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제3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손보미 외 지음 / 문학동네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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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갑자기 맹인이 된 판매원과 구청에 음악 수업을 들으러 가는 아내 부부가 “미국의 대중 음악”을 강의하는 강사인 남편과 점점 삐뚤어지는 아들을 팽개쳐놓은 이유가 “당신 때문이었음을” 뒤늦게 고백하는 아내 부부에 비해 겉으로는 더 평온해 보인 것이 사실이다. 아내를 위해 강좌를 권하는 남편이 있고 비록 나중에는 시들해져버렸지만 남편이 쓴 글을 방송국에 보내주던 아내의 챙겨주는 모습이 엿보이는 부부였으니까.

 

 

하지만 맹인 남편에게도 “감”과 “질투”가 존재했고, 남편에게 무관심해 보였던 아내에게도 “질투”가 존재했다. 그래서 그들은 아내가 만나러 가는 남자를 집으로 초대하거나 남편이 만나러 가는 여자를 미행하는 일들을 해 왔던 것이리라.

 

 

관계라는 것이 결혼이라는 제도 안에서 참 씁쓸한 것임을 나는 [폭우]를 읽으며 다시금 깨닫는다. 그러면서도 시력을 잃은 그가 부지런히 쳐대는 자판의 내용들이 “대체 무엇을 쓰고 있는 것일까?”궁금했고, 쓰는 시늉만 하는 것은 아닐까 싶어지기도 했지만 나와 달리 그의 아내는 남편의 기록물들이 궁금하지 않았던 모양이었다. 강사의 진실을 그냥 진실로 이해하든 그렇지 않든 간에 4명의 관계는 모두 조금씩 단절되어져 있었고 그들 외에 등장하는 미스터 장이라는 음식점 주인은 작품 속에서 그의 역할을 의문스럽게 바라보게 만들고 있다. 그는 어떤 역할을 부여받고 등장했던 것일까. “그들과 비교해 자신이 누리고 있는 삶에 대한 감사?위안?”을 우리 대신 느끼는 존재였던 것일까.

 

 

[여덟번째 방]의 작가 김미월이 들려주는 [프라자 호텔]은 생각보다 심심한 소설이었다. 아내가 목적지를 고르고 예약은 남편이 하면서 호텔 나들이를 하는 부부의 오늘 속에서 어제의 첫사랑에 대한 추억을 끄집어 내고 있었다. 곳곳에서 데모행렬이 줄을 잇고 시절이 수상하던 시절, 대학생이 된 남자는 밥을 먹다 눈이 맞게 된 윤서의 소원을 위해 크리스마스에 비싼 플라자 호텔을 빌렸다. 하룻밤의 숙박료를 벌기 위해 7개월간 열심히 알바를 해야했지만 기뻐하는 그녀의 얼굴을 떠올리며 참 즐거웠을텐데, 그만 약속을 잊어버린 윤서로 인해 그는 크리스마스 밤을 호텔방에서 홀로 지새야했다. 그리고 세월이 지나 아내는 그때의 자신이 던져주었던 실망스러운 하루는 까맣게 모른 채 남편이 된 남자와 호텔방에 오른다. 약간은 심심한 듯 하지만 아기자기한 맛이 있는 단편이었다. 정말 세상에서 가장 아까운 것은 호텔비? 택시비? 주차비? 따위인 것일까.

 

 

[양산펴기]는 가난한 서민의 삶을 단 하루만에 여러 문장을 통해 주었다. “녹두”라는 애인인지 부인인지 모를 여인과 함께 사는 “나”는 “장어가 먹고싶다”는 녹두의 소원을 위해 쉬는 날에도 일당 오만원짜리 양산팔이 알바를 나가야했고, 돈 때문에 녹두랑 다퉈야했으며 가격대비 자장면을 선택해 섭취하면서 생존권 보장을 위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사람들을 바라봐야만 했다. 그가 보낸 하루의 일상 속에는 가난이 함께 했고 보람이나 즐거움보다는 고난함이 묻어나 있어 남의 일 같지 않게 느껴졌다.

