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닉스 - 죽을 수 없는 남자
디온 메이어 지음, 서효령 옮김 / artenoir(아르테누아르)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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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범죄부의 형사 맷 주버트는 아내가 경찰 임무수행 중에 살해된 뒤로 자살 충동에 시달리며 하루하루를 보낸다. 새로 부임한 상사가 그의 정신 건강을 지적하는 통에 심리상담가 한나를 만나면서 그녀에게 호감을 느낀다. 한편 지금껏 연속해서 발생하는 살인사건의 해결 실마리를 찾지 못한 채 여섯 번째 살인사건이 발생한다.

 

 

연쇄 살인사건의 진범은 누구일까?

 

작가 디온 메이어는 1958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웨스턴케이프 주에서 태어나 포체프스트룸 대학교에서 역사를 공부하고, 아프리칸스어 일간지 <디 폴크스블라트>의 기자로 일했다. 이후 카피라이터,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등으로 활동하며 소설을 집필하다가 전업 작가의 길에 들어섰다.

 

1999년 첫 소설 <페닉스>를 시작으로 <오리온>, <프로테우스>, <피의 사파리>, <추적자>를 집필했으며, 2015년까지 '형사 베니 시리즈' 4권을 출간하여 명실공히 국제적인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다. 그의 단편소설들은 남아공에서 영화화되었고 <오리온>이

 

 

 

소설 여기저기에서 살인, 강도, 강간 등의 강력범죄를 통해 극도로 빈곤하고 치안이 무너진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사회상을 엿볼 수 있다. 연쇄살인 사건 외에 은행 강도 사건이 등장하는데, 이는 부당한 대출 이자를 갚던 분장사가 은행 강도로 돌변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보여준다. 즉 극강의 갑질을 펼치는 금융 권력이 편파적인 약정으로 힘없는 개인의 삶을 더욱 피폐하게 만든다.

 

 

 

 

소설의 부제는 '죽을 수 없는 남자'이다. 그래서 소설은 '페닉스'로 제목을 정했나 보다. 페닉스는 바로 불사조不死鳥를 뜻하는 말이다. 자살 충동을 수없이 겪으면서 불면증에 시달리는 한 남자가 있다. 그의 이름은 맷 주버트, 이 소설의 주인공이자 강력범죄부 소속의 형사이다. 그는 한때 촉망받던 형사였지만 동료이자 아내였던 라라가 경찰 임무 수행 중 살해되면서 그의 삶은 180도로 달라졌다. 하루하루가 그저 힘든 그런 삶을 영위하고 있다.

 

이런 그에게 신임 상사가 부임해온다. 경무관 바르트 드 비트는 이곳 남아공의 실정을 잘 모르는 문외한이지만 런던에서 공부한 소위 유학파 출신이다. 대체로 유학파들은 해외물 좀 먹으면서 남보다 더 공부했다고 으시대고 유난을 떤다. 드 비트도 마찬가지였다. 런던에서 배운 지식만 내세우며 거만하기 그지 없다.

 

어느날, 경찰서에서 건강검진이 진행되고 주버트는 이곳에서 심리상담가 한나 노르티에르를 보는 순간 첫 눈에 빠져 들고 만다. 하지만 이런 좋은 감정을 제대로 보여주지도 못하고 이내 그는 살인현장에 투입된다. 마우저 권총을 이용한 살인사건에 대해 상사인 드 비트와 부하인 주버트는 각기 다른 입장을 보인다. 즉 연쇄살인범의 소행이라는 주버트, 각각의 개별 사건일 뿐이라는 드 비트의 주장이다.

 

과연 이 사건의 진범은 누구일까? 범인은 분명 소설의 등장인물 중에 있다. 살짝 스포를 하자면 주버트가 마음을 주려고 했던 그 상대이다. 요즘처럼 무더운 계절에는 스릴러물이 제격이 아닐까 싶다. 작가의 형사 베니 시리즈를 더 찾아 읽고 싶은 욕심이 생길 정도로 그 구성이 탄탄한 소설이다. 일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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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시작하는 돈 공부 - 돈에 대한 낡은 프레임이 당신을 가난하게 만든다
이즈미 아키코 지음, 유가영 옮김 / 다온북스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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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은 행복해지기 위한, 나답게 살기 위한 도구에 불과하다. 그런데 그런 돈에 사로잡히고 휘둘리는 사람이 많았다. 그리고 거기에는 공통적인 원인이 있었다. 나는 4년 전 수강했던 세미나에서 그 원인을 특정할 수 있었다. 금융 전문가인 나 역시도 돈의 제약을 받으며 살아왔던 것이다. 그 원인을 제거함으로써 나는 전보다 더욱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직접 실천함으로써 변화를 위한 효과적인 방법도 터득할 수 있게 되었다. - '머리말' 중에서

 

 

머니 클리닉 프로그램

 

'아무리 절약하고 저축해도 돈이 부족하다', '아무리 열심히 재테크 공부를 해도 돈이 모이지 않는다', '왜 마치 돈의 노예같은 생활에서 벗어나지 못할까?', '부자들만 아는 재테크 법이 따로 있는 게 아닐까?' 등등, 만약에 이런 표현들이 자기 자신에게 해당된다면 지금까지 유지해온 자신의 재테크 방법을 지금 당장 멈추고 돈 공부를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저자는 경고한다.

