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퇴사 - 오늘까지만 출근하겠습니다
박정선 지음 / 브.레드(b.read)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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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마음에 든다. 8년의 직장생활 동안 한 번 이직을 했다. 당시, 팀장님께 이직한다고 이야기를 꺼내기가 얼마나 두려웠던지. 심장이 쿵쾅쿵쾅 했던 기억이 아직도 난다. 막상 이야기를 하고 나니, 마음이 너무나 후련하고 새로운 직장에 대한 기대로 설레기도 했다.  

저자는 이직 고수다. 13년 동안 사표만 5개를 냈다고 한다. 첫 직장 8년 다니고 그 이후로는 1년을 못 채운 경우가 많았다. 그렇다고 저자가 금수저는 아니다. 여전히 전셋집 전전하며 사는 보통 사람이다. 그러하기에 함께 공감하며 책을 읽을 수 있었다.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어떻게 하면 '회사'라는 녀석과 재미있게 지낼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책에서 풀어 놓는다. 

"희망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는 데 희망적이지 않은 것이 있다. '희망퇴직', 회사 사정으로 나가는 것인데 이름만 희망이다. 하지만 개인이 자발적으로 회사를 떠날 수도 있다. '희망퇴사'는 그런 의미다. 저 이상한 나라의 이상한 논리들로부터 나를 지키기 위한 퇴사, 그런 토끼 구멍." 

저자의 첫 직장 업무 강도는 살인적이다. 매거진 발행사의 기자로 언제나 마감에 시달렸다. 한 달에 일주일 정도는 밤새운 후 새벽에 퇴근하는 일이 허다했다고 저자는 말한다. 진짜인가 싶을 정도로 엄청난 업무 강도다. 나 같으면 1년도 채 버티지 못했을 것 같다.  

퇴사한다고 할 때 괜히 회사의 반응이 궁금해진다. 아예 안 붙잡으면 내가 회사에서 이런 존재였나 싶어서 허탈해지고 너무 붙잡으면 마음이 불편해진다. 특히, 붙잡는다고 하면서 아무런 조건을 제시하지 않으면 더더욱 마음이 불편해진다. 저자도 비슷한 감정을 이야기한다. 

저자는 퇴사 이벤트를 준비한다. 기발한 것을 넘어서 용감하고 멋있다. 직장 동료, 청소 아주머니, 경비업체 직원 등의 명단을 만들어 회사 1층 카페에 명단을 붙인다. 엘리베이터에 퇴사 포스터를 만들어 커피 한 잔씩 드시라고 적어 놓았다.  

"한 분 한 분 인사드리지 못하고 떠나는 대신, 카페에 커피 한 잔씩 맡겨두었으니 추운 날 한 잔씩 드세요~!" 

저자는 나와 같은 보통 사람이라고 처음에 소개했는데 다시 생각해보니 보통 사람은 아닌 것 같다. 나도 첫 직장에 6년 다녔는데 작은 회사라 돌아가며 인사만 하고 조용히 나왔다. 회사 다닐 때는 그렇게 얄미워 보이던 사람도 막상 볼일 없다고 생각하니 그다지 밉지 않았다. 저자도 비슷한 이야기를 한다. 

직장을 옮겨 다니며 저자는 새로운 분야를 접하게 되고 엄청 공부를 했다고 고백한다. 웹 기획, THML, CSS책 등 업무에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분야는 파고들었다. 저자의 이런 모습은 도전과 성장에 너무나 부합하는 태도라는 생각이 들었다. 변화를 꾀하고 성장하고 싶다면 도전하고 공부하고 노력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 과정이 쉬운 과정이 결코 아니라는 것을 책을 읽으며 다시 생각하게 된다. 

저자는 동료가 1차 고객이라는 생각으로 일했다. 엑셀 파일 하나를 만들어도 현업이 두 번 일하지 않도록 사소한 것부터 신경 썼다고 한다. 나는 엑셀 파일을 만들 때 어떻게 하고 있는지 돌아보게 되고 다른 부서에서 자료를 받으면 항상 손을 대야 하는 상황에 서글퍼진다. 

저자가 이직 한 회사 중 하나는 첫 직장에서 알고 지낸 분들과 후배들이 함께 시작하는 회사였다. 그런데 저자는 이 회사에서 너무나 힘든 시간을 보내게 된다. 

"체계적이지 않은 시스템이 걱정됐지만 구성원 간에 끈끈한 정을 나누며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또 같은 회사 출신이 모였지만 스타트업이고 나 또한 관리자로 참여하니 단점은 적절히 조율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예상은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렸다. 체계와 정은 없었고 끈끈함은 지나쳐 곤죽이 되어 버렸다." 

