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사피엔스 - 현실이 된 가상을 살아가는 메타버스의 신인류
송민우.안준식.CHUYO 지음 / 파지트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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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 같은 유명인이 아닌 이상, 책을 먼저 읽고 긍정적인 감정을 가진 뒤에 작가에 대해 궁금해하게 되는게 일반적이다. 내가 얼마 전에 읽은 메타사피엔스는 이례적으로 반대였던 경우인데 저자강연회를 통해 먼저 지은이들에 대해 호감을 커져서 이 책을 읽게 됐다.

저자인 송민우, 안준식님은 메타버스에 서 활동하는 대학생들로 다양한 메타버스 플랫폼 중에서도 VRChat에서 주로 활동하고 있는 이들이다.



저자 강연회 또한 VRChat을 통해 진행되었고 진행자는 물론 참가자들 모두 자신만의 아바타를 생성하여 참여할 수 있었다. 공간의 설계와 제작도 모두 저자들이 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VRChat은 다른 메타버스 플랫폼들에 비해 보다 창의적이고 정형화되지 않은 형태로 제작할 수 있는 것 같았다.

도서관처럼 생긴 홀 한쪽에는 메타사피엔스 책들도 진열되어 있었고 피아노가 한대 있었는데 실제로 저자의 피아노 연주도 들을 수 있었다.(참여자들도 연주해보는 것이 가능했음)

나도 다른 메타버스 플랫폼들은 대부분 이용해봤으나 VRChat은 처음이라 신기한 경험이었고 다른 플랫폼들에 비해 확실히 개방적이고 사용자들에게 많은 자유도가 주어지는 플랫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 뿐 아니라 많은 메타버스 관련 책들, 콘텐츠들에서 언급되는 것이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이다.

솔직히 그동안 다른 메타버스 플랫폼들(로블록스, 제페토, 이프렌드, 게더타운 등)을 이용해봤을 때는 싸이월드의 연장이나 게임플랫폼 같은 느낌이 강했고 새로운 '세계'가 열렸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그러다가 이번에 VRChat의 세계를 살짝 맛보고 나니 레디 플레이어 원 같은 세상이 얼마 남지 않았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강연회 마지막에는 저자분들이 VRChat안에 만들어 놓은 '세계'를 보여주었는데 이렇게 현실에서는 상상하기도 힘든 것들(하늘과 경계가 모호한 핑크 빛 바다와 그 안에서 날아다니는 고래들이라니!!)을 유저들이 얼마든지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정말 매력적인 메타버스라고 생각된다.

환상적이고 자유도가 넘치는 활동을 할 수 있는 곳이다보니 VRChat을 통해 만난 이들의 대화나 사고방식도 훨씬 자유롭고 그 세계에 몰입해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메타사피엔스에는 VRChat에서 살아가는 신인류, 메타사피엔스들에 대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나도 VRChat을 접하기 전에는 현재의 메타버스는 단순히 상업적인 프레임에 불과하다는 생각과 진정한 메타버스를 가능하게 해 줄 기술의 발전은 아직 멀었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는데 VRChat을 접하고 메타사피엔스라는 책을 읽고 나니까 상상했던 메타버스의 세계가 이미 와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VRChat과 다른 메타버스 플랫폼의 가장 중요한 차이는 VR인터페이스를 얼마나 활용할 수 있는가 라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데 범용성에 목적을 두고 애초에 VR인터페이스 이용이 불가능한 다른 플랫폼들에 비해 VRChat은 이름에서도 알수 있듯이 VR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플랫폼이라는 점에서 진정한 메타버스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겠다.

이 책에서는 가상현실과 VR에 대한 다양한 내용들도 자세히 나와 있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일반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플랫폼들과 기술들에 대한 조금 딥한 정보들이 나와있어서 매력적이었다.


사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만해도 VRChat은 오덕들만 하는 메타버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책에도 하츠네미쿠 같은 콘텐츠들이 좀 있고 실제로도 약간 그런 분위기가 존재한다) 그 만큼 한 분야에 진심인 이들이 모인 곳이라서 그런지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고 있는 이들도 많고 그런 기술과 지식을 활용해 새로운 것들을 창조해내는 이들도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상업적인 다른 메타버스 플랫폼들은 현실세계가 메인이고 플랫폼은 서브인 반면, VRChat유저들은 반대인 경우인 것 같은 느낌이라 의식주만 해결된다면 영원히 메타버스 세계에서 거주하는 것도 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정도였다.


메타사피엔스에는 메타버스 세계에서 진심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그들이 VR을 활용하는 방법들을 소개하고 있어서 흥미로웠다. 감정이 실리지 않은 드라이한 문체지만 그 안에서도 VRChat에 대한 열정과 미래기술에 대한 기대가 느껴지기도 했고 캡쳐한 사진들을 볼 때마다 진짜 다른 세계를 보는 듯한 느낌이라 정말 재미있었다.