 

저자 이즈미 아키코는  생활경제 저널리스트이자 파이낸셜 플래너이다. 요코하마국립대학 졸업 후 출판사, 방송국을 거쳐 프리랜서로 전향했다. NHK를 중심으로 뉴스, 정보 방송을 담당했으며, 1995년 CFP 취득 후 미디어 출판과 강연, 개인 컨설팅 등을 통해 재무와 관련된 정보를 전달하면서 (주)플라티나 컨시어지 대표로 금융기관이나 기업을 대상으로 한 컨설팅 활동도 펼치고 있다. 와세다대학대학원 파이낸스 연수과정도 수료했으며, 저서로 <싱글 여성의 미래 예상도> 등이 있다.

 

10여 년의 파이낸셜 플래너(FP) 경력을 가진 저자는 지금까지 수많은 가계를 상담, 컨설팅해오며 스스로 가졌던 의문은 아무리 가계관리를 철저히 실천하고 있을 지라도 여유 있는 생활을 하지 못하는 사람이 무척 많다는 점이었다. 그리고 돈은 행복한 삶을 위한 도구에 불과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사람들은 이에 사로잡히고 휘둘리는 포로 신세나 다름 없었다.

 

그렇다면 우리들은 새로이 어떤 공부를 해야 할까? 이에 저자는 자신이 미국에서 수강했던 'The Wealthy Mind Seminar'를 소개한다. 이 머니 클리닉은 이름 그대로 돈에 대한 지식이나 기술 이전에 가장 필요한 것으로 '심리'를 강조한다. 더욱 흥미로운 점은 월스트리트 금융맨들도 이를 수강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생각이 가난하면 부자가 될 수 없다"


이처럼 합리적인 판단이 필요한 금융 최전선의 전문가들이 이런 심리 프로그램을 찾아 듣는 이유는 무엇일까? 매일 거대한 펀드를 운용하며 수익률 게임을 벌이는 월스트리트 금융맨들은 갖고 있는 지식이나 기술에 있어서는 대동소이하다. 그들은 진정 승부를 결정짓는 가장 큰 차이가 바로 심리, 즉 정신력에서 나온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책은 총 4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1장(당신이 가진 돈에 대한 낡은 프레임)에서는 우리들이 가진 돈에 대한 낡은 생각을 살펴보고, 2장(돈에 대한 생각을 다시 쓰자)에서는 이를 긍정적으로 바꾸는 구체적인 방법을 소개한다. 이어서 3장(프레임이 바뀌면 머니 플랜도 바뀌어야 한다)에서는 새롭게 다시 고쳐 쓴 돈에 대한 생각을 바탕으로 이상적인 머니 플랜의 수립을 도와주며, 마지막으로 4장(돈 버는 네 가지 자산 활용법)에선 우리들이 보유한 네 가지 자산을 최대한 활용하여 실제로 돈을 늘리는 방법을 소개한다.

 

 

부자가 되는 '머니 클리닉' 프로그램

 

우리들 대부분은 자신에게 걸맞은 성공이나 수입에 대해 무의식적으로 제한을 두고 있다. 이처럼 자기 스스로 만들어낸 유리천장을 깨기 위해서는 오랫동안 자신의 내면에 자리잡고 앉은 고정관념이나 신념을 깨부숴야 한다. 사실 이는 용기가 필요하며, 일시적으로 혼란을 야기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의 삶보다 더 풍요로워지기 위해서는 지식이나 기술 이전에 자신의 내면, 즉 심리적 요인과 부딪히는 용기가 요구된다.

 

 

사회적인 신념도 다시 쓰라

 

"여자가 일에서 성공하면 시간을 잃는다"

 

정말로 여성이 일에서 성공하고 돈을 버는 것이 반드시 바빠지고 개인 시간을 소모시키는 것일까? 세상에는 일에서 성공하고 부자가 됐어도 시간적으로 여유로운 생활을 보내고 있는 사람도 많다. 특히 요즘같은 인터넷 사회에선 여성들이 틈새 비즈니스나 취미를 살려 성공하고 노동집약적인 업무에서 해방되는 경우도 많다.

사실 사회에 뿌리 깊게 내린 일종의 편견을 깨뜨리는 일이 여성인 저자에게도 큰 과제였다. '수입은 일하는 시간에 비례한다'는 방정식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대부분 그렇듯 이 신념이 그녀의 인생을 상당히 오랫동안 지배해왔다. 그래서 그녀는 프리랜서가 된 이후부터는 밤낮 할 것 없이 주말도 반납하고 계속 일만 했던 것이다.


따라서 이와같은 등식을 뒤집어보면 '일을 그만두면 가난해진다'는 두려운 말이 되어 버린다. 이 강박관념 덕분에 그녀는 오랜 세월 동안 충분히 쉬지도, 인생을 즐기지도 못했다. 어느 누구라도 쉬지 않고 일만 계속하면 자신의 삶은 피폐해지기 마련이다. 즉 사막화된 삶이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따라서 장시간의 노동을 피하고 삶을 즐겨야 한다.

 

 

성공인사들이 당연히 실천하는 것들

우리들 대부분은 절약을 미덕으로 생각한다. 절약 없이는 부자가 될 수 없기에 낭비를 없애는 것은 분명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뇌과학의 기준으로 살펴볼 때 오로지 절약에만 의식이 향해 있으면 뇌가 지출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는 정보만 모으고 수입을 높이거나 자산을 늘리는 정보는 포착하지 않게 될 우려가 있다.

