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엄마라서 감사해요 - 슬픔 대신 감사로 인생을 바꾼 우리 엄마 김희아
김희아.양태석 지음, 최정인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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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면 나에게 닥친 현실이 어떻게해도 바뀌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노력이 부족해서만은 아닙니다. 아무리노력해도 안되는 일을 우리들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그럴때 우리들이 할수 있는 것은 그 상황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방법밖에는 없습니다. 우리의 삶속에 던져진 문제들을 다 해결하면 좋겠지만 해결될 수 없는 문제들도 있습니다. 그 문제들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그 문제를 안고 살아갈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하지만 말이 쉽지 내게 닥친 불행한 문제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은 극히 드뭅니다. 대부분 그 상황에 좌절하고 늘 그 문제때문에 속상해하며 살아가는지 모릅니다.

 

얼마전 이 책의 저자 중 한분인 김희아님의 <내 이름은 예쁜 여자랍니다>를 읽었습니다. 그렇기에 저자가 처한 상황이나 어린 시절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겪고 있는 어려움을 어느 정도 알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저자의 아이들이 주인공으로 동화책을 출간되었습니다. 안면장애를 가지고 있는 예지, 예은의 엄마. 안면장애는 아이들에게 생소합니다. 우리나라 장애인구가 많지만 주변에서 쉽게 만나지는 못합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사회의 편견 때문에 세상에 한발 내딛는 것조차 두렵다고 합니다. 그들이 밖으로 나올수 없게 만든 것은 바로 우리들입니다.

 

'왈가닥 공주'라 불리는 5학년 예은이는 학급회장을 맡고 있습니다. 동생 예지또한 회장의 역할을 잘해내고 있는 야무진 아이입니다. 이 두 아이의 엄마는 안면장애 3급 장애인입니다. 이런 엄마의 모습을 아이들도 아닌 동네 아줌마들이 괴물같다거나 아수라 백작 같다면 뒤에서 수군거립니다.

 

사실 우리 집에 있는 두 아이는 장애인을 멀게 느끼지 않고 낯설어하지 않습니다. 아이들이 어렸을때부터 가는 곳이 있어 나이차는 많이 나지만 친구처럼 지내는 언니, 오빠들. 처음에는 무서워했던 아이들도 몇년이 지나 이제는 함께 식사도 하고 손도 잡고 다닙니다. 그런 생활을 해서인지 아이는 유독 이 장면에서 화를 냅니다. 아이들은 잘 모르니까 그런 말을 할수도 있지만 어른들이 뒤에서 마음의 상처를 내는 말을 하는 것이 화난다고 합니다.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성격 때문인지 처음에 만난 이 사건을 보며 아이는 연신 씩씩거리며 책장을 넘깁니다.

 

"예은아, 엄마 얼굴의 이 점은 그냥 점이 아니라 복점이야." - 본문 16쪽

 

책을 내내 우리들은 긍정의 힘을 봅니다. 자신에게 처해진 상황을 어떻게 해서도 바꿀수 없고 감당하기 힘든 문제들입니다. 우리들은 보이는 것만으로 사람들을 판단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 무엇이 있을지에 생각하지 않는 참으로 부족한 사람들인 것입니다. 예은, 예지의 엄마는 태어나면서부터 장애를 가지고 그 장애때문에 버림을 받았습니다. 자신을 낳아준 엄마에게조차 버려진 사람의 마음은 어떠할까요. 그 이후로 따스한 시선과 말보다는 차가운 시선과 냉대를 받으며 지낸 시간들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절대 자신의 삶을 포기하지않고 자신이 처한 상황에 좌절하지 않습니다. 엄마의 그런 무한 긍정의 힘 때문인지 두 아이도 항상 밝고 엄마를 창피해하거나 숨기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엄마, 마스크 벗어요. 벗어도 나 하나도 창피하지 않아요." - 본문 82쪽

 

