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상군은 수많은 식객을 거느린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비록 하찮은 재능을 가진 사람이라도 식객으로 받아들여 대접했다. 그러나 왕의 의심으로 인해 실각하자 그 많던 식객들은 그에게서 떠나갔다.
그런데 그가 다시 복직하자 떠났던 식객들이 돌아오는 것을 보고 맹상군은 분노하지만 그를 따르는 풍환이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고 한다.

옛말에 ‘선비는 자기를 알아봐주는 사람을 위해 목숨을 걸고, 여자는 자기를 알아봐주는 남자를 위해 화장을 한다‘라는 말이 있다.
맹상군 입장에선 자기가 식객들에게 은혜를 베풀어준 사람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런데 자기가 실각하자 바로 떠나버리다니, 얼마나 실망감이 컸을까. 하지만 풍환은 이 모든 것이 당연한 일이며 순리라고 말한다. 그 수많은 식객들이 모두 저러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는 할 수 없다.
이에 맹상군은 떠나갔던 식객들이 다시 찾아올때 내치지 않았고 더더욱 그의 명성이 천하에 널리 떨치게 되었다.

이처럼 자신을 떠나갔던 사람들에게 복수심과 분노를 표출하면 되려 자신만 상처받고 처량해진다. 그럴 때는 무엇보다 자신을 돌아보고 가능하면 용서와 관용으로 자기자신을 더욱 성장시켜야 하는게 아닐까 한다.

모든 일에는 순리라는 것이 있습니다.
태어난 것은 죽기 마련이지요. 이것은 필연적인 순리입니다.
이처럼 부귀를 누릴 때는 따르는 자가 많고, 비천해지면 벗도 떠나가는 것은 당연한 이치지요.

아침에 장을 보러 가는 사람들을 생각해보십시오. 아침에는 앞다퉈 시장으로 갑니다. 그러나 저녁이 되면 사람이 뜸해지지요. 그것은 아침에 새 물건이 들어오고 저녁에는 물건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이 시장을 좋아하거나 싫어해서가 아닙니다.
나리께서 실각하자 식객들이 떠나간 것도 같은 이유지요. 자기가 원하는 것이 없어졌기 때문입니다. 나리께서 그들을 원망하실 이유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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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잘 알려진 병법서라고 하면 단연 ‘손자병법‘이 아닐까 한다.
손자병법의 저자는 손무와 그의 먼 후손인 손빈이다. 그 중에서 손빈이 펼친 무공은 후세에까지 알려질만큼 대단하다. 이후로 손빈은 오로지 병법서 작성에만 열중했고, 아래와 같은 글을 남겼다.

손빈이 말하는 병법은 싸우는 기술뿐만 아니라 나 자신과 상대를 꿰뚫어보는 통찰력이었다. 인간관계도 하나의 작은 전장인 만큼 그들의 글이 인간관계의 기술을 익힐 수 있는 조언자로서 많은 사람들에게 널리 쓰이게 된 것이 아닐까.








지피지기백전불태 (知彼知己百戰不殆)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 번을 싸워도
위태롭지 아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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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말은 명재상으로 이름난 관중이 왕에게 간언한 말이다. 이것처럼 나라를 다스리는데 중요한 것은 그 무엇도 아닌, 백성들을 풍요롭게 하는 게 아닐까 한다.

역사서의 전설이라고 알려진 사기를 보면 인류의 역사와 전통이 위대하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 그리고 이것들을 기록하고 보관한 사람들도 대단하다고 느낀다. 저자인 사마천도 이런 느낌을 가지고 글을 썼는지도 모른다.
특히 요코야마 미츠테루의 사기 만화는 사기를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 많은 도움이 될 책이다. 간략하게 사건을 정리하여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쉽지 않는 일. 게다가 방대한 역사를 가진 사기를 대상으로 하는 것 역시 쉽지 않다.
사기를 좀 더 쉽게 읽고자 하는 사람에게 적극 추천하는 책이다.


의식족이지예절(衣食足而知禮節)

사람은 누구나 창고가 가득 차야 예절을 알며, 의식(옷과 먹을 것)이 족해야 영욕을 압니다.
굶주린 자에게 예의와 범절을 논하면 무엇 하겠습니까? 먹고 사는데 여유가 생겨야 도덕을 알고 범절을 생각하는 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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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1권에 이어 2권에 이르렀다.
1권이 니콜라이 2세의 일생을 그린 책이었다면 2권은 니콜라이 2세가 어떻게해서 죽임을 당했으며 그 이후에 벌어진 일들을 그리고 있다.

마찬가지로 저자는 지난 20년 동안 니콜라이 2세에 관한 자료를 모으고 조사한 것을 이번 마지막권에 전부 쏟아 넣은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매우 잘 짜인 하나의 틀을 만들어냈다.

