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 중고서점 동탄점 오픈
이웃 화성 동탄 반송동 메타폴리스에 새로운 알라딘 중고서점이 들어온다는 소식을 듣고 재빠르게 달려갔습니다. 고속도로를 타고 메타폴리스로. 예전에 한 번 가본 적이 있어서 헤매지 않고 금세 갈 수가 있었죠. 평일이라 그런지 차가 없어서 다행이었습니다. 예전에 주말에 갔을 적에는 정말 고생했거든요.
주차를 A블럭에 하는 바람에 건너가야 했습니다. 너무 오랜만에 와서 조금 어리둥절해 했지만 금세 적응할 수가 있었습니다. 예전에도 봤던 대로 건너가다 보니 여전히 공사 중인 곳들이 많더군요. 아마 동탄의 핫플레이스다 보니 주차공간이 부족해서 추가 공사를 하는 것 같기도 하고. 그리고 알라딘은 홈플러스 매장을 좋아하는지 메타폴리스 지하에도 홈플러스가 있더군요. 인천 계산동과 북수원 홈플러스에도 아마 매장이 있었죠. 북수원에는 종종 방문하지만 계산홈플러스 알라딘에는 못가 봤네요. 개인적으로 가본 곳 중에서 최고는 구월동 알라딘 매장이 아닐까 싶습니다.
자 드디어 도착!
어느 매장이나 동일한 디자인으로 고객을 맞이하는 간판입니다.
아무래도 신도시에 입점한 탓인지 깨끗하고 좋습니다. 문득 그 전에는 어떤 매장이 자리를 하고 있었는지 궁금해졌습니다. 쇼핑몰의 경우, 지역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일단 입점했다가 폐점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저희 동네 피트인의 경우에도 1년 정도 지나 자리를 잡아 가는 분위기더군요.
오늘 들어온 책이 무려 1,602권이라고 합니다. 아마 신규 출점의 경우 갠춘한 책들을 몰아 주는 경향이 있다는 판단이 들어서 오늘 동탄점을 찾게 되었습니다. 이미 사전에 살 책들을 조사해 왔기에 다른 책들은 사지 말자는 주문을 걸었습니다. 오래 머물면 머물수록 예상에 두지 않았던 책들을 만나 사게 되거든요. 어느 분은 같은 서점에 머물면서 자신이 찾던 책을 다른 고객이 사가는 경험도 했다고 하시더군요. 전 그전에 분당 서현점에 롤랑 바르트의 <기호와 제국>을 사러 갔다가 비슷한 체험을 했었습니다. 분명 있다고 하는데 해당 서가에 없는 겁니다. 스택이 잘못 되었거나 누군가 들고 있다는 말이겠죠. 아쉬웠었는데 이젠 절판이 되어 더더욱 아쉽게 되었습니다. 얼마 전에 도서관에서 빌렸다가 다 못 읽고 반납한 기억이 납니다.
역시 신간코너가 눈에 들어옵니다. 라이벌 그래24 중고서점에서는 대부분 책들의 가격이 정가의 50% 선에서 정해져 있지만 알라딘에서는 책의 컨디션에 따라 최상, 상, 중 그리고 하급으로 분류를 하죠. 그래서 왕건이 아이템을 득템하는 그런 재미가 있습니다. 알라딘에서도 물론 최상급 컨디션의 중고는 저렴하지 않은 가격이긴 하지만 카드나 기타 등등의 혜택을 이용하면 절약할 수 있는 방법이 다양하죠.
오늘 팔고 간 책 코너입니다. 인터넷으로 조회를 해도 잘 나오지 않는 따끈따끈한 책들을 구할 수가 있는 코너입니다. 오랫동안 기다려 오던 레이 황 교수의 <장제스 일기를 읽다>도 바로 이 코너에서 데려왔습니다. 조금 부담스러운 가격이라 반드시 중고책으로 구하리라 결심을 하고 있던 차에 만나서 두 번 생각하지 않고 바로 산 기억이 납니다.