 

 

수상여부와 상관없이 내게 이 단편들 중에서 최고를 꼽으라면 단연 김이설 작가의 “부고”를 뽑을 것이다. 짧은 길이에도 불구하고 주말드라마 속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인간들의 갈등이 가득 담겨 이야깃거리를 풍성히 내어놓았기 때문이다. 평생 교육자라는 자부심으로 살아온 아버지는 “소통”에는 전혀 소질이 없었다. 그런 그가 가르침을 어떻게 전달했을지는 불보듯뻔한 일이었다. 외도가 들통나는 바람에 아내는 집을 나갔고 아들에겐 “복종”을, 딸에겐 “침묵”을 강요하며 양육하다 새부인을 들였으나 그녀 역시 아버지에겐 또다른 단절의 증거였을 뿐이었다. 주변에 이혼도, 재혼도 쉬쉬했던 그의 거짓된 삶이나 자기 자식을 키우기 위해 남의 자식을 뒷바라지 해 온 새어머니의 거짓, 타인의 논문을 대필하며 먹거리를 해결하는 딸의 거짓은 가족이 얼마나 단절된 삶을 살고 있는지를 극명히 보여준다. 그 누구도 서로 소통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다. 아버지의 의붓아들로 인해 집단 성폭행을 당했지만 아비에 의해 묻혀져야했던 고통도, 생모의 부고를 받고도 전혀 슬프지 않았던 마음도 그녀의 삶을 뒤틀어 놓았다. 동거하던 연하남과의 이별이 차라리 작품 속에서 가장 일반적이고 슬프지 않은 이야기로 비춰질 정도였다.

 

 

생모와, 양모. 엄마가 둘이라는 사실은 그녀만의 비밀이 아니었다. 아니 이 사실은 애초에 비밀조차 될 수 없었다. “내 새끼가 내 새끼를 해쳤다”는 아버지의 소리침이 귓가에서 떠나질 않는 가운데 작품이 주는 무게감은 이미 단편의 그것을 지나치고 있었던 것이다. 은희의 고통은 아버지의 자살로 과연 끝나는 것일까. 결혼해서 외국으로 가버린 오빠를 제외하곤 이 땅에서는 더 이상 연결고리가 없는 그녀의 삶은 앞으로 더 쓸쓸해질 것인지, 아니면 딱 지난 세월만큼일 것인지 감히 셈하질 못하겠다.

 

 

[너를 닮은 사람]은 딸 리사를 폭행해 전치 삼주의 중상을 입힌 여교사를 만나면서부터 과거의 비밀과 마주하게 되는 어느 주부의 이야기다. 너무 가난해서 가난에서 탈출하고자 사장님의 아들과 결혼했으나 주류에 섞이지 못해 외로웠던 그녀는 마음을 달래기 위해 등록한 독일어 강좌에서 성과 이름이 같은 미대생인 클라인을 만났다. 독일어로 작다는 의미인 클라인은 주부와 미대생을 구별하기 위해 붙여진 이름이었는데 그녀와 뜻이 잘 맞아 자신의 그림 선생으로 불러 들이다가 급기야 클라인과 결혼을 앞둔 남자 “유석”과 사랑에 빠져버렸다. 둘은 결혼 일주일을 두고 도피하다시피 독일로 함께 유학을 갖고 그곳에서 딸 리사를 낳았다. 하지만 다시 가난해지는 것이 두려웠던 그녀는 유석을 버리고 딸만 데리고 귀국했고 이후 화가의 삶을 살아왔다. 그 과거를 빌미로 자꾸만 집을 찾아오던 그녀의 입을 막기 위해 급발진 사고를 내고야 마는데........! 너를 닮은 사람은 그렇게 자연스럽게 사람과 사람을 이어 시간을 뛰어넘는 수작이었다.

 

 

이 외 [국경시장]과 [모두가 소녀시대를 좋아해]까지 총 7편의 단편은 젊은 작가 수상작들이다. 때로는 구미에 맞고 더러는 그렇지 못한 작품들도 있었지만 가벼우면서도 읽기에 맞춤맞았던 작품들은 작품-작가의 해석-평론가의 평론 으로 이어져 한 작품을 읽고도 세 번 우려 마시는 느낌이 들게 편집되어 있다. 짧지만 작품을 읽는 느낌을 전해주었던 몇몇 작품에 고마움이 일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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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부터, 지독하게, 열정적으로 - 가슴이 시키는 일에 과감히 뛰어든 할리우드 파워피플 10
이경민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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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 드림“세대의 꿈은 1.5세대나 2세대의 미국내 성공이었다. 정치, 경제, 전문분야에서의 성공만이 부모세대의 고생에 대한 보답이요, 이유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금 다른 길을 걸어 성공한 사람들이 있다. 아이비리그의 성장촉진제를 맞고도 길을 비켜 ”헐리우드 드림“을 일구어낸 사람들. 그 사람들에 대한 인터뷰가 [바닥부터, 지독하게, 열정적으로]인 것이다.