 


돈이란 우리들의 인생을 풍요롭게 만들기 위한 도구이다. 재정 상황에 맞춰 인생을 좌우하는 것이 아니라 이상적인 삶의 방식을 실현할 수 있도록 우리 스스로가 재정 상황을 컨트롤해야 한다. 절약도 중요하지만 다른 신념을 더하거나 새로운 신념으로 고쳐 씀으로써 이상적인 생활을 실현하는 것에 의식을 돌리자.

 

"자신을 대신해서 돈이 일하도록 만든다"

 

 

잠재의식을 강화시켜라

어린 시절에 형성된 고정관념은 정말로 강력하다. 앞서 얘기했듯이 우리의 뇌는 의식이 향하고 있는 바에 대해 그 증거가 되는 정보를 끌어당기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이는 자신의 행동에 정당성을 부여할 수 있기에 말이다. 한편, 자신에게 필요 없는 정보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뇌가 자동적으로 이를 삭제하고 수용하지 않는다. 

 

잠재의식에서 만들어진 신념이 단순한 의식 이상으로 강력한 자석이 되어 거기에 부합하는 정보만 수집하게 된다. 더욱 무서운 것은 의식과 잠재의식이 서로 상반되는 방정식을 갖고 있는 경우, 뇌는 잠재의식을 따른다는 것이다. 아무리 '할 수 있다'고 결심해도 잠재의식에서 자신의 힘을 믿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증거만 잔뜩 모으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잠재의식 속의 신념을 보강하는 정보가 쌓이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점 강해지는 것이다. 그리고 단순한 '신념'을 뛰어넘어 '진실'로 바뀌고 나아가 이는 바로 '현실'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만약에 마음속 깊은 곳에 부정적인 믿음을 갖고 있다면 그 미래는 어찌 되겠는가? 이런 방해요인은 부자가 되거나 성공을 하는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리스크 없는 인생은 없다

 

"자산운용은 원금 손실에 대한 걱정과 여려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자산운용은 시장 상황에 따라 등락하는 리스크를 떠안고 적극적으로 돈을 늘리려는 행위이다. 은행 예금으로 맡겨두는 것과는 달리 불안감으로 인해 밤잠 설치는 일도 생기고 실제로 일시적인 원금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일시적이라도 원금 손실이 싫다면 운용은 포기하는 수밖에 없다. 

 


지금껏 살아오면서 정말 단 한 번도 리스크를 떠안은 적이 없을까? 사실 누구라도 리스크 없는 인생을 살 수 없다. 예를 들면 좋아하는 연인에게 프로포즈한다, 입학하고 싶은 대학교에 입학시험을 치른다, 동절기에 하고 싶은 빙벽 크라이밍에 도전한다, 대형 트럭차를 운전한다, 아프리카 오지로 해외여행을 간다, 중매 결혼을 한다, 아기를 임신한다, 아파트을 매입한다 등등 우리들의 삶 자체가 바로 리스크라고 할 수 있다.

 

실패하지 않는 자산운용 규칙

 

5년 이상 운용 가능한 여유자금으로 투자할 것

한 번에 일괄 구입하지 않을 것

하나의 상품에 집중 투자하지 말고 분산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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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모와 민첩성을 연결하라 - 1등 기업이 되는 성장의 조건
데이비드 버틀러.린다 티슬러 지음, 윤태경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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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모와 민첩성. 오늘날처럼 유동성이 강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세계에서 기업이 성장하고 생존하는 데 필요한 2가지 주요 조건이다. 기성 대기업은 '규모'라는 조건을 달성한 효과를 바탕으로 보스턴에서 방갈로르까지 쉽게 확장할 수 있다. 스타트업이 꿈도 못 꿀 강력한 자산, 즉 전문 지식, 브랜드, 소비자, 유통망, 관계를 오랜 세월 구축한 덕분이다. 대기업의 문제는 규모가 아니라'민첩성'이다. 동종 업계에 진입한 스타트업에 밀리지 않으려면 더 영리하고 빠르고 효율적이어야 한다. - '프롤로그' 중에서

 

 

1등 기업이 되는 성장의 조건

 

저자 데이비드 버틀러는  2012년부터는 코카콜라 글로벌 혁신·기업가정신 부문 부사장으로서 회사의 '파괴적 혁신'을 이끌었으며, 초기 고성장 신사업 모델을 만드는 가속 프로그램을 책임졌다. 또한 코카콜라 파운더스 플랫폼과 초기 단계 스타트업 포트폴리오를 총괄 관리했다. 스타트업 창업자들이 기업으로 규모를 키우고, 기업가들이 스타트업처럼 민첩성을 발휘하도록 돕는 일을 사명으로 여기고 있다.

 

공저자 린다 티슬러는 경영 전문지 <패스트 컴퍼니> 편집장으로서 디자인과 경영을 접목한 기사를 썼다. 2009년 전문 디자이너들을 블로거로 초대해 <패스트 컴퍼니>의 디자인 웹사이트인 코디자인(FastCoDesign.com)을 개설하고 초대 편집장을 역임했다. 코디자인은 현재 인터넷 최대 디자인 사이트다.

 

모든 스타트업이 해결해야 하는 과제는 규모다. 스타트업은 2가지 규모를 키워야 한다. 하나는 '제품 판매량'이고 다른 하나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이는 간단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엄청나게 어려운 문제다. 왜냐하면 대다수 스타트업이 이 난관을 넘지 못해 90%가 망하기 때문이다. 규모를 달성하려면 기업 내의 모든 것을 단순화하고 표준화해야 한다.

