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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 온 더 트레인
폴라 호킨스 지음, 이영아 옮김 / 북폴리오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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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전미대륙에서 6초마다 팔린 초대형 베스트셀러, 19주 연속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 이 문구 하나만으로도 책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높아졌다. 과연 어떤 이야기이기에 6초에 한 권씩 팔리며 19주 동안 연속 1위를 차지할 수 있었을까. 책을 읽기 전부터 기대감이 상당했다.

 

이 책은 사건의 중심인물인 세 명의 여자 레이첼, 메건, 애나의 시선에서 바라본 이야기들을 들려주지만 대부분은 레이첼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끌고나간다. 실직을 했지만 함께 사는 친구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매일같이 같은 기차를 타고 회사에 가는 척 하는 레이첼은 자신이 살던 옛 동네를 지나며 그곳에서 사는 어떤 부부를 늘 주시한다. 그녀의 상상 속에서 제스와 제이슨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이 부부는 완벽한 잉꼬부부의 표상이다. 그러던 어느 날 다른 남자와 키스하는 제스의 모습을 본 레이첼은 다짜고짜 제스와 제이슨(실제 이들 부부의 이름은 스콧과 메건이다)의 삶에 끼어들면서 이 책의 핵심인 메스의 실종사건이 벌어진다. 문제는 바로 여기에서 시작된다. 제이슨을 찾아간 레이첼이 그 날의 일을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된 스콧을 돕고자 하는 레이첼은 술에 취해 기억하지 못했던 진실들을 하나 둘씩 떠올리기 시작하는데...

 

소설은 레이첼, 메건, 애나의 이야기를 통해 조금씩 사건의 진실이 밝혀지기 시작한다. 화자와 시점이 계속해서 바뀌기 때문에 머릿속으로 사건의 흐름을 그려내는 것도 쉽지 않을 정도였다. 게다가 등장인물들도 평범한 듯 평범하지 않은 이들이기에 도대체 범인이 누구인지 쉽게 짐작할 수도 없었다. 게다가 전혀 생각지도 못할 정도의 마지막 반전. 책을 다시 들춰보지 않을 수 없을 정도였다.

 

오랜만에 정말 재미있는 책을 읽었다. 조금 뒤죽박죽인 것 같아 정신이 없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다시 들춰보면 한 장면 한 장면이 연결되면서 정말 대단한 작가가 나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폴라 호킨스는 새로운 세대를 위한 앨프레드 히치콕이다라는 감탄사가 결코 과장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짜증나는 무더운 여름밤, 무엇을 할지 혹은 무슨 책을 읽을지 고민 중인 사람이라면 고민할 필요가 절대 없다. 이 책이 다른 모든 것을 잊게 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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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매일 천국의 조각을 줍는다 퓨처클래식 2
바데이 라트너 지음, 황보석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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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하면 가장 먼저 <킬링필드>라는 영화가 떠오른다. 아니, 오로지 이 영화만 떠오른다. <킬링필드>라는 영화만 떠오르는 이유는 캄보디아라는 나라는 역사적, 사회적으로 지명도가 높은 나라가 아니기 때문일지 모른다. 아니, 그 영화가 준 장면 하나하나가 너무나 충격적이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아주 어렸을 때 보았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수많은 사람들이 죽은 모습, 그것도 크메르 루주 정권이 자국민을 대상으로 벌인 잔혹한 학살의 희생양이 된 사람들의 주검이 주는 충격은 지금까지도 사라지지 않았다.

 

그래서 그랬나, 캄보디아의 비극적 역사를 경험한 저자의 자전적 이야기 <나는 매일 천국의 조각을 줍는다>는 제목부터 역사적 상황과 너무나 동떨어졌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지옥보다 더한 고통의 상황임에 분명한데 천국의 조각을 줍는다니. 그런 상황에서 과연 무엇을 천국을 만들어낼 수 있는 천국의 조각이라고 부를 수 있는지, 정말 궁금했다.

 

왕족의 후예이자 시인인 아버지, 아름다운 어머니, 여동생과 함께 캄보디아의 수도 프놈펜에서 살던 라미에게 불어 닥친 혁명의 불똥. 왕족이었던 아버지가 처형된 후 어머니, 여동생과 함께 극한의 상황에서 겨우겨우 삶을 이어나가는데 결국 동생은 굶주림과 말라리아로 사망한다. 연이은 왕비 할머니의 죽음, 삼촌의 자살. 이런 상황을 7살 아이는 어떻게 받아들일까? 아니 받아들일 수 있기는 한 걸까?

