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월간 샘터 2021년 10월호 - 비우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월간 샘터 620
샘터 편집부 / 샘터사(잡지)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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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달 샘터의 제목은 '비우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샘터는 언제나 생각할 '꺼리'를 주곤 하는데 이번 호를 읽으면서는 반성을 참 많이 했다.


월간지를 읽으면서 반성할 일이 뭐가 있겠나 싶겠지만

그 동안 미니멀리즘을 한답시고 수년간 열심히 버리고 비우느라 노력했던 시간이 무상할 정도로

나는 최근 몇 달간 집에 물건들을 엄청나게 쌓아놓았던 것이다. (너무나 많은 물건들이 부끄러워 차마 공개하지 못하는 것을 이해해주길 바랍니다)

30대 초반부터 엄청난 맥시멀리스트로 살아오다가 한 동안 유행했던 미니멀리즘에 빠져(유행에 민감한 편) 책도 많이 읽고 최근 몇 년간 나름 미니멀리스트로 살아왔는데 무너지는 건 참말 한순간이더라. (참고로 내 블로그 타이틀도 미니멀한 어쩌구임ㅋ)

대략적인 상황을 설명하자면 방 하나를 통으로 창고처럼 쓰고 있는데 농과 서랍들, 다락까지 물건들로 꽉 차있고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작업실안에도 100권이 넘는 책과 문구류, 노트를 비롯해 그림 재료들과 화장품이 수없이 쌓여 있다. (대부분 최근 3개월 안에 협찬으로 받은 것들과 내가 산 것들이다)

거실과 신발장도 물론 말할 것도 없고.

오늘, 방에서 나가려다가 발 디딜 틈이 없이 쌓여 있는 물건들 덕분에 넘어질 뻔 한 순간

드디어 턱 끝까지 물이 차올랐다는 것을 깨달았다.

왜 비우는 연습이 필요한가

우리는 너무도 풍족한 시대에 살고 있어서 제대로 소화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것을 부여받았다.

정확히 말하자면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많은 것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소유'라는 개념에 함몰되어 주객이 전도된 삶을 살고 있는 것이다. (시간을 제외하고)

경험상 비우는 것이 채우는 것보다 훨씬 더 어렵다.

연습을 통해 습관으로 만들고 생각하지 않더라도 자연스럽게 행동하도록 하지 않으면 비우는 것을 꾸준히 한다는 것은 사실 불가능에 가깝다.

그러기에 처음에는 비우는 것을 매주 달리기를 하거나, 매일 일기를 쓰는 것처럼 의식적으로 연습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샘터 10월호에는 비우는 연습을 통해 습관으로 만든 것 같은 사람들이나 열심히 비우는 연습을 하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밀가루 없이도 맛있는 간식' 은 솔직히 말하자면 이건 의미 없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긴 했다.

봉지과자 대신 나초, 케이크 대신 마카롱이라니...

나는 담배도 니코틴 패치나 금연껌 따위를 사용하지 않고 근성(?)으로 한 번에 끊었고

어떤 것이든 악습을 끊기 위해서는 한 번에 끝장을 봐야한다는 주의이기 때문에 너무 나이브해 보이는 방법이긴 했지만, 그래도 일러스트가 꽤 귀엽고 맛있는 음식들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자연 속 백패킹, 어디로 갈까요?

이 내용도 내가 정말 하고 싶었으나 한 번도 하지 못하고 있는 일 중에 하나이다.(그렇다고 버킷리스트까진 아님)

친한 유튜버분 중에 거의 매주 혼자 백패킹으로 전국을 다니시는 분이 있어서 존경스러울 정도...

내가 가방 하나 메고 자연속으로 쉽게 떠나지 못하는 것은

지금 가지고 있는 것들에 대해 마음을 비우지 못해서 떠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꼭 필요한 것들만 가지고 지금 있는 곳을 떠나본다면 분명 다른 세계가 열릴텐데...


그 밖에 가수 장재인님에 대한 인터뷰나 밀가루 단식 이야기, 명상에 대한 좋은 글들이 많이 있었는데 제일 좋았던 건 부정적인 말 대신 "오히려 좋아!"를 외친다는 아들을 둔 엄마의 에세이였다.

