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 허리 - 허리 보증 기간을 100년으로 늘리는 방법
정선근 지음 / 사이언스북스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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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저자인 정선근 교수님은 여러 경로를 통해서 디스크의 구조와 통증의 원인, 그리고 좋은 자세에 대하여 일반 대중들에게 알리는데 힘쓰고 계신다.    
 
이 책과 관련해서는 덧불일 생각이 많지 않다. 그저, 핵심 내용을 반복해서 읽으며 기억하는 것이 필요할 뿐이다. 책에서 이야기하는 '좋은 자세'를 의식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키포인트이다. 그런데, 단지 자세만을 가르쳐 주고 이 자세를 유지하라고 말하는 것보다 왜 이런 자세를 취해야 하는지에 대한 설명을 하고 난 후, 자세를 취하라고 하면 훨씬 설득력이 있고 더 의식하게 된다. 그런 점에서, 좋은 자세가 무엇인지 바로 찾아보는 것 보다 이 책을 읽고 '좋은 자세'를 취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고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   


핵심은 디스크의 구조와 요통의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다. 원인에 따라 치료가 달라진다. 디스크는 특성상 100년 쓸 수 있게 튼튼하게 만들어졌고 자연 치유가 가능하니 수술하지 말라는 것이다. 또한 통증이 왔을 때 가볍게 여기지 말아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좋은 자세이다. 윗몸일으키기는 위험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좋은 자세가 어떤 자세인지를 사진과 함께 소개하며, 바른 걷기가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먼저 지금까지는 요통의 원인이 근육이 뭉쳐서라고 생각했다. 예전에는 눈으로 관찰하는 것이 전부였다. 그래서 환자들을 보니 허리가 뻣뻣해지고 근육이 뭉쳐 있어서 허리를 구부리는 스트레칭을 많이 해야 된다는 처방을 내렸다. 그런데 의학이 발달하고 디스크의 구조, 그리고 요통의 원인을 정확하게 발견하고 나니 지금까지의 처방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디스크는 수핵, 수핵을 감싸고 있는 섬유륜, 디스크와 뼈가 만나는 종판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디스크 덕분에 허리를 구부릴 수도 있고 충격도 흡수할 수 있다. 디스크 탈출의 근본적인 원인은 디스크 자체가 손상되는 경우, 수핵이 신경뿌리에 묻어 신경뿌리 염증이 생기는 경우, 수핵 덩어리가 신경뿌리를 압박하게 되는 경우 크게 세 가지였다.   

 

급성 요통의 원인을 근육으로 보면 근육이 풀리고 나면 이제 다 나았다고 생각해서 원래의 생활 습관 자세로 돌아가게 된다. 그러나 디스크 손상으로 보면, 통증이 없어져도 뭔가 자세나 습관에 문제가 있었음을 자각해서 신경을 쓰게 되고 바른 자세를 찾게 된다.  
 
디스크의 가장 큰 특성 중 하나는 바로 자연적으로 치유 된다는 것이다. 조영술 등을 통해 디스크에 인위적으로 손을 대면 오히려 디스크는 손상된다. 디스크는 처음 만들어질 때부터 인간이 100년은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흡수 장치인 것이다. 물론 자연 치유가 가능하다고 해서 아에 병원도 가지 않고 가만히 있으라는 것은 아니다. 통증이 너무 심한 경우는 염증을 빨리 가라 앉히기 위해 소염 진통제나 스테로이드 주사를 통해 치료를 해야 한다. 왜냐하면, 통증이 너무 심한 경우는 바른 자세를 취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결국 디스크는 자동적으로 치유되기 때문에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수술을 하지 말고 좋은 자세와 좋은 운동을 통해 튼튼한 허리로 보존해야 한다. 좋은 자세와 좋은 운동이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바로 디스크에 가해지는 힘의 방향에 따라서 디스크에 가해지는 충격이 다르다는 것이다. 허리가 구부러진 상태에서는 디스크의 뒤쪽 껍질(섬유륜)이 잘 찢어지고 허리가 편 상태에서는 웬만하면 손상되지 않는다.  