 

 

책장을 펼침으로써 만날 수 있는 10인의 성공담은 미국내는 물론 그 외 지역에서 살고 있는 피끓는 젊은이들에게 훌륭한 자극제가 되어줄 것이 분명해 보였다. “NO=Not Now"일 뿐이라며 긍정의 피드백을 자기 자신에게 늘 보내며 일하는 ABC TV 캐스팅 담당 촐괄부사장 켈리 리는 여러 미드 속에 한국인들을 캐스팅 함으로써 아시아인에게 기회의 발판을 열어주는 사람이었다. 그 기회가 윈윈작용을 일으켜 미국 드라마 속에 글로벌한 이미지를 심어주기 시작했으니 그녀가 열어놓은 가능성은 모두를 위한 것이었음이 증명된 셈이었다. 캐스팅 작업의 보람을 누군가가 꿈을 이룰 기회를 줄 수 있는 것에 타깃을 맞추고 있다는 그녀는 소개된 10인 중 가장 인상깊었던 사람인 동시에 매력적인 사람으로 기억될 것이다.

 

 

그녀외에도 등장하는 인물들은 왜 이리들 하나같이 뛰어난 스펙들을 줄줄이 달고 있는지.....하지만 그들이 대단해 보이는 것은 스펙을 이용해서 성공한 것이 아니라 스펙을 뒤로 하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쟁취해 온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겨우 30대~40대에 그들은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라는 찬사를 듣고 있다. 그들의 공통점은 스마트 하다는 점과 스펙 외에도 즐기며 일한다는 점이 일치한다. NBC TV시리즈 제작 촐괄 수석 부사장인 에드윈 정은 “나는 내가 하는 일의 팬”이라고 자처하며 오늘도 즐겁게 일하고 있을 것이다. 그 다섯 살 배기같은 장난스러운 미소를 띄우면서-.

 

 

켈리 리만큼이나 매력적으로 기억될 인물은 헐리우드 리포터의 편집장 재니스 민이었는데 그녀는 내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명언들을 내뱉음으로써 계속 메모하게 만든 인물이었다.

 

 

P.291 자신감에는 항상 근거가 있어야 한다

근거 없는 자신감은 오만일 수 밖에 없다

 

P.282 꿈이 나를 배신할 리 없어

지금 행복하지 못한 것은, 단지 가슴을 뛰게 하는 글감을 만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라고. 분명 그녀 스스로에게 한 말인데도, 너무나 잘 정리되어 있는 이 말들이 내게도 화살이 되어 가슴으로 와 꽂혔다. 그들의 삶이 내게도 감동인 까닭은 현실 안주형이기 보다는 안정된 항구를 떠나 항해하는 배처럼 나 역시 꿈을 쫓는 사람으로 살아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헐리우드에서 성공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 거품과 실상을 꼬집었던 소설 [템테이션]을 읽은지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더 공감하게 된 것인지도 모르겠다.

 

원하고 도전함으로써 일구어낸 그들의 용기가 이 시대를 살아가는 혹은 지금 잠깐 좌절하고 있을지 모를 우리의 20~30대들에게도 희망의 끈이 되어주기를 간절히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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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홍차 - Ori's Sweet Tea Time
김유나 지음 / 청어람장서가(장서가)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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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차를 알게 되는 순간, 나는 커피에 대한 집착을 줄일 수가 있었다.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커피를 14잔씩 마셔대던 내가, 단 한잔의 홍차로 하루를 만족스럽게 보낼 수 있다니....실로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오리페코의 주인장처럼 “퀸즈웨어”, “안젤라와 헤서웨이”, “에르메스”, “앤슬리”, “로얄 애덜리” 등의 앤티크하고 고풍스러운 찻잔을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취향이 달라 내쪽에서는 오히려 신지가토의 티포트처럼 귀엽고 개성 강한 쪽이 더 맞는 듯 하다. 하지만 그녀가 소개하는 홍차들은 과거 홍차에 미쳐 여러 홍차 가게를 전전하던 내게도 익숙한 맛들이라 반가웠고 딱히 모임을 갖진 않았지만 자주자주 들러 주인장들과 유대관계도 돈독히 해 두었던 지난 날의 기억들을 되새김질 할 수 있어 정겨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주기도 했다.

