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261 | 262 | 263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프랑켄슈타인: 불멸의 영웅
스튜어트 비티 감독, 미란다 오토 외 출연 / KD미디어(케이디미디어) / 2014년 7월
평점 :
품절


  원제 - I, Frankenstein , 2014

  감독 - 스튜어트 베티

  출연 - 아론 에크하트, 빌 나이, 미란다 오토, 이본 스트라호프스키

 

 

 

 

  프랑켄슈타인이 만들어낸 그 존재가 지금도 살아있다면 과연 어떤 모습일까? 그리고 우리는 모르지만 이미 천사나 악마가 근처에 존재해서 전쟁을 계속 벌여왔다면 어떨까? 영화는 그런 발상에서 만들어졌다.

 

  프랑켄슈타인 박사가 죽은 후, 그가 만든 괴물 앞에 두 존재가 나타난다. 가고일이라 불리는 천사로 대변되는 집단과 데몬이라 알려진 악마의 무리이다. 팽팽한 접전을 벌이며 아슬아슬한 균형을 유지하던 두 집단은, 괴물의 존재가 자기들의 전력에 도움이 될 것을 알아차린다. 가고일의 여왕은 그에게 아담이라는 이름을 붙여주지만, 그는 어느 편도 들지 않고 숨어서 세상을 살아간다.

 

  그리고 현대. 데몬들은 어떻게 돈을 벌었는지는 모르지만 최첨단 과학 기술을 이용하여 프랑켄슈타인 박사가 했던 연구를 완성시키려고 한다. 그들은 인간의 모습으로 사회 속에 숨어들어 막강한 권력을 차지했다. 반면에 가고일들은 석상의 모습으로 존재하며 데몬들을 감시하고 있었다. 그러다 드디어 아담과 가고일들, 그리고 데몬들의 피할 수 없는 전투가 시작되는데…….

 

  가고일이나 데몬의 변신 장면이나 전투 장면 등은 꽤나 멋지게 표현되고 있었다. 특히 서양 건축물에 붙어있는 조각상들이 움직이면서 가고일로 변신하는 장면이라든지, 데몬이 죽으면서 불꽃으로 변하는 모습, 그리고 가고일들이 빛이 되어 승천하는 연출에서는 ‘와-!’하는 감탄을 자아냈다.

 

  하지만 내용적인 부분은, 글쎄? 감독이 원래 ‘캐러비안의 해적 Pirates of the Caribbean: Dead Man's Chest, 2006’ 시리즈나 ‘서티 데이즈 오브 나이트 30 Days of Night, 2007’등을 쓴 각본가였다고 하는데, 자기 영화는 왜 그렇게 썼는지 모르겠다. 자세히 뜯어보면 영화는 촘촘하게 짜인 옷감이라기보다는, 군데군데 엉성하게 구멍이 났지만 무늬는 화려한 천이었다. 왜 갑자기 이런 설정이 튀어나왔는지, 이 얘기는 어디서 튀어나온 것인지, 어째서 이런 대사가 나와야했는지 맞아떨어지지 않는 부분이 많았다.

 

  제일 이해가 안 가는 건, 도대체 가고일들은 200년 동안 뭐했냐는 것이다. 데몬들이 인간 세상에서 돈과 공권력을 주무를 동안, 석상 모습으로 잠만 잤던 걸까? 어떻게 데몬들은 가고일의 본거지를 알아서 척척 공격하는데, 가고일들은 당하고만 있던 걸까? 도대체 감시한다는 말이 무색하게, 데몬이 뭘 하는지도 모르고, 본거지도 몰라서 아담의 뒤를 졸졸 따라다니고. 그러면서 폼이란 폼은 다 잡고. 차라리 그들이 200년 동안 힘을 봉인 당했다거나 데몬의 계략으로 석상으로 있어야만 했다는 말이라도 있었으면 이해가 갔을 거다. 그런 것도 아니면서 적을 감시…….

 

  아, 그냥 감시만 했구나. 애기 좀 보라니까 그냥 멀뚱멀뚱 보고 있었다는 우스갯소리처럼 말이다. 그렇구나. 그런 거였구나. 그러니 세상이 악으로 들끓게 된 것이다. 천사가 만들어낸 존재가 악을 처단하기는커녕 그냥 가만히 지켜만 봤으니까. 이런 제길!