스타트업은 처음에는 절차나 체계가 없을 수 있다. 문제는 저자가 지적하듯이 절차나 체계가 필요하다는 컨센서스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런 회사는 조직을 단단하게 유지할 수 없다. 위에 사람들이 업무 프로세스나 회사 조직에 신경 쓰지 않으면 밑에 사람들은 불만이 쌓이게 된다. 독재 체제로 가기 쉬우며 결국 바른말 하는 사람들은 입을 닫게 된다. 여기다 업무 프로세스 문제로 야근이 잦아지면 업무 효율성과 의욕은 더 떨어진다. 저자는 이러한 블랙 기업의 특징을 다음과 같이 정리한다. 내가 다니는 회사가 이런 특징이 있다면 이직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 직원의 시간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 열정을 당연하게 생각한다 
- 효율적이지 않다 

내 삶이 유지가 안 될 정도로 야근이 많다면 이직을 고려해봐야 한다. 특히, 자발적 야근이 아닌 시스템에 의한 강압적 야근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또한, 잘못된 방향으로 가는 걸 알면서도 아무도 이야기하지 못하는 분위기와 문화라면 이것도 하나의 위험 징조이다.  

저자는 회사가 중요시하는 로직대로 일을 처리한다고 해서 고객이 만족하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여기에는 다양한 옵션과 대안, 실패 가능성을 이야기하는 것이 큰 부담이라는 것이 작용한다. 회사가 세운 '대의'에 의문을 제기하거나 실패를 이야기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 회사 업무에 있어 로직이 필요하면서도 이런 부분은 조심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논리를 따질수록 애초 목적이 무엇인지, 왜 그 일을 하기로 했는지를 놓쳐서는 안 된다. 그 흐름을 놓치는 순간 논리는 아주 쉽게 왜곡된다. 집단 내 이해관계가 논리를 앞서는 순간 혹은 일이 잘 되게 하기보다는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논리를 만들기에 급급해지는 순간 논리는 쉽게 변질되어버린다." 

저자는 꼰대 상사 특징을 몇 가지 말하는데 너무 공감이 되어 뒤로 넘어갈 뻔했다. "맞아, 나도 그렇게 생각했어", "내가 지난번에 그렇게 말했잖아", 이거랑 저거랑, 막 이렇게 저렇게...", "협업해 잘 메이드 하겠습니다." 등등. 숟가락 올리려고 하거나 자기도 알고 있었다는 듯 말하는 상사, 내용은 이야기 안 하고 대명사만 나열하는 상사, 쓸데없이 맥락에 안 맞는 영어 쓰는 상사 등이다. 물론, 내가 이런 상사가 안 되는 것이 가장 우선이다. 저자는 그중에서도 꼰대의 핵심은 '비겁함'이라고 꼬집는다. 책임 전가의 달인을 조심해야 한다. 

주인 의식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저자는 회사에 대한 주인 의식보다는 자기 업무에 대한 주인 의식을 강조한다. 업무에 대한 주인 의식을 가지려면 일에 대한 자신의 권한과 책임이 어느 정도인지를 명확히 해야 한다고 말한다. 상사는 실무자에게 어느 정도 자율권을 주되 끝까지 줘야 하고 자신이 원하는 방향이 나올 때까지 질질 끌고 가면 안 된다. 처음부터 방향 설정을 명확히 해서 실무자가 업무에 책임감을 가지고 수행하도록 도와야 한다.  

자신의 역량에 대하여 새로운 해석을 하라고 말한다. 트렌드 파악 능력은 시장 분석, 취재 능력은 자료 조사 및 취합 능력, 글 쓰는 능력은 보고서 작성 능력으로 해석할 수 있고 자신의 역량으로 어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이 힘들지 않고 야근도 별로 없는데 이 회사에 다니면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 같은 경우도 있다. 이때 더 치열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회사를 다니면서 하고 싶은 것을 준비할지, 아니면 그냥 편하게 다닐지 결정해야 한다. 저자는 막상 찾아보면 이런 회사도 드물다고 말한다. 

성과를 내라고 압박하는 회사에 대해서도 가차 없이 비판한다. 우리가 제공하는 것은 노동시간과 노동력이라고 말하며 효율적인 업무 구조(업무 프로세스, 물적 인프라 등)가 뒷받침되어야 성과가 나온다고 설명한다. 개인의 의지만을 강조하는 회사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고 덧붙인다.  

분명한 것은 회사의 성과보다 내 인생이 더 중요하다. 성과를 내기 위하여 노력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배우고 성장해야 한다. 그러나 잘못된 조직에서는 힘을 아끼는 것도 배워야 한다. 특히, 저자는 자존감을 잘 지키라고 말한다. 

우리에게는 완주하지 않을 자유가 있다. 회사가 너무 힘들면 포기할 수 있고 그만둘 수 있다. 이런 마음가짐이 답답한 상황에 숨통이 된다. 저자는 힘들면 조금 쉬어도 괜찮다고 수많은 직장인을 위로한다.  

"때로는 그렇게 사표를 던져도 괜찮다. 일이 너무 힘드니까, 야근이 너무 많아서 내 인생이 사라진 것 같으니까, 상사가 너무 이상하니까. 그 모든 것은 회사를 그만두기에 충분한 이유다. 그런 순간의 퇴사나 포기는 어쩌면 우리의 무리함에 대한 브레이크 같은 것일 테니 말이다. 그런 일로 자존감이 바닥을 치는 순간이라면 브레이크를 밟아 줄 필요도 있다." 