 

1886년 설립 당시 코카콜라 사는 오늘날의 대다수 스타트업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창업자는 성공 열망이 가득했지만 자본이 거의 없고 여러 가지 경영 문제를 안고 있었다. 코카콜라는 규모를 성장시키려는 목적을 위해 단순화, 표준화라는 통합 시스템을 디자인했다. 전 세계 어디에서든 코카콜라임을 알아볼 수 있고 똑같은 맛을 느낄 수 있도록 제조법, 로고, 병, 간판을 단순화하고 표준화한 것이다.

 

이 책은 코가콜라가 걸어온 길을 소개하면서 그 내용을 2부로 나누어 총 6장으로 구성했다. 세부적으로 1장에서는 디자인이 무엇인지 고찰하면서 가치를 창출하는 과정과 목적 지향 디자인에 관해 설명한다. 2장에선 코카콜라가 디자인을 전략적으로 활용해 브랜드를 창조하는 과정을 소개하며, 3장에선 오늘날의 시장을 특징짓는 고약한 문제, 인터넷이 초래한 변화, 공유가치의 창조 등을 분석한다.

 

이어서 4장에선 빨리 실패하는 방법을 배우고 경쟁사보다 우위를 유지하는 디자인 활용법을 설명한다. 5장에선 기업의 생존과 번영에 필요한 민첩성을 유지하는 모듈러 시스템 디자인 방법의 설명과 함께 성공 사례로 글로벌 주스 비주얼 아이덴티티 시스템을 살펴본다. 6장에선 코카콜라가 개방형 시스템을 이용해 디자인 머신을 개발한 과정 등을 소개한다. 

 

 

  

 

 

규모와 민첩성

 

스타트업의 특징은 민첩성에 있다. 스타트업 경영자는 시장의 요구에 재빨리 대응해 제품을 수정하고 필요하면 제품을 전면 재검토해야 겨우 기업을 유지할 수 있다. 그래서 스타트업 경영자가 불철주야로 고민하는 문제는 바로 규모다. 스타트업이 다음 단계로 진화해 기업으로서 궤도에 오르려면 비즈니스 모델을 안정화해야 한다. 이를 성취하기 위해서는 자본, 직원, 고객을 비롯해 모든 것이 더 많이 필요해지는 것이다.

 

중견 기업은 상재적으로 규모를 갖추었다고 볼 수 있다. 중견 기업 경영자에 오른 사람들은 규모 있는 기업이 작동하는 방식을 알고 있다. 성공한 중견 기업 경영자는 규모를 지렛대로 활용해 고도의 효율과 능률을 달성하는 방법을 안다. 어쩌면 현재 규모에 만족하지 않고 매출을 늘리거나 사업을 확장하려 할 수도 있지만, 중견 기업 경영자가 걱정하는 주요 문제는 갈수록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급변하는 세계에서 뒤처지지 않고 경쟁력을 유지하는 것이다. 기존 업계의 판도를 뒤흔들려고 온갖 방법을 강구하는 스타트업들이 여러 문제를 야기하기 때문이다.

 

"디자인은 규모와 민첩성을 동시에 창조할 수 있다"

 

 

 

 

단순화, 표준화, 통합

 

디자인의 목적은 '규모'의 성장이다. 디자인의 방법, 즉 프로세스는 '단순화, 표준화, 통합'이다. 골든 서클 프레임으로 생각해보면 디자인의 목적(왜)은 성장(규모를 키우는 것)이다. 디자인 방법(어떻게)과 디자인 대상(무엇을)은 성장 전략의 일부분으로 성장이라는 목적을 달성할 때만 유효하다.

 

기업이 성장하려면 경상 경비 증가를 억제할 방법과 제품 판매량을 늘리면서도 품질은 일정하게 유지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때 디자인이 필요해진다. 규모 문제의 해법은 결점 없는 업무 진행이 전부다. 최대한 원활하고 정확하게 업무를 진행할 수 있도록 기업의 모든 부분을 디자인해야 한다. 정확하게 업무를 진행하려면 모호성, 잉여, 낭비를 모두 제거해야 한다.

 

"규모를 달성하려면, 가장 작은 부분과도 통합되도록

기업 내의 모든 것을 단순화하고 표준화해야 한다"

 

기업을 성장 궤도에 올려놓으려는 경영자는 '완벽한' 해법을 개발해야 한다. 표준화학고 대량생산할 수 있는 람보르기니는 모든 부품이 완벽하게 맞물려 무결점 작동이 가능하도록 디자인되었다. 각 부품은 다른 부품과 충돌하지 않고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되도록 세심하게 제작된다. 마치 스위스 시계처럼 말이다. 

 

 

해결에 나서기 전에 문제부터 최대한 학습하라

 

스타트업은 해법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기보다는 실제 문제에 많은 시간을 들인다. 즉 해법 개발 과정에 착수하기에 앞서 최대한 학습을 한다는 것이다. 해당 문제가 사람들에게 유발하는 고통의 크기를 파악한다. 코카콜라가 중남미에 소매 머천다이징 시스템을 디자인할 때 바로 이와같은 접근법이 필요했다.

