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이 2 - 同伊
정재인 지음, 김이영 극본 / MBC C&I(MBC프로덕션)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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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빛과 그림자는 항상 붙어 다니니, 빛이 그림자를 불러 들인다."

희빈 장옥정의 사주에는 이상함이 있었다. 그 스스로 빛의 신분이 되었으나 항상 자신이 그림자로 떨어질 위험을 안고 살아야했다. 자신을 그림자라고 말하던 이상한 사내의 사주풀이. 화무십일홍의 운명이었지만 언제나 자신이 선택한 삶과 사랑을 지키고자 최선을 다했던 여인. 역사 속에서 아름답게 기억될 이름은 아니었지만 그녀 또한 미실처럼 재조명의 빛을 받을 만큼 열정적으로 살다간 여인이긴 했다.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 모차르트와 살리에르처럼 라이벌의 역사 속에서 두 여인을 건져 올린 것은 MBC였다. 우리가 알고 있던 라이벌 구도는 정치적으로나 자리다툼 면으로나 인현왕후와 장희빈이었다. 하지만 [동이]의 전개 속에서 장희빈이 늘 염두에 두었던 것은 동이였다. 훗날 숙빈 최씨가 되는 그녀. 영조의 생모인 그녀를 늘 염두에 두고 있었다. 


동이가 이런 아이였기 때문이다. 


숙종   백성들은 임금의 자리가 부러우냐?

동이  먹을 걱정도 없고 얼어죽을 걱정도 없을테니, 아마 그러할 것이옵니다. 

숙종  먹거리 걱정과 얼어죽을 걱정이 없다면 다른 걱정은 없는 줄 아느냐?

동이  있을 터이나 그건 모두 살아서의 걱정이니 해결할 방도가 있지 않겠사옵니까?

절대군주 왕 앞에서도 제 할말은 또박또박하는 아이였고, 절대 포기하는 법이 없으며 언제나 정법으로 승부하는 것이 동이였다. 흡사 "대장금"에서 장금이가 홍시 운운하던 때와 오버랩되어 동이는 아주 해맑은 소녀로 그려지고 있었다. 

포기하지 않는 한 세월은 자신의 편이 되어 준다고 했던가. 하지만 살아보면 세상이란 옳은 것만이 승리하지 않는 법이다. 그래서 "동이"가 그 주인공인 것이다. 처음부터 불공평한 세상에서 편법이 아니라 정법으로 승부하여 성공을 일궈낸 주인공, 우리는 그녀에게 열광할 수 밖에 없다. 

원작을 보았으니 이젠 더더욱 동이가 기다려진다. 첫방의 시청률을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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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이 1 - 同伊
정재인 지음, 김이영 극본 / MBC C&I(MBC프로덕션)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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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MBC창사 49주년 특별기획 드라마는 <동이>였다.  대장금과 이산의 연출, 이병훈 감독이 그토록 꿈꿔왔던 그녀. [꿈의 왕국을 세워라]에서 밝혔던 것처럼 사극의 여주인공을 찾기 힘들다했었는데, 그래서 동이의 여주인공이 누구일지 궁금했었다. 한효주. 그녀가 동이로 브라운관 나들이에 나섰다. 

드라마는 22일 부터 시작되지만 먼저 원작을 읽어두고 싶었다. 마음이 통했는지 원작이 먼저 나와 있었다. 따끈따끈한 신간을 받아들면서 책 속에 빠지기 시작했다. 드라마를 시청하기 전이라 이미 배역들은 정해져 있어도 상상속 그들은 배우의 모습이 아니라 상상속의 누군가였다. 책장은 생각보다 술술 잘 넘어간다. 

사극이라고 해서 딱딱하고 어려운 문체를 가졌을 거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빠른 전개 속에 동이는 물 만난 물고기처럼 팔딱 댄다. 그녀는 역사속에 살아 숨쉬는 한 마리 물고기였다. 

숙종의 그녀가 되기 전, 동이는 갈등의 최고조를 넘나들며 살아남는다.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한 자라고 했던 옛말이 딱 맞는다. 그녀는 살아남았다. 그리하여 강함을 인정받는다. 인현왕후와 장희빈의 정치적 암투 속에서 고래싸움에 새우등터지듯 하지 않고 살아남아 자신의 둘째 아들을 왕으로 세운다. 그가 바로 영조다. 