 

나는 결코 그렇지 못했을 것 같다. 그러나 라미는 다르다. 그녀에게는 최악의 상황에서도 이를 넘어설 수 있는 힘이 있다. 바로 그녀의 아버지이다. 그녀의 아버지가 그녀에게 들려준 이야기, 그녀의 아버지가 그녀에게 보여준 사랑의 힘. 바로 그 힘으로 라미는 천국을 하나씩 쌓아간다. 문득 <인생은 아름다워>에서 죽음을 향해가던 아버지가 아들에게 보여주었던 그 모습이 떠오른다. 그 아이도, 라미도 그런 사랑이 있었기에 모든 것을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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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 페르소나
이석용 지음 / 책밥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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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분 중에 성함이 김대중인 분이 있다. 그 분과 처음 만났을 때 나눈 이야기의 대부분은 이름에 얽힌 에피소드였다. 유명인사와 이름이 똑같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대화의 분위기는 상당히 화기애애했다. 그분은 어땠을지 몰라도 말이다. 그런데 내가 만났던 분과 같은 이를 손쉽게 만날 수 있는 클럽이 있다.

 

이 클럽은 외롭고 소외된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이다. 그런데 이 클럽에 회원으로 가입하기 위한 조건이 조금은 색다르다. 이 클럽의 정회원이 되기 위해서는 허균, 안두희, 김구, 안중근, 윤봉길처럼 역사적 인물과 이름이 같아야 한다. 이런 가입조건을 갖춘 사람들이 모이는 곳, 그곳이 바로 <클럽 페르소나>이다.

 

가면혹은 가면을 쓴 인격이라는 의미의 페르소나는 이 클럽에 가입한 모든 이들을 가리키는 말이다(소설을 모두 읽은 후에는 여기에 또 다른 의미가 있음을 알게 된다). 평범한 이름의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 사회에서는 아무런 존재감도 없던 이들이 클럽에만 오면 180도로 다른 이로 변한다. 클럽 회원들은 자신의 이름과 같은 역사적 인물을 연구하고 토론하여 그 인물로 온전히 변신한다.

 

이처럼 자신만의 색깔로 무장한 회원제 클럽 페르소나에서 살인사건이 발생한다. 클럽의 소유자이기도 한 허균이 살해된 것이다. 사건을 맡은 경찰은 욕조에 쓰러져 있는 변사체를 발견한 바텐더 정정화 진술을 토대로 단순한 사고가 아닐까 생각하지만 립스틱으로 욕실 벽에 남겨진 불수호난행이라는 글자, 왠지 의심스러운 바텐더의 행태, 턴테이블 옆의 붉은 천에 찍힌 물기 자국 등 단순한 사고가 아님을 암시하는 정황들이 적지 않다. 사건을 진행하기 위해 다른 관할서에서 차출되어온 서효자 형사는 클럽 회원들을 조사하면서 클럽 상속 문제, 사건이 일어난 시기, 허균과 안두희가 함께 근무했던 안국양행 등 이 사건에 의심스러운 부분들이 한둘이 아님을 알게 된다.

 

사건의 전말이 밝혀지는 과정을 보면서 그저 겉만 보고 사람을 알 수 없음을, 즉 어떤 사람은 아무도 본 모습을 알 수 없도록 가면(페르소나)을 쓰고 있음을 알게 되어 씁쓸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아니, 다른 사람만 그런 것이 아니다. 어쩌면 우리 모두는 알게 모르게 모두 자신만의 가면을 쓴 채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역사적 인물과 이름이 같은 사람들이 모인 클럽이라는 소재도 신선했고 사건 발생 후 628()부터 72()까지 길지 않은 시간 동안에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과정을 그려서 그런지 한 장면 한 장면이 굉장히 신속하게 전개되면서 다른 데 한 눈을 팔 수 없을 정도로 몰입도가 좋은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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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룩한 전쟁 - 완역판 세계기독교고전 16
존 번연 지음, 고성대 옮김 / CH북스(크리스천다이제스트)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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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번연이라고 하면 아무래도 가장 먼저 <천로역정>이 떠오른다. 이 책의 주인공인 크리스천이 참된 신앙의 길을 추구하는 모습을 보며 수많은 도전을 받기 때문이다. 그에 비해 존 번연의 <거룩한 전쟁>은 제목마저 낯선 작품이다. 독창성, 탐구성, 영적 지혜에 있어 <천로역정>보다 훨씬 더 뛰어난 책이라는 평을 받으며 수많은 사람들이 즐겨 읽는 책이라지만 주변에서 이 책을 읽은 사람을 찾기가 그렇게 쉽지는 않은 작품이다.

 

나 역시 이 책을 이번에 처음 접했다. <천로역정>을 읽으며 큰 은혜를 받았던 경험에 비춰 이 책에서도 많은 은혜를 받기를 원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인간의, 아니 나의 영혼이 얼마나 허약한지, 얼마나 무방비한 상태인지, 그래서 얼마나 쉽게 디아볼루스와 하나 될 수 있는지를 또 다시 깨닫게 되었고, 이런 나의 영혼을 다시 세우실 이, 나를 구원하실 이는 오로지 임마누엘 왕자이신 예수 그리스도뿐임을 고백할 수밖에 없었다.

