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찾아가는 질문들 - 일러스트 다이어리북
미라 리 파텔 지음, 이재경 옮김 / 반니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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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가 어우러진 다이어리 북이라고 되어있는데 다이어리라고 해서 매일 쓰는 일기 형식은 아니고 이런저런 질문에 답을 해가며 자신을 돌아보게 만드는 책이라 인생 가이드북이라고 해야 더 정확하겠다. 무엇을 할때 기분이 좋은지 인생에 우선순위는 무엇인지, 어떤 가치를 추구하는지 등 답을 직접 적어보거나 동그라미를 치거나 때로는 색을 칠해보게 만드는 방식이다. 이런것도 일종의 컬러링 북이려나.



초반에 나오는 질문부터 막했다. 자꾸 생각나고 생각하면 즐거워지는 것을 적으라니. 책, 술, 커피, 치킨까지 딱 4개 적고 나니 더 쓸말이 생각이 안나더라. 지금 이 글을 쓰며 다시 생각해보니 음악을 빼놓은 것 같긴 하지만. 아무튼 다섯가지 적으라고 하는데 한페이지가 모두 비어있고 단어 몇개 적고 넘기자니 뭔가 가벼운 죄의식이 느껴지기도 했다.



이번에는 또 무인도를 갈때 딱 4가지만 들고 갈 수 있다면 뭘 가져가고 싶은지 '그려'보라길래 작성한 페이지다. 전원공급 같은건 생각도 못하고 이북에다가 책 왕창 넣어가고 노트북 한대에 오디오 한대, 그리고 다른 제약 조건이 없었으니 지속적인 소스공급을 위한 정기적인 수입이라고 말도 안되게 적어봤다. 


남자는 죽을때까지 애라는 말이 있는데 나로서는 전적으로 동의하는 편이다. 호기심이 고양이를 죽인다는 우스개도 있지만(속담인가?) 이러한 호기심이 어찌보면 오늘날의 우리를 만들어온 원동력이 아닐까 싶기 때문이다. 어떤 생각을 하면서 살아왔는지를 살펴보고 앞으로 어떤 생각을 중심으로 살아가야 하지를 다시 생각해보게 만들었던, 일러스트는 뭐 딱 와닿는 부분은 없었지만 살짝 부끄러움을 느끼게 만들었고 이 책 후반부에 우주에서의 내 위치를 상상해보라며 살아있다는 것과 존재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라는 질문까지 있는데 독자를모두 철학자로 만들 생각인가보다라는 느낌도 받았던 책이었다. 영문 인쇄체 혹은 필기체 문장을 해석해두고 누가 한말이라고만 기재해놓은 페이지가 많은데 해석을 해준건 좋지만 그 말을 한사람이 누군지 간략한 소개글이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있었고. 뒷표지에 적힌 유명한 작가들 외 루이스 캐롤이나 스콧 피츠제럴드 같은 사람들이야 알지만 그외는 대부분 누군지 모르겠더라는.



ps. 다른건 몰라도 이거 하나는 꼭 실천해보리라 마음먹었다. 음악도 대화도, 독서도 없이 아무것도 안하고 20분간 가만히 앉아있어보면서 어떤 감정이 올라오는지 살펴보라니 명상과는 좀 다른것 같고 음... 색다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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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커버그 이야기 - 페이스북을 만든 꿈과 재미의 롤모델 청소년 롤모델 시리즈 (움직이는 서재) 7
주디 L. 해즈데이 지음, 박수성 옮김 / 움직이는서재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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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보니 페이스북 창업자인 마크 저커버그에 관한 책을 읽어본적이 없었다. 사족이지만 초창기에는 마크 주커버그라고 대부분 표기했던것 같은데 어느샌가부터 저커버그로 다들 쓰고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아직도 어색하다. 페이스북이라는게 우리나라에 한글 서비스되기 전 미국에서 인기를 모으고 있을때 무슨 기능을 담고 있나 궁금해서 가입했다가 방치후 탈퇴한 경험이 있는 나로서는 영향력에 대해서는 십분 공감하고 있지만 제대로 써본적이 없기에 페이스북이 가진 영향력을 실감한적은 없었다. 지금이야 뭐 비슷한 서비스들을 몽땅 몰아내고 전세계적으로 거의 원탑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데 이번 기회에 그에 대해 조금더 알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것 같아 읽기 시작.