 

  게다가 아담이 200년 동안 찾아 헤맨 삶의 목표가 젊은 여자를 사귀는 거였다는 식의 결말은 좀……. 물론 그가 예전에 박사에게 요구한 것도 여자 친구이긴 했다. 아, 물론 영화는 대놓고 여자 친구 사귀는 것이 그의 목표였다고 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200년 동안 양측의 전쟁에 개입하지 않던 그가 뛰어들게 된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여자를 구하기 위함이었고, 그녀를 구하는 와중에 데몬들을 박살내고, 이후 가고일의 여왕이 ‘당신은 목표를 찾았군요.’하는 걸 보면 저런 결론을 낼 수밖에 없다.

 

  하긴, 사랑하는 사람을 찾아내고 함께 있는 건 중요한 문제이긴 하다. 세상 거의 모든 범죄는 돈 아니면 사랑 때문이라니까.

 

  영화의 컴퓨터 작업을 맡은 사람들이 누군지 모르지만, 칭찬을 마구마구 해주고 싶었다. CG장면들은 진짜 멋졌다.

 

  내가 생각하기에, 영화에서 제일 멋진 부분은 노래가 나오는 엔딩 장면이었다. 그 부분은 그야말로 대단했다. 영화 본편보다 거기가 더 멋졌고 볼거리가 많았다. 그러니까 혹시 보려는 사람은 그 부분을 놓치지 않길 바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미치도록 가렵다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44
김선영 지음 / 자음과모음 / 2014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작가 - 김성연

 

 

 

 

  어른이 된다는 것은 뭐라고 확실히 규정지을 수 없는 일이다. 민사법이나 형사법상으로 정해놓은 나이가 되면 어른이 되는 걸까? 혹은 주민등록증을 발급받으면 그때부터 무조건 다 어른이 되는 걸까? 그런데 간혹 나이가 어린 어떤 애들에게 어른스럽다고 말할 때가 있다. 반대로 나이가 많은 몇몇 사람들에게 어린애 같다고 할 때도 있다. 그러면 어른스럽다는 게 뭘까? 그와 비슷하게 나잇값을 한다는 건 뭘까? 책을 읽으면서 과연 어른이 된다는 건 뭔지, 성장한다는 건 어떤 의미인지 곰곰이 생각해봤다.

 

  책은 성장하는 아이들과 그런 그들의 주위에 있는 어른들의 이야기이다.

 

  아이들은 각자 나름대로 심각한 고민을 갖고 있다. 어떤 아이는 그것을 자각하고 반성하기도 하고, 또 어떤 아이는 회피하려한다. 그리고 또 다른 아이는 그에 맞서기도 한다.

 

  '도범'은 여러 번 폭력사건에 휘말리고 전학도 자주 다녔다. 그러다 자기 때문에 풍비박산이 난 가정과 자신을 전염병에 걸린 것처럼 꺼려하는 동네 사람들을 보면서, 일진의 세계에서 벗어나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이미 그에게 찍힌 낙인은 쉽게 지워지지 않았다. 청각장애 부모를 둔 '해명'은 자신을 업신여기는 아이들에게 복수하기위해 망치를 가지고 다녀서 별명이 해머이다. 그는 어눌한 자신의 발음을 들키지 않으려고 타인과의 의사소통을 거부한다. '이담'은 점수나 대학을 위한 책읽기가 아닌, 책과 소통하는 아이였다. 그 때문에 무리에 끼지 못하고 혼자 책과 시간을 보내고 있다. '희곤'은 전교 1등을 하는 아이였지만, 주위의 기대에 부담을 느껴 모든 것을 놓아버렸다.

 

  아이들은 자신을 이해해주려 하지 않는 주위 사람들을 더 이상 믿지 않았다. 그 때문에 스스로를 보호하고자, 벽을 높이 세우고 그 안에서 지내기로 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누군가 그 벽을 허물고 들어와, 인정해주길 갈망하고 있었다. 낙인이 아닌 자신을 봐줄 사람, 어눌한 자신의 발음을 끈기 있게 들어주고 칭찬을 해줄 사람 그리고 자신의 책 읽는 세상을 인정해줄 사람이 와주길 기다렸다.

 

  다양한 아이들의 모습처럼, 어른들도 각양각색이다. 아이들을 있는 그대로 지켜보려는 사람, 다른 사람의 눈을 의식하면서 좋은 게 좋은 거라 생각하는 사람, 무사안일주의로 대충 넘기려는 사람 그리고 방관하는 사람 등등.