나는 워라벨을 매우 중요시하는 스타일이다. 이직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바로 야근 여부이다. 그런데 저자는 좀 더 큰 그림에서 워라벨을 보라고 조언하는데 설득력이 있다. 일할 수 있는 전성기는 길지 않다는 것이다. 이런 시기에 워라벨에 집착하다 보면 더 멀리 나아가지 못할 수도 있다. 하루나 일주일 단위의 워라벨이 아닌 인생 전체를 보고 고민해야 하는 측면도 있다고 알려준다. 

직장인들은 탈출 버튼이 있다는 것을 항상 기억하고 힘을 내야 한다. 저자는 이를 '최종 병기, 사표'라고 말한다. 회사에 속하기 이전에 온전한 나로 존재하기 위해 노력하라고 조언한다. 모든 직장인들은 이것을 기억하며 오늘도 출근도 하기 전에 퇴근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힘을 내서 출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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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24 12:2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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촘스키, 만들어진 세계 우리가 만들어갈 미래 - 미국이 쓴 착한 사마리아인의 탈을 벗기다
노엄 촘스키 지음, 강주헌 옮김 / 시대의창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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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부터 2011년까지 <뉴욕타임즈>에 기고한 칼럼을 엮은 책 <촘스키 만들어진 세계 우리가 만들어갈 미래>이다. 배경지식을 몰라서 이해하기 쉽지 않은 내용도 많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촘스키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는 알 수 있었다.  

미국은 전통적으로 폭력과 경제제재를 통하여 세계를 지배해 왔고 지금도 노력하고 있다. 미국은 모든 외교 문제에 있어서 자국의 이익이 우선이다. 이에 따르면 타국을 침략하여 파괴할 권리가 있다. 반대로 다른 나라는 그 권리가 없다. 미국은 세계 경찰이라고 스스로 말한다. 자신들이 세계의 주인이라고 믿고 행동하는 것이다. 

미국은 노골적으로 이스라엘을 지지한다. 모두가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두 국가론을 지지할 때 이스라엘은 이 합의를 줄기차게 거부했고 미국은 이를 지지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오랜 기간 협력했다. 인텔,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이스라엘 첨단 기업에 투자했다. 군수산업에서도 둘은 긴밀하다. 이스라엘은 개발 및 제조 시설들을 미국으로 이전했다고 촘스키는 말한다.  

이스라엘이 인도적 지원을 위해 가자 지구로 향하던 자유의 선단을 공격했을 때도 마찬가지다. 이건 명백히 범죄이고 규탄 받아야 할 행위였다. 그러나 미국이 이런 이스라엘의 행위를 용납하기 때문에 아무런 제재가 가해지지 않았다. 국제법이 존재하나 강대국에게 국제법을 강요할 수 없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미국은 소말리아에도 개입한다. 소말리아 민병대가 독재 정권을 전복시키자 미국은 구조대를 파병한다. 이 구조대는 많은 사람을 구한 반면 그에 버금갈 만큼 낳은 사람을 살상했다고 촘스키는 말한다. 덧붙여 미국은 에티오피아 침략을 지원하는데 그치지 않고 직접 참가하기도 했다고 설명한다. 

미국 군인은 이라크 치안을 유지하기 위해 무기한으로 이라크에 주둔할 수 있게 되었다. 더불어 외국 투자, 특히 미국 기업의 투자를 권장하며 편의를 제공하게 되었다. 이렇게 이라크에도 미국의 손길이 뻗어 있다. 이라크 침략이 이라크 석유를 지배하려는 노력이라고 지적한다. 

"미국의 정책 입안자들로서는 이라크를 고분고분한 위성국가로 삼아, 주요한 석유 매장지 한복판에 거대한 미군 기지들을 세우고 최대한 미국의 지배하에 두는 것이 최우선 과제이다." 

"원칙 선언에는 이라크의 석유 자원을 마음대로 착취하겠다는 후안무치한 선언도 담겨 있다. 이라크 경제, 즉 이라크 석유 자원을 외국 투자, 특히 '미국 기업의 투자'에 개방해야 한다고 명시되었다." 

촘스키는 오바마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오바마도 여러 발언을 통하여 이스라엘을 지지한다는 것을 분명히 드러낸다. 오바마는 "팔레스타인 가족이 더 나은 삶을 사는 게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모두에게 이익이다"라고 말하기는 하지만, 이는 너무나 두리뭉실하고 추상적이며 듣기 좋은 허울에 불과하다. 오바마는 이스라엘의 안전과 권리는 약속하면서 팔레스타인이 이스라엘 위협에 맞서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는 권리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하지 않는다고 촘스키는 말한다. 

