지만 전자에게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후자에게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을까. 아직 이야기를 읽지 않았기에 표지에 보이는 두 사람이 어떤 인물일지 모르지만 외모만 보고'예쁘다'라는 느낌은 쉽게 다가오지 않을 수도 있다.



 

<귀하니까 예쁘지>의 박대감은 보기에 좋은 것만 좋아한다. 그 정도가 심해 사람을 구할 때도 일을 잘 하는지를 보는 것이 아니라 외모를 먼저 본다. 그러다 보니 집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이 아니라 외모에만 관심을 가진다. 이렇게 보기 좋은 것을 좋아하는 박대감에게 고민이 있다. 하나밖에 없는 딸이 못생긴 것이다. 못생겨도 자기 자식은 예쁘다고 생각하는데 박대감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딸은 시집을 못 갈 거라는 박대감의 걱정에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진짜 인연은 따로 있을 거라 말하며 긍정적인 모습을 보인다. 얼굴은 못났지만 성품은 좋은 사람이다.

 

비가 오는 날, 두 사람이 박대감 집을 찾아온다. 훤칠한 키에 반듯한 얼굴을 한 사람과 작고 땅땅한 몸에 얼굴이 시커멓고 험상궂게 생긴 두 사람이 하룻밤만 묵게 해달라고 말한다. 인물이 좋은 사람은 방에서 재우고 다른 사람은 헛간에서 재운다. 두 사람이 자고 간 뒤에 많은 일들이 벌어진다. 딸을 위해 한 행동이 오히려 위험에 빠뜨린다. 이제 박대감과 딸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

 

"허허허! 예뻐서 귀한 것이 아니라, 귀해서 예쁘다는 걸 내 이제야 알았네." 

 

세상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다. 외모로 사람을 평가하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이지 아직고 모르는 사람들이 있다. 첫인상이 중요하지만 첫인상을 결정짓는 것은 외모만은 아니다. 표지에서 만났던 두 사람의 첫인상에 대한 느낌은 이야기를 보면서 많이 달라진다. 눈에 보이는 것이 모두 진실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것이 더 많을 때가 있다. 박대감이 이제 어떤 것이 예쁜 것인지 알아가듯 우리들도 내면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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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s 경성 무지개 - 그들의 심장은 뛰었다 단비청소년 문학
민경혜 지음 / 단비청소년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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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의 이야기를 만날 때마다 가슴이 먹먹해진다. 그들의 아픔을 가늠할 수 없다. 책에서도 언급이 되지만 누구나 독립운동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들은 대의를 위해 사랑하는 가족을 떠나고 목숨 잃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죽음 앞에서 당당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그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지금의 우리가 있는 것은 아닐까.



<1930 경성 무지개>의 배경은 1930년대이다. 나라를 잃은 슬픔에 잠겨 하루하루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누군가는 어려운 시기에 자신의 이익을 취하며 많은 사람들을 어려움에 빠지게 한다. 혼란의 시기이다. 새로운 생각으로 누구나 평등한 삶을 살아갈 수 있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빼앗긴 것을 다시 찾는 것은 당연한 일임에도 그들은 온갖 위협 속에 살아간다.

 

하연이의 이름은 '한여름의 연꽃'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하연이의 아버지는 대대로 관직을 이어오던 민씨 가문의 장손이다. 하연이가 태어났을 때 딸이라고 다들 실망을 하였지만 아버지는 하연이를 진심으로 사랑했다. 인자한 아버지와 따뜻한 마음을 가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하연이는 누구보다 따뜻한 마음을 가진 아이다. 부러울 것 없었던 하연이에게 큰 아픔이 다가온다. 독립운동을 하던 아버지가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시신으로 돌아오고 엄마도 세상을 떠난다. 홀로 남겨진 하연이는 숙부의 보살핌을 받으며 살아간다.

 

하연이를 중심으로 많은 인물들을 만난다. 그 인물들은 하연이 부모님의 따스한 도움으로 힘든 시간들을 버텨온 사람들이다. 하연이와 어릴 적부터 함께 자란 삼월이는 신분 차가 있었음에도 차별 대우를 받지 않았다. 안방마님과 대감마님은 자신을 늘 따뜻하게 대해 주었다. 삼월이라는 이름이 촌스러워 불만이 있는데 대감마님은 '수희'라는 예쁜 이름을 선물해 주었다. 춘복과 초선도 안방마님의 인간적인 대우로 지금까지 버틸 힘을 얻었다. 

 

고난이 다가올 것을 알지만 비굴한 삶을 선택하지 않은 사람들. 자신의 행복보다 다른 사람들과 나라를 위한 삶을 선택한다. 누구보다 뜨거운 심장을 가지고 살아간 사람들을 만난다. 우리에게는 늘 아픔으로 다가오는 시기이다. 찬란한 청춘을 보낸 이들이 아픈 시기를 보내는 이야기를 보며 그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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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란의 계절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94
김선희 지음 / 자음과모음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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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시기를 '질풍노도'라 표현한다. 그 시기는 혼란스럽다. 세찬 바람과 마주하는 것처럼 안정적이기보다는 불안한 시간들을 보낸다. 주변 환경뿐만 아니라 내 마음이 흔들린다. 가족과의 관계, 친구와의 관계에 의문을 가지고 나의 정체성 때문에 혼란스러운 시기이다. 그 시기가 있었기에 어른이라는 이름을 살아갈 수 있는 것은 아닐까. 힘들었던 시간이고 쉽게 지나가지 않기에 성장의 시간을 만들어 준다.