 

  도서관 담당 교사인 '수인'은 아이들에게 책을 읽는 즐거움을 알려주고, 다양한 활동하는 것을 좋아한다. 하지만 이 학교로 전근을 오면서 모든 상황이 달라졌다. 결혼을 약속했던 남자친구는 스펙을 쌓기 위해 혼자 미국으로 가버렸고, 새 학교의 다른 선생들은 입시 논술을 위한 독서에만 관심이 있을 뿐이다. 게다가 아이들 역시 독서라는 것에 별로 흥미를 보이지 않는다. 수인은 아이들과 부딪히기도 하고, 자신이 제일 혐오하는 권위주의적인 선생의 모습을 보이기도 하면서, 아이들과의 거리를 조금씩 좁혀나간다.

 

  어떻게 보면 깔끔한 결말은 아니었다. 수인에게 호의를 베푸는 헌책방 주인의 정체도 아직 밝혀지지 않았고, 불이 난 도서관을 어떻게 할 것인지 확실히 결정 나지 않았다. 그리고 수인과 애인의 사이도 아직 어정쩡하다.

 

  그렇지만 달리 보면, 나름 최적화된 마무리였다. 도범은 부모와 화해를 하고 서로를 이해하는 첫 발을 내딛었다. 일진 친구들과는 헤어졌고, 이 세상에 자신을 믿어주는 누군가가 있다는 사실에 자신의 삶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고 용기를 내기로 했다. 해명은 조금씩이지만 외부와 소통을 시작했다. 수인 역시 미술 선생과 친분을 쌓으면서, 다른 교사들의 도서관에 대한 편견을 조금씩 부수기 시작했다.

 

  세상의 거의 모든 일이 꼭 100% 깔끔하게 끝맺음되지 않는다. 조금씩 여지를 두고 있다. 그 여지는 호사다마라는 말처럼, 좋기도 하고 나쁘기도 하면서 계속 연결되어 있다. 그래서 작가는 모든 일에 여지를 남겨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때문에 현실 상황을 꼬집은 신랄한 문장들과 함께, 책은 무척 섬뜩하고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오랜 시간 관계를 맺었어도 인사 한마디 없이 끝낸다. 아이들은 관계보다 거래를 먼저 배우는 것이다. 학습지 교사와의 잦은 만남과 끊음, 학원 순례를 하며 얻은 만남과 이별에 대한 무감각. 만남과 이별이 밥 먹고 화장실 가는 것처럼 어려울 것도 새삼스러울 것도 없는 세대이다. -p.74

 

 

  하지만 그와 동시에 수인이 앞으로 아이들을 잘 인도할 것이라는 믿음도 생겼다. 그녀의 어머니가 해준 말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말 드세빠지게 안 듣는 놈일수록 가려운 데가 엄청 많은 겨. 말 안 듣는 놈 있으면 아, 저놈이 어디가 몹시 가려워서 저러는 모양인가 부다 하면 못 봐줄 거도 없는 겨. -p.217

 

 

  그래, 괜찮을 것이다. 도범이도, 이담이도, 해명이도. 그 애들이 가려워하는 부분을 수인이 알아차렸으니 말이다. 어쩌면 사사건건 트집만 잡는 준표도 무척이나 가려운 곳이 많아서일지도 모르겠다. 조만간 수인이 파악할 것이라 생각한다. 책을 덮으면서 그 애들이 나중에 어떤 모습일지 상상해본다. 분명히 근사한, 글자 그대로 어른이 되어있을 것이다.

 

 

 

  아쉬운 점은 해명과 해머가 너무 자주 혼용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해명의 별명이 해머인데, 어느 부분에서는 다 해명이라고 적혀 있다가 또 어떤 부분에서는 해머라고 나온다. 친구들이 부르는 부분은 해머라고 통일시키고, 다른 부분은 해명이라고 정리했으면 더 좋았을 텐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Glee: The Music, Volume 2 O.S.T.
여러 아티스트 (Various Artists) 노래 / 소니뮤직(SonyMusic) / 2010년 2월
평점 :
품절


 

 글리 두 번째 앨범인데 아직 1시즌 노래들이다. 그냥 시즌 별로 앨범을 내는 것도 좋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에피소드마다 아이들이 부르는 노래가 많아서, 앨범 하나로 하기엔 무리였던 걸까?

