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초반부터 엄청난 맥시멀리스트로 살아오다가 한 동안 유행했던 미니멀리즘에 빠져(유행에 민감한 편) 책도 많이 읽고 최근 몇 년간 나름 미니멀리스트로 살아왔는데 무너지는 건 참말 한순간이더라. (참고로 내 블로그 타이틀도 미니멀한 어쩌구임ㅋ)
대략적인 상황을 설명하자면 방 하나를 통으로 창고처럼 쓰고 있는데 농과 서랍들, 다락까지 물건들로 꽉 차있고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작업실안에도 100권이 넘는 책과 문구류, 노트를 비롯해 그림 재료들과 화장품이 수없이 쌓여 있다. (대부분 최근 3개월 안에 협찬으로 받은 것들과 내가 산 것들이다)
거실과 신발장도 물론 말할 것도 없고.
오늘, 방에서 나가려다가 발 디딜 틈이 없이 쌓여 있는 물건들 덕분에 넘어질 뻔 한 순간
드디어 턱 끝까지 물이 차올랐다는 것을 깨달았다.
왜 비우는 연습이 필요한가
우리는 너무도 풍족한 시대에 살고 있어서 제대로 소화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것을 부여받았다.
정확히 말하자면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많은 것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소유'라는 개념에 함몰되어 주객이 전도된 삶을 살고 있는 것이다. (시간을 제외하고)
경험상 비우는 것이 채우는 것보다 훨씬 더 어렵다.
연습을 통해 습관으로 만들고 생각하지 않더라도 자연스럽게 행동하도록 하지 않으면 비우는 것을 꾸준히 한다는 것은 사실 불가능에 가깝다.
그러기에 처음에는 비우는 것을 매주 달리기를 하거나, 매일 일기를 쓰는 것처럼 의식적으로 연습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