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체적 기관에서 시간은 죽어서 무겁게 매달려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아마도 이런 감각 때문에 재소자들이 소위 제거활동들에 왜 그토록 높은 가치를 부여하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한 활동들을 통해 재소자는 스스로를 자아와 분리시키는 사소한 일에 몰두하고 열중하며 그럼으로써 자신이 처한 현실을 당분간 망각하는 것이다. 총체적 기관의 일상적 활동들이 고문의 시간이라면, 제거 활동들은 시간을 안락사시키는 것이다. - P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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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지성의 화학이 만든 가장 위험한 산물이다. 그 특질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이 산물은 몽상하게 한다. 민중들을 취하게 하며, 그들에게 가짜 추억을 만들어주며, 그들의 반사작용을 과장된 것으로 만들고, 그들의 오래된 상처를 유지하게 하고, 휴식 중임에도 고통을 맛보게 하며, 그들을 부국강병의 망상이나 혹은 박해의 망상으로 인도하고, 그리하여 여러 나라의 국민들을 씁쓸하게 하고, 오만하게 하며, 견딜 수 없는 존재로 만들고, 허영심에 가득 찬 사람들로 만든다. - P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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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역사는 그것이 재현하려는 현상의 규모라는 것을 조금도 고려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자신이 보고하는 사건 혹은 상황의 형태와 크기 사이에 반드시 존재해야 할 상관관계를 제대로 지적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런데 역시 수와 크기란 묘사의 본질적인 구성요소인 것이다. 역사는 유사성의 문제에는 별로 개의치 않는다. 그것이 역사의 정치적 사용을 그토록 허위에 가득 찬 것으로 하는 데 있어 중요한 원인 중 하나다. - P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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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에 자연과 사회 사의 경계는, 자연을 정치와 구별하여 자신의 대상으로 확고히 한 자연과학의 부상에 따라 만들어진 취약한 경계선이 아니라 우리가 ‘경제‘라고 부르는 더 광범위한 공간으로서 확립되었다. 정치로부터 자연의 분리는 자연에 대한 발언을 독점하던 거대과학과 공학의 권위에 의해서라기보다 정치와 자연 사이에 넓은 황무지를 펼쳐놓은 경제학자들의 작업에 의해서 더욱 잘 유지되었다. 에너지, 특히 석유의 생산은 비옥한 땅을 자연과 사회로, 혹은 석유 기업들이 부르는 것처럼 ‘지하‘와 ‘지상‘으로 나누어버렸다. 이러한 이유에서, 세계 에너지 시스템의 불확실한 미래 가운데 오늘날 가장 최근까지 그리고 가장 치열하게 전개된 노력은 자연을 사회에서 분리시키는 이러한 ‘경제화‘를 옹호하는 것이다. - P363

이 책의 교훈은 누구도 사회-기술적 시스템의 구상으로부터 직접적으로 민주주의의 가능성을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이다. - P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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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씬한 몸매에 대한 열정은 미적인 차원에서의 여성의 몸과 모성의 동일시에 대한 거부, 몸과 자기 통제 필요성에 대한 거부로 나타난다. 이 점에 관해서는 성적 본능의 영향을 받았다. 만일 현재 여성들이 이상 비대를 거부한다면, 날씬함과 탱탱함이 자기 통제의 가치, 의지의 가치, 자기 자신에 대한 역량의 가치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아름다움의 강요가 한편으로는 여성들을 ‘억압하고‘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개인주의의 문화와 일치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때 개인주의는 무한적의 통제 계획과 전통적인 ‘방임과 거침없음‘에 대한 거부를 기초로 한다.
이러한 아름다움의 강요에, 새로운 정체성의 요구들이 덧붙여진다. 여성들이 학위와 책임 있는 자리를 획득하는 시대에, 우리는 무엇을 목격하고 있을까? 모순되게도 우리는, 매력적인 여성 속옷들이 다시 등장하고, 섹시한 톱모델들이 대성공을 거두며, 젊은 여성들이 여성적인 형태로 ‘되돌아가고‘, 원더브라, 미니스커트, 화장으로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 (...) 외모의 성적 단일화가 아니라 여성의 재여성화가 나타나고 있다. - P88

서구 사회에서 사치는 ‘성스러운‘ 분위기와 형식적 전통을 되살아나게 할 수 있고, 사물들의 세계에 의식의 총체를 제공할 수 있으며, 소비와 대중 매체화에 환멸을 느낀 세상에서 의식적 특성을 다시 나타나게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의식 원칙의 부활이 쾌락주의와 감정의 논리를 통해 재순환되는 것을 제외한다면 그렇다. - P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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