 

아마 이런 고백이 나오게 된 이유 중 하나는 이 책이 존 번연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책 서두에서 언급한 부분을 보면 저자 자신이 인간영혼 마을에 있었고, 디아볼루스가 마을을 장악하는 것도 보았고, 그를 군주로 추대할 때도 있었다고 하면서 회심하지 않은 자신의 상태를 있는 그대로 묘사하고 있다. 이처럼 저자 자신이 보여주는 진정성이 소설 곳곳에 담겨있기에 이를 읽는 독자들도 그와 똑같은 고백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은 아닐까?

 

풍유적으로 빗대어 쓴 작품이지만 큰 어려움 없이 내용을 이해할 수 있다. 각각의 문학적 장치들이 의도하는 바나 소설이 말하고자 하는 주제도 어렵지 않게 파악할 수 있다. 또한 저자의 난외주를 통해 저자의 풍유가 가진 영적 의미들을 파악할 수 있고 중간 중간 삽입된 삽화들이 본문의 내용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 책의 또 다른 장점 중 하나는 본문에 앞서 현대인을 위한 해설을 실어 독자들이 작품에 대한 기본 배경을 이해한 상태에서 본문을 읽을 수 있다는 것이다. 아무런 지식적 배경 없이 읽어도 괜찮겠지만 10페이지 정도 분량의 짧은 해설을 통해 작품을 좀 더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다.

 

수많은 영적 도서들이 있지만 정말 좋은 작품, 도서를 만나기는 쉽지 않다. 그런 점에서 크리스챤 다이제스트에서 출간한 세계 기독교 고전 시리즈는 상당히 유익한 작품들로 구성되어 있는 것 같다. 이 작품 하나만 보더라도 말이다. 영적 성장을 위해 다른 작품들도 하나씩 꼭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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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메르세데스 빌 호지스 3부작
스티븐 킹 지음, 이은선 옮김 / 황금가지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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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킹이라는 이름을 모르는 사람은 아마 거의 없을 것이다. 물론 관심이 없어서 그의 작품을 보지 못한 사람은 있을지 몰라도 말이다. 호러, 스릴러의 대가로 수많은 영화 원작자인 그가 이번에는 추리소설로 독자들을 찾아왔다. 다른 이도 아니 스티빈 킹의 작품이니 그냥 지나치기 어려웠다.


취업을 위해 모여 있던 사람들을 고급 승용차 ‘메르세데스’로 치고 달아난 범인을 경찰은 잡지 못했고, 언론에서는 범인에게 ‘미스터 메르세데스’라는 별명을 붙여주었다. 이 사건을 담당했던 호지스는 결국 사건을 해결하지 못한 채 은퇴를 한 후 의미 없는 나날을 보내며 죽음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어느 날 그에게 한 통의 편지가 도착한다. 바로 ‘미스터 메르세데스’가 그에게 보내는 편지였다. 미스터 메르세데스가 보낸 편지에 자극을 받은 호지스는 그를 검거하기 위해 옛 동료인 피트를 만나지만 별다른 단서를 얻지 못해 범인이 알려준 ‘언더 데빌스 블루 엄브렐라’라는 사이트를 통해 범인을 추적하려고 하는데..


메르세데스 사건을 보는 순간 90년대 초반 직장에서 해고를 당한 것에 앙심을 품은 범인이 사장 차를 몰고 나와 23명의 사상자를 낸 여의도 광장 차량 질주 사건이 떠올랐다. 이 사건의 범인 미스터 메르세데스도 그런 이유였을까? 도대체 범인은 누구일까? 그런데 저자는 범인이 누구인지를 곧바로 독자에게 알려준다. 이 소설은 범인을 찾아내는 과정을 그린 여타의 추리소설과는 다른 궤도를 그리고 있다. 저자는 호지스 형사와 미스터 메르세데스의 이야기를 번갈아 들려주면서 쫓고 쫓기는 이들의 심리를 묘사하는데 집중한다. 이런 점 때문이었을까, 미야베 미유키의 <모방범>이 떠오른 이유는.


일단 범인이 누구인지를 알면서 소설을 읽다보니 범인 브래디의 주변에 얽힌 과거와 현재의 다양한 상황들, 브래디의 정신이 파괴되어진 과정에 더욱 집중할 수밖에 없었고, 그런 점이 이 소설에 빠져들게 되는 또 다른 이유이기도 하다.


뒤룩뒤룩 살찐 은퇴 형사 호지스, 유복한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났지만 유색인종에 대한 차별을 겪는 열일곱 살 흑인 소년 제롬, 사촌을 살해한 범인을 찾기 위해 자신의 숨겨진 재능을 서서히 드러내는 홀리. 독특한 개성을 가진 이들의 조합이 위대한 능력자를 내세운 탐정, 영웅 소설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이 또한 타고난 이야기꾼 스티븐 킹이기에 가능한 설정은 아닐지.


이 소설은 총 3부작의 첫 번째 작품이라고 한다. 다음 작품들은 또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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