 

그들은 콜롬비아 보고타 차피네로 동네의 가게들을 살펴보았다. 수년 전 코카콜라는 현금인출기 옆에 잘 들어맞는 선반을 디자인했다. 상점 주인들이 이 선반을 활용해 코카콜라나 환타 캔을 판매할 것을 기대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상점 주인들은 고객과의 대화에 방해된다고 이 선반을 치워버렸다. 중남미 상점 주인들은 고객과의 대화를 통해 유대감이 형성돼야만 동네에서 장사를 할 수 있다.

 

2009년 코카콜라는 선반, 카운터 진열대, 냉장고, 광고 게시판 등 제반 요소를 포괄해 모든 필요에 대응할 모듈 시스템으로 '엑스모드 리테일 디자인 시스템'을 출범했다. 코카콜라 중남미 사업부는 연구원, 지역 판매 인력과 함께 현지를 돌아다니며 하루에 60~80 곳을 방문, 상점 주인들의 일상을 파악해서 이 시스템을 개발했던 것이다.

 

코카콜라 임직원은 단번에 최종 버전의 시스템을 개발할 수 있으리란 환상에 빠지지 않는다. 시행착오를 반복해 제품을 개선해 나가는 과정이 엑스모드 시스템의 가장 중요한 측면이다. 수석 디자이너인 에리카 고메즈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 목표는 처음부터 완벽한 제품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미흡해도 일단 시제품을 만든 다음 개선해 나가는 것이었습니다"


브랜드를 상징하는 색상(signature color)을 정하면 물건을 찾아 돌아다니는 소비자가 쉽게 제품을 찾을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코카콜라를 상징하는 색은 빨간색이다. 탄산음료를 사려는 소비자는 빨간 냉장고를 찾는다. 녹색은 주스 브랜드를, 파란색은 생수 브랜드를 연상시키는 색이다.

 

연구원들은 중남미 소비자들은 신선한 과일이 풍부하고 싼 지역에 살고 있기에, 인공 재료나 미심쩍은 재료를 사용하는 제품을 부정적으로 인식한다는 사실을 학습했다. 이러한 중남미 소비자 성향은 특히 주스 사업에서 중요한 고려 사항이었다. 회사는 소비자들이 코카콜라의 주스를 구매할 때 주스 원료 원산지를 짐작할 수 있도록 스트로브잣나무로 주스 진열대를 디자인했다.

 

 

모듈 시스템의 특징

 

고정 요소와 가변 요소로 구성된다

모든요소가 같은 방식으로 연결된다

개방적이도록 디자인된다

 

 

개방형 시스템의 장점

 

개방형 모듈 시스템 디자인은 여러 사람과 함께 계속 디자인 과정에 참여한다. 이런 방식을 채택하면 신속하게 새로운 일을 시도하고 여러 사람들과 협업할 수 있다. 여기에 참여한 모든 사람들은 자신이 이 시스템을 소유한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개방형 시스템을 디자인하는 목적은 공유를 가능케 하는 것이다. 

개방형 시스템은 장점이 있지만, 약점도 있다. 개방형 시스템은 통합 시스템보다 훨씬 복합적이다. 따라서 복합 시스템을 작동하려면 사람들이 기여하고 싶어 하도록 동기를 부여해야 한다. 아무도 덧붙이지 않으면 개방형 시스템은 생존하지 못한다. 그리고 개방형 시스템은 모든 사람에게 항상 열려 있기 때문에 약간의 혼선이 늘 존재한다. 즉, 대량의 버그가 발생할 여지가 있고, 일이 잘 못될 잠재적 가능성이 항상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일단 모든 사람이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데 성공하면, 참여가 개방형 시스템에 막대한 활력과 열기를 불어넣는다. 참여자 모두가 자신이 기업의 성공에 기여하고 있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코카콜라 사가 빠르게 매출이 증가하고 있는 인도네시아 시장에 적용한 디자인 머신이 바로 그러한 사례이다. 2006년에 시작한 비주얼 아이덴티티 시스템이었지만 자카르타 편의점에서는 코카콜라 간판을 알아볼 수 없는 지경이었기에 현지화할 수 있는 아이덴티티 시스템을 다시 디자인했던 것이다.

 

디자인 머신의 기능

 

첫째, 고정된 표준을 통해 브랜드 자산을 형성한다

둘째, 개방형 모듈 시스템을 통해 누구나 창의성을 발휘, 브랜드에 기여할 수 있다

 

 

창업은 쉬워졌지만, 성장은 어려워졌다

 

스타트업 위크엔드의 공동 설립자 프랭크 뉴이리갓은 2013년 <포브스> 홈페이지에 스케일업(scale-up)이란 개념을 소개했다. 그는 스케일업을 "최대 확장성을 찾는 목적을 가진 사업체"라고 정의했다. 그는 과거에 스타트업 창업에 관심을 기울인 만큼 앞으로는 스케일업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저자도 이에 동의한다.