"오히려 좋아!" 라는 말은 요즘 유행어라서 나도 많이 쓰곤 있는데

군대를 전역한 지 얼마 안된 아들의 생각처럼 문제가 생겼을 때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좋은 점부터 찾기 위해 이 말을 썼던 적은 없는 것 같다.

나는 너무 긍정적이어서 탈이었던 때도 있었는데 어느새 비판적이고 계획적인 때묻은 어른이 되어 버린건 아닌가 싶었다. (MBTI도 ENFP에서 INTJ로 바뀌었음)


발그레한 가을의 추억 '사과'

서울에서 전파상을 하다가 시골에 내려가 사과농사를 짓고 사시는 부부의 이야기.

근심걱정이 없는 사람이 세상에 과연 있겠냐마는...그래도 사진과 글 속의 농부 아주머니는 그래보였다.

나도 10년 안에 귀촌, 귀산을 목표로 살고 있는데 좋은 롤모델을 본 것 같아서 기뻤다.(실패의 경험도 포함해서)


마지막으로 최근에 웹툰 페어랑 전시회 때문에 자주 봤던 단무지 작가님의 인스타툰 :D

이번 화는 친구의 권고사직에 대한 이야기다. 여전히 작고 귀엽고 여린 마음의 인스타툰.

(항상 응원하고 있습니다)


샘터 11월호도 벌써 받았는데 테마가 '덕질'의 즐거움 이다.

과연 어떤 덕질이 담겨 있을지...벌써부터 넘나 궁금한 부분이다. (사실 이미 맛봄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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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 경성 모던라이프 - 경성 사계절의 일상
오숙진 지음 / 이야기나무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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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1920년대 대호황기의 미국이나 일본의 버블 시대의 감성도 좋아하지만

역시 제일 좋아하는 건 역시 영화 모던보이의 배경이기도 했던 1930년대 우리나라의 감성입니다.

(개화기 감성...이라고 해야될까요)


겉으로 보기엔 화려하고 자유로워보이지만 

결코 진정한 자유도, 완전한 풍요로움도 가질 수 없고

시대정신과 개인의 영달 사이에서 고민하며

언제든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는 아슬아슬한 긴장감을 안고 살아가야 했던 시대였죠.


반면에 두려움을 넘어 진정한 사랑을 할 수 있었던 낭만적인 시대였기도 했는데요. 

일견 모순되어 보이는 당시의 분위기를 잘어울리는 일러스트와 함께 

표현한 책이 있어서 읽어봤습니다.


오숙진 님이 그리고 쓰신 1930 경성 모던라이프 라는 책인데요.

글보다 훨씬 많은 페이지를 할애한 일러스트들이 참 인상적입니다.



얼굴도, 표정도 없는 인물들은 혼란스럽고 모순된 시대를 살아간 당시 이름없는 사람들을 나타낸 것일까요.

사진도, 자세히 묘사한 그림도 아닌

타이포그래피처럼 반복되고 절제된 컬러의 일러스트임에도 

그 시대를 직접 들여다본 것처럼 가슴이 먹먹해지는 것 왜 일까요.




힘이 있는 그림입니다.


개화기의 모습들이 보고 싶었고, 단지 작업할 때 참고하려고 했던 책이었는데 

읽고 나니 오히려 생각이 많아집니다.


그림이 많아서 금방 읽겠거니 했던 것도 오산...

몇장 넘기다 눈시울이 붉어져 책장을 덮고,

눈이 맑아지면 한동안 생각에 잠기는 일이 잦아 다 읽는 데 한참이 걸렸습니다.





 

우리는 어떤 시대에 살고 있는가요.

과연 저들이 살았던 1930년대의 경성보다 행복한 삶을 살고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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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21.9
샘터 편집부 지음 / 샘터사(잡지)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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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한 참 전에 읽고, 또 읽고 틈틈히 되새김질했는데 시간이 없어서 이제야 허겁지겁 써본다.


처음엔 책이 얇아서 아쉽기도 했는데 휴대하기도 좋고, 매달 특정 주제로 이만큼 밀도있는 책자를 만들어내기가 쉽지 않음을 알기에 감사히 여기기로 했다. (그래서 몇 번씩 읽음 - 주로 이동하면서 )


이번 달 월간샘터의 타이틀은 내가 만드는 기적, 리추얼 라이프!