 

따라서 디스크에 손상이 있으면 윗몸 일으키기 같은 운동을 해서는 안된다. 10, 20대 젊은 사람들의 경우는 아직 디스크가 건강하기 때문에 운동을 통해 근육을 잡아주면 더 허리가 튼튼해진다. 그러나 40대를 넘어가면 오히려 근육을 잡아주려다 디스크가 손상될 수 있다. 그리고 본인이 허리가 아픈적이 없다고 할지라도 조심해야 한다. 왜냐하면 허리가 아프지 않았더라도 MRI를 찍어보면 손상된 디스크가 발견될 확률이 64퍼센트 정도 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떤 좋은 자세와 운동을 취해야 하는가?  


먼저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맥켄지 신전 운동을 해야 한다. 구체적인 자세는 동영상을 보기를 권한다. 그리고 잘 걷기만 해도 허리는 저절로 좋아진다. 요추 전만이 유지되도록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가슴을 활짝 편다. 배를 손으로 가 볍게 누르면서 가벼운 헛기침을 할 때 생기는 복근의 수축을 느낀다. 그정도의 복근 수축을 유지하면서 힘차게 걷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이 책에는 허리에 대한 부분만 나오는데 목 디스크도 마찬가지이다. 유투브에서 교수님 이름으로 검색하면 목디스크에 관한 강의도 있는데 꼭 같이 들어보기를 권한다. 정리한다고 하였지만, 책에서 담고 있는 내용이 방대하여 그 모든 내용을 설명하기엔 양이 너무 많아서 아주 일부 내용만 나름대로 정리하여서 포스팅하였다. 무엇보다 구체적인 자세를 사진과 함께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이 포스팅을 통해 책을 구매하는 분들도 많아지면 좋겠다. 여담으로 재활학과 의사인 지인은 이 책을 접하고 두 권을 더 사서 가족에게 선물했다고 한다. 그리고 재활학과 의사인 다른 지인에게도 이 책에 대해 물어보니 읽어봤는데 좋은 책이었다고 추천해주었다. 그 만큼 믿을만하고 좋은 책이니 꼭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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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의 함께, 혁명
안희정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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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정치에 관심을 가진다는 것은 크게 두 가지 의미가 있다. 먼저는 정치체제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다. 대의 민주주의가 무엇인지. 3권분립이 무엇인지. 국회와 정부의 역할은 무엇인지. 검찰의 역할은 무엇인지 등등. 정치제도와 정치를 구성하는 요소들을 파악하는 것이 첫 번째이다.  

 

다음으로 정치에 관심을 가진다는 것은 바로 정치를 하는 '정치인'들이 어떠한 사람인지 파악하는 것이다. 즉, 대통령부터 시작해서 비서실장, 민정수석, 정무수석 등등 청와대를 이루는 주요 정치인들이 어떠한 사람인지 알아야 한다. 그리고 각 정당의 주요 국회의원들이 누구이며 어떠한 정책에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관심을 가져야 한다. 

 

안희정 도지사가 누구인지 그의 책 <안희정의 함께, 혁명>을 통해 살펴보고자 한다. 책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바로 안희정 도지사가 남을 깎아 내리지 않고 상대를 미워하지 않는 경쟁을 하겠다고 선언한 내용이다. 앞으로 이 방식으로 경쟁을 하는지 지켜보아야 한다. 좋은 말, 이상적인 말은 누구나 알고 있고 누구나 할 수 있다. 그것을 끝까지 지키고 행하는 지가 중요하다. 

 

선거 공간에서 나는 상대방을 형편없는 사람, 혹은 사상이 의심되는 사람이라고 깎아내리기보다 내 포부를 갖고 이야기하려고 노력한다. 반대와 부정, 공격을 내 연설의 주된 내용으로 삼는 것, 그것은 음식에 화학조미료를 쓰는 것과 같다. 상대를 미워하지 않는 경쟁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책을 통해 안희정 도지사의 인생을 알게 되며 월급생활도 해보고 평범한 시민으로 살아본 사람이 정치인이 되면 뭐라도 다르지 않을까라는 기대를 가지게 한다. 엘리트나 재벌이 아닌, 그리고 특권층이 아닌 평범한 시민이 대통령이 된다면 그 누구보다도 국민의 마음을 이해하고 국민을 위한 정책을 하지 않을까?

