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나쓰메 소세키의 <도련님>을 예전에 아주 재밌게 읽었다. 웃었을 만큼 재밌는 부분이 있고 무엇보다 주인공의 마음이 따뜻하게 느껴져서 좋았다. 오늘날의 우리에게 주는 교훈도 담겨 있다. 그래서 지인에게 선물을 하기도 했었다.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 중 하나가 이런 소설이다.

 

 

나쓰메 소세키의 소설 전집은 다 사도 좋으리라. 

 

 

 

 

 

 

 

 

 

 

 

 

 

 

 

 

 

 

 

 

 


2.
고통으로부터 느끼는 쾌락을 경험할 때가 있다. 발레를 배우는 시간에 누워서 윗몸 일으키기를 하는데 꽤 많이 해야 해서 땀을 흘리면서 고통스러워 끙끙대며 억지로 한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묘한 쾌감이 있어서 그 시간이 싫지 않다. 왜 그럴까?

 

 

이렇게 고통스러울 정도로 운동을 한다는 건 건강을 위한 일이라는 생각 때문일까? 아니면 단순히 고통스러울 때 느끼는 쾌감일까?

 

 

 

 

 

 

3.
앞으로 학생들을 로봇이 가르쳐서 교사, 라는 직업이 없어질 것이라는 예측을 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그런데 작가, 라는 직업도 로봇이 대신 한다는 걸 어디서 읽은 기억이 난다. 설마 내가 살고 있는 세상은 아니겠지, 나 죽고 난 다음이겠지, 이런 생각을 했다. 무인 자동차도 나오는 마당에 뭐는 안 나오겠나 싶다. 만약 무인 버스가 대중화한다면 버스 운전기사들은 실직을 하겠지. 그런 세상이라면 다른 직업을 가진 사람들도 실직을 하는 경우가 많겠다. 그 세상은 과연 지금보다 나을지 의문이다.

 

 

어쨌든 과학의 발전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인류의 행복을 위해 과학의 발전을 멈추어야 한다고 사람들 모두가 동의할 수는 있겠지만, 누군가는 반드시 새로운 것을 창조하기 위해 연구를 계속할 것이다. 스티브 잡스처럼 가질 수 있는 명성과 부와 권력을 포기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므로.

 

 

 

 

 

 

4.
재산가 부모한테 효도하는 자식이 드문 것이 흥미롭다고 생각한다. 부모 덕에 풍족하게 사는 것에 대해 감사해야 하는데 오히려 사고를 치고 다니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돈 벌기 힘든 걸 배우기보다 먼저 돈 쓰는 것부터 배우는 게 문제일까. 

 

 

늙어 가는 자기 부모를 측은하게 바라볼 줄 알아야 효도를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데 부자인 부모들은 자식이 측은하게 바라보기 어려워서 효도하는 자식이 드문 게 아닐까.

 

 

내 생각이 맞을지 모르겠지만 이런 생각을 해 봤다.

 

 

 

 

 

 

5.

우리 세대는 자식으로부터 독립되지 않은 부모가 될 확률이 클 것 같다. 장수 시대이니 90세나 95세까지 살아서 자식에게 의지하게 될 것 같아서다. 경제적으로 의지하는 것은 물론이고 심적으로도 의지하게 될 것 같다. “얘야, 내가 심심하다. 좀 놀러 오너라.”라고 자식에게 말하는 부모가 있을 것이다. “얘야, 병원 좀 같이 가 줘. 약 타러 가야 하는데 혼자 못 가겠어.”라고 할지도 모른다. 자식은 그런 부모로부터 독립해 살고 싶을 것이다. 예전 사춘기 때 부모로부터 독립하고 싶었던 것처럼.

 

 

이런 생각을 하니 씁쓸하다.

 

 

 

 

 

 

6.
간성도 있다는 걸 알았다. 여성도 아니고 남성도 아닌 경우에 해당한다. 그런 사람들이 있다고 한다. 독일이 간성인들에게 법적 권리를 부여했다고 한다.

 

 

푸코뿐만 아니라 옛 외국 작가들 중에 게이가 많았다. 그들은 보통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인간의 특징을 알 것 같다. 보통 사람들보다 더 넓은 세계에서 인간을 본다고 할 수 있으니까.

 

 

문제는 조금이라도 특이하면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다. 그들이 그렇게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난 건 아니라는 걸 알아야 할 것 같다.

 

 

 

 

 

 

7.
작은애한테 말했다. 필사해서 노트 한 권을 다 채우면 십만 원 주겠다고. 요즘 책을 열심히 보고 있어서 그런 제안을 했다. 맘에 드는 문장만 뽑아 쓰는 것이고 문단과 문단 사이를 두 줄을 띄고 써도 좋다고 했다. 얇은 노트로 정했으니 맘만 먹으면 할 수 있으리라 본다. 문장을 읽으며 느낄 수 있는 즐거움을 알게 하려고 그런 제안을 했다.

 

 

 

 

 


8.
흔히 드라마에서 볼 수 있는 장면. 바람피우는 남편이 자기 아내를 맘에 들어 하는 딴 남자가 있든지 딴 남자를 만나든지 하면 심한 질투를 느끼는 것. 남편은 영원히 자기 것이라 여겼던 아내의 반란은 참기 힘든 모양이다. 가까이 있는 보석을 몰라보고 돌멩이로 아는 실수를 한 셈이다.

 

 

체호프의 단편 중에 그런 게 있다. 딴 남자와 바람피우던 아내가 나중에서야 자기의 남편이야말로 소중한 사람임을 깨닫게 되는 것. 그 깨달음이 너무 늦은 게 문제였다. 남편이 숨을 거두는 시간에 아내는 뼈저리게 느끼며 슬퍼한다. 남편이야말로 소중한 사람임을. <베짱이>라는 단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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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29 16: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9-29 23: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9-30 10: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0-03 10: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북프리쿠키 2018-09-29 19: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직까지는 <마음>이 젤 좋았네요~
페크님 주말 편안한 밤 되세요^^

페크pek0501 2018-09-29 23:26   좋아요 0 | URL
고양이로소이다, 를 팟캐스트로 들었는데 이것도 좋더라고요. 어떻게 고양이의 생각을 소설로 쓸 생각을 했는지 감탄 감탄... 게다가 면밀한 관찰에 감탄...

북프리쿠키 님도 좋은 밤 되세요...
고맙습니다.

카알벨루치 2018-09-29 20: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추천 입력완료!

페크pek0501 2018-09-29 23:27   좋아요 1 | URL
하하~~
너무 신뢰 받는 느낌이 드니 황송합니다.
고맙습니다.

서니데이 2018-09-29 22: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예쁘고 필기감 좋은 펜과 쓰기 좋은 노트가 있으면 손글씨로 쓰는 것도 좋은 것 같아요.
저희 엄마가 10만원 주신다면 오늘부터 당장 하고 싶습니다.^^
페크님,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18-09-29 23:29   좋아요 1 | URL
한 가지 이득이 있답니다. 십만 원을 주는 대신 저는 딸이 고른 좋은 문장을 읽을 수 있지요. 그런 노트가 있다면 여러 번 읽겠습니다. 공부 삼아...
늘 고맙고 반갑습니다.
시험이 끝났으니 좋은 휴일을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