리추얼 라이프 라는게 무슨 뜻인지 잘 몰라서 지식백과를 찾아봤다.

MZ세대 사이에서 유행하는 일상에 활력을 불어넣는 규칙적인 습관이라나...

내가 MZ세대가 아니라서 모르는 것도 있겠지만, 주변에 MZ세대분들을 봐도 딱히 리추얼 라이프라는 말을 쓰는 사람을 본적이 없는데...

꼭 MZ세대와 킹시국에 국한시키지 않더라도 다양한 좋은 습관을 기르고 유지하는 것은 '인간'이라면 누구에게나 도움이 되는 일이므로 죄다 읽어봄직한 내용들이었다.

좋은 말 하나.

습관은 이성보다 강하다.



습관은 이성보다 강한데, 좋은 습관을 기르는게 참으로 어렵다.

나쁜 습관은 금새 몸에 배고 화장실의 검은 물때처럼 잘 빠지지도 않는데 말이지.

사실 좋은 습관을 길러낸다면 삶이 긍정적으로 변화하는 것은 기적이라고 할 것조차 없는 당연한 순리일 것이다.

기적이라고 부를만한 부분이 있다면 좋은 습관을 길러내는 과정, 그 자체에 있다고 해야겠지.

샘터9월호에는 좋은 습관을 길러내고 유지하고 있는 다양한 사람들이 소개되어 있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부러웠던 건 좋은 식습관과 수면습관을 유지하고 있는 분들이었다. (내가 제일 못하는 부분이라서)


나는 가지고 있는 물건들이 너무 많아서(버리지는 못하고 저장강박도 있는 편)

정리정돈 편은 이제 준전문가 수준으로 잘하는 편이라 별로 부럽지는 않았다. (사실 나는 덜 사들이고 많이 버려야 한다)

정리정돈이 삶을 바꿀 수 있다는 데는 부분적으로나마 인정!


혼자 새로운 좋은 습관을 만들기 어려운 의지박약인 사람들을 위해 존재한다는 리추얼 도우미라는 것도 소개되어 있었다. 말 그대로 도우미 역할을 하는 분들도 있고, 같은 목표를 가지고 여럿이 모여서 으쌰으쌰하면서 습관을 만들어내는 방법도 있단다.

나도 얼마 전까지 카카오에서 운영했던 100일 프로젝트를 2회차 참여했었던 기억이 났다. 내가 참여했던 프로젝트는 30명~100명이 매일 하나씩 그림이나 글을 올리고 인증하는 거였는데 덕분에 드로잉을 손에서 놓지 않고 꾸준히 노력할 수 있었던 것 같다.(2회차는 많이 빼먹어서 부끄러웠지만)

메이슨 커리의 리추얼 이라는 책을 생각나게 했던 명사들의 리추얼 코너.

메이슨 커리의 예술하는 습관과 리추얼이라는 책은 내가 미술과 관련된 취미와 일을 꾸준히 할 수 있도록 굉장한 힘을 주었는데, 그 책에 나와 있던 작가, 화가, 감독, 배우 등등 예술관련 종사자들의 생활방식과 습관을 알게 되고 나서 큰 깨달음을 얻었던 기억이 난다.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그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을 롤모델로 삼아 그 사람의 습관을 분석해 그대로 따라해보는 것이 굉장한 도움이 된다.


항상 아껴뒀다가 마지막에 읽는 우리 단무지 작가님 만화.

읽고 있으면 작가님이 만화 그릴 때 어떤 표정일지 사뭇 궁금해진다.

인스타로 소통하면서 느끼기엔 왠지 달달 떨면서 그리고 계실 것 같기도 하고...



월간 샘터10월호 타이틀은 '내가 만드는 행복, 함께 나누는 기쁨' 이다.

뻔해 보이지만, 관리잘 된 고택에서 나는 나무 냄새처럼 클래식한 맛이 나는 주제이니 기대가 된다.

(사실 이미 맛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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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21.8
샘터 편집부 지음 / 샘터사(잡지)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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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후기는 우수콘텐츠잡지2021 월간 샘터 2021년 8월호 No.618을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

이번 달 월간샘터 타이틀은 '경험을 구입합니다' 였다.