 

스타트업과 대기업, 특히 다국적 기업이 협력해 새로운 유형의 벤처를 창조할 가능성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협력은 대기업이 스타트업에 자금을 지원하거나 조언하는 차원을 넘어선다. 스타트업과 대기업이 각자 기여할 수 있는 것을 이해하고, 서로 협력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새로운 일을 함께 디자인하고 실행하는 협력이 활발해질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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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리 심플 - 인생이 한결 편안해지는 미니멀 사고
스즈키 에이치 지음, 이아랑 옮김 / 더퀘스트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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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베리 심플>은 머릿속 정리를 돕는 책이다. 머릿속 정리는 공간 정리와 매우 비슷하다. 머릿속의 쓸데없는 잡동사니들을 내다 버리는 것이다. 이 책에서 말하는 미니멀 사고는 어지럽고 복잡한 상황을 단순화하는 강력한 도구다. 이 도구는 문젯거리도 되지 않는 문제, 내가 처리할 수 없는 문제, 지금 당장은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을 과감히 삭제하고 지금 해결해야 하는 문제에 대해 현실적이고 실행 가능한 해법을 생각하도록 돕는다. - '추천의 글' 중에서

 

 

43가지의 미니멀 사고법

 

저자 스즈키 에이치는 주식회사 커리어 서포트 세미나의 고문 강사이자 로지컬 커뮤니케이션 컨설턴트인데, 주로 기업체 연수나 비즈니스 세미나에서 논리적 말하기, 글쓰기, 토론하는 법을 지도한다. 1969년 아오모리 현에서 태어났으며, 도호쿠 대학교 대학원 문학연구과 석사 과정을 수료하고 인지심리학을 전공했다.

 

그는 대형 수능학원 강사로 일하던 시절, 논술 시험이 '문장 표현 능력이 아닌 문제 해결 능력을 보는 것'이라는 새로운 정의로 가르치던 학생들의 합격률을 배로 늘렸다. 그때 1만 5천 명 이

 

 

 

 

 

 

 

우리의 머릿속에는 '어찌 되든 상관없는 일'과 '생각해봐야 소용없는 일'이 수없이 많다. 이런 잡동사니에 사로잡혀 헛된 논의 끝에 역효과를 초래하는 대응을 되풀이한다. 그 결과 시간과 돈, 에너지를 계속해서 소모한다. 이것이 평범한 사람의 습관, '뒤죽박죽 사고'다. 만약 머릿속에서 그런 잡동사니를 제거하고, 남은 최소한의 '생각해야 할 문제'에 집중할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 말할 것도 없이 더 참신한 아이디어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즉 먼지 낀 뇌의 유리창을 말끔하게 닦는 것이 바로 '미니멀 사고'다.

 

빛나는 아이디어일수록 논리가 더 잘 통한다. 직관적인 사람으로 대표되는 예술가들이 인터뷰에서 자신의 작품을 해설할 수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세상에는 '논리적인 사람'과 '직관적인 사람'으로 나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단지 '논리와 직관이 양립하는 미니멀 사고를 하는 사람'과 '논리에 사로잡힌 뒤죽박죽 사고를 하는 사람'이 있을 뿐이다.

 

 

설득력 있는 문제 제기법 

세상에서 제기되는 온갖 문제에는 '누군가가 실제로 해를 입는 일'과 '사실은 아무도 해를 입지 않는 일'이 혼재混在되어 있다. 피해자가 없는데도 '해결하자'며 논의하는 것은 쓸데없는 참견이며 시간 낭비다. 그러니 '실제로 피해가 있는 일'과 '실제 피해가 없는 일'을 구분하자. 이것이 미니멀 사고를 향한 첫걸음이다. 

'팩트(사실)'가 떠오르지 않는다면, 어쩌면 그것은 실제 피해가 아니라 단순한 억측이나 편견일지도 모른다. '불쾌하다, 화가 난다, 싫다, 시끄럽다, 기분 나쁘다, 재미없다, 욱하다, 짜증난다' 등과 같은 기분을 표현하는 것을 피하고 사실을 근거로 설명하는 습관을 들이자. 디자인이 촌스럽다는 단순한 기분을 설명하기보다는 객관적인 사실에 입각하면 훨씬 설득력을 갖는다.

 

"이 디자인으로 바꿨더니 매출이 15퍼센트 줄었다"

"설문 조사 결과, 이 디자인이 마음에 든다고 응답한 사람은 100명 중 25명이었다"

 

 

이상주의자보다 현실주의자가 되라

 

'반드시 그래야 한다'라는 단정짓기는 이를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을 배제하는 효과를 만들어낸다. 저급한 정치판에 이런 일들이 자주 발생함을 볼 수 있다. 그래서 그 외의 아이디어를 배제하는 어리석음을 범하고 만다. 한편, 현실주의자는 '세상은 이렇다'라고 받아들이는 사람이다. 그들은 돼먹지 못한 사람도, 악한 사람도, 자신과 적대적인 관계에 있는 사람도 모두 인정한 뒤 '이제 어떻게 할까'를 생각한다.

 

물론 살아가는 방식은 각자의 자유다. 하지만 문제를 해결함에 있어서 적합한 것은

이상에만 매몰되는 이상주의자보다는 도량이 넓은 현실주의자다.

 

 

바꿀 수 있는 것에만 주목하라 

'우리 민족은 민족성이 나쁘다'라는 결론이 나온다 해도 민족 전체의 의식을 바꿀 수는 없다. 타임머신을 타고 옛날로 돌아가 농사를 짓지 못하게 할 수도 없다. 세상에는 바꿀 수 있는 것과 바꿀 수 없는 것이 있다. 바꿀 수 없는 것의 대표적인 예가 인간의 마음과 과거의 사실이다. 이 두 가지에서 원인을 찾으려 해봐야 '이제 와서 어떡하라고?'라는 무의미한 논쟁에 빠질 뿐이다. (/ p.91)

 

 

한 가지 아이디어만 고집하지 말라

문제 제기와 문제 분석이 핵심을 꿰뚫었다면 해결책도 자동으로 도출되리라고 기대할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몇 가지 아이디어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게 된다. 그때 처음 떠오른 아이디어가 꼭 최선은 아니다. 모처럼 떠오른 아이디어를 소중히 여기고 싶고 실현하고 싶어 하는 마음은 이해하지만 효과가 더 크고, 더 확실하고, 비용이 더 적게 드는 방법을 발견할 수도 있다.