 

그러나 정치인에게 '지식이 발로 간다는 것'은 땀 흘려 일하는 평범한 사람들의 관점에서 그것을 재해석해낼 수 있는 힘, 또는 그것에 대해 문제제기를 해낼 수 있는 힘이다. 그리고 여기서 미래상을 이야기해야 한다. 그것이 정치인으로서 내가 해야 할 일이다.

 

사람은 사람으로부터 영향을 받는다. 그 아이를 보면 그 부모를 알 수 있다라는 말이 있다. 따라서 안희정 도지사를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에게 영향을 준 사람이 누구인지를 알아야 한다. 그 사람은 바로 이미 널리 알려져 있듯이 노무현 전 대통령이다. 노무현 전대통령이 정치를 하며 강조한 것은 바로 '민주주의'이다. 마찬가지로 안희정 도지사도 계속해서 이야기하는 것이 '민주주의'이고 빠지지 않고 함께 등장하는 것이 지역주의 극복이다. 

 

안희정 도지사는 기업에 좀 더 비중을 두며 일자리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책에서 이야기한다.

 

정치와 정부가 일자리를 만든다? 그것 또한 대체로 거짓말이다. 사실상 일자리를 만드는 건 기업가들의 모범적인 투자, 그것으로 생겨나는 상품, 그리고 새로운 산업이다. 물론 정치와 정부의 역할이 전혀 없다는 뜻은 아니다. 자본주의 시장경제는 인간을 중심에 둔 민주주의 없이는 단 하루도 살 수 없는 체제다. 민주주의는 시장의 결함이나 실패를 극복하게 한다. 민주주의 사회는 정치와 정부의 영역, 기업과 시장기능의 영역, 한 개인과 가족의 영역, 이 세 가지 큰 줄기가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있다. 정치가 중요하지만 정치로만 세상이 바뀌지 않는다. 정부의 합리적 운영은 물론이고 시장의 효율성, 기업과 개인의 책임, 이 세 박자가 잘 맞아야 국가는 원활하게 돌아갈 수 있다.


또 다른 인상적인 내용은 관계에 대한 안희정 도지사의 철학이었다. 대한민국은 특히 지연, 학연, 혈연 등을 중요시하는 사회이다. 그래서 누군가 한자리 차지하게 되면 아는 사람을 줄줄이 엮어서 자리에 앉히는 경우가 많다.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공정한 경쟁과 투명한 방식을 통해 사람을 선출하기 보다는 자신이 아는 사람, 자신과 가까운 사람을 뽑는 것이 일반적인 관행이었다. 물론, 여기에는 이유가 있다. 바로 '인지상정'이다. 자신이 당선이 되기까지 도움을 준 사람을 못 본채하는 것은 인지상정이 아니다. 정이 없고 냉정한 사람이 되버리는 것이다. 여기에 안희정 도지사는 반대표를 던진다. 그는 이 부분을 명확하게 책에 서술하고 있다.

 

우리 각자의 마음에는 자기 지역을 사랑하는 마음, 자기 집안을 사랑하는 마음, 자기 동문을 사랑하는 마음, 국가를 사랑하는 마음 등이 다양하게 있다. 이런 마음들이 우리의 시민의식을 구성한다. 그런데 이 마음이 타인에 대한 폭력으로 전화되는 것을 우리는 역사에서 수없이 보아왔다.

 

결국 내가 내린 결론은 이것이다. 인연을 함부로 맺지 말자. 너무 쉽게 인연을 맺고 너무 가까이 하면 공정함을 유지하기 힘들다. 그만큼 '의리'라는 비용을 치러야 할 때가 많다. 인연을 맺고 나서 '이건 옳고, 저건 그런 거야'라는 잣대를 들이대면 곧바로 '정 떨어진다'며 안 좋은 사람이 되어버린다.

 

이런 복잡한 관계망 속에서 나는 인연을 현명하게 맺는 법을 항상 고민한다. 나름대로 생각을 정리하며 이런 글을 쓴 적이 있다.