안면장애인 엄마와 두 아이가 세상을 향해 전하는 따뜻한 이야기입니다. 자신들에게 차가운 시선을 보낸 이들을 원망하지 않고 감내하며 다른 사람들보다 몇배 더 거친 세상을 향해 당당히 걸어가고 있습니다. 그들이 가는 길에 더 이상의 차가운 시선과 편견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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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전야 - 내 생애 가장 위험한 일주일!
김선정 지음 / 팬덤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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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소 배우들이 나오는 영화 '결혼전야'. 영화를 먼저 볼까 고민을 하다가 이 책을 먼저 읽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미녀는 괴로워', '사랑 따윈 필요없어, '국가대표' 시나리오에 참여했었다고 한다. 전작들도 우리들에게 실망을 안겨주지 않았기에 이 책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요즘은 영화 관련 프로그램에서 스포에 가까울 정도로 상세항 내용을 알려준다. 영화는 보지 않았다 하더라도 그 프로그램들을 통해서 인물의 관계나 내용들을 알고는 있다. 하지만 알고 있다 하더라도 책을 읽는 것은 또다른 재미를 안겨준다. 다 아는 이야기를 책으로 만나면 흥미가 없지 않을까하지만 영화 속에서 보여주지 못한 것들을 만나고 영화와는 다르게 나만의 장면을 만들어 낼수 있기 때문이다.

 

 

결혼전야. 결혼을 해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연애를 마치고 결혼이라는 것이 정해지는 순간 둘사이에는 미묘한 감정들이 생긴다. 책에서도 언급을 하고 우리들이 늘 하는 말처럼 연애는 꿈이고 결혼은 현실이다. 나와 그 둘만의 사랑이 아니라 집안끼리 만나는 형식적인 일이 되버린다. 아마 그 시기에는 대부분의 연인들이 다툼을 하지 않을까한다. 내 생각과 다른 어른들의 생각뿐만 아니라 너무 다른 두 집안의 분위기도 가끔은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 결혼을 앞둔 시기에는 누구나 한번쯤 자신이 결정한 결혼에 대해 의문을 가지기 시작할 것이다.

 

<결혼전야>에는 결혼을 앞둔 네 커플이 나온다.

고등학교때 친구로 처음 만나 만났다 헤어졌다를 반복한 주영과 태규.

칠 년이라는 시간을 함께 하며 성공이라는 이름을 가지게 된 원철과 소미 그리고 웹툰 작가 경수.

클럽이라는 곳에서 첫만남을 가진 후 1개월하고 20일 남짓한 추억을 공유하고 있는 이라와 대복.

마흔의 노총각 건호와 우즈베키스탄 출신의 스물두살 미카.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수 있는 커플들이다. 오랜 연애를 하다보니 연인이라기보다는 가족같은 느낌의 커플, 오랜시간 함께 했기에 결혼을 해야하는 의무감마저 드는 커플, 만난지 얼마 되지 않아 불같은 사랑을 하는 커플, 나이와 국적을 초월한 커플들. 보이는 모습은 다르지만 이들이 안고 있는 문제들은 다르지 않다.

 

 

우리들이 그 문제들에 부딪히면 헤어나올수 없는 답답함에 쌓이지만 책으로 만나는 우리들은 조금 여유롭게 보게 되는지도 모른다. 웃어넘길수 있는 아주 사소한 문제조차 이들에게는 큰 걸림돌이 되고만다. 결혼을 앞둔 네 커플을 통해 우리들은 누구나 그 상황이 되면 고민을 하고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한다는 것에 공감하게 된다.

 

사랑의 결론은 결혼일까라는 의문을 끝없이 하게 만드는 이야기이다.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리고 살아가지만 가끔은 이것이 정답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우리들이 만들어 놓은 형식에 얽매여 생각보다는 몸을 먼저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 마음은 안그렇지만 어쩔수 없기에 몸만 움직이는 불행한 일들도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해서 결혼에 대해 부정적인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결혼이 행복의 목적지이고 사랑의 결론이라는 것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해 보게 만드는 이야기이다. 