"오바마의 애매한 발언은 그가 이스라엘을 향한 사랑은 뜨겁게 토해내면서도 팔레스타인의 관심사는 무시했다는 사실 이외에 아무것도 남기지 않았다." 

오바마가 노벨상을 수상한 것도 의외라고 언급한다. 앞으로는 좀 더 세계 평화에 힘써달라는 의미로 해석한다. 그도 그럴 것이 오바마는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에서 부시가 시작한 전쟁을 확대했고 앞으로도 계속할 전망이라고 설명한다. 

미국의 세계 여러 나라에 대한 횡포는 지금도 진행형이다. 다만, 중국이 부상으로 입지가 조금은 흔들리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군사력은 여전히 세계 최강이다. 트럼프 정권 이후, 다시 한 번 세계를 지배하려고 중국과 무역 전쟁을 불사하는 등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금융 위기는 주택 거품의 붕괴에 있었지만, 더 깊은 근원에는 금융 자유화가 있었다고 지적한다. 금융 자유화가 내포하는 구조적 위험을 이해해야 한다. 또한, 금융기관의 위험은 기관 안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죄 없는 많은 사람들이 그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금융 위기를 부른 막대한 책임이 있으면서도 국민 돈으로 파산에서 구제된 은행들이 이제는 기록적인 이익을 거두고 엄청난 보너스 잔치를 즐긴다고 생각하는 국민이 대다수이다." 

금융기관의 힘은 상상을 초월한다. 오바마 진영이 받은 기부금은 주로 금융기관과 법무법인에서 나왔다고 촘스키는 설명한다. 당연히 이렇게 당선된 대통령은 친금융 정책을 펼 수밖에 없다. 오바마 경제팀의 핵심 인물인 루빈과 서머스는 금융 위기의 주요 요인인 규제완화의 열렬한 신봉자였고 특히 투자은행과 상업은행을 분리시키는 글래스 스티걸법을 폐지하려고 애썼다. 

"부의 집중은 정치력으로 이어졌고, 정치력은 조세정책, 규제 완화, 기업 지배 구조와 관련된 법 등 초부유층의 특권을 더욱 강화하는 법 제정으로 이어졌다. 이런 악순환과 함께 선거비용도 급격히 증가했다. 따라서 양대 정당은 기업계의 비위를 맞출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되었다." 

마지막으로 책에는 제주도 강정마을 이야기도 나온다. 촘스키는 제주도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안이라 생각하는 곳에 해군기지가 건설되려 한다고 설명한다. 미국의 해군기지 건설 목적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중국에 군사적 압력을 가하고, 중국과 군사적 충돌이 일어날 경우에 대비해 전방에 작전 부대를 배치하는 데 있다." 

"강정 마을 사람들은 평화를 원하는 자신들의 요구가 관철되지 않으면 자신들에게 어떤 미래가 닥칠지 잘 알고 있다. 이미 충분한 고통을 겪은 조그마한 섬에 한국과 외국의 군인들, 첨단 무기, 그리고 엄청난 고통이 물밀듯이 밀려들 것이다. 얄궂게도 향후 초강대국들이 벌일 갈등의 씨앗이 생태보존지역인 평화의 섬에 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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촘스키, 누가 무엇으로 세상을 지배하는가
노엄 촘스키 지음, 드니 로베르 외 인터뷰어, 강주헌 옮김, 레미 말랭그레 그림, / 시대의창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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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두 언론인이 촘스키와 대화한 내용을 책으로 엮은 것이다. 노암 촘스키의 <불평등의 이유>를 읽으며 그의 균형 잡힌 관점과 탄탄한 논리에 감탄했다. <촘스키 누가 무엇으로 세상을 지배하는가>에서도 '생각할 방향을 인도해주는 지식인', 믿기지 않을 만큼 날카로운 비판 의식' 등으로 촘스키를 소개한다. 

"촘스키가 우리에게 전해준 중요한 교훈의 하나는 기존의 생각을 곧이곧대로 믿지 말고, 말을 앞세우는 사람들을 절대 믿지 말라는 것이다. 어떤 것도 확실하고 당연한 것이라고 믿지 말라는 것이다. 확인하고 심사숙고하라는 것이다. 각자의 기준에 따라 생각하고, 기지의 사실에서 해방되라는 것이다. 

<공부의 철학>에서 이야기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기존의 동조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당연시 여기는 것들에 자각적 반기를 드는 것이다.  

저자들은 포리송 사건을 먼저 언급한다. 포리송 사건은 1970년대 말 리옹 대학의 프랑스 문학과 교수이던 로베르 포리송이 나치가 가스실을 이용해 유대인을 학살했다는 주장을 부인하는 바람에 교수직에서 해임된 사건이다. 이에 대해 촘스키는 표현의 자유를 옹호하는 탄원서 서명에 참여한다. 촘스키는 포리송의 의견에 동의한 것이 아니라 표현의 자유를 인정하는 차원에서 서명했는데 언론은 일부 세상은 촘스키가 포리송의 의견에 동의하는 것으로 받아들였다. 