 

사람과의 관계는
뜨거운 국솥 옮기듯이 하라.
그릇의 온도에 맞게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
저 하늘의 별들처럼
적당한 거리를 두고
각자 자기 자리를 지키며
상대에게 빛을 보내야 한다.

모든 것을 선한 의지로 받아들이자.
그래야 사물이 더 잘 보인다.
그래야 좋은 대화를 할 수 있다.
그래야 자신이 행복해질 수 있다.
그래야 세상이 바뀐다.
(2015.3.10)

 

관계에 대한 그의 이러한 정의는 경험에서 비롯되었다. 그 경험을 이야기하려면 다시 우리는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로 돌아가야 한다. 바로 노무현 전 대통령을 통해서 안희정 도지사는 관계에 대하여 많은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1994년부터 함께한 노무현 전 의원에게는 이렇게 찾아오는 이가 한 명도 없었다. 부자 친구가 없어서인지, 상고를 나와서인지, 혹은 본인이 이런 '호의'를 거부했기 때문인지는 알 수 없었다. 그러나 학연과 지연 등으로 엮이지 않은 데다 평범한 사람들의 정의관에 입각해 살면 외톨이가 되기 쉽다는 것을 그의 삶은 보여주었다. 정의를 기준으로 세상을 보면 아무리 연고가 있어도 옳지 않은 것은 옳지 않다고 말하게 된다. 그래서 그는 철저히 외톨이였다. 그 현실을 나는 온몸으로 느꼈다.

 

유시민 전 장관이 어느 인터뷰에서 노무현의 이런 현실을 두고 한 말이 기억난다.
 
"재야 출신 선배들이 노무현을 우습게 아는 게 나는 우스웠다. 노무현을 평가해주지 않는 게 너무 서운하다. 솔직히 대학 안 나왔다고 차별한 것이라고 본다. 이른바 서울대 출신 중에서 나도 좀 잘났다는 이야기 들었는데, 이런 내가 노무현 밑에 들어가 그 사람을 위해 일할 의사가 있다. 노무현은 그럴 만한 자질과 자격이 있는 사람이다."

 

동교동계도 아니고 상도동계도 아니다. 운동권인 것도 아니고 운동이 아닌 것도 아니다. 인텔리인 것도 아니고 인텔리가 아닌 것도 아니다. 출세한 것도 아니고 출세를 안 한 것도 아니다. 노무현은 언제나 경계에 서 있었다.

 

글을 마무리하면 안희정 도지사는 경쟁에 있어서 네거티브 방식을 지양하며 혈연, 지연, 학연의 정치를 지양한다. 그에게 휴머니즘은 중요한 가치이다. 그는 젊었을 때부터 노무현 전대통령과 함께 민주주의를 경험한 정치인이고 직접 서민으로 살았던 정치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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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라보네이션 - 시민X안희정, 경험한 적 없는 나라
안희정 지음 / 스리체어스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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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대선에 출마하는 후보들이 책을 내는 것은 이제 대선출마의 예비수순으로 자리 잡고 있다. 대선 출마 전, 책을 통해 자신의 정책을 설명하고 자신이 어떠한 사람인지를 풍성하게 국민에게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선 뿐 아니라 정계 복귀의 의미로 책을 내는 경우도 있다. 둘 다, 같은 맥락으로 이해 가능하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자서전 <다시 새로운 시작을 위하여>, 안철수 전 대표의 <안철수의 생각>, 문재인 대통령의 <문재인의 운명> 등. 오늘 리뷰하는 책은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콜라보네이션>이다. 안희정 도지사는 두 권의 책을 냈는데 콜라보네이션은 정책에, <안희정의 함께, 혁명>은 안희정이란 사람이 누구인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콜라보네이션collabonation은 협력collaboration과 국가nation의 합성어입니다. 시민이 참여해 이끄는 나라를 뜻합니다. 저 혼자서는 할 수 없습니다. 당신이 함께해 주셔야 합니다. 빈칸을 채워 주세요. 우리가 경험한 적 없는 나라를 함께 만듭시다."