 

사랑은 달콤한 만큼 불안하고, 답을 내릴 수 없어 매력적이다. 그리고 결혼은 사랑의 마침표가 아니다. 결혼은 쉽표, 새로운 2막을 꿈꾸는 사람들의 약속이다.  쉼표 다음엔 어떠한 말도 올수 있다. 어떠한 결말도 가능하다. 그게 누구나 할 수 있는 사랑의 다양한 그림자다. - 본문 28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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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싱 1 오싱 1
하시다 스가코 지음, 김균 옮김 / 청조사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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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싱은 아주 오래전 읽은 기억이 있습니다. 아마 처음 책이 출간되고 나서 제 용돈으로 샀던 기억이 있네요. 이번에도 영화로 제작되었지만 80년대 중반쯤 똑순이로 잘 알려진 김민희 배우가 나온 우리나라 영화도 있었습니다. 영화뿐만 아니라 드라마까지 봤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릅니다. '달동네'라는 드라마에서 '똑순이' 연기를 보여졌던 김민희 배우가 연기한 오싱은 많은 사람들의 눈물샘을 자극했습니다. 그 기억이 있어서인지 이번에 책보다 먼저 만난 일본영화는 그때의 느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책을 읽기전 영화를 먼저 본것을 조금은 후회했습니다. 영화는 오싱의 1권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마침 제가 읽은 책도 1권이라 영화속 장면들을 책과 비교하며 읽을수 있는 재미도 있었습니다.

  

집 안팎이 축제 분위기로 들떠 있는 다노쿠라 히토시의 집. 개업준비로 다들 바쁘게 움직이고 있는데 올해 여든세 살인 고령의 할머니 오싱이 갑자기 집을 나갑니다. 오싱의 아들인 히토시는 시마 반도의 소도시에 열여섯개의 슈퍼마켓을 경영하고 있고 이제 열일곱 번째인 체인 스토어 개점을 준비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 상황에 어머니 오싱이 집을 나갔으니 걱정보다는 불만을 드러냅니다. 집안 식구 그 누구도 오싱이 왜 나갔으며 어디로 갔는지 알지 못합니다. 다들 개업 준비에 더 신경을 쓰고 있을때 친손자와 같은 게이가 할머니를 찾아나섭니다. 이렇게 시작된 이야기는 게이가 갑니다.

 

"할머닌 과거를 돌아보는 게 싫었지. 지난 일이란 손써 볼 도리가 없는 게 아니겠니? 그렇지만 무턱대고 앞만 바라보며 살아오는 사이에 더 중요한 것을 잃어버린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문득 들더구나. 지금 그걸 찾아내지 않은 채 그냥 이대로 지내면 나도 히토시도 엉망이 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단다." - 본문 53쪽

 

1901년 야마가다 현의 사이조가와 상류의 빈촌에서 태어난 오싱. 산비탈을 일궈 만든 밭 5백평에 아홉 식구가 매달려 사는 가난한 농가였습니다. 풍년이 들어도 먹고살기 빠듯한데 흉년일때는 말할것도 없이 굶는 날이 더 많았습니다. 이렇게 흉년이 계속되자 이제 일곱살이 된 오싱은 집안 형편 때문에 남의집살이를 하게 됩니다. 오싱이 가족들이 아닌 남의 집 더부살이를 하면서 겪는 크고 작은 일들을 1권에서 만나게 되는 것입니다.

 

"빨리빨리 먹어. 남의집살이를 하려면 빨리 먹고 뒷간 볼일도 빨리 끝낼 줄 알아야 한다." - 본문 109쪽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 이야기에 공감할수 있을까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오싱의 사정을 이해할수 있을까요. 저또한 분명 오래전 이 책을 읽었을때와 지금은 많이 다릅니다. 중학생때 처음 만났던 오싱은 어쩌면 우리 주변에서 만날수 있는 동생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주변에도 어렵게 학교 다니는 친구들이 있었고 지금처럼 온수가 콸콸 나오지 않았기에 오싱의 아픔을 어느정도 이해할수 있었습니다. 비록 이러한 사소한 것들이만 공감할만한 요소들이 우리 생활과  멀지 않았습니다.

 

30여년이 흐른후 다시 읽은 오싱은 이해할수 없다기 보다는 분노가 느껴졌던 것이 사실입니다. 이렇게 어린 아이가 감당하기에는 너무도 큰 시련이고 짊어지기 힘든 짐입니다. 아빠도 오싱을 사랑하고 있다라고 했지만 그런 식으로 아이를 대한다는 것 자체를 이해할수 없습니다. 이제는 오싱 존재 자체로 보기 보다는 내 아이라는 생각으로 만나기에 그 아픔이 큰 반면 어른인 우리들이 그렇게밖에 할수 없었다는 사실에 화가 납니다. 물론 시대적 상황이라는 것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역시 오싱의 엄마가 그랬던것처럼 저또한 엄마의 입장에서 오싱을 보게 됩니다. 

