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차 세계대전의 위기 뒤에 그들은 자본의 국제적 흐름을 관리하고 그 이윤을 이로운 목적으로 돌리기 위한 장치들을 제안했다. 현지 세력들과 불편한 동맹을 맺고 있던 제국 열강은 다른 대안적 장치를 만들어냈는데, 그것은 민주주의에 대한 요구를 ‘민족 자결‘의 과정으로 대체하고, 국제 금융에 대한 민주적 통제를 ‘개발‘이라는 새로운 장치로 대신하는 것이었다. - P169
‘민족 자결‘의 더 큰 이점은 세계가 이제 인정이나 종족으로 결정되는 정치적 정체성의 견지에서 파악될 수 있다는 점이었다. 인종이나 종족은 언어, 종교, 공통의 역사, 또 더 빈번하게는 단순한 지리적 구획을 지칭하는 유연한 개념이었다. 어떤 인구도 민족적으로 단일할 수 없기 때문에, 특정 집단을 ‘소수자‘라는 정체성으로 묶을 수 있는 가능성을 제공했다. - P154
광고에 대한 광고로서 이 광고는 증오하기에는 너무 세련되어 보이려는 방편으로 자기 참조를 활용한다. - P80
<노변의 피크닉>에서 구역 바깥이 없다면? 마치 S.T.A.L.K.E.R. 시리즈의 존 안에서만 펼쳐지는 것 같은 이야기들.이 소설은 ‘사회적 엔트로피‘의 축적을 넘치는 똥과 대응시키며 엘리트주의 체제를 공격하는 것일 수도 있다. 또는 공산사회 치하에서 안드레이 보로닌의 내적 망상과 자기 검열에 대한 이야기일 수도 있다. ‘체계 밖은 없고, 체계 안에서는 불안과 공포만이 있을 때 사람은 어떻게 살까?‘ 라는 질문에 ‘인간답게 살지 못한다.‘라고 답하는 듯 하다.은유하는 대상이 워낙 분명해서 다르게 읽기 어렵다는 점이 오히려 아쉽다.
"그렇지만 고문관, 한 번 생각해 보시오. 우리 군대는 딱히 명확한 목적도 없디 창설되었소. 왜냐하면 우리 둘 다 아는 그 사람이 군대 없는 국가조직은 상상하지 않았기 때문이지. 하지만 분명, 실재하는 적 없이는 그 어떤 군대도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없소이다. 잠재하는 적이라도 있어야지요." - P543
(사회적 엔트로피라고 읽으라!) - P6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