 

'콜라보네이션' 단어 안에 안희정 도지사의 말이 축약되어 있다. 책에서 여러 분야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지만 그 때마다 국민이 함께 하여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21세기 민주주의는 어떠한 형태로든 주권자인 시민의 참여를 보장하고 조직해야 한다. 중앙 집권 국가 체제에서 분권 국가 체재로 나아가야 한다. 자치 분권은 국가의 효율성을 꾀하는 일이며 동시에 민주주의의 기본 권리인 주권 재민을 실현하는 길이다. 그러나 민주주의 사회에서 선거는 내가 택하는 정책과 정치인에 따라 내가 세금을 더 내야 하는지, 덜 내야 하는지를 결정하는 일이다."

 

책의 목차는 다음과 같은데, 이 목차들이 사실은 국가 정책의 각 꼭지라고 말할 수 있다.

 

시민x국가, 정부x관료, 성장x번영, 복지x인권, 환경x지속, 근본x농업, 외교x안보

 

국민이 국가 정책에 관심을 가지기 쉽지 않은 이유는 이처럼 다양한 영역에서 다양한 정책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선 후보가 내세우는 정책이라고 할 때 그 정책을 한 눈에 다 파악하기는 사실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따라서 이 책을 읽을 때 각 영역별로 어떤 관점을 가지고 있는지를 잘 살펴야 한다. 왜냐하면 분야에 따라서 그 접근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진보였으면서 경제와 관련해서는 자유주의 시장 경제의 노선이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안희정 도지사도 자유주의 시장경제 원리를 중요시한다. 그렇지만 모든 문제를 시장경제 원리로 접근하지는 않는다. 안희정 도지사는 '개인의 영역, 시장 질서에 맡길 영역, 정부가 책임질 영역' 이렇게 세 영역으로 구분한다. 그리고 '모든 민주주의 정책은 가능하면 시장 원리에 따라 입안되는 것이 좋다'고 이야기한다. 대표적으로 에너지 분야이다. 그러나 반대로 시장 논리가 아닌 정부가 책임질 영역이 있다. 대표적인 영역이 농업 문제이다. 이렇게 그 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여러 문제에 대한 접근 방식과 원칙을 정해 놓고 있다.
 
안희정 도지사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정치인에게 필요하고 중요한 것은 바로  어떤 사안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논리적이고 합리적이고 단호한 의사결정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다. 강원국 전연설비서관도 언급하듯, 대통령은 바로 결정하고 대답하는 자리이고 그러기 위해선 실력이 있어야 한다.

 

또한 충남도지사 답게 지방자치제의 중요성을 여러 번 강조한다.

 

"중앙 정부는 지역 발전을 지방 정부에 맡기고 지방 정부가 자립할 수 있도록 재정권과 입법권, 조직권을 떼어 주어야 한다."

 

"1990년대 이래 선진국들의 정부 혁신 방향은 중앙 정부는 외치를, 지방 정부는 국민의 일상적 요구를 해결하는 자치 분권이었다."

 

"저출산, 고령화, 양극화, 산업 구조 개편, 남북문제, G2체제 대응 등 외교, 통상, 국방 정책과 장기 전략에 주력하면 좋겠다. 지방 정부는 주민의 참여 속에 복리, 후생 등 생활 문제체 천착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어느 지역에 다리를 놓고 어느 마을에 어떤 정책을 실시할지는 지방 정부에 맡기는 편이 낫다. 그래야 국가 전체의 효율성이 높아진다. 지금 대한민국은 그 체계가 작동하지 않는다."

 

"지방자치제도를 대한민국의 가장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국가 운영체제로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몇 가지 과제가 있다. 먼저 헌법에 자치 분권의 정신을 담아야 한다. 우리 헌법 117조에는 "지방자치단체는 주민의 복리와 관련 사무를 처리하고 재산을 관리하며 법령의 범위 안에서 자치에 관한 규정을 제정할 수 있다"고 되어 있다. 이어 118조에는 "지방자치단체에 의회를 둔다"고 나와 있다. 지방 자치에 관한 조항은 이 둘뿐이다."