찐 경험주의자인 나로써는 너무나 반가운 문구.


내가 얼마나 경험주의자냐면, 고등학교~대학교때 해본 아르바이트 종류가 30개가 넘고(일부러 경험을 쌓기 위해 다양하게 경험해봄), 정규교육과정외에 지금까지 개인적으로 들었던 수업이나 클래스가 100가지는 넘을 듯하다.

(원데이 클래스나 같은 종류의 강의를 제외하고도...)

번지점프 같은 것도 처음 할 때는 '뛰어내릴래?' 라는 말이 떨어지기도 전에 신나서 뛰어내리면서

경험을 하고 난 2회차부터는 딱히 하고 싶지 않아지는...좋게 말해 호기심 많은 경험주의자고 나쁘게 말하면 금방 질리는 어린애같은 면이 좀 있다.

그리고 지금 일하고 있는 직장도 사실 그동안 같이 일해보지 못했던 연령대의 사람들과 일도 해보고 노인분들과 접촉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보고자 선택한 것도 있다.(물론 좋은 일을 하는 부서이기도 하고)

내가 어느 정도 경험주의자냐면, 얼마전에 근처 시장에서 살인사건이 났다고 동료들이 사무실에 와서 얘기하는 걸 듣고 현장 경험을 쌓기 위해 바로 뛰쳐나갔을 정도...랄까? (실제 살인사건은 없었습니다...)

이게 약간 작가들 특인 것 같은게, 친한 만화작가님한테 이 얘기를 하니까 엄청 부러워하시면서 그런거 있으면 자기한테도 알려달라고하시더라고(...)

여튼 서론이 길어졌는데 월간샘터 8월호의 스페셜 테마는 경험을 구입합니다!


경험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들이 많은데, 지난 달보다는 다소 묵직하고 가슴을 울리는 내용들이 많이 들어있었다.

물론 소소하게 일상의 행복을 찾을 수 있는 클래스 소개도 있었는데 해당 클래스에 들어가는 가격도 표기되어 있어서 좋은 참고가 됐다. 특히 내 버킷리스트 중에 하나가 책을 내는 것이라서 이런 독립출판 클래스 소개 글을 보니까 정말 하고 싶더라고.


그리고 한 2-3년 전부터 내가 노래를 부르고 있는 귀농, 귀촌생활에 대한 이야기도 소개되어 있었는데 지자체에서 지원해주는 프로그램을 통해 전남 곡성에서 100일간 살아본 신혼부부의 이야기를 보면서 다시 한번 귀촌의 꿈을 키우게 됐다. (이분들은 현재 직장도 지방에 얻어서 아예 정착하신 것 같더라고)


이번 달에도 내가 좋아하는 그림과 만화에 대한 글들이 중간중간 들어 있어서 재미있게 읽었다.

이번 달에도 솔직한 만화를 연재해주신 인친 단무지 작가님 :D

참고로 저는 아웃복서랍니다.

(만화를 보신 분들은 이해하실 듯?)



요즘은 이렇게 미술작품을 집에 걸어놓은 경우도 많고 미술 구독서비스도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는 걸 보면 일반인들도 미술에 대한 이해와 관심이 커진 것 같다.


이번 달 글들 중에 가장 마음에 와닿았던 게 2가지가 있었는데, 첫번째는 미녀들의 수다 아니 비정상회담에서 처음 알게 된 이태리인 알베르토 몬디에 대한 이야기였다.

얼마 전에 유튜브 알고리즘이 추천해줘서 오랫만에 다시 보게 됐는데 (사실 기욤때문에 클릭함)

1도 안늙으시고 한국에서 잘 살고 계시더라고.

예전에는 그냥 혈기왕성하고 한국여성과 결혼한 잘생긴 이태리출신 사업가 정도로 기억하고 있었는데 인터뷰 글들을 읽어보니 생각도 깊고 어른스러우며 한국에 대한 애정도 크다는 걸 알게 됐다.

무엇보다 자식을 키우는 부모가 되면서 훨씬 어른스러워진 것 같은데 양육방식과 아이들에게 애정을 주는 방식이 한국의 부모들과는 다르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서양인들, 특히 유럽인들의 양육방식은 정말 마음에 든다)


두번째로 좋았던 건 베테랑 사진작가이신 박기호님의 인터뷰였는데 전쟁터만큼이나 위험한 세브란스 병원의 코로나 병동을 취재하면서 촬영하신 사진들을 볼 수 있었다.