숙빈 최씨. 우리는 이제껏 그녀를 인현왕후를 지지하는 가난하고 조용한 한 무수리 출신의 빈 정도로 알고 있었다. 2010년, 이제 우리는 비로소 그녀의 가치를 알아보게 되었다. 아름답고 현명하며 자신이 누구인지 가장 잘 알고 있는 그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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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하광인 - 상 - 백탑파白塔派, 그 세 번째 이야기 백탑파 시리즈 3
김탁환 지음 / 민음사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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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하일기]는 금서였다. 스물 다섯 편으로 묶인 이 책은 연암 박지원의 책이다. 그닥 비밀스럽지도 않은 이 책을 둘러싸고 연쇄 살인이 일어난다.  열하광인. 열하에 미친 사람들.  그들의 미침이 살인을 불러 왔을까. 

화광 김진은 분명 광인이다. 하지만 유유자적하는 한량 광인이었고 그의 벗 이명방은 나라의 녹을 먹는 의금부 도사다. 절대 물과 기름처럼 어울리지 못할 것 같은 이들에게 하나의 공통분모가 있다. 바로 미쳐 있는 열하일기.  둘 다 싱글이지만 광인은 여러 여인을 거느리고 풍류를 즐기며 도사는 서른 넷이지만 사모하는 이는 단 하나다. 단지 그 여인이 서얼이라 혼인하지 못할뿐. 그래서 그들은 아직 법적으로 솔로다. 

그들은 2년 전 "열하광"이라는 독회를 시작하여 그 박진감 넘치는 여정에 빠져들었지만 왕은 열하의 품격을 문제 삼아 금서화 시켜 버렸다.  하지만 이미 패관기서에 물든 사람들의 이름들은 화려하였다. 김진, 박지원,이덕무, 유득공,박제가, 백동수,김홍도까지. 그들은 백탑 아래에서 어울려 금란지교를 나눈 벗들이었다. 

백탑 무리를 가까이 둔 것은 왕이었으나 왕은 도사로 하여금 그들 곁에서 간자 노릇을 하라고 이르고 있었다. 암행어사처럼 그들 무리 속에서 백탑 서생의 근황을 왕에게 고해야하는 고통스러운 역을 부여받은 이명방. 하지만 왕의 속내는 그것이 아니라고했다. 그들을 진정 보호코저 그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알고자 했다. 결국 이명방은 왕명을 따르게 되지만, 

대묘동 검서관 이덕무를 살해하였다는 누명을 쓰고 이명방은 붙잡혀 고신을 당하게 된다. 과연 누가 이덕무를 살해한 것이며 이명방에게 누명을 뒤집어 씌운 것일까. 무슨 이유로, 어떤 결과를 원해서....소설은 미궁으로 빠져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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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거품 오두막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7
멕 로소프 지음, 박윤정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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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는 우리의 인생에 있어 어떤 의미의 자국을 남기는 것일까. [어톤먼트]에서 할머니가 되어버린 어린 날 그 소녀의 속죄의 고백이나 [연인]에서 그 옛날 백인소녀였을 시절 자신을 사랑한 한 남자와의 폭풍같던 시간들을 되뇌어 보는 것들은 대체 어떤 의미일까. 죽음을 앞두고 한 고백들은 누군가를 향하기 보다는 자신에게 향한 속삭임이나 외침이 아닐까. 

따끈따끈하게 읽기를 마친 [바다거품 오두막]은 성장소설이다. 소년이 성장통을 앓는동안 함께 일어나는 일과 그 사건들을 통해 자신을 찾아가는 성장소설이다. 하지만 그의 반항은 옳은 것을 위한 몸부림이고, 금지된 것에 대한 자유였으며 배우는 것보다는 행동하고 싶어하는 자신을 찾아가는 길이었다. 가장 자신답게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중요한 순간들이었다. 비록 그것들이 일반화된 교육의 틀을 벗어난 일이라고 해도. 우리는 이미 옳고 그름의 잣대를 통해 소설을 읽는 습관을 버린지 오래되었다. 소설 속에서 중요한 것은 그들이 무엇을 찾았고 그로인해 우리가 무엇을 깨닫느냐 하는 것이지 도덕적 잣대를 휘두르는 것은 그다지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소년의 고백은 조용하게 시작된다. 

백살이지만 언제나 1962년, 사랑을 발견했던 열여섯으로 살고 있다는 소년의 마음. 
성오스왈드 중학교는 명문 중학교다. 부잣집 자제들을 그러모아 놓고 규칙과 규율, 우수성을 가르치지만 그 또래 소년들이 그렇듯이 그들은 고분고분한 편은 아니다.  특히 기숙사라는 우리 속에서 그들은 서로를 향해 거칠게 발톱을 세우는 어린 맹수들의 모습 그대로였다. 

