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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어떤 분께서 왜 요즘에 글이 뜸한지 물어봐주셨다. 글쎄, 여러 가지 이유가 있는 것 같다. 일단은 여러 일신상의 변화가 이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하던 일이 달라졌고, 정해진 루틴이 깨졌으며, 그와 다른 이유로 인해 일상의 리듬도 불규칙해졌다. 예전에는 어떤 정해진 시간이 있어서 어떤 시간을 어떻게 유용할지 미리 계획을 세울 수 있었다면, 요즘에는 그런 계획이 어려워졌달까. 아무튼 예전에는 남는 시간들을 보고, 읽고, 쓰는 것에 비슷하게 배분했다면, 요즘에는 그 남는 시간들이 불규칙하게 산재되다 보니, 그 시간들을 보거나 읽는 쪽에 주로 쓰는 것 같다. 다른 분들은 어떨지 몰라도, 내 경우에는 이상하게도 주위가 시끄럽거나 집중이 안되면 뭔가를 쓰기가 힘들다. 그래서 책을 읽을 때에는 음악을 듣거나, TV를 틀어놓고 (가끔 화면에 눈길을 줘가며) 읽는 경우도 많지만, 쓸 때는 어떤 빈 공백이 필요하다. 그런데 그 빈 공백들은 여러 자질구레한 이유로 잘 만들어지지 않고, 나는 그럴 때마다 늘 쓰기를 희생시키는 것 같다.
물론 알라딘에 글쓰기가 뜸해진 것에는 다른 이유도 있을지 모르겠다. 글쎄..(이 얘기를 하면 쓸데없이 길어질 것 같아서, 최대한 짧게 이야기하면) 늘 찾아가던 단골 식당에서 주방장이 바뀐 느낌이랄까, 혹은 인테리어가 갑자기 너무 모던하게 바뀌어서 나같은 올드 스쿨 패션은 더이상 출입하면 이 미적감각을 심하게 저해시킬 것 같은 느낌이랄까. 아무래도 나와 맞지 않는 도구인 북플의 영향도 있을 것이고, 예전에 내가 알던 여러 분들이 알라딘에 잘 보이시지 않게 된 것에도 이유가 있을 터고, 어쩌면 그 외에 다른 이유일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무엇인가가 잘 맞지 않는다는 생각을 (최근에 들어서) 종종 했다.
안해도 될 얘기를 여기 하나 더 첨부하자면 그래서 사실 얼마 전에 블로그를 옮길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반디앤루니스에서 한달 적립금 10만원이라는 달콤한 미끼를 내걸고 '펜벗'인가 하는 서평단 비슷한 것을 모집하기에 지원했었다. 여기 되면 이 참에 여기로 터전을 옮길까 하는 생각도 하면서 말이다. 결과는 뭐, 보시다시피...아무튼 사람이란 참 간사한 것이 그렇게 다른 곳에서 물먹고 나면 내가 있는 곳의 소중함을 알게 된다. 그리고 돌이켜보면 알라딘에서 여러 혜택을 많이 받은 것도 사실이니까. 이달의 당선작으로 적립금도 많이 받았고, 서평단으로도 계속 운이 좋게 뽑히고 있다. (말이 나왔으니 몇 마디 더 첨부하자면 얼마전 '이달의 당선작' 문제가 서재에서 화제에 오른 적이 있는데, 내 생각에는 무엇이 어떻게 바뀌든 간에 결국은 여러 말들이 나오리라고 본다. 누가 선정하든, 다시 말해서 알라딘 MD가 하든, 어떤 위원회가 하든 간에 기본적인 전제, 즉 누구나가 자신의 글이 선정되기를 바라고, 글을 보는 관점에는 서로 간에 차이가 있을 것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도 든다. 어떤 글들은 내 떨어지는 감식안으로 보기에도 부족해 보이기는 한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이상문학상도 아니고^^ 그렇게 정밀한 잣대를 들이대야만 할까.(하긴 뭐, 이상문학상도 꼭 잘 써서 뽑히는 것만은 아닌 것 같은데...아, 이번 김경욱 작가 말하는 것은 아니고요, 저는 김경욱 작가 좋아해요. 예전에 싸인도 받았는데...) 조금 부족한 글에 격려의 의미로 줬다고 하면 안될 이유가 있을까. 그 글을 쓰신 분들이 격려를 받아 앞으로 더 좋은 글을 쓰게 되리라고 믿으면 안될 이유가 있을까. 돌이켜보면 나도 마찬가지였고, 지금도 마찬가지니까.)
아무튼 그래서 결국 얻은 깨달음은 지금 하고 있는 이거(서평단)라도 잘 해야 되겠다는 것이고, 잊지 말고 책 추천도 해야되겠다는 것이다. 아니, 뭐 뜬금없이 글의 전개가 이래요,라고 욕하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리지만....
러브 레플리카, 윤이형, 문학동네
윤이형 작가의 단편집이다. 저번에 단편 '쿤의 여행'을 읽었을 때는 그리 강한 인상을 받지는 못했는데, 이번 이상문학상 수상작품집에 실린 단편 '이웃의 선한 사람'은 상당히 독특하고 신선했다. (개인적으로는 대상 수상작보다 나은 느낌? 아니 자꾸 김경욱 작가를 디스하는 것처럼 보일까 우려되는데, 그건 아니고..싸인도 받았다니까.) 작가의 다른 소설들은 어떨지 궁금해졌다.
다마세누 몬테이루의 잃어버린 머리, 안토니오 타부키, 문학동네
<페레이라가 주장하다>의 맥을 잇는 작품이라고 하는데, 아직 그 책을 사놓고 읽지를 못하고 있으니 이번에 같이 읽고 연작 리뷰를 쓰겠다. (물론 선정이 안 될 것을 알고 지르는 말)
작가의 책, 패멀라 폴, 문학동네
이 책과 테리 이글턴의 <문학을 읽는다는 것은>이 소설과 인문 쪽에 애매하게 걸쳐져 있는데, 인문 쪽에서는 이 책들에 대한 추천을 해주신 분들이 있는데, 우리도 질 수는 없죠. 분발해서 한 권 가져 옵시다!

캐나다, 리처드 포드, 학고재
오에 겐자부로 단편집, 현대문학
에이바님과의 내멋대로 약조를 지키기 위해 추천....하는 것만은 아니고, <캐나다>는 소설의 서두("나는 우선 우리 부모가 저지른 강도 사건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다. 다음에는 나중에 일어난 살인 사건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다.")가 흥미로워서, <오에 겐자부로>는 가지고 있는 현대문학 단편선 시리즈 컬렉션에 추가하려고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