사람들이 메타버스를 이용하는 이유, 메타버스의 상업적인 부분들, 메타버스의 미래와 가능성들에 대해서도 오랫동안 메타버스 세계에서 거주하고 창조한 저자들의 깊이 있는 생각과 정보들이 아주 잘 담겨 있다.(이런 부분은 메타버스 크리에이터나 상업적으로 진출하고 싶은 이들에게도 도움이 될 듯)


그리고 메타사피엔스의 저자들은 단순히 기술적인 측면이나 소통의 공간으로써 VR, 가상현실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 아니고 인류가 살아갈 수 있는 진짜 대안으로써까지 메타버스의 세계를 생각하는 것 같았다. 또한 그런 생각들이 매우 구체적이며 철학적이라는 것을 마지막 챕터 '신인류의 출현, 메타 사피엔스'를 읽으면서 느낄 수 있었는데 개인적으로는 과학과 철학이 서로를 바라보면 대화하는 듯한 형태의 글을 정말 좋아하기 때문에 이 책에서 가장 좋았던 부분이기도 하다.


메타버스가 언제쯤 실제 현실을 대체할 수 있을지, VRChat이 메타버스의 주류로 떠오를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책을 다 읽은 지금도 아직 잘 모르겠다. 하지만 이 책에는 인생에서 가장 젊고 순수하며 반짝거리는 시절을 메타버스 세계를 탐험하며 자신만의 세계를 창조한 이들의 차갑지만 뜨거운 열정과 기록이 담겨 있어서 참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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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스윙 - 나 홀로 사회인가 우리 함께 사회인가
로버트 D. 퍼트넘.셰일린 롬니 가렛 지음, 이종인 옮김 / 페이퍼로드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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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이 극대화되고 있는 요즘 한국에 사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야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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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잎 한 장처럼 - 오늘을 살아가는 당신을 위한 이해인 수녀의 시 편지
이해인 지음, 오리여인 그림 / 샘터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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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일 전 인사동에 갔다가 근처 서점에서 발견한 '꽃잎 한 장처럼' 이라는 책.



예전엔 그렇게 자주 왔던 인사동 거리를 일년만에 찾아와 생각없이 한 참 걷는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언제부턴가 당연한 것들이, 당연한 감정들이, 당연한 생각들이 당연하지 않게 되어 버렸구나.

이 책을 읽으면서도 그런 생각이 들었다.

예전엔 이런 책들이 참 많았는데...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참 많았던 것 같은데...

순수하고, 편안하고, 따듯하고, 아름답게 세상과 사람을 바라보는 사람들과

서로를 위로하고 보듬어주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았던 것 같은데 대체 다들 어디로 숨어버렸는지 모르겠다.

대형서점을 두 번이나 돌면서 진열된 수많은 책들을 봤지만

다들 내가 잘되기 위해, 이기기 위해 필요한 책들이 대부분이었다.

유명한 고전이나 힐링관련 책들도 있었지만 순수한 목적으로 쓰여졌다는 느낌보다는 마치,

"짜잔! 내가 널 위해 이런 것들(힐링을! 치유를! 위로를! 자존감을!)을 준비했어" 라는 느낌을 받았다.

그런 면에서 이해인 수녀님의 꽃잎 한 장처럼이라는 책은 참 귀하다.

첫 서원을 한 지 54년, 만77세라는 해인 수녀님의 시간은, 빠르게 변해버린 세상에서 한 발 떨어져 꽃 잎 한장의 소중함을 간직한채로 오래된 사람들에게서 이어져 내려오는 따듯한 마음의 유산을 간직한 채로 이 책에 고스란히 흐르고 있다.



화려한 언변과 멋드러진 시의 기교의 고물을 올리지 않고, 삶의 순간순간들을 새벽이슬처럼 모아 맑은 마음의 필터로 걸러 쪄낸 누룩 없는 떡 같다.

네이버를 검색해야할 만큼 어려운 말도 없고, 저자의 생각이 뭔지 고민할 필요도 없으며 그냥 있는 그대로 보이는 그대로 읽히는 책이라서 참 좋다.



얼핏보면 단순하고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마음이 전해지는 오리여인님의 일러스트도 책의 내용과 참 잘어울린다.(이런 디자인이 오히려 어렵기도 하고)



양장판의 단단한 겉껍질 안 쪽으로 꽃잎이 찢어지지 않게 한 장 한장 포개져 놓여 있는 듯한 책이다.



누군가는 이 책을 읽고 위로를 받고, 또 누군가는 희망의 메세지를 받고, 또 어떤 이는 보고 싶은 사람을 떠올리거나 나처럼 지나온 삶을 돌아볼 수도 있을 것이다.

읽는 사람마다 다른 감정, 다른 생각이 들겠지만 읽고나면 나처럼 가슴 한가운데에 따듯한 주먹만한 물방울이 생기고 그 뭉클함이 오래오래 지속될 것 같은 책이다.



