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메르세데스 빌 호지스 3부작
스티븐 킹 지음, 이은선 옮김 / 황금가지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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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킹이라는 이름을 모르는 사람은 아마 거의 없을 것이다. 물론 관심이 없어서 그의 작품을 보지 못한 사람은 있을지 몰라도 말이다. 호러, 스릴러의 대가로 수많은 영화 원작자인 그가 이번에는 추리소설로 독자들을 찾아왔다. 다른 이도 아니 스티빈 킹의 작품이니 그냥 지나치기 어려웠다.


취업을 위해 모여 있던 사람들을 고급 승용차 ‘메르세데스’로 치고 달아난 범인을 경찰은 잡지 못했고, 언론에서는 범인에게 ‘미스터 메르세데스’라는 별명을 붙여주었다. 이 사건을 담당했던 호지스는 결국 사건을 해결하지 못한 채 은퇴를 한 후 의미 없는 나날을 보내며 죽음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어느 날 그에게 한 통의 편지가 도착한다. 바로 ‘미스터 메르세데스’가 그에게 보내는 편지였다. 미스터 메르세데스가 보낸 편지에 자극을 받은 호지스는 그를 검거하기 위해 옛 동료인 피트를 만나지만 별다른 단서를 얻지 못해 범인이 알려준 ‘언더 데빌스 블루 엄브렐라’라는 사이트를 통해 범인을 추적하려고 하는데..


메르세데스 사건을 보는 순간 90년대 초반 직장에서 해고를 당한 것에 앙심을 품은 범인이 사장 차를 몰고 나와 23명의 사상자를 낸 여의도 광장 차량 질주 사건이 떠올랐다. 이 사건의 범인 미스터 메르세데스도 그런 이유였을까? 도대체 범인은 누구일까? 그런데 저자는 범인이 누구인지를 곧바로 독자에게 알려준다. 이 소설은 범인을 찾아내는 과정을 그린 여타의 추리소설과는 다른 궤도를 그리고 있다. 저자는 호지스 형사와 미스터 메르세데스의 이야기를 번갈아 들려주면서 쫓고 쫓기는 이들의 심리를 묘사하는데 집중한다. 이런 점 때문이었을까, 미야베 미유키의 <모방범>이 떠오른 이유는.


일단 범인이 누구인지를 알면서 소설을 읽다보니 범인 브래디의 주변에 얽힌 과거와 현재의 다양한 상황들, 브래디의 정신이 파괴되어진 과정에 더욱 집중할 수밖에 없었고, 그런 점이 이 소설에 빠져들게 되는 또 다른 이유이기도 하다.


뒤룩뒤룩 살찐 은퇴 형사 호지스, 유복한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났지만 유색인종에 대한 차별을 겪는 열일곱 살 흑인 소년 제롬, 사촌을 살해한 범인을 찾기 위해 자신의 숨겨진 재능을 서서히 드러내는 홀리. 독특한 개성을 가진 이들의 조합이 위대한 능력자를 내세운 탐정, 영웅 소설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이 또한 타고난 이야기꾼 스티븐 킹이기에 가능한 설정은 아닐지.


이 소설은 총 3부작의 첫 번째 작품이라고 한다. 다음 작품들은 또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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