"촘스키는 누군가의 생각을 표현할 권리를 인정하는 것이 곧 그의 생각에 공감한다는 뜻은 아니라고 말했다." 

촘스키는 포리송의 글을 읽지도 않았다고 말한다. 촘스키에게는 그 내용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그 자체가 중요했던 것이다.  

엘리트 집단은 국민을 강제로 통제하고 소외시키는 수단으로 언론을 통하여 선전이란 방법을 동원한다. 언론뿐만 아니라 영화, 텔레비전, 홍보, 학교, 연구기관 등을 동원하여 인간 정신을 지배한다. 인위적 욕구를 만들어 대중이 맹목적으로 추구하게 만든다고 촘스키는 이야기한다. 나아가, 선전은 국민들이 스스로 무력하고 단절된 존재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데 목적이 있다. 참여자가 아닌 구경꾼에 머물게 한다.  

언론은 자신들이 원하는 뉴스만을 내보내고 이슈화한다. 정작 알려지고 개선되어야 하는 사건들은 보도하지 않는다. 촘스키는 대표적인 사건으로 1999년 6명의 엘살바도르 지식인들이 비인간적으로 살해당한 사건을 언급한다. 당시, 미국 언론은 이들의 이름조차 언급하지 않았다. 결국, 언론은 자신들이 밝혀내고 싶은 진실만 이야기한다. 

촘스키는 현재의 경제체제는 '엄청난 권력을 지닌 개인 기업들이 서로 전략적으로 연대하고 강력한 국가권력에 의존하면서 위험과 비용을 분산시키는 체제'라고 설명한다. 문제는 미국을 필두로 세계화라는 명목하에 온 세계가 기업의 이익을 도모하고 대중을 외면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민주주의는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라고 말하는데 촘스키는 이를 머릿속에서 완전히 씻어내라고 강하게 말한다. 

"각국 정부는 대부분의  협상을 비밀리에 진행합니다. 국민이 반대할 것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무역협정의 목표는 투자자, 달리 말하면 다국적기업의 이익과 권리를 보호하고 증대시키는 데 있습니다. 이런 협정은 국민의 주권과 민주주의의 발전을 직접적으로 훼손하는 것입니다." 

대중은 엘리트 집단의 특권과 권한에 대항하여 끊임없이 투쟁해야 한다. 교육이 우선되어야 하고 민간단체의 노력도 필요하다. 그 과정에서 때로는 값비싼 대가를 치르기도 하고 적잖은 고통을 각오해야 한다. 무엇보다 개인으로 대항하면 안 되고 조직화가 필요하다. 촛불 시위 때처럼 대중의 압력이 중요하다.  

"25년 전부터 대중의 압력이 하원에 먹혔습니다. 게다가 인권운동도 본격화되었습니다. 1960년대부터 대중의 압력이 하원 깊숙이 파고들면서 명백한 사안에 대한 하원 의원들의 투표 행태를 바꿔놓기 시작했습니다." 

촘스키의 정보 수집 방식도 눈여겨볼 만하다. 그는 개인적으로 인터넷을 그다지 사용하지 않는다. 전 세계에 있는 신뢰할만한 동료들 간에 협조 체제를 갖추고 있다. 종이 신문을 꼼꼼히 보고 BBC 월드 서비스를 매일 빠짐없이 듣는다. 텔레비전은 보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언론에 대한 불신이 잘 드러난다. 촘스키는 워터게이트를 이야기하며 언론은 기본적으로 권력층을 비난하지 않는다는 것을 지적한다. 결국, 대중은 객관적 정보가 아닌 왜곡된 정보를 접하게 된다. 이는 언론은 기본적으로 광고에 의존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촘스키는 설명한다. 근본적인 한계라는 것이다. 중립적 언론이라는 것이 쉽지 않은 이유이다. 

촘스키는 미국을 가혹하게 비판한다. 먼저 미국은 한결같이 국익이 우선이었고 국익이 위협을 받으면 반드시 보복하는 국가라는 이미지를 심어주었다. 수단과 이라크 폭격도 이런 맥락이라고 촘스키는 설명한다. 미국은 터키가 쿠르드족을 학대할 때 군사 지원을 확대했다.  

"미국은 어떤 국가에 대해서도 선제공격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단순히 공격에 대응하는 수단이 아닌, 예방하는 수단이라는 핑계로 말입니다. 게다가 미국은 변덕스럽고 보복을 잊지 않는 국가로 인식되기를 바랍니다. 그래야 세계 모든 국가가 미국을 두렵게 생각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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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겠어, 이게 나인 걸! - 조금은 뾰족하고, 소심하고, 쉽게 상처받지만
텅바이몽 지음 / 허밍버드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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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겉표지만 봐도 무슨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지 감이 온다. 선인장 가면을 쓰고 있는데, 단순히 나를 가리고 포장하려는 용도만은 아니다. 선인장에는 가시가 있다. 상처받을까 봐 두려워 가시로 위협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가시가 외부로만 향하는 것이 아니라 나를 향할 때도 있어서 문제다.  

