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없이도 버티는 survival 일본유학
유석규 지음 / 부표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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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오래 전 외국 여행이 모든 대학생들의 로망이었던 시절이 있었다. 요즘에는 해외여행이 너무 일반화돼서 학창 시절에 배낭여행과 해외연수를 경험하는 대학생들이 많이 늘어난 것 같다. 하지만, 해외유학은 또 다른 문제인 것 같다. 물론 예전처럼 유학이 어려운건 아니지만 여전히 쉽지 않은 도전임에는 틀림없다.

여전히 가까우면서도 먼 나라 일본유학 시절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돈 없이도 버티는 survival 일본유학>은 유학생활에 대한 환상 대신 주독야경하며 돈 없이 일본에서 공부를 하며 청년기를 보낸 작가의 고군분투 일본유학기다.

가장 먼저 이 책은 무턱대고 그 나라에 가서 일단 부딪히면서 배워 보자라는 막무가내식 도전보다는 준비하는 자세를 강조한다. 예전에 비해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정보의 수집이 용이해진 만큼, 사전에 만반의 준비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왜 버스를 타면 5분이면 갈 수 있는 거리를, 한 시간씩 걸려 걸어간단 말인가? 개인적으로 배낭여행을 하면서 느낀 점인데, 단 하루를 나보다 먼저 그 도시에서 지낸 동료여행객에는 배울 게 많았다. 하물며 수년씩 먼저 유학생활을 한 선배, 친구 유학생에게서야 말할 것도 없을 것이다.

이러저러한 루트를 통해 수집한 정보로 든든해졌다면 다음 관문은 뭐니 뭐니 해도 어학이다. 책의 곳곳에 아르바이트로 집세며 생활비를 벌며 생활한 저자의 체험담이 배어 있다. 현지어로 말을 할 수 있다면, 소위 아르바이트 시급 단가가 다르다고 한다. 단 시간 내에 어학실력을 늘리겠다고 과욕을 부리는 대신, 장기적으로 내다보고 기초를 다지고 레벨 업을 하는 게 중요하다는 의견에는 전적으로 동의를 한다. 그렇다고 해서 장기간의 해외 체류가 언어능력의 향상을 담보하는 것은 아니다. 유학 초기 4시간만 자면서, 생활비를 벌고 공부한 작가의 스케줄은 가히 초인적인 것이었다.

물설고 낯선 해외생활의 기초에서부터 시작해서, 건강을 유지하면서 생존에 필요한 지침과 유용한 정보가 <돈 없이도 버티는 survival 일본유학>에는 그야말로 넘쳐흐른다. 다른 유학성공기에서 다룬 내가 이렇게 했으니 너희들도 나를 따라 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식의 함정도 보이지 않는다. 수많은 책을 읽으면서 항상 하는 말이지만, 부담 없이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이야말로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돈 없이도 버티는 survival 일본유학>은 재미와 교훈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성공적으로 사냥하고 있다.

책의 말미에 실린 <이란친구 지미> 편은 내가 좋아하는 작가 다카노 히데유키의 <별난 친구들의 도쿄 표류기>를 연상시켰다. 10년간의 일본유학생활 중에 만난 인연들에 대한 이야기가 못내 궁금하기도 했다. 좀 더 살을 붙였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아울러 비주얼쪽으로 강화를 해서, 한 때 사진전공을 했던 작가의 사진이나 이미지를 책에 실었다면 좀 더 콘텐츠가 풍성해지지 않았을까? 여전히 파랑새를 쫓는 이들에게 추천해 주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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