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_하나님의 흔적 1 - 40인의 일상 속에 새겨진 하나님의 흔적
신재철 지음 / 세움북스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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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서에 기록된 한 문장만으로 그 사람을 알 수 없습니다. 표면적으로는 자신의 잇속만 차리는 사람으로 보입니다. 공동체의 상황보다 자신의 앞날을 더 생각하는 사람으로 느껴집니다. 그 사람만 포기하면 공동체가 유지될 수 있을 텐데, 왜 쉽게 내려놓지 못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니 그렇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느낍니다. 더 내밀한 사정이 있었음을 알게 됩니다. 공동체의 리더와 그 공동체가 처음부터 매우 큰 실수와 강요를 했음을 깨닫게 됩니다. 이제 그 사람의 문제가 아닙니다. 공동체가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 됩니다.


한 사람의 인생은 단순하지 않습니다. 여러 상황과 다양한 사람들의 이해관계가 얽혀있습니다. 그 사람의 인생을 이해할 때 그 사람을 존재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한 사람의 서사는 각자에게 주어진 하나님의 뜻과 소명을 인식하게 만듭니다. 나의 필요로 인해 움직이는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의 도구로 사용되는 귀한 존재인 것입니다.


『만화방 교회 이야기』의 저자 신재철 목사는 '좋은 인터뷰'라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보통 사람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그 사람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하나님의 이름을 위해 살아갑니다. 사역자, 기업인, 의사, 강사, 작가, 예술가 등, 이 책에서 등장하는 사람들의 직업은 참으로 다양합니다.


저자는 코로나로 인해 대면접촉이 제한되던 때에 보다 의미 있는 사역에 대한 고민을 시작합니다. 그리하여 좋아했던 찬양사역자들의 근황이 궁금했고, 이분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그들의 이야기를 전해야겠다고 다짐합니다. 이러한 여러 차례의 만남이 이 책으로 열매 맺습니다.


저자는 각자의 이야기를 터 놓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줍니다. 최대한 자신의 역할을 제한하고, 상대방이 편안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게끔 말입니다. 저자와 함께 하는 사람들은 진솔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인생을 살아오며 느꼈던 여러 감정과 생각들이 조금씩 정리되는 경험을 하지 않았을까 추측됩니다.


이들은 자신이 경험한 삶의 고통과 성장을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자신의 이야기로 끝나지 않습니다. 그 안에 매 순간 함께하신 분의 더 큰 이야기가 숨겨져 있습니다. 아픔의 순간에 우리는 그분을 잊었을 수 있지만, 하나님께서는 눈물 흘리시며 우리와 함께 계셨음을 알게 됩니다.


그리하여 40인의 이야기는 일상 가운데 함께 하셨던 하나님을 향하게 합니다. 이들의 이야기는 다양하게 변주됩니다. 놀라운 하모니를 만들어냅니다. 전혀 다른 시공간에서 경험한 그들만의 이야기가 이제 삼위일체 하나님을 향한 아름다운 노래가 됩니다.


이야기가 가진 힘은 '너'만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의 이야기로 확장된다는 데 있습니다. 홀로 경험하는 외로운 싸움이라고 생각했지만, 이미 그 싸움을 함께 한 동료들이 있음을 알게 됩니다. 그 가운데 함께 하셨던 하나님을 우리 또한 경험하게 됩니다. 이제 우리도 함께 노래합니다. 우리의 일상에서 하나님의 이야기를 써 내려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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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계속 - 어제와 같은 오늘, 오늘과 같은 내일을 모토로 아무튼 시리즈 7
김교석 지음 / 위고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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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와 같은 오늘은 참으로 위대합니다. 시시각각 변하는 상황 가운데 무엇인가 끝까지 붙잡고 나갈 수 있는 힘을 줍니다. 마음이 무너져내리는 하루하루이지만, 그래도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않을 수 있게 만듭니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이지만, 그동안의 습관이 또 하루를 살아가게 합니다.


악인은 떵떵거리며 약자에게 한 행동에 대한 일말의 뉘우침도 없습니다. 마땅히 해야 하는 자신의 일임에도 부풀려 포장합니다. 모든 삶이 걸려 있는 중차대한 타인의 일에 대해서는 무관심합니다. 책임지지 않습니다. 그러면서 악인들은 외칩니다. 사랑하세요. 소통하세요. 공감하세요. 배려하세요.


그럼에도 일상은 참으로 위대합니다. 그저 앉을 수 있게 해줍니다. 읽고 쓸 수 있게 해줍니다. 가슴을 치며 읽고, 통곡하면서도 쓸 수 있게 해줍니다. 어제와 같은 오늘을 만들기 위해 억울함과 분노를 잠시 내려놓게 합니다. 여전히 내 삶의 주인이 나임을 깨우쳐 줍니다.


TV 칼럼니스트이자 전 『필름 2.0』의 기자였던 김교석은 이 책 『아무튼, 계속』을 통해 일상의 소중함을 전해줍니다. 소소한 자신의 반복되는 삶이 자신을 든든하게 지켜주고 있음을 말합니다. 급변하는 세상에서도 여전히 무언가를 붙들고 살아가는 삶이 어떠한지를 이야기합니다.