<춘란의 계절>에서 만나는 춘란이는 누구보다 혼란스럽고 힘든 시간들을 보낸다. 초등학교를 다니면서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한다. 삶은 수직이 아니라 수평이동한다는 말에 공감을 하게 되는 슬픈 현실이다. 중학교에 가서도 춘란이는 외톨이로 지낸다. 초등학교를 함께 다닌 친구들이 그대로 중학교를 가니 춘란이의 삶은 달라지지 않는다. 달라진 점이 있다면 친구들에게 따돌림의 대상이 아닌 무관심의 대상이 되었다는 것이다. 외톨이로 살아가는 춘란이게 태승이는 함께 고민을 나누는 친구가 된다. 태승이가 다른 아이들에게 게이라고 놀림을 당해도 그런 것들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그들에게 다가온 하나의 사건으로 태승이는 학교를 떠난다.

 

고등학생이 된 춘란이에게 '사랑'이라는 감정이 남들과 다르게 다가온다. '다르다'라는 표현을 하는 것이 조심스럽다. 무관심의 대상이었던 춘란이에게 인기가 많은 신비가 다가온다. 그녀의 친절은 다른 감정으로 다가온다. '사랑'이라는 감정이 신비에게 느껴지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신비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들어준다. 남들에게 쉽게 보여줄 수 없는 것들까지 의심 없이 보여준다. 신비의 실체가 밝혀지면서 춘란이는 자신이 가진 감정들이 혼란스럽다.

 

사랑에 진심이었던 사람 여기 잠들다. - p.189 

 

춘란의 삶은 평탄치 않다. 자신의 출생에 대해 정확하게 모르고 학창 시절은 어두운 터널 속에 놓인듯하다. 춘란이를 힘들게 하는 현실은 냉혹하다. 왕따, 따돌림, 몸캠, 성에 대한 차별 등은 읽는 내내 마음을 무겁게 한다. 태승이와 춘란이가 당한 일들을 보며 인간의 폭력성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순수하다고 생각되는 어린아이들이 저지른 일이라 더 충격이다.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추운 계절을 살아가고 있는 아이들. 봄은 찾아올 거라고 말한다. 그들이 받은 상처는 쉽게 아물지 않을 것이다. 어쩌면 어른이 되어도 악몽처럼 다가올지도 모른다. '성장통'이라고 말하기에는 감당하기 어려운 일이며 겪지 않아도 될 일이다. 더 이상 아이들에게 이런 일들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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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목소리가 사라지는 동안
유디트 바니스텐달 지음, 김주경 옮김 / 바람북스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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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죽음을 맞이한다. 언제 다가올지 모르지만 우리들은 미리 죽음을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루하루 열심히 살다가 다가오는 죽음에 순응한다. 죽음을 준비하는 일은 쉽지 않다. 죽는 것은 순서가 없다는 말처럼 나이와 무관하게 다가올 때도 있다.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것은 쉽지 않다. 죽음으로 누군가와 영원한 이별은 한다는 것은 감당하기 어려울 일이다. 사랑하는 가족과의 이별은 더 그럴 것이다.




<당신의 목소리가 사라지는 동안>에서는 죽음을 마주하는 사람들의 심리를 만날 수 있다. 후두암 선고를 받은 다비드와 그의 가족들은 갑작스런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시한부이기에 언제 헤어질지 그들은 알고 있다. 인정하고 싶지 않고 암을 받아들이기 힘들다. 다비드에게는 부모의 손길이 필요한 어린 딸 타마르가 있다, 아직 어려서 아빠의 죽음을 받아들이기 힘들다.

그들이 전하는 이야기는 아름답고 행복한 모습만 가득한 것은 아니다. 평범한 사람들이 겪는 삶은 밝은 모습만 있는 것이 아니기에 이 책의 그림과 내용들이 더 공감을 갖게 한다. 상대를 위해 힘든 상황을 말하지 않는 것은 배려가 아닐 수도 있다. 상대는 힘든 상황을 공유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어느 광고처럼 말하지 않아도 아는 것이 아니다. 

말을 안 한다고, 고통이 사라지는 건 아냐.
인생이 아름답다고? 천만에, 지긋지긋한 게 인생이야. - p.62

다비드의 고통이 전해진다. 그림이 전하는 힘은 크다.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그가 가진 고통과 남은 가족에 대한 사랑을 책을 보는 사람들도 느낄 수 있다. 폴라, 미리암, 타마르도 다비드와의 이별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한다. 사랑하는 가족을 다시 만날 수 없는 그 마음을 경험하지 못한 사람들은 쉽게 가늠할 수 없을 것이다. 다비드의 마지막 선택에 대해서는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죽음이 영원한 이별이라 말하지만 누군가의 마음속에는 영원히 남을 수 있다.

죽음과 이별은 사람들에게 아픔과 고통을 준다. 어두운 상황이지만 그들은 각자만의 방법으로 이겨내려 한다. 쉽게 받아들이기 힘들지만 부정할 수 없는 일이다. 고통스러운 시한부의 삶을 살아야 하는 사람과 그의 가족들이 보여주는 모습은 우리들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웃으며 받아들이는 것을 불가능하겠지만 다비드의 가족을 만나면서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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