 

 

흔히 홍차를 가장 즐기는 나라?하면 영국을 떠올리기 쉽상일텐데 세계에서 가장 홍차를 많이 소비하는 국가는 인도라고 한다. 홍차와 인도 하면 떠올려지는 것이 일본만화 [홍차왕자]다. 아기자기한 캐릭터에 홍차 이름들이 붙여져 열심히 탐독했던 만화였는데 세월이 흘러 수집했던 그 만화책들은 다 어디로 가버린지 모르겠다.

 

 

얼마전 스타벅스에서 추리소설 한 권을 재미나게 읽으며 마셨던 차는 짜이였다. 인도식 밀크티로 인도에서는 길에서도 판매한다고 하는데 그 맛이 이 맛과 같을지 사뭇 궁금해진다. 또 한때는 가입했다가 탈퇴한 유명한 홍차 카페인 오렌지 페코의 오렌지가 과일의 이름이 아니라 최초의 수입상인 네덜란드 상인이름이라는 사실도 재미난 진실 중 하나였다. 뒤에 붙은 페코 역시 외국이름이 아니라 중국의 백호를 영국에서 오인해 붙인 발음이라니 이름 하나의 유래와 역사만 뒤적여 보는 것 만으로도 흥미로운 것들을 참 많이 발견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티백의 역사가 토머스 설리반이 비단 샘플 주머니를 돌렸는데 그 사용법을 몰라 그냥 주머니채 담궈 우려먹는데서 시작했다는 재미난 이야기도 함께 실려 있었다.

 

 

영국은 400년이라는 역사를 가지고 있다지만 우리는 2008년을 기점으로 이제 겨우 100주년의 역사를 갖게 된 홍차는 여전히 매니아층이 있고 프랜차이즈 점에서도 판매될만큼 인기 있는 음료다. 다만 취향에 따라 스트레이트 티로도 플레이버리드 티로도 선택할 수 있겠지만 어떤 쪽이든 나는 밀크티를 맛보고 나서부터는 항상 밀크티로 마시고 있다. 로얄 밀크티 외에도 아삼이나 웨딩티, 다즐링, 잉글리시 브렉퍼스트, 얼그레이, 애프터 눈을 밀크티화 해서 마신 적이 많았고 우유를 나중에 넣는 밀크 인 애프터 방식으로 끓여 먹는 편이었다. 다만 애플티의 경우는 그 상큼한 맛을 입안 가득 담아두고 싶어 우려 마시는 편이었다.

 

 

저자는 홍차에 대한 역사와 종류, 도구, 마시는 방법들만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오래된 홍차를 버리지 않고 활용할 수 있는 좋은 법도 함께 소개하고 있는데 이전에는 홍차염색은 생각도 해보지 못한 일이라 다음에는 오래된 티백이 생기면 꼭 활용해 보려고 기억속에 꼭꼭 담아두기로 했다.

 

 

홍차를 즐기는 일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저 좋아하고 행복한 마음으로 시작하면 되는 것이다. 그래서 지인들에게도 소개하면서 나는 언제나 “너도 좋아하게 될거야. 곧”이라는 말을 덧붙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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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아파트 인테리어 - 15평부터 33평까지, 획일적인 공간을 유니크하게!
김은진 지음 / 이밥차(그리고책)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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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전셋집 인테리어라는 책을 보며 대한민국 곳곳에는 정말 숨은 달인들이 많구나 싶었는데, 그 책의 저자 부부의 집이 이곳에서도 소개되고 있었다. 10평대 인테리어의 앞쪽에서 보여지고 있는데 경호원 남편과 출판사에서 일하는 아내로 소개된 그들의 집은 손재주 많은 그가 이전 집이라고 보여줬던 사진과 똑같았다. 뿐만 아니라 이웃인 다욧짱 강가영씨의 집 역시 소개되고 있었는데, 지금은 아이가 태어나 약간은 콘셉트가 달라졌지만 그래도 그들의 개성있는 집이 분명했다.

