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인류학 - 유전자를 타고 가는 시간여행
존 H. 릴리스포드 지음, 이경식 옮김 / 휴먼앤북스(Human&Books) / 2003년 8월
평점 :
품절


언젠가부터 과학분야의 독서에 손이 닿았다. 부드럽거나 슬픈 인생 곡절에 조금은 물려서일 것이다. 실제의 삶은 그렇게 멋 있지도 드라마틱하지도 않으니까... 작고 연한 몸 하나에 일생을 맡기고 살아가야 하는 두려움이 이 털 없는 원숭이 인간의 숨겨진 부분을 탐색하게 만들었을 것이다. 나는 무엇이며 누구인가? 도대체 어디에서 왔으며 무엇으로 만들어져 있는가? 일찌기 한 고승은 자신의 고향이 '부친의 신두 즉 성기'라고 갈파했다지만 그리고 그것이 진실이기도 하지만,그 대답만으로 만족하기엔 진정 허무하지 않은가!

'타임머신'이라는 영화를 흥미 있게 보았다. '쥬라기 공룡'도 몇 번이나 보았다. 그러나 미흡하다. 우리 인류의 근원이 그렇게 구경거리만은 아닐 것이다. 좀 더 진지한 연구가 필요하고 이 책이 바로 그 결과물이다. 과학자란 참 멍청한 사람들이다. 그 골치 아픈 것들을 주야 침식도 잊고 캐낸다. 과연 무슨 보람이 있기에...? 보람의 유무를 떠나서 우리 인류의 의무이며 권리일 지도 모른다. 뉴욕주립대 인류학 교수인 존 H 릴리스포드는 증거와 검증의 고개를 넘고넘어 오늘날 이만한 역저를 펴냈고,노련한 역자 이경식님은 하드커버 장정의 근사한 신간으로 뽑아내주었다. 무덥고 습기 찼던 지난 여름은 결코 그냥 소비된 것은 아니었다.

현대 인류는 어디에서 나타났을까. 오늘날 전 세계 인류의 생물학적 차이는 얼마나 큰 것일까. 우리는 네안데르탈인의 후손일까? 지구에는 얼마나 많은 인종이 살고 있을까... 전 세계 독자의 흥미를 유발했던 미국 제3대 대통령 토마스 제퍼슨이 흑인하녀와의 사이에서 자식을 두었다는 소문의 진위를 유전자로 확인할 수 있을까? 무려 1천년 전 바이킹이 아일랜드를 침공한 증거를 오늘날의 아일랜드에서 찾아낼 수 있을까.. 텔레비젼에서 '뿌리'라는 외화를 보았다. 진정한 아프리칸 쿤타킨테의 고난에 찬 생애와 후손들의 피 어린 미국 생존사였다. 책장에 꽂힌 우리 집 족보에서도 가끔 그 옛날 조상들의 목소리가 들려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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