사전에 조사해 간 책 두 권부터 우선적으로 책바구니에 담았습니다. 하나는 필립 큔 교수의
<영혼을 훔치는 사람들>이란 책입니다. 책과함께 출판사에서 아마 처음으로 나온 책이라는 칼럼을 어디선가 읽었는데 품절 책이라 구할 수가 없어서 도서관을 이용해 보려고 했으나 결국 못 다 읽고 반납한 기억입니다. 그리고 분명 예전에 한 번 산 것 같은데 어마무시한 책탑 속에서 찾기를 포기하고 마침내 수중에 넣을 수가 있었습니다. 청나라 건륭 연간에 실제로 있었던 사건을 다룬 책으로 서구 지식인이 쓴 중국사라는 점에서 개인적으로 흥미롭다고 생각합니다. 비슷한 케이스로 조너선 스펜스 교수의 책이 있습니다.
다른 한 책은 역시 역사책으로 글항아리 출판사에서 나온 멍만 선생의 <여황제 무측천>입니다. 수많은 황제들이 명멸해간 중국 역사 속에서 유일무이하게 황제의 자리에 까지 올랐던 여황제 측천무후 무조의 일대기를 그린 역사서적입니다. 당나라 고조 이연을 도운 개국공신의 자리에 올랐던 무사확의 둘째딸로 당태종의 후궁 재인이 되었다가 훗날 태종 이세민의 아들 고종 이치의 황후가 되기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팔자도 센 여인이로구만. 암튼 일단 읽기는 시작했는데 첫 번째 장 정도만 읽었다. 급한 불을 끄는 대로 읽어야지.
아직 문을 연지가 얼마 되지 않아 소장 도서가 꽉 차 있지는 않습니다. 주변에 입소문이 나고 그동안 쟁여 두었던 책들을 그야말로 박스째 가져 오기 시작하면 감당이 안될 정도로 그렇게 책들이 불어날 지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사는 곳만 하더라도, 차로 몇 상자씩 실어 오는 걸 많이 봤거든요. 물론 그 와중에 판매가와 매입 여부 때문에 스탭 분들과 실랑이하는 경우도 종종 있더군요. 인터넷에서 구입을 한다고 하더라도 현장에서 매입 거부를 당할 수 있다는 고지가 있는데도, 그리고 굳이 매입처에서 안 사겠다는 책을 팔겠다고 고집 부리는 모습은 보기 좀 그렇더군요. 안 사겠다면 버리거나 혹은 기증 등등의 다양한 방법이 있다는 걸 유념했으면 좋겠습니다.
역시나 신규점이라 그런지 실내가 깨끗하고 아주 좋았습니다. 이렇게 무더운 여름날 에어컨이 빵빵하게 돌아가는 서점만큼 좋은 공간이 또 있을까 싶을 정도였습니다. 저희 동네 알라딘에 며칠 전에 들러 보니, 아이 학생들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빼곡하게 한 구석에 앉아서 열심히 책을 보는 모습이 아주 흐뭇했습니다. 물론 책읽이에만 열중마시고 필요한 책은 사주시는 센스!
자자, 다음은 이제 동탄점에서 제가 만난 책들입니다. 찰스 부카우스키의 책은 어찌어찌해서 다 구해서 읽고 있답니다. 그런데 시집이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동탄점에 가서 살펴 보았습니다. 영시를 번역한 것 같은데, 사실 시는 제가 주력하는 분야가 아니라 좀 고민하게 됐습니다. 벤 오크리의 책까지 사게 돼서 부담이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아 이 책을 사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양이 관련 도서는 관심이 없어서 패스했는데 그래도 부카우스키 팬이니 사 버려?
올해 작가 전작주의를 나름 선포하고 열심히 읽은 이언 매큐언 작가의 <체실 비치에서>였습니다. 물론 다 읽은 책이고, 이미 소장까지 하고 있지만 반가워서 사진에 담아 봤습니다. 영화로도 제작되어 곧 개봉 예정이라고 하니 기대가 됩니다. 그나저나 <속죄>는 언제 다 읽게 될까요. <속죄>만 다 읽으면 이언 매큐언 읽기는 일단락되겠죠.
올 여름에 나올 거라던 필립 로스의 <미국을 향한 음모>는 도대체 언제나 출간될지. 2년 전 겨울에 읽은 필립 로스의 <죽어가는 짐승>은 정말 최고로 야한 소설 중의 하나였다. 동명의 영화도 있다고 하는데 아직 감상하지 못했다. 아마 도서관에서 빌려 보았는지 책이 없어서 살까 말까 망설였다. 그런데 이상하게 읽은 책은 잘 사지 않게 되더라. 아마 당장에 구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겠지. 혹시라도 절판되거나 그렇게 된다면 바로 사지 않았을까나.
이상은 짧은 나의 동탄 알라딘 방문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