 

 

미분양 아파트로 전국이 몸살을 앓고 있다지만 소형아파트는 금새 분양되고 만다니 이젠 정말 집을 “투기 목적이 아닌 거주 목적”으로 구매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나보다 싶어진다. 대한민국에서 월급쟁이로 살며 내 집하나 마련하는 일은 참으로 어렵다. 꼭 자가주택이 아니더라도 전세든 반 전세든 간에 살고 있는 동안엔 쾌적할 수 있도록 꾸며놓고 살고 싶은 욕심이 생기는 것도 어쩔 수 없는 노릇이고.

 

 

10평, 20평, 30평...15평~33평까지의 아파트를 잘 꾸미고 사는 사람들의 노하우를 [작은 아파트 인테리어]에서는 발견할 수 있었다. 가구부터 직접 만드는 사람들이 있는가하면 인테리어 업자를 통해 꾸미는 사람도 있었고 화이트나 블랙으로 통일감을 주는 심플함이 강조된 집이 있는가 하면 알록달록한 에스닉 분위기를 연출해 놓은 집도 있었다. 원룸형 구조이든 2~3개인 방이 있는 구조이든 간에 그들의 공간활용법은 하나같이 다 달랐는데, 가장 특이했던 경우는 침실 외의 각각의 방들을 하나는 남편의 작업실로, 하나는 아내의 작업실로 선택한 경우였다. 아이도 있고 다른 공간으로 사용해야하기에 보통은 꿈만 꾸는 그 일을 그들은 일단 저질러놓고 생활하고 있어 부러웠다.

 

 

주택에 살든 아파트에 살든 간에 내 취향에 맞게 꾸며진 공간이라면 그 아늑함이 좋아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천국 같으리라.....!대체적으로 카페형식으로 꾸며진 곳들이 많았고 그 중 주방이 특히 그러했다. 대다수가 아일랜드 식탁을 ㄷ자 형태로 사용해 넓은 준비공간을 활용했고 와인,커피 등을 즐기는 현대인의 삶이 반영이라도 된 듯, 주방 용품들을 구경하면 꼭 빠지지 않고 그들이 구석구석에 배치되어 있었다.

 

 

작지만 그래서 더 감각적이고 짜임새 있게 꾸며진 아파트를 구경할 수 있는 [작은 아파트 인테리어]. 나는 이곳에서도 내가 살고 싶은 조각들을 발견해냈다. 언젠가 생길 내 집에서 꾸며보기 위한 팁들을 메모하고 수집하며 어서 빨리 내 집이 생겼으면 좋겠다는 바램이 더 커져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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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MBC 라디오 동의보감 - 3분 만에 들려주는 오늘의 한방치료 MBC 라디오 동의보감 1
조기호 지음 / 부광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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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중지


봄약초인 “초오”는 손발이 찬 사람이 마른 명태를 넣어 달여 마시면 몸에 약이 된다. 하지만 이때 차게 마시지 않고 뜨거운 상태로 마시면 “독”이 된다. 원래 독초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한방의 처방은 양날의 칼을 들고 환부를 다스리는 의학이기 때문에 자칫 “선무당”같은 한의사를 만나면 몸을 보하기는 커녕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음이다. [대장금]에서 지상렬이 맡았던 역할에서처럼-.

 

 

올 초 전신마비로 갑자기 쓰러지게 된 후, 각종 검사를 다 했으나 양방에서는 진통제 이외에는 호전시킬 수 있는 치료가 없다하여 퇴원한 이후 나는 그동안 방치(?)해 두었던 내 몸에 대해 다시 공부하기 시작했다. 뇌와 허리,척추에 이상이 없다라는 소견 외엔 사지가 뒤틀리고 몸을 움직일 수 없는 병증에 대한 원인조차 속시원히 알 수 없으니 평소의 습관(?)대로 스스로 공부하여 찾아나설 수 밖에 없게 된 것이다. 의문거리가 생기면 집중하고 파고 들어 공부하고 메모하여 이해가 될 때까지 시간을 투자해서 의문이 속시원히 해소될 때까지 멈추지 않는 것. 나는 어린시절부터 그런 아이였다.