 

한 가지 아이디어만 고집하지 않는 것도 미니멀 사고다.

'더 멋진 방법이 있을거야'라는 전제로 계속 찾아야 더 멋진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법이다.

 

 

머릿속 잡동사니를 버려라

 

우선 문제가 되지 않는 문제를 버리자.

다음으로 해결되지 않는 원인 분석을 버리자.

마지막으로 비용 대비 효과가 좋지 않은 해결책을 버리자.

 

우리 인생에는 시간제한이 있다. 다만 그 끝은 누구도 모른다. 몇십 년 후일 수도 있고, 당장 내일일 수도 있다. 어느 쪽이든 누구에게나 마지막은 찾아오는 법이다. 게다가 그것은 의외로 갑작스럽게 찾아온다. 그 남은 시간 동안 '어찌 되든 상관없는 일'에 분노하고 고민하고, '생각해봐야 소용없는 일'에 불평하다가 생을 마치고 싶은가? 아니면 '해결할 가치가 있는 문제'를 발견하고 '멋지게 해결할 아이디어'를 낳는 인생을 살고 싶은가? 

 

 

 

 

미니멀 사고로 문제를 해결하라

 

고민하지 않아도 될 일, 싸우지 않아도 될 일로 자신을 더는 소모하지 말자. 불필요한 업무, 비효율적 조직에도 더는 휘둘리지 말자. 미니멀 사고를 통해 우선 당신 자신의 마음과 몸을 지키길 바란다. 우주에서 가장 가치 있는 것은 사회보다, 고객보다, 성과보다, 평판보다 '당신의 존재'이기 때문이다. - '에필로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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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되는 아파트 돈 안 되는 아파트 - 부동산 애널리스트가 알려주는
채상욱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5월
평점 :
품절


최근에 많이 듣는 질문은 크게 두 가지다. 새 정부 이후 부동산 시장이, 참여정부 시절처럼 폭등할지 아니면 학습 효과를 충분히 거친 정부가 시장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가격을 잡을 것인지에 대한 것이다. 특히 2014~2016년, 부동산 상승장에 집을 사지 못했던 사람들은 지금이 사야 할 시점인지 아닌지, 같은 시기에 집을 산 사람들은 지금이 팔아야 할 시점인지 아닌지 궁금해한다. 입장은 다르지만 결국 집을 사고파는 문제로 고민하는 것이다. - '프롤로그' 중에서

 

 

향후 부동산 시장 어떻게 바뀔까?

 

책의 저자 채상욱은 현재 하나금융투자 건설, 부동산 애널리스트로서 국내 건설, 부동산 시장을 분석, 전망하고 있고, 꾸준한 분석 리포트를 통해 베스트 애널리스트로 평가받고 있으며 다양한 주택, 부동산 포럼과 민간 협력 단체 등에서도 활동 중이다. 첫 책 <뉴스테이 시대, 사야 할 집 팔아야 할 집>은 데이터와 정책을 바탕으로, 부동산 시장에 대한 빅픽처를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독자들에게 사랑받은 바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과 함께 부동산 시장에 대한 다양한 예측이 쏟아지고 있다. 새 정부가 이전 정부의 부동산 대책을 대부분 승계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시장에 큰 변화가 없을 거라 생각할 수 있지만, 변화가 적을 때 오히려 더 큰 변화가 생기는 것이 국내 주택 시장의 아이러니다.

 

이 책은 향후 부동산 시장에 나타날 변화와, 특히 아파트를 거래할 때 앞으로 반드시 알아야 할 내용들을 다루었다. 집은 자산이기 이전에 삶이 담기는 공간이다. 그래서 시장을 전망하고 평가하기란 항상 조심스럽지만 저자는 애널리스트의 직업윤리와 자존심을 걸고,

 

 

 

 

 

사실 아파트 수요자 입장에서 걱정해야 할 것은 '입주 폭탄'이 아니라 '임대료 급등'과 '분양 급감'이라는 점이다. 2014~2016년 동안에 집값이 본격적으로 상승했는데, 이 기간에 집을 살 수 있었음에도 매입을 미루었던 사람들은 엄청난 박탈감을 느끼고 말았다. 2016년 여름을 기준으로 말이다. 전세가가 매매가의 90%에 육박했음에도 그들은 10%의 추가 지출을 망설였다. 왜 그랬을까? 집 값 폭락을 믿고 싶었기 때문이다. 

 

2015년에 들어 집값이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했고, 슬슬 매매가와 전세가의 갭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이때 전세를 살던 사람들은 전세 계약 기간이 만료될 시점인 2017년쯤 집을 사야겠다고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2016년 여름, 기습적인 집값 상승이 전국적으로 펼쳐졌다.

 

그해 여름에만 집값이 10% 이상 올랐다고 체감했을 텐데, 그런 상승장에서 전세입자들은 마치 닭 좇던 개 지붕 쳐다보는 것과 마찬가지 신세였다. 이같은 상실의 시대에 2017~2018년 부동산 하락설이 스멀스멀 들려온다. 한 번 집 살 기회를 놓친 사람들은 다시 올 하락장을 기다리며 전문가들의 경고에 귀 기울이고 언제 집을 사야 할지 고민하기 시작한다.