저자는 더 이상 '척척척'하지 말고 과감히 있는 그대로의 나를 드러내라고 도전한다. 더 이상 나를 숨길 이유도 없고 숨길 필요도 없다.  

"어쩌겠어, 이게 나인 걸!"  

한국은 나이를 먹을수록 감정을 숨기고 근엄한 표정을 짓고 있어야 된다는 문화가 여전히 존재한다. 슬픈 일을 경험하면 울어야 하고 화날 때는 인상도 써야 한다. 반면, 즐겁고 기쁠 때는 신나게 웃어야 한다. 이것이 정상이고 건강한 모습이다.  

감정에 솔직해야 될 뿐만 아니라 거짓 감정에 조심해야 한다. 좋은 사람으로 보이고 싶어 억지로 웃는 것이 대표적인 거짓 감정이자 가식이다.  

가끔은 내 안에 여러 생각과 감정이 공존할 때가 있다. 그래서 이 중에 어떤 생각과 감정이 진정한 나 인지 고민하게 된다. 저자는 고민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바로, 이 모든 모습이 바로 다 내 모습이다.  

인간은 관계에 의존하게 매달리는 본능이 있다. 고민을 털어놓고 싶은데 연락할 친구가 없다고 느낄 때 더 외롭고 슬퍼진다. 저자는 이에 대해서도 반기를 든다. 연락할 친구를 찾으려고 시선을 외부로 옮기지 말고 내부를 들여다보라고 한다. 바로 나 자신에게 말하라는 것이다. 특히, 친구에게 이야기하고 나서는, 내 비밀이 새 나갈까 봐 걱정하지 말고 마음 편하게 나 자신에게 이야기하라는 것이다.  

나를 있는 그대로 드러내기 위해서는 나에 대한 인지가 필요하다. 내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고 어떤 마음을 가지고 있는지 들여다보아야 한다. 즉, 나와 대면해야 하는 것이다. 힘들고 지칠 때 나를 들여다보면 저자가 말하듯이 "나를 힘들게 한 건, 나였구나."를 깨닫게 된다.  

나를 더 들여다보면 내가 하는 말들 중에 무서운 말들이 있었음을 깨닫게 된다. 저자는 '원래, 어차피, 무조건' 이런 말들이 얼마나 무서운지 생각해 본 적 있는지 질문한다. 이 단어들을 사용하는 순간, 더 이상 소통이 되지 않는다. 원래 그렇다는데 더 이상 무슨 할 말이 있겠는가? 주기적으로 내가 자주 쓰는 용어들을 진단할 필요가 있다. 

상대방이 하는 모든 말을 스펀지처럼 빨아들일 필요는 전혀 없다. 상대방이 의도하든, 의도치 않든 지나가는 무수한 말들이 상처가 될 수 있다. 그 모든 말을 받아줄 필요 없는 것이다. 자체 필터링이 필요하다. 

SNS야말로 '척척척'의 끝판왕이다. SNS만 보면 항상 즐거운 일만 있는 것 같고 맛있는 것만 먹으러 가는 것 같다. 그러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 사진 찍느라 음식이 다 식기도 하고 같이 가는 사람들이 불평불만을 드러내기도 한다. 사진 찍는 그 순간만 좋아 보이지 실제로는 대화 없이 먹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정작, 중요한 것은 같이 먹는 사람인데, 사람을 놓치고 음식에 집중하는 것이다.  

회사 사무실이 8층인데, 일하다 창문 너머 하늘을 가끔 쳐다보게 된다. 미세먼지가 너무 많은 날은 쳐다보면 더 기분이 안 좋아지는데, 맑은 날은 계속 쳐다보게 된다. 가끔 환상적인 구름들이 떠 있으면 넋을 잃고 쳐다볼 때도 있다. 저자도 이 구름들에 대해 이야기하며 '공짜 행복'이라고 표현한다. 진짜 다 공짜다. 멋진 예술품을 보려면 관람료를 내야 하는데, 이 구름들은 다 공짜다. 

좋은 사람을 만나려면 내가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 책에서도 이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내가 좋은 사람이 아닌데, 좋은 사람을 만나고 싶어 하는 것은 욕심이고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연애 주의사항인데 연애 주의사항이기도 하지만 부부 주의사항이기도 하다. 결혼한 유부녀, 유부남들도 새겨들어야 한다. 아예 적어서 들고 다니거나 집에 붙여 놔도 좋을 것 같다. 

1.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자신의 시간을 기쁘게 내어줄 것. 
2. 서로 사랑하기도 바쁜 시간에 마음 가지고 밀당하지 말 것. 
3. 힘들 때 서로의 곁을 지켜줄 것.  
4. 상대의 사랑을 당연하다고 생각하지 말 것. 
5. 오랜 시간 두 사람의 사랑을 지키기 위해 노력할 것. 
6. 서로의 다른 점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려고 애쓸 것. 
7. 진심을 담아 아낌없이 마음을 표현할 것. 
8. 사랑하는 동안에 최선을 다할 것. 
9. 사소한 일에도 관심을 갖고 궁금해할 것. 
10.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사랑해줄 것. 

