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바스 아뜰리에
진정현 지음 / 휴먼앤북스(Human&Books) / 2003년 10월
평점 :
절판


최근에 명화 '이사도라 던칸'을 본 적이 있습니다. 라스트 신이 너무나 인상적이었는데 이사도라 던칸의 길디긴 스카프가 부가티 신형차의 바퀴에 감겨 그녀의 목을 조르는 장면이었습니다. 맨발의 무희로 온갖 영광과 고통을 체험한 이사도라가 낯선 젊은 남자를 사랑하게 되어 마침내 그 남자의 차에 올라탄 순간이었어요.

바람이 죄인가요? 진바스의 이 책에도 휘날리는 스카프들이 눈에는 보이지 않으나 실재하는 바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왜 바람이 부나요? 그러나 우리는 창이 없으면 답답하고 바람이 불어야 비로소 환기,통풍을 이룰 수 있지요. 태풍 매미같이 살인적인 바람도 있으나 진바스님의 일상을 흔드는 바람은 아마도 미풍이거나 가랑비 바람이겠지요.

대한민국 엘리트여성으로서의 단계적인 훈련을 마치고 강남 근처 직장에 다니는 미혼여성은 자신의 홈페이지에 홀로 일으켜온 그림바람 없이는 삶을 운전하기 힘들었습니다. 그리하여 마침내 이런 근사한 책자 하나 만들었습니다. 보기엔 쉬워도 사실 절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간절함과 줏대가 없이는 불가능한 작업입니다. 책이 아주 단정하고 섬세합니다....

요즘 그림 곁들인 책들이 인기라고 합니다. 저도 만화광이니 충분히 이해됩니다. 말만 많은 것보다는 비쥬얼한 자료가 더 반갑거든요.

글과 그림,두 가지 재능을 가진 진바스님의 앞길에 정진 있으시길 바랍니다. 주인공 여성의 길디긴 몸은 마치 발레리나같고 귀가길의 빛나는 여러 개의 가로등들은 노래를 부르는 것도 같군요. 이만하면 보람 있고 즐거운 인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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