 

1권에서의 오싱은 너무도 험난한 길을 걷고 있습니다. 그래도 마지막에 조금의 희망이 보이며 이야기는 끝이 납니다. 그녀가 찾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가족들에게 말하지 않고 집을 나온 오싱이 무엇을 찾아낼지 다음 이야기들이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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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학년 전래동화 - 1학년 국어 교과서 수록도서 나는 1학년 3
마술연필 엮음, 김미은 외 그림 / 보물창고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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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딘가에 첫발을 내딛다는 것은 설레임이 있는 반면 두려움도 있습니다. 다른 나이와 달리 여덟살이 되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것은 중학교, 고등학교를 입학하는 것과는 정말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마냥 어린아이 같은 아이들이 이제는 형님이 되어 초등학교에 가게 됩니다. 그래도 우리들의 눈에는 귀엽기만 한 1학년 친구들. <1학년 전래동화>라는 제목으로 만나기는 하지만 1학년 친구들만 읽을수 있는 이야기는 아니랍니다. 그 귀여운 1학년 친구들과 함께 읽는 옛이야기. 우리들이 만날 이야기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이전에 그림책으로 만났던 이야기들이 많습니다. 콩쥐 팥쥐, 흥부 놀부, 선녀와 나뭇꾼, 호랑이와 곶감, 청개구리 이야기 등 열세편의 이야기를 만나게 됩니다. 이 책의 특징은 각각의 주제아래 여러편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착한 일을 하면 복을 받아요, 이야기는 정말 재미있어요!, 한 번 더 생각하고 행동해요, 왜 그렇게 되었을까요? 라는 주제아래 아이들이 책을 읽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이야기들을 바탕으로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질수 있다는 것입니다.

 

 

옛이야기를 싫어하는 친구들은 없을 것입니다. 이상하게도 다 아는 이야기이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재미있는 이야기들입니다. 읽을때마다 같은 생각을 하는 것이 아니라 생각의 크기도 자라고 다르게 생각하기도 하니 여러번 읽는 재미가 그만큼 큰지도 모릅니다.

 

권선징악의 대표적인 이야기는 콩쥐팥쥐와 흥부 놀부 이야기일것입니다. 물론 다른 이야기들이 많지만 선악의 대표적인 인물들이 나오는 이야기가 아닐까합니다. 아이들이 알고 있는 이야기이지만 이 책에서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이야기를 바탕으로 책속 내용을 다시한번 생각해보고 더 나아가 자신의 경험과 연관지을수 있게 됩니다. 주어진 이야기를 받아들이기보다는 그 이야기들을 자기식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지금보다 더 어렸을때 '청개구리 이야기'를 읽고 눈물을 흘렸던 아이. 그때 아이는 엄마가 살아있을때 말썽을 부리던 개구리는 생각하지 못하고 엄마의 무덤이 떠내려갈까봐 '개굴개굴' 울고 있는 개구리만 보이고 그 개구리가 불쌍하다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하지만 다시 만난 이야기는 다른 생각을 가져옵니다. 또한 이 책에서 청개구리의 입장이 되어 생각해 볼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줍니다. 이제는 '청개구리 이야기'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어른들이 말하지 않더라도 스스로 하나씩 알아갑니다.

 

