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편지 - 마음과 마음을 이어주는 시 3
황동규 외 지음 / 휴먼앤북스(Human&Books) / 200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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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대에 황동규시인,안도현시인,정호승시인...이 책의 30명 시인들의 행진이 있다는 것은 드문 축복입니다. 최근에 곧잘 찜질방이나 사우나를 돌아다녀보았으나 영혼을 정화시키는 것은 무엇보다 아름다운 시집입니다.

설악산의 옥색 선녀탕같은 모국어의 은밀한 물로 마음의 얼룩과 남루를 씻어낼 수 있었던 지난 밤은 빛이 났어요... 이제 제 마음도 온전하게 단풍이 들고 겨울의 하얀 눈을 맞이할 결백이 마련되는군요.

그래요,정말 시인은 타고나야 하는가 봅니다. 어쩌면 이렇게도 그윽하고 정확한지요. 언어의 율동과 변모가 두 눈을 황홀하게 합니다. 시작업을 연금술에 비유하는 이유를 알겠어요.

누구나 이런 시들을 빚어내진 못 하겠지요. 그러나 한 없이 읽고 음미하다보면 지금의 우리보다는 아주 많이 하늘 가까이 도달할 거예요. 우리 연인,남편,친구,그리고 우리 꼬마들까지도....

지금은 사실 사는 데에 무척 지쳐 있답니다. 그래서 시집같은 거 무슨 소용이랴 하지만 그렇기에 더욱 신비의 영약으로 사무쳐오는군요. 모처럼 의미 있는 순간들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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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바스 아뜰리에
진정현 지음 / 휴먼앤북스(Human&Books) / 200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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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명화 '이사도라 던칸'을 본 적이 있습니다. 라스트 신이 너무나 인상적이었는데 이사도라 던칸의 길디긴 스카프가 부가티 신형차의 바퀴에 감겨 그녀의 목을 조르는 장면이었습니다. 맨발의 무희로 온갖 영광과 고통을 체험한 이사도라가 낯선 젊은 남자를 사랑하게 되어 마침내 그 남자의 차에 올라탄 순간이었어요.

바람이 죄인가요? 진바스의 이 책에도 휘날리는 스카프들이 눈에는 보이지 않으나 실재하는 바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왜 바람이 부나요? 그러나 우리는 창이 없으면 답답하고 바람이 불어야 비로소 환기,통풍을 이룰 수 있지요. 태풍 매미같이 살인적인 바람도 있으나 진바스님의 일상을 흔드는 바람은 아마도 미풍이거나 가랑비 바람이겠지요.

대한민국 엘리트여성으로서의 단계적인 훈련을 마치고 강남 근처 직장에 다니는 미혼여성은 자신의 홈페이지에 홀로 일으켜온 그림바람 없이는 삶을 운전하기 힘들었습니다. 그리하여 마침내 이런 근사한 책자 하나 만들었습니다. 보기엔 쉬워도 사실 절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간절함과 줏대가 없이는 불가능한 작업입니다. 책이 아주 단정하고 섬세합니다....

요즘 그림 곁들인 책들이 인기라고 합니다. 저도 만화광이니 충분히 이해됩니다. 말만 많은 것보다는 비쥬얼한 자료가 더 반갑거든요.

글과 그림,두 가지 재능을 가진 진바스님의 앞길에 정진 있으시길 바랍니다. 주인공 여성의 길디긴 몸은 마치 발레리나같고 귀가길의 빛나는 여러 개의 가로등들은 노래를 부르는 것도 같군요. 이만하면 보람 있고 즐거운 인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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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다른 여자 이지연의 남다른 홀로서기
이지연 지음 / 휴먼앤북스(Human&Books) / 200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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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나이 서른아홉,글쎄 어떤 나이일까? 남자도 정년이라는 사오정이 달랑 6년 남았다. 그런데 필자 이지연은 특별한 여성이다. 모험적인 투신과 초인적 인내로 똘똘 뭉쳐진 영어 전문가이다. 일찍 한 결혼은 그에게 어린 아들과 시댁에 부딪힌 며느리의 질곡만을 남겼다. 거의 빈손으로 날아간 미국에서 힘든 아르바이트를 하며 대학원을 나왔다. 아들도 정신 없이 길렀다. 실력과 능률,차가운 이성만이 통하는 객지에서도 많은 국제인들과 만나며 인맥을 쌓았다.