 

 

양방으로는 진통제를 맞으러 한방으로는 침, 뜸, 물리치료를 받으러 양학을 병행하면서 인터넷 검색은 물론 국내외 척추관련 유명의의 서적은 다 구해다 읽었으며 비슷해 보이는 통증과 증상의 병명들은 그 원인과 증상, 진단과 치료에까지 꼼꼼하게 공부해나갔다. 처음에는 비슷해보였으나 파고들어보니 아닌 듯 싶은 것들은 배제해나가면서. 그런 가운데 바른 습관과 식습관을 정립하고 마음의 “화”를 몰아내고 명상의 시간을 통해 나를 되돌아보면서 나는 조금씩, 아주 조금씩 거북이걸음만큼씩 호전되어 나갔다. 물론 도중에 악화된 적도 있고 다시 건강을 다스리고 살펴야하는 시간도 주어졌으나 근 1여년이 흐르고 있는 지금 나는 살아있고 누군가의 도움 없이 혼자 몸을 일으키고 있다. 대소변을 받아내고 통증으로 소리를 고래고래 질러대던 처음에 비하면 한결 나아진 것도 사실이다. 이를 계기로 건강에 대한 생각이 180도 바뀌었으며 건강서적은 빼놓지 않고 보면서 좋은 내용들은 여전히 메모해나가고 있다. 살아있는 동안은 건강해야함으로-.

 

 

“만나면 좋은 친구 MBC문화방송~”이라는 라디오 CM이 떠올려지는 MBC라디오엔 한방치료법으로 딱 3분이지만 유용한 내용을 전달해주는 프로그램이 있다. 1993년부터 10여년이 넘는 시간동안 방송해왔는데 아직까지 우리에게 알려줄 효능들이 있다니....한의학의 범위는 정말 너무도 넓고 깊은 것처럼 느껴진다.

 

 

“띵뚱띵~”가야금소리인지 모를 그 소리를 배경음악으로 하고 알려주는 한약 혹은 보양요법에 대한 내용은 버스에서 듣거나 운전하다가 들은 기억이 남는데, 요즘엔 우연히 듣게 되면 스마트폰을 꺼내 꼭 메모를 해 둔다. 조기호 교수가 들려주는 한방치료법 들은 지금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꼭 필요한 내용이기 때문이다.

 

 

흔히 예방학이라 불리는 동양의학은 주로 침과 뜸, 진맥등의 치료가 익숙한데 그 외 이름을 알 수 없는 약재들로 지어지는 한약들로 몸을 치료하고 보하는 의학이다. 책에 실린 100가지 질환 외에도 많은 질환들을 치료하고 있을테지만 이 100가지만 읽어보아도 우리는 우리를 힘들게 만드는 병에 대해 친숙해질 수 있고 충분히 예방하며 살 수 있다. 운동부족과 나쁜 자세로 인해 근육이 긴장되고 혈액순환 감소로 야기되는 기요통에서부터 외부 자극없이 온몸이 아프며 만성피로와 수면장애등을 동반하는 만성통증, 30~35세 여성들이 많이 앓는다는 섬유근통증후군, 계지복령환으로 다스리는 수족냉증, 점잖은 사람도 체신없이 뒤를 긁게 만든다는 항문소양증 등등 뿐만 아니라 파킨슨 병과 척추질환, 노화에 이르기까지 잦은 일상의 질병부터 삶을 뒤흔들 큰 병에 이르기까지 간략하면서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도록 쓰여져 있다. 요통의 경우도 우리는 그냥 허리가 아프다로 치부해버리지만 10여종이나 되는 요통에 따라 다른 치료법이 동반되며 노화로 인한 소변문제나 척추,관절장애에 대한 처방까지 알려주기 때문에 병을 예방하든 앓고 있든 간에 그 병에 대해서 알 수 있기에 속은 시원해지는 것이다.

 

 

병상에 누워 있으면서 가장 답답했던 것은 이유를 알 수 없다는 것이었고 가장 무서웠던 것은 그 상태로 살아야할지도 모를 내일이 존재한다는 것이었다. 죽음은 또 다른 문제였다. 그랬기에 이후 다시 내게 주어진 삶 속에서는 “건강”을 다시는 잃지 않도록 신경쓰며 살아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 것이다. 전화위복이 된 셈이다.

 

 

한의사는 아니지만 내 몸, 내 건강을 위한 상식은 현대를 살아감에 있어 경제상식, 법률상식과 더불어 꼭 알아둬야할 3대 상식이라고 생각된다. 그래서 포스트 잇까지 붙여가며 더 열심히 읽게 되었다. 이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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