"더 이상 무거운 가면을 쓰고 힘들어하지 말자고, 
좋은 척 행복한 척하지 않아도 된다고, 
가면을 벗는 이 작은 일탈을 함께하자고 말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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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의 철학 - 깊은 공부, 진짜 공부를 위한 첫걸음
지바 마사야 지음, 박제이 옮김 / 책세상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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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일본에서 주목받는 젊은 철학자 중 한 명이다. 그는 먼저 집단적 동조에 주목한다. 페이스북을 하다가 아무 생각 없이 '좋아요'를 누르는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점점 잠시 멈추어 생각하는 것이 힘들어지고 있다. 스마트폰과 인터넷은 나를 가만 놔두지 않는다. 여기저기로 끌고 다니며 생각 없이 그저 기사를 소비하게 만든다. 그래서 저자는 '유한화'를 제안한다. 

"나는 제안한다. 한정된 것, 즉 유한한 범위에서 가만히 멈춰 서서 생각해보자고. 무한히, 정보의 바다에서 쉴 새 없이 밀어닥치는 파도에, 동조에, 그저 휩쓸리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우선 나는 이것을 공부했다'고 주저 없이 말할 수 있는 경험을 만들어야 한다. 공부를 유한화하는 것이다." 

저자는 '깊이 공부한다는 것은 동조에 서툴러지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물론, 관계에서 공감하는 능력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생각 없는 공감과 동조는 위험하고 사고에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 

공부를 하면 내가 예전에 생각 없이 동조했던 것이 '바보 같았다'라고 돌아보게 된다. 내가 좁은 세상에 살았다는 것을 깨다는 것이다. 공부는 이런 점에서 과거의 나를 파괴하는 행위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동조에 서툰 사람이 되는 과정인 것이다. 이는 또한 발전적 변화의 과정이기도 하다. 

이는 쉬운 과정은 아니다. 왜냐하면 인간은 기본적으로 환경에 맞춰 살아가기 때문이다. 따라서 동조는 다른 말로 '환경의 코드에 자신을 온전히 맞춘 상태'라고 저자는 설명한다. 따라서, 동조에 서툴면 사람들이 이상하게 쳐다보고 겉돌게 될 수도 있다. 그렇다고 환경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 어떤 환경이든, 사람은 환경에 속하게 된다. 다만, 저자는 언어를 통하여 환경에 속하되 거리를 두라고 조언한다. 

언어는 바로 환경에 의하여 나에게 설치된 것이다. 저자는 언어를 통해 점령당했다고 표현한다. 동시에, 언어는 현실에서 분리되어 있어서 다른 의미 부여의 가능성도 항상 열려 있다. 이것이 중요하다.  

"어떤 환경, 즉 언어적 가상현실이 인간을 지배하는가 하면 해방하기도 한다. 즉 언어는 인간을 조종하는 리모컨이다." 

따라서, 환경의 동조에서 벗어나려면 다른 동조로 이동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결국 공부는 다른 동조로 이사 가는 것이다. 동조에서 다른 동조로 이동하는 도중 우리는 불편을 경험하게 되고 위화감이 발생한다. 

"특정 환경에서만 쓰이는 화법을 일부러 사용해야 한다. '기존의 동조라면 이러한 화법(=대상을 바라보는 방법)은 쓰지 않았을 텐데'하는 위화감이 들 것이다. '억지로 말하는 느낌'이 들 것이다. 이것이 매우 중요하다." 

저자는 도구적 언어 사용과 완구적 언어 사용을 구분한다. 도구적 언어는 어떤 목적을 위해 말을 사용한다. 완구적 언어는 말하는 것 자체가 목적이다. 말장난이나 잰말놀이 등이 그렇다. 환경 속에 있으면서 거리를 두기 위하여 도구적 언어 사용을 줄이고 완구적 언어 사용을 늘려야 한다. 이를 저자는 "언제나 언어유희적 태도로 언어에 관여하는 의식을 지는 일'이라고 표현한다. 일부러 동조에 서툰 말을 하는 쪽으로 가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일부러 언어를 재수 없게 만들기' 위한 기술이라고 말한다. '겉도는'말을 하는 것이다. 겉도는 말을 통하여 공동성에서 분리하고 동조를 끊는다. 크게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 바로 츳코미(아이러니)와 보케(유머)이다. 아이러니에서 출발해서 유머로 나아간다.  

"공부를 깊게 하다 보면 아이러니와 유머가 강해진다. 그렇게 될 수밖에 없다. 그것을 통해 나는 반대로 이렇게 생각했다. 아이러니와 유머를 일부러 발휘하는 방법을 제시한다면 깊은 공부를 할 수 있는 방향이 보이겠구나, 하고." 

