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General Manager) 1차전 GM(General Manager) 1
최훈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9월
평점 :
품절


 

네이버 웹툰으로 현재도 연재가 계속되고 있는 최훈 작가의 만화이다. 우리나라 프로야구 판을 메이저리그의 구단들의 이름과 심지어는 풋볼 그리고 NBA까지 동원을 해서 다양한 팀 이름을 만들어냈다. 가끔 메이저리그 웹툰도 그리는 최훈 작가는 촌철살인의 깊이를 그가 그리는 만화를 통해 보여 주곤 한다. 정말 진짜 팬이 아니고서는 알 수 없는 그런 디테일까지도 말이다.

만화 지엠은 초대형 타자인 장건호가 자유계약 선언을 하면서 시작된다. 팀의 우승을 노리는 팀들은 모두 그를 영입하고 싶어 안달이 날 지경이다. 게다가 몸값이 천정부지로 솟을 거라는 예상과는 달리 그는 오히려 우승을 할 수 있는 팀이라면 ‘상대적’으로 저렴한 몸값으로 이적을 할 거라는 선언을 덧붙인다.

자 바로 이 시점에서 우리의 실제적인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하민우 대리가(하대리의 계승자!) 등장한다. 모기업의 재정악화로 인해 최악의 경영 상태로 치닫고 있는 하위 팀 수원 램즈 전략팀의 프런트 직원이다. 고교시절 한 때는 잘 나가는 초대형 선수였지만 프로에 들어와서 평범한 투수로 전락하게 되고, 결국 지금은 현역에서 은퇴해서 프런트에서 일하고 있다. 이에 갑자기 등장한 사장인 이윤지는 온통 미스터리로 가득한 묘령의 여인이다. 물론 나중을 대비한 복선이라는 것이 아주 눈에 띄지만 말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어수룩해 보이지만, 그 안에는 날카로운 비수 한 자루를 숨겨 가지고 다닌다는 인상이다.

이들의 상대는 바로 만년 하위 팀에서 일약 우승을 넘보게 된 인천 돌핀스의 소위 천재단장이라고 불리는 은종오가 있다. 누가 봐도 은종오의 모델은 바로 오클랜드의 빌리 빈 단장이다. 스몰 마켓 팀으로 해마다 주전급 선수들을 팔아 대면서도 한 때,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를 호령했던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의 빌리 빈 말이다. 물론 지금은 그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같은 지구에 있는 돈을 물 쓰듯이 펑펑 써대는 에인절스에게 해마다 눌리긴 하지만 언제 또 빅3 투수들이 리그를 호령하던 시절처럼 되돌아갈지 모를 일이다.

어쨌든 이들이 펼쳐내는 인간군상의 모습은 현실 세계의 축소판이다. 본격적인 시즌에 들어가기에 앞서, 트레이드를 통해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잉여자원들을 활용해서 부족한 것은 메우는 모습은 야구계의 일반적인 풍경이다. 하지만 거래에서 자신들에게 불리한 것은 숨기고 유리한 점에서는 최대한 홍보를 하면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어내려고 하는 복잡하기 그지없는 트레이드 과정은 예전에 누군가, 로켓 사이언스만큼이나 어렵다고 한 말이 언뜻 떠오른다.

그리고 하대리가 앞장서서 자신과 친구 사이인 유틸리티 선수인 조민준을 냉정하게 짜르는 장면에서는 프로 세계의 냉혹하기 그지없는 면들을 보여 주기도 한다. 오로지 실력을 갖춘 자만이 인정을 받고, 아무리 팀에 헌신적인 공헌을 했더라도 팀에 더 이상 불필요한 존재가 된다면 내치는 장면은 실제 야구 판의 판박이였다.

물론 곧 이어 전개될, 어느 이야기에서건 빠질 수 없는 하대리와 이윤지 사장 그리고 램즈의 직원 애리 사이에 벌어지게 될 러브라인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재미를 제공해 줄 것이다. 왜 책의 말미에서 캐릭터들을 소개하는 자리에서 왜 두 여주인공들을 비키니를 입혀서 출현시켰는지, 작가의 엉큼한 마음이 살짝 엿보였다.

앞으로도 2차전 그리고 3차전이 계속해서 출간될 것 같은데, 당분간 월간 만화가 되어 버린 웹툰은 끊고 앞으로 나올 단행본을 기다리는 것이 정신건강에 유익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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