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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룩한 전쟁 - 완역판 ㅣ 세계기독교고전 16
존 번연 지음, 고성대 옮김 / CH북스(크리스천다이제스트) / 2015년 7월
평점 :
존 번연이라고 하면 아무래도 가장 먼저 <천로역정>이 떠오른다. 이 책의 주인공인 크리스천이 참된 신앙의 길을 추구하는 모습을 보며 수많은 도전을 받기 때문이다. 그에 비해 존 번연의 <거룩한 전쟁>은 제목마저 낯선 작품이다. 독창성, 탐구성, 영적 지혜에 있어 <천로역정>보다 훨씬 더 뛰어난 책이라는 평을 받으며 수많은 사람들이 즐겨 읽는 책이라지만 주변에서 이 책을 읽은 사람을 찾기가 그렇게 쉽지는 않은 작품이다.
나 역시 이 책을 이번에 처음 접했다. <천로역정>을 읽으며 큰 은혜를 받았던 경험에 비춰 이 책에서도 많은 은혜를 받기를 원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인간의, 아니 나의 영혼이 얼마나 허약한지, 얼마나 무방비한 상태인지, 그래서 얼마나 쉽게 디아볼루스와 하나 될 수 있는지를 또 다시 깨닫게 되었고, 이런 나의 영혼을 다시 세우실 이, 나를 구원하실 이는 오로지 임마누엘 왕자이신 예수 그리스도뿐임을 고백할 수밖에 없었다.
아마 이런 고백이 나오게 된 이유 중 하나는 이 책이 존 번연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책 서두에서 언급한 부분을 보면 저자 자신이 인간영혼 마을에 있었고, 디아볼루스가 마을을 장악하는 것도 보았고, 그를 군주로 추대할 때도 있었다고 하면서 회심하지 않은 자신의 상태를 있는 그대로 묘사하고 있다. 이처럼 저자 자신이 보여주는 진정성이 소설 곳곳에 담겨있기에 이를 읽는 독자들도 그와 똑같은 고백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은 아닐까?
풍유적으로 빗대어 쓴 작품이지만 큰 어려움 없이 내용을 이해할 수 있다. 각각의 문학적 장치들이 의도하는 바나 소설이 말하고자 하는 주제도 어렵지 않게 파악할 수 있다. 또한 저자의 난외주를 통해 저자의 풍유가 가진 영적 의미들을 파악할 수 있고 중간 중간 삽입된 삽화들이 본문의 내용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 책의 또 다른 장점 중 하나는 본문에 앞서 ‘현대인을 위한 해설’을 실어 독자들이 작품에 대한 기본 배경을 이해한 상태에서 본문을 읽을 수 있다는 것이다. 아무런 지식적 배경 없이 읽어도 괜찮겠지만 10페이지 정도 분량의 짧은 해설을 통해 작품을 좀 더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다.
수많은 영적 도서들이 있지만 정말 좋은 작품, 도서를 만나기는 쉽지 않다. 그런 점에서 크리스챤 다이제스트에서 출간한 세계 기독교 고전 시리즈는 상당히 유익한 작품들로 구성되어 있는 것 같다. 이 작품 하나만 보더라도 말이다. 영적 성장을 위해 다른 작품들도 하나씩 꼭 읽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