저자는 모든 시간을 붙들고 싶어 합니다. 흘러가 버리는 것을 뒤에 아련하게 놓아두고 가는 삶이 아니라, 여전히 그 자리에 묵묵하게 서 있는 삶을 선택합니다. 더 빠른 속도를 경쟁하듯 추구하는 세상 한가운데서, 느리지만 삶의 의미를 천천히 되새기며 사는 삶을 살아갑니다.


운동과 청소, 요리와 같은 소소한 일상을 삶의 중심에 둡니다. 똑같은 요일과 시간에 같은 행위를 반복하지만 어느새 그것이 하나의 의미가 됩니다. 변화 없는 일상으로 인해 변화무쌍한 세상과 맞섭니다. 거창하지는 않지만 오히려 그 행위는 전복적입니다.


세상은 자신의 가치가 최우선이라 합니다. 자신의 탐욕을 쫓으라 합니다. 사람보다 중요한 것이 자신의 돈과 자신의 행복이라 말합니다. 하지만 반복된 삶은 우리에게 말합니다. 그것이 인생의 전부가 아니라고요. 간혹 내가 힘들어질 수 있지만, 주변의 사람을 돌아보라고요. 사랑을 할 수 있는 힘이 바로 일상의 위대함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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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빛나는 순간
파울로 코엘료 지음, 윤예지 그림, 박태옥 옮김 / 자음과모음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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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옭아매려고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들은 자신이 가진 힘으로 우리를 좌지우지하려고 합니다. 어떤 때는 책임지지도 못할 미래의 일을 장담하며 희망고문을 하기도 합니다. 그것이 먹히지 않을 때는 사면초가인 상황을 교묘하게 이용하여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선택할 수밖에 없도록 유도합니다.


하지만 우리의 삶은 우리의 것입니다. 주인공은 나입니다. 어떤 누구도 우리를 예속시킬 수 없습니다. 비록 지금은 그들의 뜻대로 움직이는 것 같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그들은 절대 우리의 삶에 주인이 될 수 없습니다. 상황과 환경은 그들이 원하는 데로 흐를 수 있지만, 우리의 영혼은 그렇지 않습니다.


고난의 순간, 아무런 힘이 없다고 자책하지 마세요. 타인의 고통에 무감각한 그 사람들의 잘못입니다. 하지만 비난하지는 맙시다. 우리 또한 괴물이 될 수 있으니까요. 파울로 코엘료(Paulo Coelho)의 말처럼 유능한 사람은 무능하게 취급당해도 그러려니 합니다. 반면 무능한 사람이 권위적으로 굽니다.


파울로 코엘료는 이 책 『내가 빛나는 순간』을 통해 방향을 잃어버리고 지쳐 있는 우리에게 위로와 격려를 건넵니다. 하지만 적당한 사탕발림으로 감정만 자극하는 가벼운 글이 아닙니다. 때로는 무겁지만 진심을 담은 질책도 담겨있습니다. 짧은 문장들은 우리의 가슴 가운데로 스며들어옵니다.


작가의 한 마디 한 마디는 '나'를 빛나게 합니다. 퍽퍽한 세상에서 짓눌린 우리에게 존재로서 다시 설 수 있는 힘을 허락합니다. 그리하여 '나'로 끝나지 않고 '우리'로 다시금 시작할 수 있게 해줍니다. 사랑과 친절, 배려와 용서가 가진 강력함을 우리에게 전해줍니다.


완벽한 관계라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즉 상처는 어디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합니다. '너'를 탓할 것도 없이, '나' 또한 매우 부족하고 약하며, 악하기도 하다는 것을 인지해야 합니다. 그럼에도 자신에게 무례하게 대할 때 가만히 있을 필요는 없습니다. 무기력하게 당하기만 하면 겁쟁이입니다.


내가 나 자신을 지킬 필요가 있습니다. 용서는 나중에 생각하셔도 됩니다. 일단은 나를 지키십시오. 시간을 두고 지혜로운 대처방안을 생각해 보세요. 가장 친밀한 사람과 대화해 보세요. 가족이라면 더 좋겠죠. 함께 하게 되면 더 좋은 대안이 떠오릅니다. 지혜로우면서도 과감하게 자신을 지키는 것이 필요합니다. 나는 소중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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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방 교회 이야기 - 동네 사람, 동네 목사의 파란만장 교회 개척 이야기 동네 교회 이야기 시리즈 4
신재철 지음, 강신영.김주은 그림 / 세움북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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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이야기입니다. 한 사람의 삶은 단편적으로 이해할 수 없습니다. 현재 그 사람의 행동과 태도는 자신의 존재에 기반합니다. 그 존재는 타고난 성향과 함께 오랜 시간 형성된 것입니다. 결국 한 사람을 안다는 것은 그 사람의 서사를 듣는 것입니다.


교회도 마찬가지입니다. 다양한 원칙과 목표가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교회를 알기 위해서는 교회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교회를 시작할 때의 첫 마음과 그것을 이루어가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 주변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력과 유익을 주고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 말입니다.