 

"수도권과 지방의 불균형 문제는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지만, 나는수도권을 규제해 지방이 반사이익을 얻어야한다 고 주장하고 싶지는 않다. 수도권에도 규제를 완화해 재산권 행사나 경제 발전의 기회를 얻고자하는 주민들이 있다. 그들의 합당한 권리를 보장해 주어야 한다. 내가 국토 균형 발전을 주장하는 까닭은 수도권 과밀화를 이대로 방치하면 수도권의 질 좋은 발전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책의 많은 부분에서 지방자치, 국가균형발전에 대한 생각을 풀어내고 있다. 현재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은 보호주의 노선을 확실히 걷고 있다. 당선 직후, 경고하고 예고한 정책들을 취임하고나서 하나씩 실행하고 있다. 대한민국도 이 영향권에서 벗어날 수 없다. 따라서 대미 수출이 점점 힘들어지고 세계적으로 보호주의 무역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다. 지방 자치를 통한 지역 상권, 지역 경제를 살리는 것이 내수를 살리는 길이고 곧, 나라를 부강하게 만드는 지름길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안희정 도지사를 소개하며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커뮤니케이션 스킬이다. 노무현 전대통령도 안희정 도지사를 이야기하며 그의 관계 맺는 스킬과 대화 스킬을 높게 평가한다. 유투브에서 안희정 도지사의 책을 소개하는 장면을 보면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도지사를 가장 잘 아는 사람 중 한 명인 도지사의 아내 민주원씨도 다음과 같이 인터뷰를 했다.

 

"다방면에서 능력이 있고 소통을 잘하거든요. 1993년 어려운 시절에 캠프를 꾸릴 때부터 지금까지 어떤 문제가 닥쳤을 때 해결이 안된 적이 거의 없어요. 항상 문제를 잘 풀어가고 관계를 깊이 있게 맺어나가고 소통에 천재적인 소질이 있는 것 같아요. 지금 충남도의회에 새누리당 도의원이 더불어민주당 도의원보다 월등히 많은데도 (남편이 도정을 이끈) 6년 내내 한 번도 문제가 불거진 적이 없거든요."

 

(원문보기: 
http://news.donga.com/3/all/20170131/82650759/1#csidx36385e8f77626f7a8d1950b5ef9eaed  )

 

여러 곳에서 확인되듯, 확실히 안희정 도지사는 열려 있고 깨어 있으며 변화에 대한 두려움이 없고 비난, 비판을 열린 귀로 듣는다. 그리고 대화하며 타협하며 조정한다.그리고 충청남도에서는 성공했고 그 결과가 여러 평가에서 1위를 차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과연 대통령이라는 국가 원수의 자리에서도 이와 같은 방식이 가능할지, 그리고 어떤 방식으로 이 기회를 이어갈지는 고민되어야할 부분 같다. 왜냐하면 안희정도지사는 가능한한 많은 토론과 합의를 통해 의사결정을 하기를 원하는데 대통령의 자리는 결정해야 할 수 많은 의제가 있고 그것을 둘러싸고 있는 복잡한 이해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과연 현실적으로 모든 결정을 토론과 합의를 통해 도출한 물리적 시간이 있을까? 그리고 합의가 불가능한 의제와 합의가 가능한 의제를 어떻게 구분할 것인가도 고려해야 한다.

 

여러 영역 중 복지에 대한 그의 생각을 소개하고 넘어가야 한다. 복지에 대한 그의 생각이 자칫하면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복지에 대한 안희정 도지사의 기본 그림은 다음 문장에서 발견할 수 있다.

 

"성장이냐, 분배냐의 20세기 낡은 관점으로 21세기 복지 정책을 논할 수는 없다. 실제로 복지 정책에 따른 재정 수입이 토목이나 기타 분야의 재정 수입에 비해 그리 나쁘지 않다. 경재 선순환 효과를 고려합 때 복지 재정 투자는 결코 소모성 경비가 아니다. 국민 경제라는 큰 순환 시스템에서 선순환 동력이 되는 복지 정책을 설계해야 한다."

 

"결과적으로 시장의 합리적 선택을 왜곡해 국가 재정을 눈먼 돈으로 만든다. 앞서 밝힌 대로 복지 정책의 근본은 사회적 약자에 대한 인간 공동체의 윤리적 의무를 다하는 일이다. 한 발 더 나아가면 헌법이 보장하는 국민의 기본권을 지키는 일이다. 성별과 종교, 사회적 신분에 의해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서 차별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일이다. 마지막 단계가 사회 통합 전략의 일환으로 수립하는 복지 정책이다."

