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과 6펜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8
서머셋 몸 지음, 송무 옮김 / 민음사 / 200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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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무엇으로 사는가? 생뚱맞게도 이 소설을 읽으면서 떠오른 의문이다. 너무 익숙하지만 답이 없는 질문이다. 그리고 질문은 이어진다. 인간이 사는 목적을 사회에서 찾아야 하느냐, 아니면 개인에게서 찾아야 하는가?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침해할 수는 없다. 그럼 개인의 열정을 충족시키기 위해 사회적으로 올바르다고 인식되어 온 여러 가치를 부수고 자신의 자유와 권리를 추구하는 자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가?

 

이 소설의 주인공 찰스 스트릭랜드는 사회적으로 성공했다고 할 수 있는 삶을 산다. 증권거래소에서 일하고 가정이 있으며 자녀들이 있다. 같은 부류의 사람들과 어울려 모임도 가진다. 그런 그가 어느 날 떠난다. 사회에 속해 있는 일반인의 눈으로는 이해되지 않는 이유, 미술에 대한 자신의 열정을 따르기 위해...... 물리적 안정을 뒤로하고 불안정을 추구한 멍청한 용기와 도덕적으로 용납되지는 않는 그의 행동 등은 주변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기 좋은 소재가 된다.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의지와 무관하게 특정 사회에 속하게 된다. 많은 시간의 흐름 속에서 그 사회는 나름의 사회적 가치를 형성하게 되고, 거기에 속한 사람들은 저절로 물들어 밖으로 표현하게 된다. 주인공이 산 그 시대는 눈으로 보이는 물리적인 것들을 중시한다. 겉으로 보여 지는 자신의 초라함 때문에 스트릭랜드 부인은 그의 열정이 아닌 바람기에 의해 버림받았다고 믿는다. 남편의 미술에 대한 열정은 철저히 무시하면서..... 또한 사실적인 묘사를 중시하는 예술계에서는 추상적인 그림을 그리는 주인공이 못마땅하며 인정해 주지 않는다. , 이미 형성된 기존의 가치를 부수는 그 어떤 것들도 쉽사리 용납되지 않는다. 사회적 가치를 벗어난 개인들은 무시되고 외면당하고 욕을 먹는다. 전체 속에서 개인의 성향은 매몰된다.

 

스트릭랜드가 추구하는 삶은 외면이 아닌 내면이다. 자신의 열정을 추구하고 실현할 수 만 있다면 다른 외적가치들은 그에게 중요하지 않다. 사회의 둘레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삶을 추구한다. 하지만 그도 인간인 이상 가장 기본적인 욕구들을 해결해야 된다. 그렇기에 일을 하며 사람을 만난다. 마지막에는 한 여자의 보호아래에서 자유롭게 자신만의 예술을 펼친다. 사회와 동떨어진 개인의 열정을 추구해지만 따지고 보면 어느 정도의 물질적 안정, 즉 사회의 소속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그의 예술적 열정은 빛을 보지 못했을 것이다.

 

누구든 속해 있는 시대적 가치를 무시하지 못한다. 주인공 스트릭랜드의 경우처럼 그 가치들과 완전히 동 떨어져 있을 수 없다. 시대와의 타협이 필요하다. 그 타협의 정도가 시대에 완전히 익숙해진 사람인지 거기에서 변화를 꾀하는 사람인지를 결정한다. 완전히 혼자 생존할 수 있는 사람이 없는 것처럼 시대정신을 완전히 무시할 수 있는 예술도 없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인간은 사회적 가치를 공유하며, 예술 또한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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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은 다시 떠오른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80
어니스트 헤밍웨이 지음, 김욱동 옮김 / 민음사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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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에는 스토리가 있다. 스토리 라인을 따라 가면서 다음 장면을 예상하고 기대하며 글을 읽는다. 문학작품은 기본적인 스토리 라인에 세심한 심리묘사와 세상을 바라보는 통찰력이 더해져 읽을수록 생각거리를 제공한다. 노인과 바다가 그렇고 주홍글씨가 그랬으며 죄와벌이 그러했다.

태양은 다시 떠오른다는 작품은 기존의 읽었던 글과는 다른 느낌이다. 글의 주인공을 비롯해 주변인물들의 상세한 심리묘사를 통해 독자가 마치 그들의 내부를 바라보고 같은 고민을 하고 같은 이유로 즐거워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글들과는 달리 여기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는 힌트나 그들의 마음을 공감할 수 있는 장치들이 없다. 그러기에 일상 속에서 벌어지는 남녀 간, 친구간의 갈등. 그 속에서 드러나는 시기, 비웃음 그리고 사랑 등이 등장함에도 더 깊은 내면으로 들어갈 수 없다.