"아이러니는 '근거를 의심하는 것'이다. 유머는 '시각을 바꾸는 것'이다." 

대화를 할 때 숨어 있는 코드를 발견하고 벗어나야 한다. 저자는 예를 들며 구직 활동에서 실패한 사람을 격려하는 일은 당연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르는데, 여기에는 '취직은 좋은 것'이라는 코드가 숨어 있다고 말한다. 모두가 당연시 여기는 이 코드에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애초에 왜 일해야만 하는 것인가?' 같은 질문 말이다. 

아이러니는 당연하다고 말하는 것에 '일부러' 혹은 '자각적으로' 반기를 든다. 즉, 숨겨진 코드를 발견하고 다른 가능성을 생각해보기 위해서이다. 아이러니는 대화를 깊게 만드는 중요한 터닝 포인트이다. 유머는 자각적일 수도 있고 무자각적일 수도 있는데 저자는 자각적 유머를 말한다고 부연 설명한다. 

결혼에 대한 아이러니는 '결혼이 행복할까?', '나만의 행복이란 무엇일까?' 같은 것들이다. 즉, 결혼의 당위성에 반기를 드는 것이다. 그런 다음, 유머를 통하여 코드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나아가 코드의 부재의 상태에 가까워진다. 

"대화의 코드는 애초에 불확정적이고 흔들리는 것이다... 아이러니로 인해 무리하게 코드의 근거를 찾으려다 보면, 코드 그 자체의 불확정성은 요컨대 '그저 분위기'였을 뿐이라는 사실이 드러난다. 그리고 그 환경은 퇴색하고 만다. 아이러니는 이처럼 '코드를 전복'한다." 

유머는 아이러니와 달리 코드를 비판하는 것은 아니고 새로운 '시각'을 가져오는 역할을 한다. 책에는 유머의 예로 "불륜이란 건 말이야, 음악 아닐까?"가 나온다. 이 유머를 통하여 '불륜은 악이다'라는 코드는 그렇다 치고 다른 시각으로 이야기를 틀어 버린다.  

공부를 하는 것은 문제의식을 지니는 것이다. 문제의식은 넓혀가야 한다. 결국, 개인의 문제도 구조적 문제 안에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저자는 나 한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는 메타적 인식을 지녀야 한다고 설명한다. 

공부의 유한화도 필요하다. 아이러니와 유머를 통하여 깊이 파고들어가다 한눈팔기가 자주 일어난다. 유한화라는 것이 최후의 공부라든지, 절대적 근거를 추구한다는 것은 아니다. 깊이 파고들기와 한눈팔기 프로세스를 반복하다 어느 선에서 만족하는 것이 공부의 유한화라고 저자는 설명한다. 결국, 어느 선에서 비교를 중단하고 임시 고정의 결론을 내려야 한다. 다만, 계속 정보 수집을 하며 여전히 비판적인 상태와 듣는 귀는 유지해야 한다. 이를 '공부를 계속하는 일'이라고 저자는 표현한다. 

"신뢰할 수 있는 정보에 근거한 비교를 자기 나름대로 제대로 받아들여서 결론을 도출해야 한다. 다만 그 결론은 절대적이지 않은 가상의 것이어야 한다." 

이렇게 전체적인 이야기를 한 다음 구체적으로 어떻게 공부를 할 것인지 설명한다. 인터넷보다는 종이 책으로 먼저 공부할 것을 조언한다. 입문서는 여러 권을 읽고 비교해야 한다. 입문서, 교과서, 기본서 순으로 공부해야 한다. 출판 연도는 최근일수록 좋다. 완벽한 독서란 애초에 불가능하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질리지 않고 공부를 계속하려면 완벽주의에서 벗어나야 한다. 전문서, 더 한정하면 학문적인 '연구서'를 공부의 발판으로 삼아야 한다.  

"신뢰성의 (절대적이 아니라 상대적인) 근거란 그 저자, 문헌이 '지적인 상호 신뢰의 공간에서 신뢰를 받고 있는지 여부'다." 

독서를 할 때, 자신의 체감으로 끌어당겨서 이해하려고 하지 않아야 한다. 텍스트의 구조 안에서 각 개념이 어떻게 기능하는지 파악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텍스 안에서 언어가 사용되는 방법과 정의를 확인해야 한다. 구조를 파악하기 위하여 개념의 대립 관계에 주목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조언한다.  

중요한 텍스트는 외우거나 따로 독서 노트(문헌 제목과 쪽수, 출판 연도 등)에 정리해야 한다. 공부를 한다는 것은 이렇게 독서 노트를 계속 쓰는 것도 포함한다. 저자는 에버노트 유저로, 에버노트나 원노트를 독서노트로 사용하라고 추천한다. 저자는 아이디어를 손으로 적고 사진을 찍어 디지털로 옮긴다. 

글쓰기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글쓰기는 아이디어가 떠오르고 나서 쓰는 것이 아니라 아이디어를 내기 위해서 쓰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또한 먼저 자유롭게 목록 쓰기를 하라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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