 

"나는 성남시를 비롯한 수도권 일부 자치 단체의 노력을 높이 평가한다. 사각지대 없이 복지 정책을 전달하려는 시도는 정당했다고 본다. 다만 나는 복지 제도를 설계할 때 4대 보험의 보장성과 급여를 높이는 쪽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예컨대 청년수당은 고용보험의 틀 내에서 다루어지고, 노후안정 정책의 가짓수를 늘리는 대신 국민연금의 사각지대를 없애고 보장성을 높이는 방향이 올바르다."

 

마지막으로 그는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정치인이다. 누구처럼 서민 코스프레르 하지 않는다. 그가 바로 예전에 서민이었다. 국민과 같은 삶을 살았던 사람이다. 또한 익명게시판 등을 통해 여러 이야기를 듣는다. 우리나라 정치인들중에 이렇게 여과없이 정보를 듣는 사람이 몇 이나 될까? 익명이라서 과격한 표현도 많고 다른 사람을 비방해서 법적으로 소송이 걸리기도 하지만 안희정 도지사는 익명계시판을 폐쇄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가 현장 목소리를 얼마나 중요하시 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정리하면 안희정 도지사는 그 누구보다 국민의 삶을 이해하고 있고 또 들으려고 한다. 그리고 도지사를 통한 실전 경험도 갖추고 있다. 시장의 원리와 정부의 개입을 적절히 영역에 따라 적절히 이용하려고 한다. 다만, 도지사의 리더쉽과 대통령의 리더쉽이 동일하게 작동하는지는 확인해야 한다. 

 

나는 각 대선후보의 정책을 떠나서, 일단은 개인적으로 그의 포지티브 경쟁방식이 좋다. 그는 기본적으로 남을 비판하고 비난하는데 약하다고 한다. 기사 인터뷰에서도 문재인에 대해서 이야기하지 말고 '나의 정책'에 대해서 물어봐달라고 한다. 나는 예전부터 대선 후보들 간의 네거티브 선전을 싫어했다. 안희정 도지사는 말 뿐이 아니라 실제로 포지티브 경쟁을 하려고 한다. 그의 이러한 시도를 응원하고 지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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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바보 또 없습니다 아! 노무현
박노해, 진중권, 홍세화 외 지음 / 책으로보는세상(책보세)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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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노무현 대통령을 회상하며 그의 주변 인물들이 쓴 글을 엮은 책이다. 각자가 만나고 경험한 노무현 대통령을 자신만의 스타일로 풀어써서 재밌게 읽었다. 다양한 측면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풀어내었는데 그들의 공통점은 바로 노무현 대통령을 그리워한다는 것이다. 물론 더 이상 그리워하지 않겠다라고 표현하신 분도 있지만 그 자체가 그리움의 표현이 아닐까 생각한다.

 

특히, 각자가 속한 필드가 다르기 때문에 법적인 측면에서, 예술적인 측면에서, 경제적인 측면에서, 안보적인 측면에서, 북한과의 관계라는 측면에서 등등 정말 다양한 측면에서 노무현 대통령을 풀어낸다.

 
이 책을 집어 들고 읽기 시작했을 때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인해 촛불시위가 한참 진행되고 있을 때였다. 처음에는 아무리 광화문에 나와서 시위를 해도 국회의원들은 눈하나 깜빡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오직 자신의 권력 유지만을 위해 움직이는 이들이 정치인이라는 편견이 내 안에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촛불시위가 있은 다음, 국회의원들의 언행이 달려졌다. 분명, 국민을 의식하고 있었고 의식뿐만 아니라 국민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가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결국 국민의 뜻대로 지금까지 오게 되었다. 아슬아슬했던 탄핵이 예상보다 많은 표로 통과되었고 특검이 진행중이다.

 

이러한 때에 노무현 대통령이 하셨던 연설은 단순히 이론이 그렇다가 아닌 실제로 실현된 모습으로 나에게 다가왔다.