교회로 인해 상처받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세상보다 더하다고 느껴지는 것은, 교회에 있는 사람들에게 종종 보이는 이중성 때문입니다. 탐욕으로 가득 차 있으면서, 거룩하며 순수하다고 착각하는 사람들이 벌이는 온갖 술수가 가증스럽습니다. 배려와 공감을 말하는 사람이 약한 사람의 고통에 무관심할 때 우리는 좌절을 경험합니다.


그렇기에 좋은 교회, 아름다운 교회, 하나님의 뜻을 이루어 가는 교회의 이야기가 많아져야 합니다. 그 이야기는 교회의 이야기이며, 그 교회를 일구어 가는 사역자의 인생이 담긴 이야기일 것입니다. 신재철 목사의 『만화방 교회 이야기』에서 우리는 하나님 나라를 살아내는 이야기를 만나게 됩니다.


저자는 소소한 일상에서 하나님을 위해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집니다. 그의 이야기는 거창하거나 추상적인 목표를 향해 달려가지 않습니다. 지금 현재 이곳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구체적이며 실제적인 이야기입니다.


그러한 고민은 삶의 치열함으로 나타납니다. 고단한 삶의 연속이지만, 목회자로서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려는 끊임없는 노력이 곳곳에서 보입니다. 자신의 자리에서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 살아가기 위한 몸부림을 우리는 행간에서 읽어냅니다. 저자에게 사랑과 섬김은 몸에 밴 자연스러운 반응과 같습니다.


교회는 자신들을 위해 벽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 이웃과 소통하기 위해 담을 허물어야 합니다. 자신들의 존재를 위해 다른 사람들을 배척하고 선 긋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사랑하고 섬기기 위해 환대하고 포용해야 합니다. 그러한 애씀은 자연스럽게 이웃들에게 보이고, 서서히 그들을 사랑으로 적셔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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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의 말들 - 단단한 일상을 만드는 소소한 반복을 위하여 문장 시리즈
김은경 지음 / 유유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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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3시가 되면 저절로 눈이 떠집니다. 지체하지 않고 사무실로 향합니다. 커피 머신을 키고, 책을 고릅니다. 제목이 와닿으면 목차와 서문을 훑어봅니다. 오늘 같은 날에 딱입니다. 이제 커피를 내립니다. 따뜻한 커피를 마시며, 책을 읽습니다. 줄을 긋습니다. 메모를 합니다.


6년 정도 반복된 새벽의 습관은 그날을 결정합니다. 해피엔딩의 소설을 읽은 하루는 그저 기분이 좋습니다. 통찰과 지혜가 담긴 책을 읽은 하루는 매우 든든합니다. 잔잔한 일상을 기록한 에세이는 주위를 둘러보게 합니다. 읽은 날의 하루는 다양한 상황에서도 잘 흔들리지 않습니다. 그래서 매일 읽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습관은 강력합니다. 나도 모르게 스며든 반복된 행동은 우리의 태도와 인격으로 흘러나옵니다.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은 다른 사람의 말이었는데, 그들의 말들이 모여 나만의 언어로 만들어집니다.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는 언어는 그 누구보다 나에게 유익이 됩니다. 그런 언어는 우리를 해방시키고, 날카로운 공격을 방어해 주기도 합니다.


프리랜서 편집자인 김은경은 이 책 『습관의 말들』을 통해 우리를 단단하게 만들어 주는 소소한 반복의 말들을 선별합니다. 다양한 매체를 통해 선택된 '습관의 말들'은 저자의 해석과 적용을 통해 새로운 통찰로 다가옵니다. 죽어있던 말들이 생기를 얻습니다.


흔히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한 사람의 인격이나 태도가 바뀌는 것은 참으로 어렵습니다. 그 작은 행동과 눈빛은 그 순간 자신이 만들어내는 것이 아닙니다. 지나온 세월이 쌓여 이야기가 된 것입니다. 그 서사가 자신을 통해 흘러나오는 것이지요.


그렇기에 우리의 성품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새로운 이야기를 써 내려가야 합니다. 나의 작은 행동 하나를 변화시키기 위한 반복된 일상이 필요합니다. 그것이 우리 몸에 흔적을 남길 수 있을 때까지 말입니다. 수많은 언어들이 그 사람들의 언어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나의 언어로 자리 잡을 때까지 꾸준하게 노력해야 합니다.


부족함과 연약함, 자신의 잘못을 깨닫는 것은 어렵습니다. 그러한 자신의 단점을 하나씩 줄여나가는 것은 더 힘든 일입니다. 눈에 보이는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로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말과 행동이 거칠다면, 마음을 담은 책들을 읽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그것이 나에게 스며들 때까지 반복한다면 조금은 부드러워지지 않을까요?


우리는 더 나은 사람이 되고자 합니다. 하지만 그것이 생각으로만 머물 때가 많습니다. 거창한 구호나 추상적 명제로 사람은 바뀌지 않습니다. 변화되고자 한다면 일상의 아주 작은 순간부터 시작해 보시길 바랍니다. 어느새 조금은 더 나아진 자신을 보며 웃을 수 있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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