그야말로 목숨을 걸고 촬영하셨을텐데 타임지 표지를 5번이나 장식한 베테랑 다큐멘터리 사진작가답게 순간들을 놓치지 않고 마음을 울리는 사진들을 많이 찍으셨더라고.

가장 뭉클했던 사진 한장.

이 사진은 인스타그램에서 처음 봤었는데 그 때부터 눈가가 촉촉해지더라.


개인적으로는 월간샘터8월호에 실린 글들 중에 이렇게 두 가지가 가장 뜻깊고 울림이 있는 경험이 아닌가 생각된다. 두 가지의 공통점이라면 다른 사람에 대한 사랑과 자기 희생이 듬뿍 담겨있다는 것일텐데 그래서 더욱 더 큰 울림을 주는 것 같다.

그 밖에도 아기자기한 일러스트와 함께 정기구독 아이템들을 소개해주는 글도 있었는데 보자마자 그림욕구가 샘솟아서 끄적거리면서 읽기도 했다.

월간 샘터는 무겁지도 않고 한 번에 집중해서 쭉 읽을 필요도 없어서 가방에 넣고 다니기도 편하고

커피 마시면서 짬날 때 읽으면 딱 좋다.

샘터9월호도 벌써 도착했는데 짬날 때 틈틈히 읽어봐야겠다.

참고로 9월호 타이틀은 '내가 만드는 기적, 리추얼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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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가 흐르는 곳에
스티븐 킹 지음, 이은선 옮김 / 황금가지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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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오는 야심한 밤에 읽었던 스티븐킹의 소설

'피가 흐르는 곳에'

얼마 전에 읽었던 나의 왼쪽, 너의 오른쪽 을 출판한 황금가지에서 출판한 스티븐킹의 신간 소설이다.

가만보니 둘 다 황금가지에서 출판했고, 블랙&레드컬러 표지의 책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재밌는 점은 두 책 모두, 책을 다 읽고 나서 표지를 다시 보면 책 내용을 잘 담아낸 멋진 디자인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스티븐 킹은 불쾌하고 사람 기분나쁘게 하는 특유의 찜찜함이 전매특허로, 초기엔 공포소설을 많이 쓰긴 했지만 사람인가 싶을 정도로 다작을 하기도 하고 다양한 장르의 책을 쓴 작가다. (그래서 호불호가 많이 갈리기도 하는데 항상 소설의 재미만큼은 확실히 보장하는 탑클래스 작가...)

개인적으로는 스티븐킹의 소설은 거의 읽어보지 않았고 대부분 영화로 감상했기 때문에 사실상 이번이 처음 읽는 스티븐킹 소설이라고 할 수 있겠다.



스티븐킹 원작소설인 영화는 캐리, 샤이닝, 미저리, 돌로레스클레이본, 쇼생크탈출, 그린마일, 미스트, 그것, 다크타워까지 안본 게 거의 없네...(게다가 다 재밌었음)

최근에는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만들어진 '1922'와 '높은 풀속에서'를 봤었다.


책 두께가 상당히 두꺼워서 장편소설인가 했는데 그건 아니고 4편의 중편 소설 모음집이다.

스티븐 킹의 소설들은 분위기는 비슷하지만 설정과 배경들이 정말 다양한데 그렇게 다양한 설정으로 수많은 작품들을 써내는 걸 보면 상상력이 정말 풍부한 것 같다.

해리건 씨의 전화기 : 무덤 속에 들어간 오래된 아이폰에 얽힌 기묘한 이야기

척의 일생 : 지구 종말의 시대 모든 광고에 등장하는 척에 대한 이야기

피가 흐르는 곳에 : 기자로 위장한 초자연적인 존재의 뒤를 쫒는 여기자의 이야기

쥐 : 태풍으로 고립된 시골에서 말하는 쥐를 만난 작가의 이야기


4편의 중편소설이 들어 있는데 그 중에서 피가 흐르는 곳에는 다른 작품들의 약 2배 정도로 분량이 가장 많다. (아마 그래서 책 제목으로 쓰인 듯?)