유대인 집안에서 하브루타 교육을 받고 자라면서 그는 토론식 문화에 매우 익숙했다. 그의 부모님 또한 프로그래밍에 관심이 많은 치과의사와 전직 정신과 의사로서 마크에게 좋은 교육환경을 마련해주었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당시 고가였던 컴퓨터 관련 기계를 구입해주며 그의 호기심을 충족시켜 주었다고 하는데 게임기를 분해했다가 또 다른 게임기를 만들어냈다는 부분에서는 좀더 자세한 정보가 듣고 싶었을 정도로 놀라웠다. 결국 그는 자연스럽게 프로그래밍이라는 자신이 관심을 갖게 되는 분야를 찾고 이를 지원해 줄 수 있는 환경(프로그래밍 1:1 가정교사를 붙여주거나 프로그래밍 교육을 받게 하기 위해 멀리 대학원 수업까지 어린 마크를 데려다니는 것 등)속에서 하버드 대학에 진학, 프로그래밍 뿐만 아니라 심리학 수업까지 열심히 수강하며 점점 더 생각의 폭을 넓혀나갈 수 있었기에 초기 대기업의 인수제의를 뿌리치고 훨씬 더 큰 기업으로 페이스북을 성장시킬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전에 개봉한 소셜네트워크의 영화와도 많은 부분이 겹쳐있어 중간중간 영화 장면이 생각나기도 하면서 자연스럽게 페이스북의 성장기를 살펴볼 수 있었던 책. 부록에는 딸에게 보내는 편지글이 영한대역으로 함께 실려있다. 

페이스북의 로고 색깔 결정비화. 마크가 적록색맹이기에 가장 선명하게 보이는 색이 파란색이었기 때문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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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블로 네루다와 우편배달부
안토니오 스카르메타 지음, 권미선 옮김 / 사람과책 / 199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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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페이지 남짓되는 책을 읽고 나니 뒤로 갈 수록 파블로 네루다라는 시인의 생애에 대해 궁금해졌다. 처음에 저자 정보를 제대로 읽지 않고 읽고 내용을 읽어나가다가 저자가 마리오인줄 알고 잠시 착각하였으나 중간에 이게 소설인지 논픽션인지 궁금해져서 다시 앞으로 돌아가 저자후기를 살펴보았다. 체력만 월등한 한 청년이 오직 네루다의 우편물만을 배달하기 위한(그동네에 그에게만 우편물이 배달되기에) 우편배달부로 일을 하기 시작하면서 메타포를 통해 시상에 눈을 뜨게 되고 또 사랑을 이루게 되며 네루다의 인생의 한 장면을 장식하게 되는 이야기이다.


태어나서 시집 한권 제대로 읽어본적이 없기에 간간히 등장하는 시를 음미하면서 읽었다고 말할수는 없지만 초반에 메타포의 의미를 주인공이 깨닫게 되는 과정은 아무것도 아닌데도 괜히 그 뜻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는 신기한 경험을 했다. 몇년전 누구나 시를 쓸수 있다면서 연상법을 통해 간단한 시를 만들어보게 만드는 강의를 들어본적이 있는데 같은 말을 하더라도 지름길이 아닌 돌아가는 길이 더 유용할 수 있다는 생각이 바로 메타포의 장점을 말하는 것이 아닐까.


 


파블로 네루다가 출마권유를 받고, 아옌데 후보에게 통합후보를 양보하여 그가 대통령으로 당선이 되고 난 후 파리대사를 거쳐 돌아오는 것까지는 그런가보다 했는데 갑자기 그가 돌아온 후 군인들이 그의 집을 포위하고 출입을 통제하고, 그가 우체국을 목숨을 걸고 다녀오는 부분에서는 배경설명이 없어 살짝 의아했었다. 그런데 알아보니 군사쿠데타가 일어나 아옌데 정권이 무너졌고 같은 계열이었던 그가 반정권인사로 탄압받았고 이 책에서 언급되지는 않았지만 병상에서도 정권을 비판하는 시를 썼다고. 시대적 배경은 냉혹했지만 시라는 매개를 통해 네루다라는 실존인물과 한 평범한 인물의 상호작용을 따뜻하게 그려낸 책이었다. 뜬금없지만 순식간에 사랑에 빠지고, 이제 막 배운 시적인 언어로 고백하고, 또 그 사랑이 이뤄지는 남미의 열정이 부럽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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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는 프레임 - 진보적으로 생각하고 말하는 방법
조지 레이코프.엘리자베스 웨흘링 지음, 나익주 옮김 / 생각정원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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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읽어보는 조지 레이코프의 신작이었다. 전에 나온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와 프레임 전쟁이라는 책을 읽은게 찾아보니 2007년이니 벌써 9년이나 되었다. 쭉 읽어보니 새로운 내용이 있다기 보다는 전작과 같은 주제를 가져가면서 분석 대상만 현재의 오바마 정부로 바뀐 느낌이다. 같은 저자의 책 몇권 읽는다고 저자의 지식을 고스란히 가져갈 수 있는건 아니겠다만 실망까지는 아니어도 뭐 맞는 말이네라며 동의하며 읽어나간 수준이랄까. 오히려 같은 테마를 가지고 우리나라를 대상으로 썼다면 더 재밌었을지도 모르겠다. 비슷한 관점에서 책 뒷부분에 실린 역자의 글이 훨씬 와닿더라는. 