작년도 월드컵 조직위원회에서의 활동과 로이터통신 근무 경력도 있고 국내어학원의 스타강사이기도 하다. 순수했던 어린 날엔 문필가의 소망도 품었는데 이 작은 책은 이지연의 감성적 첫개인기록이기도 하다... 방송프로에도 출연하면서 자신의 영역을 넓혀나가는 필자는 외적인,그리고 내적인 멋의 어느 경지에 도달해가고 있다. 재색 겸비의 젊은 한국여자가 이어진 고난을 뚫고 어떻게 성공했는가 궁금한 독자는 일독하시라. 솔직담백한 문장과 여린 웃음이 자연스럽게 가슴을 적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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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 인류학 - 유전자를 타고 가는 시간여행
존 H. 릴리스포드 지음, 이경식 옮김 / 휴먼앤북스(Human&Books) / 200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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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부터 과학분야의 독서에 손이 닿았다. 부드럽거나 슬픈 인생 곡절에 조금은 물려서일 것이다. 실제의 삶은 그렇게 멋 있지도 드라마틱하지도 않으니까... 작고 연한 몸 하나에 일생을 맡기고 살아가야 하는 두려움이 이 털 없는 원숭이 인간의 숨겨진 부분을 탐색하게 만들었을 것이다. 나는 무엇이며 누구인가? 도대체 어디에서 왔으며 무엇으로 만들어져 있는가? 일찌기 한 고승은 자신의 고향이 '부친의 신두 즉 성기'라고 갈파했다지만 그리고 그것이 진실이기도 하지만,그 대답만으로 만족하기엔 진정 허무하지 않은가!

'타임머신'이라는 영화를 흥미 있게 보았다. '쥬라기 공룡'도 몇 번이나 보았다. 그러나 미흡하다. 우리 인류의 근원이 그렇게 구경거리만은 아닐 것이다. 좀 더 진지한 연구가 필요하고 이 책이 바로 그 결과물이다. 과학자란 참 멍청한 사람들이다. 그 골치 아픈 것들을 주야 침식도 잊고 캐낸다. 과연 무슨 보람이 있기에...? 보람의 유무를 떠나서 우리 인류의 의무이며 권리일 지도 모른다. 뉴욕주립대 인류학 교수인 존 H 릴리스포드는 증거와 검증의 고개를 넘고넘어 오늘날 이만한 역저를 펴냈고,노련한 역자 이경식님은 하드커버 장정의 근사한 신간으로 뽑아내주었다. 무덥고 습기 찼던 지난 여름은 결코 그냥 소비된 것은 아니었다.

현대 인류는 어디에서 나타났을까. 오늘날 전 세계 인류의 생물학적 차이는 얼마나 큰 것일까. 우리는 네안데르탈인의 후손일까? 지구에는 얼마나 많은 인종이 살고 있을까... 전 세계 독자의 흥미를 유발했던 미국 제3대 대통령 토마스 제퍼슨이 흑인하녀와의 사이에서 자식을 두었다는 소문의 진위를 유전자로 확인할 수 있을까? 무려 1천년 전 바이킹이 아일랜드를 침공한 증거를 오늘날의 아일랜드에서 찾아낼 수 있을까.. 텔레비젼에서 '뿌리'라는 외화를 보았다. 진정한 아프리칸 쿤타킨테의 고난에 찬 생애와 후손들의 피 어린 미국 생존사였다. 책장에 꽂힌 우리 집 족보에서도 가끔 그 옛날 조상들의 목소리가 들려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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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화 다스리기
베티 퍼킨스 지음, 박윤정 옮김 / 휴먼앤북스(Human&Books)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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샬 위 댄스라는 권유가 있다. 춤 추지 않으시겠어요? 우리의 인생이 체력장이나 극기훈련이 되지 않으려면,부드러운 왈츠나 즐거운 포크댄스가 되려면 우선 이 책부터 읽어두어야할 것같다. 아침에 눈을 뜨기가 무섭게 눈물부터 나던 시절이 잇었다. 입시,신입사원.또는 시집살이 등등 시시각각으로 막아서는 빙산,암초들을 만나면 우리는 타이타닉처럼 침몰하거나 괴물의 형상이 될 수 밖에 없다. 저 로마제국 네로황제의 무도한 명령으로 사자와의 싸움에 몰린 순교한 기독교인들같이 그렇게 속절 없이... 그러나 그래도 희망은 있다. 이 책을 안내서 삼아 잘 읽고 트레이닝 포인트를 착실히 짚어나간다면 말이다.

우리는 독불장군으로 살 수 없다. 외로운 새끼양은 맹수에게 잡아먹히기 마련이다. 멘터역할을 하는 사람들이 주변에 많을수록 한 인간은 보다 안전하게 복스러운 얼굴로 성장할 수 있다. 베티 퍼킨스는 오늘날 지구상의 얼마 안 되는 친절하고 유능한 여성 멘터이다. 심리학자로 현장에서 살아온 20여년의 경험을 가지고 그는 설득력 있는 전개로 등대지기가 되었다. 고통과 시험의 밤바다에서 난파의 위기를 겪고 있을 때에 안식의 땅에서 반짝이는 먼 등불을 쳐들고 있다....

당신의 사자는 무엇인가. 친구나 동기,형제의 행운인가? 배우자의 부정과 배신인가,또는 나의 방탕함,허약함인가? 당신의 앞길을 전력투구로 막고 있는 미운 그 인간들인가? 내용도 잘 모르면서 쉴 새 없이 떠들고 있는 무책임한 수다장이들인가,당신의 모든 것이면서 동시에 가장 잔인한 가해자인 방황하는 자식들인가? 샬 위 댄스? 당신은 춤출 것인가,진흙탕에 뒹굴 것인가? 한지로 장정한 책의 외관이 내용의 품격도 보장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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