전래동화를 읽는 이유중 하나가 교훈을 얻을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교훈이라는 것도 아이들에게 와닿지 않는 이야기라면 어른들이 하는 잔소리에 지나지 않을것입니다. 이래야한다가 아니라 이야기를 읽으며 스스로 이래야 하는구나라고 생각할수 있는 좋은 시간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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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 하우스 생각하는 책이 좋아 13
케이트 클리스 지음, 김율희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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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일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집안에 쓰레기를 쌓아놓고 사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적이 있다. 처음부터 보지 않았기에 자세한 내막은 모르지만 우리들이 보기에는 쓰레기 같은 물건들이 발 디딜틈없이 온집에 쌓여있는 것을 보았다.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도 이런 경우는 많은가보다. 어느 프로그램인지 잘 생각나지는 않지만 외국의 한 가정에서 어린 아이들이 있는 집안에 쓰레기를 쌓아놓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엄마는 거의 외출을 하지 않고 아이들도 그 쓰레기더미에서 놀고 있었다. 결국 전문가들의 도움으로 그 가정이 깨끗이 치워졌다. 그 당시에는 나와 상관없는 이야기라 생각하며 주의깊게 보지 않아 그 사람들이 어떻게 잘 공간조차 없이 쓰레기처럼 보이는 물건들을 쌓아놓는지에 대한 정확한 이야기는 알수 없었다. 하지만 그 이유가 무엇이든지간에 한 사람의 그러한 행동 때문에 다른 가족들이 여러가지로 피해를 보는 것은 사실이다.

 

불량하우스. 사람이 살고 있는 공간에 '불량'이라는 단어가 붙은것이 예감이 좋지 않다. 행복해야할 이 공간에 왜 '불량'이라는 말이 붙었을까. 또 이 책의 첫 문장도 제목만큼이나 우리들에게 불길한 예감을 안겨준다. 파편은 또 무엇이란 말인가, 그 파편이 무엇이길래 부모님이 파경에 이르게 된것일까.

 

부모님은 파편 하나 때문에 파경에 이르렀다. - 본문 7쪽

 

베니의 아빠는 집안에 잡동사니 같은 물건들을 쌓아놓고 있다. 아빠는 그것들을 '보물'이라고 말하지만 엄마는 '쓰레기'라고 말한다. 심지어 아빠는 여섯살때 할머니가 주신 십자가의 파편까지 가지고 있다. 엄마가 그것을 버리라고 말을 하니 아빠는 돼지가 하늘을 날면 신성한 십자가의 파편을 버리겠다고 말을 한다. 돼지가 하늘을 나는 일이 있을까. 전혀 상상할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나중에 아빠가 한 이 말 때문에 중요한 사건이 일어난다.

 

엄마는 자신과 파편 중에 선택하라고 하지만 아빠에게 그런 말은 통하지 않는다. 결국 엄마는 베니와 아빠를 남겨두고 집을 떠난다. 아빠는 모은 쓰레기가 많아질수록, 누군가 그걸 훔쳐갈지 모른다는 생각도 함께 자라나기 시작했다.  조금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면 베니가 평탄치 않은 환경 속에서 어떻게 살아나갈지 걱정이 된다. 아직 어린 베니가 엄마도 없이 쓰레기에 빠져있는 아빠와 인스턴트 음식으로 끼니를 때우고 있는 하루하루가 우리들 눈에는 위태롭게 보인다.

 

 

불량 하우스. 표지에서 보이듯이 어쩌면 집 안이 아니라 베니가 있을 공간은 지붕위가 아닐런지. 집안 어디에도 베니가 있을 공간이 없고 누구에게도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을수 없는 아이. 앞으로 이 쓰레기들은 어떻게 될까. 정말 돼지가 하늘을 날아 아빠가 쓰레기를 버리는 날이 올까.

 

 

이 책에는 쓰레기가 뒤덮인 베니의 집안 이야기만 있는 것은 아니다. 1980년대 초반의 배경이라 지금과는 다른 환경속 이야기라 아이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주고 우리들에게는 추억을 안겨준다. 마이런 아저씨가 하는 라디오방송. 그 방송을 통해 마을 소식을 전하고 사람들은 서로의 고민도 나누며 그 문제들을 하나씩 해결해 나가고 있다. 베니또한 마이런 아저씨의 라디오 방송을 통해 자신의 고민을 하나씩 풀어놓기 시작한다.

 

고민이나 문제가 없는 사람들은 없다. 다만 혼자 해결하기 힘들어 끙끙거리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열어놓으면 분명 누군가 손을 내밀어 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 어린 베니가 짊어지기에는 너무 힘들었던 마음의 짐을 마이런 아저씨뿐 아니라 친구들과 선생님 등 많은 사람들의 도움으로 그 짐을 조금씩 내려놓는 이야기를 우리들은 만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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