 

그런데 기다리면 싼 값에 집을 살 수 있는 기회가 올까? 단언컨대 고대하는 집값 폭락의 시대는 오지 않을 것이다. 이 현상에 걸맞는 주식 시장의 유명한 격언 '모두가 기다리는 조정은 오지 않는다'가 떠오른다. 더구나 공급이 부족한 재화가 폭락한다는 것은 수급 논리상 불가능에 가까운 법이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도

 

한국 주택임대시장에 안정적인 물건이란 찾을 수가 없다. 2년 단위로 임대가격이 상승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앞으로 5년 동안 신규 아파트의 분양 물량은 감소될 예정이므로 분양을 받을 수 있다면 받는 것이 좋다. 신규 분양 시장 이외에도 약 1천만 호에 이르는 기존 아파트가 있기 때문에 이런 아파트를 매수하는 것도 좋은 판단일 것이다.

 

다만 올해 아파트를 매수하거나 매도할 계획이 있다면 반드시 확인해야 하는 제도가 하나 있는데, 그것은 바로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다. 언뜻 '재건축' 대상 아파트에만 영향을 주는 제도라고 착각하기 쉽다. 하지만 이 제도는 재건축 아파트뿐만 아니라 현재 건설 중인 아파트 분양권에까지 모두 영향을 줄 것이다.

 

이 제도를 기준으로 전국에 존재하는 모든 아파트를 단 4개의 그룹으로 재편할 수 있기 때문에, 손해 보지 않으려면 이 제도에 대해 철저히 알아두어야 한다. 부동산은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입지라는 말을 많이 쓰지만 올해만큼은 입지 위에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매수보다 매도 타이밍이 더 중요하다

 

특정 자산을 매수하고 매도하는 과정에서, 매수 시점의 투자 아이디어가 실현되거나 소멸되면 매도하는 것이 적절하다. 주식 시장이 좋은 점은, 이처럼 매수 시점의 투자 아이디어가 현실화되거나 소멸되는 것을 비교적 쉽게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시장도 마찬가지다.

 

재건축이나 리모델링을 염두에 두고 1990년대 초에 준공된 1기 신도시 아파트에 갭투자하고 있다면, 임대사업자 등록을 한 후 장기적인 투자 목적에 맞게 보유하면 될 것이다. 서울 서북부권의 주택재개발로 인해 서울의 임대 물량이 부족해질 것이고, 그에 따라 임대료가 상승할 것을 기대하여 1기 신도시 아파트를 매입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런 기대가 실현됐을 때 매도하는 것은 좋은 선택이다.

 

중요한 것은 집을 살 때 가졌던 어떤 기대, 즉 '투자 아이디어'가 실현되거나(투자 성공) 혹은 소멸된다면(투자 실패) 그 투자를 종료시키는 것이다. 즉, 투자 아이디어가 실현되거나 소멸하는 시점이 바로 매도 타이밍이다. 투자에 대한 아이디어가 없다면 관성으로 투자하지 말아야 한다.

 

 

 

 

재개발을 할수록 집이 줄어든다


대규모 주택재개발, 뉴타운과 같은 사업을 하면 주택 수는 어떻게 변화할까? 혹시 이런 재개발 사업 후, 주택의 수가 증가할지 감소할지 생각해본 적 있는가? 아마도 당연히 주택 수가 개발 전보다 증가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혹자는 이런 질문에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을 수도 있을 것이다.

 

놀랍게도 재개발하면 주택 수는 감소한다. 그것도 꽤나 많이.

대체 재개발을 하면 왜 주택 수가 줄어드는 걸까?

 

오래된 집의 구조와 신축한 집의 구조를 상상해보면 이해가 쉽다. 오래된 집, 특히 오래된 단독주택의 평균면적은 약 30㎡로, 요즘 집보다 면적이 작다. 이런 집들을 허물고 요즘 집의 일반면적으로 지으려면 똑같은 하나의 집을 짓더라도 더 넓은 공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주택 수가 감소한다.

 

2017년 2월, KBS 뉴스에서 "서울 인구 감소 19년 만에 최고"라는 소식이 보도됐다. 서울의 주거비용이 매년 가파르게 상승하여, 높은 주거비용에 대한 부담 때문에 경기가 좋은 다른 지역으로 일자리를 찾아 인구가 이동했다는 것이다. 서울의 인구 감소를 다루는 보도는 '주거비 상승→서울 탈출'이라는 흐름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재개발 때문에 주택 수가 줄고, 이에 따라 서울을 벗어나야 하는 가구가 필연적으로 발생한다는 것은 왜 말하지 않는 것일까?

 

주택 수가 자연히 감소하기 때문에 100가구 중 22가구는 반드시 그 지역을 벗어날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한 이주를 해소하지 못한다면 타 지역, 즉 서울 밖으로 이동해야 한다. 재백발주택의 소유자 입장도 난감해진다. 이런 추가비용의 분담금을 낼 형편이 못되므로 정비사업 자체를 반대하기도 한다. 심지어 주택노후화에도 불구하고 정비구역 지정의 해제를 추진하며 재개발 반대위원회를 결성한다. 한남뉴타운, 장위뉴타운, 신길뉴타운, 성수동 지역 등이 이런 예이다. 서울에는 집이 부족한데 오히려 주택보급률을 낮추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니 얼마나 아이러니한 사건인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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