참고로 이 책에 담긴 시와 글들은 코로나 팬데믹 시대에 쓴 글들이고 이해인 수녀님의 시편지들과 함께 기도문을 포함한 일기노트도 수록되어 있다. 일간지에 연재한 내용도 있으나 미발표한 글들이 더 많으니 종교적인 부분을 떠나서, 평생 한 길을 걸어온 이의 마음과 생각을 엿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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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 파랑새
임용혁 지음 / 페이퍼로드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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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색 책 표지가 참 예쁜 책.

표지만 보면 파랑새에 대한 동화책같은 동화책 같기도 하지만(비극에 가까운 결말로 끝나는)파랑새 이야기 보다는 훨씬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메세지를 담고 있는 자전적 에세이라고 할 수 있다.


명동파랑새 의 저자인 임용혁님은 다양한 사회적, 정치적 활동을 해왔으며 전 서울 중구 의회 의장을 맡아 활동한 정치인이다. 개인적으로 살아있는 정치인의 자서전을 읽는 것에 대해서는 정치색이 섞여 있거나 검증되지 않은 사실도 포함되어 있는 경우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다소 부정적인 편인데 이 책을 읽으면서 그런 부정적인 생각이 어느 정도 희석되었다.


특히 평범한 집안에서 태어나 서울로 상경하여 스스로의 노력과 인내로 현재 위치에 오른 자수성가한 사람, 그리고 정치인이기 이전에 사업가로 성공하고 수많은 역경과 고난을 겪고 일어선 인물이라는 점에서 배울 점이 참 많은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젊은 사람들 중에서도 어려운 환경을 딛고 성공하고 메세지를 남기는 사람들이 많이 있지만, 열심히 일해도 아사를 걱정해야만 했던 그 시대의 사람들의 고난과 성공과는 비교할만 한 것이 못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모두 힘들고 어려웠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힘들었던 젊은 날을 극복하고 성공한 임용혁님이 전해주는 메세지는 그만큼 더 큰 무게와 가치로 다가왔다.


바이올리니스트를 꿈꿨던 저자는 젊은 시절 노숙을 하며 굶어죽을 뻔한 이야기부터 재향군인 동회장, 향군 부회장, 다방 총지배인 등을 거치고 뚜레주르 명동점을 운영하며 명동과의 인연을 이어가는 과정이 참 스펙타클하다.(악기 연주 실력은 이후 큰 도움이 된다)

나같이 평범한 사람 입장에서 보면 하루하루가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 같은 인생을 살아온 것 같고, 워낙 드라마틱한 삶이라 사건들을 나열했을 뿐이지만 위기와 역경을 극복해가는 과정을 읽는 것 자체로도 상당히 재미있었다.


책에는 최근 사진은 물론 저자가 젊은 시절 찍었던 흑백사진들이 곳곳에 실려 있는데 '그래 옛날엔 이런 느낌이었지' 라는 향수를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그 시대를 직접 겪어보지 않은 젊은이들이라면 사진을 통해 조금 더 책의 내용을 현실감있게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특히 가장 매력적이었던 부분은 저자가 관광공사 감사로 일하면서 청와대 비서관을 비롯해 다른 부서의 부당한 지시, 외부의 힘에 절대 굴복하지 않고 자신이 믿는 정의를 위해 끝까지 저항했다는 점이었다. 이 책의 제목이 명동'파랑새'인 것도 중의적인 표현으로 희망을 상징함과 동시에 불의나 어려운 상황에 끝까지 저항하고 꿈을 이루어낸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고 한다.


저자가 이 책을 쓴 이유 또한 감동적인데 청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지 못한 아버지세대, 기성세대로써 깊은 죄책감과 부끄러운 마음에 펜을 들었다고 한다. (특히 젊은이들과 중산층들에게 큰 좌절을 안겨준 집값 폭등, 부동산 문제에 대한 비판과 대안도 곁들여져 있다.)

나도 지금은 공정과 정의가 무너진 사회라는 저자의 말에 깊이 공감하며 한 편으로 후배들과 청소년들에게 많은 미안함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 책이 주는 메시지와 동기가 더욱 공감이 가는 듯하다.


나는 지난 삶을 통해 양심 깊은 곳에 소우주 세계가 있음을 깨달았다.

소우주 세계의 삶은 내가 아닌 타인을 위한 삶인 것이다.

그곳에는 두려움도 미움도 없고

오직 사랑과 미소만 있을 뿐이다.

그 삶이 후회 없는 삶이 아닐까 생각한다.

명동파랑새 중에서

한 편으로는 아무리 어렵고 힘들다고 해도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가 필자가 살았던 시대보다 더 힘들고 어려웠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훨씬 어려운 상황도 딛고 일어선 저자의 이야기를 보며 실패 후 좌절 속에 머물러 있거나, 실패를 두려워해 도전조차 하지 않는 사람들이 희망을 얻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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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 파랑새
임용혁 지음 / 페이퍼로드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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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을 위한 삶, 어려운 현실에도 희망을 갖고 꿈을 향해 분투하라는 좋은 메세지를 주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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