사실 니콜라이 2세의 전 생애 중에서 유명한 사건은 결혼도 아니고, 1차 세계대전도 아닌, 마지막 처형 때문이 아닐까 한다.
누구나 그의 최후가 끔찍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이는 니콜라이 2세에게 있어서 한순간에 벌어진 사건일 뿐이며 그가 이를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은 총이 발사된 1,2초 뿐일 것이다.
로마노프 일가의 처형은 사실상 그들을 총살시킨 자들에게 더 중요한 일이었다.

먼저 로마노프 일가를 예카체린부르크에 유폐시킨 우랄 평의회로 말하자면, 그들은 로마노프 일가를 우랄 지역으로 보내기 위해 모스크바에서 보낸 책임자를 협박까지 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자신들의 손으로 황제를 죽이고 싶었기 때문이다. 당시 우랄 지역은 혁명의 기운이 제일 센 지역이었다. 예를 들면 루이 16세가 프랑스 혁명군이 있는 진지 한 가운데에 홀로 서 있게 되는 꼴이 되는 셈이었다.
이 때 니콜라이 2세는 수송 기차 안에서 조용히 있었다.

두번째로, 우랄 평의회 당원 골로쉬체킨의 음모다. 그는 로마노프 일가를 처형하는데 정당한 이유를 만들기 위해 누군가 황제의 복귀를 일으킨다는 거짓 증거물을 심어 모스크바에 연락을 해 허락을 받는다.
이 때 니콜라이 2세는 거짓 증거인 줄 모르고 그저 조용히 일상을 보냈다.

마지막으로, 로마노프 일가를 총살한 사령관 유로브스키의 증거 인멸 과정이다.
유로브스키는 황제 일가를 총살키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한다음 마침내 지하실에서 그들을 죽인다. 그리고 그는 서둘러 시체를 트럭에 싣고 찾지 못하도록 황산을 부은 시체를 태워 매장했다. 무려 5시간만에 10구가 넘는 시체를 전부 처리한 것이다.
이 때 니콜라이 2세는 죽어있었다.

이것만 보면 니콜라이 2세와 그 가족들은 자신들이 처형된다는 생각을 단 한번도 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그들은 이상하리 만큼 조용히 있었고 오히려 처형대원들이 더 바쁘게 움직였다. 훗날 이들의 이상한 행동으로 러시아 정교에서는 로마노프 일가를 성자로 표현하게 된다. 도망치지 않고 마치 고통을 감내하기로 한 모습이었다면서.

내 생각에도 니콜라이 2세가 모든 고통을 감수하겠다는 의지를 어느 정도 가지고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가 보냈던 유폐기간의 생활이 황제로 있었을 때보다 더 만족해했다는 것을 보면 틀린 말도 아닌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이런 행동은 오히려 그를 증오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기회가 되었고 로마노프 일가를 처형하는데 앞장 선 유로브스키는 훗날 자신의 이름이 역사에 길이 남겨졌다는 것을 자랑하기까지에 이른다.

하지만 마지막은 니콜라이 2세의 승리로 돌아간다. 처형에 참가했던 우랄 당원들은 훗날 스탈린에 의해 거의 숙청된다.

여기서 니콜라이 2세의 마지막 말을 들어보면 왜 그의 승리인지 알 수 있다.

˝당신들은 당신네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르고 있소˝

(많은 사람들이 그의 마지막 말을 ‘뭐라고? 뭐라 말했나?‘라고 알고 있지만 사실은 뒤에 몇 마디를 더 했었다)
이는 그가 자주 읽던 성경에서 나온 구절이다. 니콜라이 2세는 처형 주모자들의 최후를 미리 예견했던 것일까?

니콜라이 2세의 최후를 뭐라고 표현해야 할까.
‘유약한 군주‘?, 아니면 ‘혁명에 희생당한 불쌍한 사람‘?
확실한 건 어떤 이름이든 그는 역사에 이름을 남겼고 최근에 그들의 유골들이 발견되면서 다시 러시아 마지막 황제에 대한 조사가 이루어졌고 그렇게 역사의 소용돌이는 또 휘몰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이 날 밤 발자타르는 자신의 시종들에 의해 죽임을 당했다.
-처형된 방 벽면에 새겨진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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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절판된 책이었지만 어렵사리 중고로 구매해 읽은 책이다. 1권은 니콜라이 2세의 어린 시절과 혁명으로 인해 폐위되어 유형생활의 일상을 보여주는 것에서 끝난다.