나머지는 100~130페이지 정도의 분량이라서 결말까지 금방 읽을 수 있었다. 현대인들은 유튜브나 SNS 중독의 영향으로 책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갈수록 짧아지고 있어서 소설분야도 이런 중단편 모음집이 트렌드인 것 같다.

표지에 묘하게 오버랩되어 있는 '쥐''피가 흐르는 곳에' 두 편의 분위기가 가장 무겁고 어둡다.



처음 시작하는 해리건 씨의 전화기에서도 가볍고 밝은 분위기로 진행되다가 중반부를 지나면 절벽에서 추락하는 것처럼 급격히 반전을 시켜버리는데, 책의 전반적인 분위기도 기묘한 이야기로 순한맛인 해리건 씨의 전화기와 척의 일생에 비해

피가 흐르는 곳에와 쥐 편은 스티븐 킹 특유의 찐득거리면서도 찜찜한 분위기를 잘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이 중에 가장 최근 스티븐 킹 소설 분위기와 비슷한 작품을 꼽으라면 피가 흐르는 곳에, 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는 4편의 소설 중에서 첫번째, 해리건 씨의 전화기가 제일 재밌었다.

전체적인 분위기도 밝은 편이고 어린 소년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스마트폰과 인터넷이 보급되고 발전하는 묘사들이 나오는데 (비록 미국이 배경이지만)나도 비슷한 경험을 공유했던 세대이기 때문에 좋은 추억을 떠올리는 것처럼 반가웠고 덕분에 기분 좋게 읽었던 것 같다.



기묘한 죽음이 몇 차례 나오긴 하지만 어쨋든 별다른 무서운 장면없이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되었으니까...

하지만 길지 않은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내 일상과 겹치는 문장들이 여러차례 눈에 띄어서 기시감과 함께

살짝 무서운 기분이 들었는데 예를 들어 우리 사무실 화장실 벽에 쓰여져 있는

'노인 한 명이 죽으면 도서관 하나가 불타 없어지는 것과 같다' 라든지...

오랫동안 내 휴대폰 배경화면 문구로 쓰이고 있는 버나드 쇼의 명언 같은 것들 말이다.




문체는 스티븐 킹의 다른 소설들처럼 짧고 간결한 편이다.

스티븐 킹은 오랫동안 글을 써와서 짧은 문장 안에 응축시키는 능력도 뛰어난 것도 있겠지만, 상상력이 풍부하고 하고 싶은 이야기가 넘쳐 흘러서 이야기를 전개하고 싶어서 못참겠다는 생각을 간신히 억누르고 있다는 느낌도 들었다.

군더더기 없는 표현과 빠른 사건의 연결로 인해 시간을 잊고 읽었던 것 같다. (특별히 생각할 거리를 주지 않는 스티븐 킹 소설의 특성도 영향을 미쳤던 것 같다)


그 외에 다른 작품들도 재미있었는데 척의 일생 같은 경우 지구 최후의 날이 가까운 상황도 매력적이고

막의 순서와 시간의 흐름을 거꾸로 전개한 것도 특이하다.

그 밖에도 스티븐킹의 원작이었던 미드 미스터 메르세데스와 소설 아웃사이더의 조연이었던 홀리 기브니가

피가 흐르는 곳에 에서는 주연으로 등장한다는 것도 굉장히 특이하고 재미있었다.



스티븐 킹의 소설은 워낙 드라마나 영화로 제작이 많이 이루어지다보니 소설에서 단역으로 등장했던 인물이

미드에서 인기를 끌면 다시 다음 소설에서 주인공으로 업그레이드되어 재등장하는 등의 일도 종종 생기는 것 같다.

(일종의 평행우주 세계같은 느낌도 든다)

네 편 모두 독특하고 몰입감이 뛰어나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을 수 있었는데 중편이다보니 편 당 길이도 길지 않아서 장편 소설이 부담스러운 사람들에게도 좋고 스티븐 킹의 다양한 스타일의 소설을 한 권으로 느껴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특히 소설을 읽으면서 까지 머리아프게 고민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에게 강추하고 싶은 책이다. (스티븐 킹의 소설이 영화로 많이 만들어지는 이유를 생각해보면 금방 이해가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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