 

 

  지난 앨범과 비교해보면, 이번에는 잔잔한 노래들이 더 많았다. 그래서 중반을 지나면서 조금 지루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후반에 배치된 'Don`t Rain On My Parade'가 그런 분위기를 반전시킨다. 드라마의 주연인 레이첼 역을 맡은 레아 미셸의 가창력을 확실히 각인시켜주는 곡이다. 유튜브에서 영상을 먼저 접했는데, '와-!'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노래이다.

 

  여기서 제일 마음에 드는 노래는 위에서 언급한 'Don`t Rain On My Parade'와 'I`ll Stand By You'이다. 전자에 대한 설명은 이미 했으니까, 후자에 대한 느낌을 간단하게 적어보자면 누가 나에게 불러줘도 좋고 내가 누군가에게 불러줘도 멋진 노래다. 문제는 내가 노래를 엄청 못 부른다는 거지만……. 그래! 애인님을 연습시키자! 가오가이거 주제곡보다는 이 노래가 더 분위기 있고 멋지니까.

 

  그리고 'Proud Mary', 'Lean On Me'와 'Imagine' 은 누가 불러도 멋진 노래이다. 두말할 것도 없이 존 레논은 사랑이다

 

  반면에 'Endless Love'는 실망스러웠다. 맨 처음에 불렀던 라이오넬 리치와 다이아나 로스의 분위기가 너무 인상적이어서 그런가보다. 그 두 사람을 능가하는 느낌을 주진 못했다.

 

  이 앨범에는 특이하게도 제목이 같은 노래가 있다. 'Smile'인데, 완전히 다른 노래다. 하나는 Lily Allen의 노래인데, 우울한 목소리에 멜로디는 경쾌하다. 다른 하나는 영화 '모던 타임즈 Modern Times, 1936'에서 나왔던 노래이다. 둘 다 멜로디는 어디서 들어봤지만 제목을 몰랐는데, 이번에 확실히 알게 되었다.

 

  노래를 듣다보니, 드라마의 어느 장면에서 흘러나왔는지 궁금해진다. 하지만…….음, 케이블에서 해주는지 찾아볼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Glee : The Music, Volume 1
여러 아티스트 (Various Artists) 노래 / 소니뮤직(SonyMusic) / 2009년 11월
평점 :
품절


  

  미국 드라마 중에 ‘글리 Glee’라는 것이 있다. 한 고등학교의 합창단 학생들이 중심이 되는, 일종의 하이틴 드라마이다.

 

  잘 나가는 남자아이들만 모인 미식축구부와 역시 예쁜 여자아이들의 집단인 치어리딩 팀과는 달리, 폐부 직전의 위기에 놓인 합창단이 있다. 이 모임의 아이들은 왕따를 당하고 있다거나 학교에서 별로 눈에 띄지 않는 류였다. 그런데 새로 담당 선생이 오면서, 여러 아이들을 모아 노래를 가르치고 전국 대회에 나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그 때문에 드라마에서는 수많은 노래들이 흘러나온다. 예전의 히트송이나 최신곡이 아이들의 입을 통해서 재해석되어 불리고 있다. 거기에 현란한 댄스까지 곁들여지니, 볼거리가 무척 많은 드라마이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내 취향이 아니었다. 처음에는 감동적이면서 코믹한 드라마를 예상했었는데, 어쩐지 선생이건 아이들이건 삼각관계에 빠지고, 합창단을 없애려고 음모를 꾸미는 것이 별로였다. 사실 음모를 꾸며서 함정에 빠트리는 것은 추리 소설을 좋아하는 내 취향에 조금 맞았지만, 불륜에 가까운 삼각관계에 빠지고 그러는 건 좀…….

 

  그래서 드라마는 1시즌을 조금 보다가 때려치우고, 이후 유튜브에서 공연 영상을 검색해서 찾아보기로 했다. 드라마 내용은 별로지만, 노래는 너무 좋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OST가 나오면 챙기는 편이다.

 

  간혹 가수별로 앨범을 사기도 하지만, 대개 컴필레이션 음반을 더 좋아하는 내 취향도 한몫 거들었다. 이 앨범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노래는 ‘Bust Your Windows’와 ‘Hate On Me’이다. 시원하게 쭉쭉 질러대는 목소리가 무척 인상적이다. 특히 ‘Bust Your Windows’는 가사도 꽤나 마음에 들고 말이다.