우리나라엔 아직 러시아에 관련된 책이 별로 없다. 게다가 러시아 역사는 더더욱 찾기 어려우며, 대부분 역사를 통틀어서 말하고 있을 뿐, 이렇게 특정 인물을 골라서 나온 책은 찾아보기 매우 어렵다.
저자인 라드진스키는 문서고에 보관되어 있는 니콜라이 2세의 일기(총 51권 ㄷㄷ)와 그의 가족들의 편지, 몇몇 목격담을 토대로 베일에 싸여있는 니콜라이 2세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니콜라이 2세라고 하면 러시아 마지막 황제이며 요승 라스푸틴에게 홀려 나라를 망친, 우리나라로 치면 거의 박모 전 대통령 급인 사람이라고 흔히들 알고 있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면서 니콜라이 2세에 대한 새로운 점을 많이 알게되었는데, 심지어는 그에게 동정심이 들기도 했다. 물론 그가 ‘피의 일요일‘에 민중들에게 총을 발포하게 한 사실은 지울 수 없지만 순전히 ‘사적‘으로 보면 니콜라이는 굉장히 유순한 성격에 훌륭한 인품을 가진 사람이다. 한 마디로 그는 황제가 될 인물은 아니었지만 평범한 민간인으로서 니콜라이 2세는 훌륭한 사람이었다. (그를 본 볼셰비키들 중 일부도 그를 좋게 본 사람도 있었다!) 그는 운동을 좋아하고 때때로 낚시를 하거나 나무를 베어 톱질을 해 장작으로 태우고 저녁엔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고 아내에게 언제나 헌신적이었다.

그러나 그 유순한 성격이 오히려 니콜라이에게 독이 됬다. 항상 결정을 쉽게 번복했고 주위 상황에 자주 휘말렸다. 무엇보다 그는 언제나 마음만이 앞섰고 제대로 실행하지 못했다.
또한 가장 큰 적은 바로 옆, 그의 아내 알릭스였다. 라스푸틴을 불러들인 것도 바로 그녀였다.
그녀는 각종 미신과 광신도적인 사상에 젖어 라스푸틴을 열렬히 응원했다.
나중에 혁명이 발발하기 전에 1차 세계대전에 출전한 니콜라이에게 보낸 편지를 보면 온통 ‘이래라 저래라‘하는 간섭과 불평이었다. 그녀는 라스푸틴과 그녀를 건들이는 자들을 모조리 내치라는 편지를 수도없이 니콜라이에게 보낸다. 라스푸틴은 그걸로 살판나기 시작한다.
니콜라이는 이에 매우 피곤해했고 여러번 돌려서 거절해보았지만 그녀는 곧 죽을 듯이 고집을 부렸고, 아내를 사랑한 니콜라이는 어쩔 수 없이 이에 따른다.

어찌보면 그의 아내가 나라를 망친 셈이지만 자신의 주장을 확실히 관철하지 못한 니콜라이의 책임도 분명 있다.(그는 항상 신에게 기도하면서 문제을 회피하려고 했으며, 차라리 군주직을 내려가고 신부로 지내고 싶다고 했을 정도로 힘들어했다) 그럼 적어도 총살형은 받지 않았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라스푸틴에게 홀려서 나라를 망친 것은 어느 정도 맞는 말이지만 정확히는 주위의 음모, 시대상이 그와 러시아 제국을 망하게 한 것이라는게 내 생각이며 그는 훌륭한 신사였지만 황제로선 아주 무능했다고 할 수 있다.

다음권은 로마노프 일가의 최후와 처형을 집행했던 볼셰비키 당원들의 회고록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으므로 기대하면서 읽으려 한다.




실제로 그는 고집스러웠다.
그는 고집스러웠지만 상대방의 면전에서 분명한 반대의 의사를 표명하지 못했는데에 그의 비극이 있었다.
그는 너무 엄격하고 부유한 환경에서 온실 속의 꽃처럼 자라났으므로 자신의 주장을 뚜렷히 내세우며 능동적으로 단호한 태도를 취하지 못했다. 언제나 소심하게 주저하고 망설이며 다른 사람의 의견을 차마 거절하지 못하고, 오히려 침묵으로 일관했는데 이런 경우에 상대는 침묵을 동의로 오해했다.

누군가가 자신이 원하는 바를 주장하면 니콜라이는 단번에 그의 의견을 따랐다. 그래서 침묵을 동의로 오판한 먼저 번의 청원자는 황제를 배신자로, 줏대없는 사람으로 비난했다.

니콜라이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누군가가 표명해주기만을 소심하게 기다리기 일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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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자누스 2021-12-07 04: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의 원전은 어느 나라 언어인가요?

오네긴 2021-12-07 16:57   좋아요 0 | URL
책에 자세히 나오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영어 원서가 아닐까 싶습니다. (검색해 보니 동일한 제목의 영어 원서가 나오더라구요. 러시아 판본인지는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