몇몇 학교에서 문제가 있었던 주인공 "나"는 학교생활에 관심이 전혀 없었다. 문제를 일으킬 생각도 없지만 잘 적응하고 싶은 생각도 없었다. 그저 유령처럼, 하고픈대로 살고 싶을 뿐이었다. 그런 그에게 한 공간을 사용하고 있는 기번/배렛/리즈 이 세 소년의 존재는 학교밖 오두막에 혼자 살고 있는 "핀"이라는 소년에 비해 관심거리가 되어주지 못했다. 

오두막에 그 누구도 없이 자급자족하며 혼자 살고 있는 존재. 하지만 차츰 보고 싶어지고 도와주고 싶어지고 함께 하고 싶어지는 존재가 되어 버린 핀. "나"에게 핀은 함께 하는 존재가 되어 있었다. 지저분한 소문들이 무성하고 학교에 들킬것 같은 아슬아슬함도 있었지만 핀을 만나러 가는 일은 언제나 주저할 수 없는 일이었다. 어쩌지 못하는 이끌림. 그 외에는 설명할 수 없는 일들이 두 소년 사이에 일어나고 있었다. 

핀이 아프고 나선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깨달아 버렸고, 결국 그를 구하기 위해 의료도움을 요청했지만 결과적으로 그는 사랑하던 한 소년을 잃어버렸다. 그리고 자신을 사랑해주던 소년 하나도 잃어버렸다. 귀찮을 정도로 비상식적인 집착을 보이던 소년 리즈가 "나"를 따라나섰다가 죽어버렸고, 소년이라고 생각했던 핀은 알고 보니 여자애였다. 

소년이었던 핀은 그에게 어떤 존재였을까. 보살펴주고 싶고, 사랑하는 존재. 그리고 헨리 소로우 같은 존재가 아니었을까. 자신이 살고 싶은 자유로운 삶을 살고 있는 또 다른 자아의 모습. 그가 보았던 것은 그 모습들은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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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원 2
미야베 미유키 지음, 권일영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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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 전, 부모에게 살해 당하다...

모든 사건의 시작은 아카네였다. 그녀가 부모에게 살해당하면서 사건은 파헤쳐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처음엔 도시코에게 의뢰받았던 사건인데, 중반부터는 아케네의 동생 세이코까지 사건을 정확하게 알아봐 달라고 부탁한다. 그러는 가운데 도이자키부부가 협박받고 있었던 사실이 들통나게 되고, 그 대상이 아카네와 사귀던 남자였음이 밝혀진다. 질이 나쁜 소년 아키오. 그와 아카네는 한 여자를 성폭행하고 죽였으면서도 죄책감을 전혀 갖지 않았다. 그 일이 부모를 폭발하게 만들었다. 그 동안 참아왔던 감정이 폭발되면서 제대로 키우지 못한 자신의 딸을 목졸라 죽여 버리게 된 부부.



9년 전, 한 사건에 휘말리다...

시게코에게 그 사건은 상처였다. 그 상처를 극복하는데 9년이나 걸렸지만 아직 쓰리고 아프다. 그런데 도시코의 의뢰를 받으면서 역으로 상처를 극복해내고 있다. 용기와 사람이 그녀의 상처구멍을 감싼다. 9년전 사건으로 알게 된 형사까지 동원해가면서 그녀는 사건에 접근하고 아키오가 여전히 기생인간 상태로 살아가고 있음을 발견해낸다. 그리고 하나의 사건이 또 발생한다.


초등학생 사토 마사코 실종사건...

왜 이 나이 때의 아이들은 엄마말은 죽어라 듣지 않는 걸까. 동네에 소문이 좋지 못한 이웃이 이사오고 마사코의 엄마는 딸에게 그 집 근처로는 다니지 말라고 말한다. 하지만 평소 엄마가 자신보다 동생을 더 예뻐한다고 심술을 부리던 아이는 일부러 그 집 근처를 배회하기 시작하다가 어느날 갑자기 사라진다.  그 수상한 집은 아키오가 공범들과 3인조로 여성들을 유인해 폭력과 탈취를 일삼던 곳이었다. 탈출을 감행하는 여자를 살해하기도 하고, 기웃기웃하던 초등학생 마사코를 납치해 탈수상태로 방치해버리기도 했다. 애초부터 인간이기를 포기한 녀석이 아키오였던 것이다.  


낙원...

모든 사건들이 해결되고 이번에는 "상처"대신 "사람"이 남았다. 따뜻한 유대관계를 형성한 도시코,시게코,세이코. 세 "코" 여성. 그리고 첫사랑 부자와 다시 상봉한 도시코. 작중 작가의 말처럼 진실이 반드시 사람을 치유하는 것은 아닐지도 모른다. 하지만 진실이 밝혀졌기에 그들이 낙원을 갖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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