 

"이런 점에서 정치개혁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여러분 마음먹기에 달린 일입니다... 여러분의 관심 하나에 이 나라 정치인이 바뀌고 여러분의 결심 하나에 이 나라의 정치는 바꾸게 되는 것입니다"


국민의 관심 하나에 정치인이 바뀌고 국민의 결심 하나에 정치가 바뀌고 있는 것이다. 이것을 경험하는 것은 큰 축복이다. 

책에서 어떤 이는 노무현 대통령이 꿈꿔왔던 것은 바로 '사람사는 세상'이었다고 언급하면서 아래와 같이 부연설명한다. 

 

지역구도 기반의 낡은 정치문화 타파
성숙된 민주주의
중앙-지역간 균형발전
전쟁 공포가 사라진 평화로운 한반도
반칙과 특권이 용납되지 않는 사회 건설

 
듣기만 해도 얼마나 기분 좋은 말들인가! 그런데 누구나 원하고 바랄 것 같은데 꼭 그렇지는 않나보다. 모두가 바랬다면 분명 이 중에 하나 이상은 이뤄지거나 발전이

 있었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으니 말이다. 

 

박근혜 정부의 여러 문제가 드러나자, 노무현 전대통령을 그리워하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단순히, '그 사람'을 그리워하는 것을 넘어 '그 사람'을 중심으로 한 정부가 어떤 정책을 추진했고 어떤 일들을 했는지 그리고 하려고 했는지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그 부분을 그리워하며 다시 만들어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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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의 보이지 않는 진실
이재범.김영기 지음 / 프레너미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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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부동산에 관심이 많아서 SNS에 부동산 관련 글 및 기사를 올렸는데, 지인이 추천해서 읽게 된 책. 특이한 점은 두 명의 파워블로거가 저자라는 점. 

 

책 읽기 전에 인터넷으로 검색해보니 이미 여러 블로그에 리뷰글이 올라와 있었다. 그리고 추천하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기대감을 가지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제일 앞에 있는 추천사는 홍춘욱 키움증권 이코노미스트가 쓰셨다. 결과적으로 이 추천사가 책의 주요 골자를 설명해주고 있는 것 같다. 시간이 없으신 분은 이 추천사라도 꼭 읽어보기를 권한다.

 
목차에 나와 있는 것처럼 이 책은 공급과 수요 측면에서 부동산을 먼저 설명한다. 공급에 대해서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데 수요 측면은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으면 발견하기 힘든 부분이다. 두 저자는 이 수요측면을 주도면밀하게 분석해서 설득력을 더해 준다.


수요에 대한 요지는 이렇다. 

 

"결혼, 이혼, 공실, 멸실로 새롭게 주택이 필요한 가구 숫자는 해마다 50만 가구다. 이들에게 들어가 살 주택이 반드시 필요하다. 아무리 인구가 줄어든다 해도, 이혼해 독립한 1인 가구부터 시작해서 한 해에 최소한 50만 가구가 반드시 주택을 필요로 한다. 다양한 변수에 따라 가구 숫자가 줄어든다고 가정해도 45만 가구 정도는 신규 주택이든 기존 주택이든 주택이 필요하다. 매년 발생하는 수요는 이 정도이다"

 

즉, 수요는 매년 꾸준히 발생한다는 것이다. 다만 공급은 정부의 규제와 정책, 경기에 따라 유동적으로 변하는 것이다. 따라서 공급이 줄어들게 되면 오히려 집값은 다시 상승할 수 있다라고 본다.

 

그리고 다른 포인트는 한국의 부동산은 일본의 부동산 붕괴를 따라가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일본의 버블붕괴를 유일한 케이스로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고 말하면서 유럽 나라들의 버블과 그 이후 부동산 가격 추이를 보여주면서 일본이 오히려 특이한 케이스일 수 있다고 설명한다.

 

마지막으로 집을 살지 말지 고민하는 분들에게 조언하면서 주거할 목적이라면 살 것을 권유하고 있다.

 

각종 통계를 통해 이야기를 전개하는 것은 좋으나 책의 많은 부분을 통계와 숫자로 채우고 있어 그 부분은 좀 아쉽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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