어느새 프레임이라는 용어는 그 자체의 뜻인 틀이라는 의미보다는 심리학적인 뜻으로 훨씬 더 자주 언급되어 정치는 물론 사회분야 전반에 걸쳐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소위 배운 사람이 많아지다보니 조금만 이상하게 느껴져도 상대가 의도했건 그렇지 않았건 간에 프레임에 걸린 것이 아닐까 생각해보게 되는 것. 옛날에 좌판을 깔아놓고 물건을 파는 사람들에서부터 거리 상점이든 매장 직원이든 물건깨나 판다는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자신에게 유리한 프레임을 통해 상대의 구매를 유도하는, 설득의 한 방법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도 해본다.

보수정당의 주장을 반박하기 위해 보수정당의 표현을 끌어다 쓰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라는 이야기, 즉 코끼리를 생각하지 말라는 말은 오히려 코끼리를 생각나게 만든다는 것이다. 이해가 안되는건 아닌데 그러한 표현을 피해 반박하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라 생각된다. 저자는 몇가지 개념을 통해 그 방법을 소개하고 있는데 역자도 언급했듯이 폭포수 효과를 통해 진보적인 개념을 성공적으로 활성화 시킬 수 있다면 최근 흔히 보이는 비상식의 상식화를 조금은 들어낼 수 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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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전쟁 - 권력은 왜 역사를 장악하려 하는가?
심용환 지음 / 생각정원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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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인 역사서인줄 알았는데 한참을 떠들석 하게 만들었던 국정교과서의 문제점을 그 의도와 더불어 비판하고 있는 책이었다. 역사교과서에 쓰이는 단어, 표현 하나하나가 얼마나 중요한지는 고등학교까지의 교육과정을 마친 후 앞으로 역사와 관련된 문헌을 자발적으로 찾아볼리가 거의 없는 대다수의 학생들에게 초기 이미지를 심어준다는 측면에서 볼때 두말하면 잔소리일 것이다. 그런데 기존 교과서들이, 그것도 현 집권 여당의 인증을 통과한 다양한 출판사에서 나온 역사 교과서들이  좌편향되었다는 비판은 둘째치고 이를 대체하려는 교과서에 쓰인 문장들이 기초적인 사실관계 오류는 물론 보편적인 역사학계와의 인식과는 너무나 동떨어진, 왜곡된 내용을 담고 있다는 사실은 대충은 알고 있었지만 참 황당하게 만들었다. 


역사를 연구하는 방식도 몇가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실제 일어난 사건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배경은 어떠했는지, 직접적인 이유가 무엇인지를 살펴보는 것은 역사를 배우는데 있어 기본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역사시험도 단순 암기문제를 제외한다면 이런 것을 물어보는 것이 올바른 방향이라고 생각하고. 그런데 역사적 인물에 대해, 그 인물로 인해 발생한 사건들에 대해 1차 사료로 명백한 사실을 전달하지 않거나 의도적으로 특정한 면만을 부각시키는 것은 세뇌와 다를 바가 없을 것이다. 저자는 한국사 국정화 파문의 본질은 '세대 강요'라고 지적한다. 우리와 같은 생각을 하라고, 전쟁을 겪었던 세대의 반공 의식, 즉 북한을 증오하고 혐오하며, 민주화의 성과를 무시하고, 박정희 이후의 역사를 박정희 정권의 부산물 정도로 생각하는 관습을 교육제도를 통해 강제화하려한다는 것이다. 

본격적으로 국정교과서의 문제점을 다루기에 앞서 프랑스나 스페인 같은 다른 나라의 역사 논쟁거리를 설명하고 우리나라 사학계에 대한 설명에 이어 뉴라이트 역사학의 문제점을 앞부분에서 설명하고 있는데 여기서도 흥미로운 부분이 많았다. 2차 세계대전 이후 프랑스는 알제리의 세티프 봉기(1945)를 진압하면서 6000명을 살해했고 마다가스카르 봉기(1947)에서는 8000여명을 살해했다는 사실에 더해 베트남에서는 60만명이 독립을 위해 목숨을 잃었다는 사실은 유대인 학살에 대한 프랑스의 책임을 인정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을 보면서는 정말 역사는 강대국, 승자의 기록이라는 사실이 새삼 느껴지더라는. 

지금껏 읽어온 역사교양서들에 비해서는 다소 딱딱한 면이 있지만, 많은 내용을 기억하긴 어렵겠지만 유익하게 보았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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