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량 하우스 생각하는 책이 좋아 13
케이트 클리스 지음, 김율희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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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일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집안에 쓰레기를 쌓아놓고 사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적이 있다. 처음부터 보지 않았기에 자세한 내막은 모르지만 우리들이 보기에는 쓰레기 같은 물건들이 발 디딜틈없이 온집에 쌓여있는 것을 보았다.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도 이런 경우는 많은가보다. 어느 프로그램인지 잘 생각나지는 않지만 외국의 한 가정에서 어린 아이들이 있는 집안에 쓰레기를 쌓아놓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엄마는 거의 외출을 하지 않고 아이들도 그 쓰레기더미에서 놀고 있었다. 결국 전문가들의 도움으로 그 가정이 깨끗이 치워졌다. 그 당시에는 나와 상관없는 이야기라 생각하며 주의깊게 보지 않아 그 사람들이 어떻게 잘 공간조차 없이 쓰레기처럼 보이는 물건들을 쌓아놓는지에 대한 정확한 이야기는 알수 없었다. 하지만 그 이유가 무엇이든지간에 한 사람의 그러한 행동 때문에 다른 가족들이 여러가지로 피해를 보는 것은 사실이다.

 

불량하우스. 사람이 살고 있는 공간에 '불량'이라는 단어가 붙은것이 예감이 좋지 않다. 행복해야할 이 공간에 왜 '불량'이라는 말이 붙었을까. 또 이 책의 첫 문장도 제목만큼이나 우리들에게 불길한 예감을 안겨준다. 파편은 또 무엇이란 말인가, 그 파편이 무엇이길래 부모님이 파경에 이르게 된것일까.

 

부모님은 파편 하나 때문에 파경에 이르렀다. - 본문 7쪽

 

베니의 아빠는 집안에 잡동사니 같은 물건들을 쌓아놓고 있다. 아빠는 그것들을 '보물'이라고 말하지만 엄마는 '쓰레기'라고 말한다. 심지어 아빠는 여섯살때 할머니가 주신 십자가의 파편까지 가지고 있다. 엄마가 그것을 버리라고 말을 하니 아빠는 돼지가 하늘을 날면 신성한 십자가의 파편을 버리겠다고 말을 한다. 돼지가 하늘을 나는 일이 있을까. 전혀 상상할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나중에 아빠가 한 이 말 때문에 중요한 사건이 일어난다.

 

엄마는 자신과 파편 중에 선택하라고 하지만 아빠에게 그런 말은 통하지 않는다. 결국 엄마는 베니와 아빠를 남겨두고 집을 떠난다. 아빠는 모은 쓰레기가 많아질수록, 누군가 그걸 훔쳐갈지 모른다는 생각도 함께 자라나기 시작했다.  조금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면 베니가 평탄치 않은 환경 속에서 어떻게 살아나갈지 걱정이 된다. 아직 어린 베니가 엄마도 없이 쓰레기에 빠져있는 아빠와 인스턴트 음식으로 끼니를 때우고 있는 하루하루가 우리들 눈에는 위태롭게 보인다.

 

 

불량 하우스. 표지에서 보이듯이 어쩌면 집 안이 아니라 베니가 있을 공간은 지붕위가 아닐런지. 집안 어디에도 베니가 있을 공간이 없고 누구에게도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을수 없는 아이. 앞으로 이 쓰레기들은 어떻게 될까. 정말 돼지가 하늘을 날아 아빠가 쓰레기를 버리는 날이 올까.

 

 

이 책에는 쓰레기가 뒤덮인 베니의 집안 이야기만 있는 것은 아니다. 1980년대 초반의 배경이라 지금과는 다른 환경속 이야기라 아이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주고 우리들에게는 추억을 안겨준다. 마이런 아저씨가 하는 라디오방송. 그 방송을 통해 마을 소식을 전하고 사람들은 서로의 고민도 나누며 그 문제들을 하나씩 해결해 나가고 있다. 베니또한 마이런 아저씨의 라디오 방송을 통해 자신의 고민을 하나씩 풀어놓기 시작한다.

 

고민이나 문제가 없는 사람들은 없다. 다만 혼자 해결하기 힘들어 끙끙거리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열어놓으면 분명 누군가 손을 내밀어 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 어린 베니가 짊어지기에는 너무 힘들었던 마음의 짐을 마이런 아저씨뿐 아니라 친구들과 선생님 등 많은 사람들의 도움으로 그 짐을 조금씩 내려놓는 이야기를 우리들은 만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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