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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은 그랬다.
장강명 작가의 <댓글부대>를 읽고자 펼쳐들었더니 뭔가 재밌어보이기는 하는데 이상하게도 나는 재미가 없는 것 같고(그러니까 개콘의 재미없는 코너 보는 느낌이랑 비슷하달까..), 새해 벽두부터 왜 이런 내용을 'JTBC 뉴스룸'도 아니고,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도 아니고, '그것이 알고싶다'도 아니고 하필이면 소설에서 봐야할까 싶어서....조금 기다리기로 했다. 뭘 기다리기로 했냐고?
그러니까, <댓글부대> 같은 영 안 땡기는 책이 서평단 도서로 선정되는 대참사(?)를 막고자, 마지막까지 기다리는 거지. 어차피 내가 고르는 책들은 비주류일 가능성이 높고, 여러 서평단 분들이 고르는 책 중에서 높은 표를 받은 책들 중에서 영 땡기지 않는 책들을 제외하고 나머지 책들에 표를 던져, 많은 표를 받은 책들 중에서 (내 관점에서) 조금이라도 나은 책들을 골라내는 거지..일종의 캐스팅보트랄까. 남들은 늦게 올린다고 보겠지만, 늦은 게 아니라 나는 기다린거라네, 친구. 아무튼 계획은 그랬다.
그러나 신간평가단 책추천 글쓰기 마감시한이 약 1시간 30분 앞으로 다가온 현시점, 지금까지 추천을 해주신 서평단분은 총 12분. 내 투표를 제외하고도 아직 6분이나 더 표를 던지셔야 한다. 그렇다고 더 기다리자니 아무래도 마감시한을 넘길 것 같고...캐스팅보트는 무슨 캐스팅보트...이 간단한 가능성을 생각하지 못했으니..
아무튼 그간 들인 노력이 억울해서라도 중간집계 결과를 살짝 발표해보자면, 현재까지 표를 많이 받은 책들은 다음과 같다. 조이스 캐롤 오츠의 <그들>과 주제 사라마구의 <카인>이 공동 6표, 카뮈의 <페스트>가 5표, 루 월리스의 <벤허>와 조디 피코의 <코끼리의 무덤은 없다>가 공동 4표. 그 밖에 <울지 않기>, <사슴의 왕>, <스타타이드 라이징> 같은 책들이 3표씩 얻었지만, 아마도 이번에는 위의 4표 이상 얻은 책 중에서 선정될 가능성이 높을 것 같다. 이 중에서 개인적으로 나아보이는 책 두 권을 골라 지우가 피카츄를 보내는 심정으로 밀어주고, 나머지 책들은 그냥 신간소개(?) 차원에서 올려본다.
그들, 조이스 캐롤 오츠, 은행나무
카인, 주제 사라마구, 해냄
카뮈의 <페스트>는 읽을 엄두가 나지 않아서, 조디 피코의 <코끼리의 무덤은 없다>는 전혀 모르는 작가라서, 루 월리스의 <벤허>는 그 책이 선정되면 지하철에서 들고 다니며서 읽기에 심히 애로사항이 꽃필 것 같아서, 그리고 영화로도 너무 많이 봐서 뺐다. 그러다보니 남는 책이 저 위의 두 권.
주석과 함께 읽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루이스 캐럴, 정병선 옮김, 오월의봄
사실 이 달에 가장 읽고 싶은 이 책이었다. 얼마 전의 아이유에 관련된 논쟁에서 이 책이 화제에 오른 적이 있는데, 제대로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많은 사람들이 내용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알고보면 정말 '이상한' 얘기가 많은 책인데, 주석과 함께 읽으면 매우 흥미로운 지점이 많을 듯 하다.
바느질하는 여자, 김숨, 문학과지성사
김숨 작가의 원고지 2천 2백 매의 장편. 시간을 투자해 읽지 않을 이유가 없다. 고통을 견디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김숨은 계속 해왔는데, 손가락이 뒤틀리고 몸이 삭도록 바느질을 하는 여자. 그들이 왜 글을 쓰는지, 아니 왜 바느질을 하는지 그 이야기가 길게 펼쳐질 것 같다. 바느질은 글쓰기와 닮았다.
소각의 여왕, 이유, 문학동네
손홍규의 <그 남자의 가출>과 이유의 이 책 중 어느 책을 추천할까 생각하다가, 이미 이 책이 2표를 받고 있어서 혹시나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 그만.
덧.
위에 쓴 지우가 피카츄를 보내는 심정이란 이런 거다. 피카츄가 이렇게 되묻는 심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