 

  그리고 새롭게 발견한 노래는 'No Air'이다. 남녀아이들의 목소리가 어우러지면서 꽤나 아름다운 멜로디를 들려주고 있다. ‘이런 노래도 있었구나.’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아쉽게도 ‘You Keep Me Hangin` On’은 개인적으로는 슈프림스가 부른 게 더 좋은 느낌이었다.

 

  몰랐던 노래도 알게 되고 알던 곡도 다른 분위기로 들으니, 일석이조의 앨범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풀꽃도 맛이 있었어요 풀꽃 시리즈 2
이상권 지음, 김미정 그림 / 현암사 / 2014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작가 - 이상권

  그림 - 김미정

 

 

 

 

  베트남인 엄마와 한국인 아빠를 둔 초등학생 동현. 집 주변에 산이 있는데, 동현은 동생 동수와 동네 누나 형들 그리고 아빠엄마와 종종 산에 올라간다. 그곳에서 비밀 기지인 동굴도 파고, 아빠나 동네 어른에게서 알지 못했던 풀에 대해 배운다. 특히 동현의 엄마는 '풀 박사'라고 불릴 정도로 풀과 꽃에 대해 관심이 많다. 처음 보는 풀이나 꽃을 발견하면 공책에 적어두고, 먹을 수 있다고 하면 그것을 이용해서 요리도 만들어낸다. 이 책은 동현과 그 가족 그리고 동네 사람들이 만들어가는, 우리가 잊고 있거나 아예 몰랐던 한국의 야생풀과 꽃에 대한 동화이다.

 

  우선 리뷰를 시작하기 전에, 태어나서 지금까지 서울에서 벗어나본 적이 없다는 변명을 하고 싶다. 물론 다른 지역으로 놀러가 본 적은 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도심에서 맛집을 다니고 놀이시설을 구경하는 게 다였다고 말하고 싶다. 또한 벌레를 극도로 싫어해서, 도심에 있는 공원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성격이라 밝혀두겠다. 게다가 선인장도 말려 죽이는 신기한 능력 때문에, 초등학생 이후 식물을 집에서 기르는 것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다. 옥상에서 어머니가 이것저것 기르시지만, 열매 따먹는 것에만 흥미를 가질 뿐이다. 이렇게 주절주절 떠드는 이유는, 바로 그렇기에 이 책에 나오는 식물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는 사실을 말하기 위해서이다.

 

  부끄럽지만 찔레꽃은 옛날 가요 제목으로나 접해봤고, 진달래와 철쭉은 봄에 피는 붉은 꽃이라는 것만 알고 있다. 칡은 소설에서 등장인물이 산에서 먹는 걸로만 접해봤다. 유채는 사진으로만 봤고, 띠풀이나 수영, 싱아 같은 식물은 이 책에서 처음 봤다. 까치수염이나 괭이밥은 이름은 몰랐지만, 사진을 보니 어디선가 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이런 것들이 다 먹을 수 있는 것이라고? 샐러드나 부침개 같은 것은 물론이고 그냥 따서 입에 넣어도 된다고? 화전이라는 걸 요리책에서 본 적이 있지만, 그 외에 다른 풀들도 식용이 가능하다니 신기할 뿐이었다.



 

  막내 조카 역시 나와 비슷한 마음이었나 보다. 할머니 방에서 책을 읽다가 쪼르르 달려와서 온갖 질문을 해댄다. 이런 꽃이 진짜 있냐는 질문에서부터 고모는 이런 꽃을 봤는지, 고모는 알고 있었는지, 먹어봤는지, 그리고 진짜 맛있을까? 등등.

 

  혹시 책을 들고 당장 동네에 있는 낮은 산에 가자고 할까 걱정도 되었다. 이 더위에 나가는 건 무척 귀찮으니까. 하지만 이어 나온 말은 역시 내 조카다웠다.

 

  "고모, 벌레나 먼지가 붙어있을 텐데 그냥 먹어도 되는 걸까?"

  "씻어 먹어야지. 그런데 요즘은 산에 물이 없을 텐데. 계곡 물이 있어도 더러울 거 같아. 그렇지?"

  "맞아. 서울에서는 이런 거 있어도 막 먹으면 안 될 거야."

  "서울에는 있지도 않을 걸?"

 

  그래서 결론은 이거였다. 여름 방학 때 시골로 놀러가자. 가서 찾아보자. 평생을 도시에서 자란 나와 조카에게 시골로 가보자는 생각을 하게 하다니, 이 책 대단하다.

 

  하지만 먹어보는 건 좀 생각을 해봐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261 | 262 | 263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