 

전쟁으로 성기를 다친 제이크와 그를 사랑하는 브렛. 그럼에도 그 상처로 인해 서로 맺어지지 못한다. 브렛은 이런 저런 남자를 만나고 헤어지지만 결국에는 다시 제이크에게로 돌아간다. 제이크는 그런 브렛을 언제나처럼 다정하게 맞이하며 고민을 들어주고 다시 사랑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그런 브렛을 대하는 제이크의 감정을 정확히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앞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제이크의 생각과 감정을 읽을 수 없다. 거기다 브렛 주위에 항상 머물러 있음에도 그녀에게보다는 주위의 사물들과 사건들에 더 관심을 보이는 듯한 그의 태도는 정말 그녀를 사랑하기는 하는지 의심마저 든다.

그러기에 소설 내내 글은 단조롭다. 등장인물 간에 부딪침이 거의 없다보니 갈등이 생기지 않고 해결해야 할 갈등이 없으니 글의 절정이 없다. 그래서 심심한 느낌이 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본다. 세계전쟁이 끝나고 다시 찾은 일상이다. 지금의 눈으로 바라보면 특별할 것 없고 심심한 일상임에도 그런 평범함이 그 시대의 그들에게는 너무나 소중한 것이 아닐까? 지금의 나는 이해하지 못하는 제이크와 브렛의 사랑은 전쟁의 상처를 서로 보듬어주는 나름의 방식이 아닐까? 하루 아니 매 시간의 삶이 치열해서 수시로 죽음의 선을 넘나들어야 했던 그들에게 먼지를 뒤집어쓰고 달리는 버스, 그 버스에서 만나는 사람들 간의 대화, 그리고 친구들과 낚시도 하고 술자리에 둘러앉아 잡담을 나누는 그 순간순간들이 더없이 소중하지 않았을까?

평범함이 일상이 되어 언제나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것을 찾아다니고 속도에 무뎌져 느림과 조용함을 참지 못하는 지금의 세대인 에게 처음에는 일기 같았던 밋밋했던 글들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섬세한 감정의 묘사가 없음에 기승전결이 없음에 오히려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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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과 바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78
어니스트 헤밍웨이 지음, 김욱동 옮김 / 민음사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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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에 조금씩 손이 가면서부터 문학의 맛에 중독되는 듯한 느낌이다. 똑같은 음식이지만 분위기에 따라 맛이 틀린 것처럼 같은 책이지만, 지금 읽은 노인과 바다는 어릴 때 읽었던 것과는 사뭇 느낌이 다르다. 자라지 않을 것 같던 나의 마음도 나름의 세월의 바다에서 성장했는가 보다.

 

한없이 한적하며 평화로우며 필요한 먹을거리를 제공하지만, 한 순간 돌변해 비바람과 폭우를 쏟아 부으며 생명을 위협하는 바다. 노인은 이 바다에서 홀로 고기와 싸우며 고군분투한다. 가진 거라고는 고기를 잡는 데 필요한 도구와 배 그리고 노인 자신. 바로 이 점이 시사하는 바는 크다. 드넓은 바다에서 그 누구도 없이 자신만이 생존하기 위해 고기와 사투를 벌이고 있다. 바로 그 바다가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이요, 그 노인이 바로 우리 자신이며, 고기가 우리가 살아가면서 부딪치는 역경이며, 고난이다. 인생의 바다에서 얼마나 많은 자신이 낙오하고 스스로를 포기하고 버려 버리는가?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는 이런 현대인에게 따끔한 일침을 가한다. 인간은 패배하도록 창조된 게 아니야. 인간은 파멸당할 수 있을지 몰라도 패배할 수는 없어.' 인생의 바다에서 우리가 오늘 당장 사라질지언정 포기와 패배를 할 수는 없다. 바다에서 고기와 사투에서 보여주는 노인의 열정과 생명력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 젊은이들이 다시 노인과 바다를 읽어 봐야하는 이유를 제시해 준다.

 

노인과 바다는 인간의 자연으로의 회귀를 노래한다. 바다에 혼자 남은 노인은 달, , 심지어 자신과 싸우고 있는 고기조차 친구이며 인생의 동반자이다. 비록 살기위해 고기를 잡기는 하지만..... 하기야 저 고기도 내 친구이긴 하지. 저런 고기는 여태껏 본 적도, 들은 적도 없어. 하지만 나는 저놈을 죽여야만 해. 하지만 별들은 죽이지 않아도 되니 다행이지 뭐야.’ 자연을 고마워할 줄 아는 마음, 비록 고기를 잡지만 고기 또한 자연의 일부로 함께 살아가야하는 동반자로서 생각하는 마음, 자연을 이용하기만 할 줄 알고 우리가 자연의 자식이라는 것을 망각하고 있는 우리들은 책의 한 구절 한 구절에서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주인공은 노인이다. 왜 노인일까? 인생의 격정 속에서 살아가면서 삶의 어느 시점에 이르러야만 깨달게 되는 그 무엇이 있다. 그 시점은 우리가 연륜이 쌓였을 때이다. 때문에 노인이라는 단어는 나약함이나 삶의 끝을 의미하지는 않아야 한다. 숱한 경험과 노련함으로 바다를 헤치며 살아온 노인은 혼자서 고기와 상어와의 결투를 이겨낸다. 그것은 그가 살아온 인생이 그에게 허락해 준 지혜이자 보물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허나, 현대의 우리는 나이가 들었다는 이유로, 신체적으로 허약하다는 이유로, 세상의 빠른 변화에 대처해야한다는 이유로 그들을 버리고 무시하고 있다. 젊음이라는 열정과 에너지가 중요하기는 하지만 그 젊은이가 고기와 상어와 벌이는 싸움에서 승리해 살아 돌아올 것 같지 않다고 느끼는 이유는 무엇일까?

 

노인은 자신과 고기와 바다와 이야기하면서 항상 소년을 그리워한다. 따뜻하게 대화를 나누어줄 사람이 필요하며 일을 도울 사람이 필요하다. 그는 자기 자신과 바다가 아닌 이렇게 말 상대가 될 누군가가 있다는 게 얼마나 반가운지 새삼 느꼈다.’ 인생의 바다는 혼자서 헤쳐 나가기는 누구라도 어렵다. 인생의 동료가 필요하다. 우리 주위에 있는 누군가는 우리의 동료이자 친구이다. 노인이 혼자 바다에서 느꼈을 외로움은 우리 주위의 사람들을 다시 한번 돌아봐야할 여유의 필요성을 부각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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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미래 - 인간은 마음을 지배할 수 있는가
미치오 가쿠 지음, 박병철 옮김 / 김영사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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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이라는 말이 익숙해지고 있는 지금에도 뇌는 아직 완전히 밝혀지지 않고 신비로운 영역으로 남아있다. 특히 AI의 등장으로 인간과 같이 사고하는 능력을 가진 로봇의 등장이 기대되면서 더욱 인간의 뇌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마음의 미래는 뇌에 대한 가능성을 이야기한다. 1부에서는 뇌에 대한 일반적인 내용 2부에서는 신체적 장애 또는 신체적 한계를 뇌 과학을 통해 극복할 수도 있다는 미래를 이야기한다. 3부에는 신체를 벗어나 정신의 지배를 논한다.

 

짧지 않은 책임에도 쉽게 넘어가진다. 더불어 뇌 과학의 발달과 더불어 다가올 미래를 예측하는 작가의 탁월한 상상력은 이 책을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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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찰의 기술 - 보려고 하는 순간, 새로운 세상이 펼쳐진다
양은우 지음 / 다산북스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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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력은 언제나 회자되는 시대정신이다. 특히나 커다란 변화가능성을 지닌 지금과 같은 시대에 창의성의 중요성은 더 말할 필요가 없다, 그럼 새로움을 창조해 내는 능력은 어디서 출발할까? 그 시발점은 바로 내 자신과 내 주변에서이다. 세상에 새로움은 것은 없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새로운 거라고 이야기하는 거의 모든 것은 과거의 모방에서 시작되었다.

이 책은 바로 이 점을 강조한다. 답은 여기저기에 제시되어 있지만 그것을 볼 줄 모를 뿐이다. 관찰. 모든 창의성과 새로움의 시작은 익숙함에 대한 관찰, 그리고 거기서 새로움을 발견하는 데에 있다.

 

관찰 발견 깨달음 개선. 결국 관찰은 시선의 예민함과 날카로움을 배경으로 한다. 그 예민함과 날카로움의 칼날은 호기심과 궁금증에서 나온다. 왜 사과가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는가? 왜 하늘은 파란가? 등과 같은 평범한 현상들에 대한 의문에서 관찰이 시작된다. 익숙한 것을 익숙하지 않게 바라보는 관찰을 통해 현상에 대한 발견을 하게 되고 그 발견은 다시 이해로 이어진다. 이 단계에서 통찰력, 즉 현상에 대한 이치를 꿰뚫는 능력을 가지게 된다. 마지막 단계는 배움의 현실화, 개선이다.

 

누구나 창의력을 가지고 있다. 다만 오랜 무관심과 방관으로 무뎌져있을 뿐이다. 관찰을 통해 오감의 예민함과 이성의 날카로움이 창의력을 되살리는 좋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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