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창
구병모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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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선택하는 기본적인 기준은 제목, 그리고 등장인물. 하지만 무엇보다 관심은 가지는 부분은 기본적인 스토리 라인과 예고편이다. 그것이 영화 마케팅에서 매력적인 예고편이 중요한 이유이다.

그럼, 책을 선택하는 기준은 뭘까? 물론 영화처럼 제목과 표지에 적혀있는 대략적인 내용을 통해 감을 잡는다. 읽을지, 읽지 않을지를.

 


헌데, 이 책 절창은 첫인상이 당황스러움 이었다. 제목부터 한자어라서 와닿지 않았으며, 어디에도 대략적인 내용을 추측할 만한 단서도 없었다. 습기 찬 유리에서 흘러내리는 물방울 하나. 그 물방울이 만들어낸 표지 속의 뒷면에 남자인지 여자인지 알 수 없는 인물의 흐릿한 얼굴. 책을 읽기 전에는 공포 소설인 듯한 느낌도 들었다.

 


하지만, 마지막 책장을 덮은 지금은 그 표지가 담은 뜻을 어렴풋이나마 알 것 같다.

사람과의 관계는 공기 중에 떠다니는 작은 물방울 때문에 찌그러져서 보이지 않는 형태와 같다. 강렬한 빛이 등장해 그 물기를 깔끔하게 증발시킬 때까지는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

이 소설에서는 상처가, 이다. ‘오언아가씨는 서로의 감정적 물방울의 충돌로 이해보다는 오해를, 사랑보다는 저주를, 진심보다는 가면을 선택한다. ‘상처를 읽는것 만이 유일한 방법이다. 하지만 빛을 마주하려는 용기가 없이는 공기 중의 물기를 없앨 수 없는 것처럼 상처받고, 상처를 입을 용기가 없다면 상대방을 알아갈 수 없다.

 


상처 없는 관계라는 게 일찍이 존재나 하는 것인지 나는 모르겠다. 상처는 사랑의 누룩이며, 이제 나는 상처를 원경으로 삼지 않은 사랑이라는 걸 더는 알지 못하게 되었다. 상처는 필연이고 용서는 선택이지만, 어쩌면 상처를 가만히 들여다봄으로 인해, 상처를 만짐으로 인해, 상처를 통해서만 다가갈 수 있는 대상이 세상에는 있는지도 모르겠다고. p.344”

 


세상은 투명하지 않다. 흐리다. 모호하고 혼란스럽다. 그렇기에 당황함과 절망 그리고 참담함이 너저분하게 널려있다. 하지만 세상은 원래 그렇다. 자연은 모든 생명에게 공평한 혼돈과 공포를 선사했다.

 


“...마찬가지로 무언가를, 또는 누군가를 비로소 이해하는 것은 그가 행하거나 그를 둘러싼 모든 사태가 끝장나기 시작할 때지. 그러나 우리는 불이해 혹은 오해를 이해인 양 착각하면서 살아가는 게 고작이야. 이해란 자기만족에 불과할 수 있고, 나의 이해와 타인의 이해는 서로 달라서 둘의 이해가 충돌하게 마련이니까........세상의 코어를 이루는 것이 반드시 희망 내지 사랑만은 아니며, 도저히 화해할 수 없는 인간들과 혹은 도저히 견딜 수 없는 나 자신과 필연적으로 상종하거나 공존하는 것이 인간의 삶이자 태초부터 운명지어진 비극이라는 사실이지. 그리고 그 비극을 견디는 게 인생의 거의 전부야. p.301-302”


 

이제, 책 뒷면의 이해가 된다. “비극보다는 희극이 좋아?”, “ 뭐든 상관없지 않나요. 어차피 다 거짓말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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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 심리학
다크 사이드 프로젝트 지음 / 어센딩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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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혹한 현실에서 누군가의 속임수를 알아차리지 못하면 위험하다. 책에서는 여러 방법을 통해 누군가가 를 속이거나, 내가 이용당하고 있다는 것을 인지해, 피해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은이의 의견에 동의하면서도 왠지 서글픈 생각이 든다. 사람과의 관계에서 마음과 마음이 오가는 것이 아닌, 속지 않기 위해 사람을 분석해야 된다는 사실 때문에....

또한 이런 의문도 든다. ‘순자의 성악설처럼 원래 인간은 악하기 때문에 그런가?

 

나는 성선설, 성악설을 믿지 않는다. 자연계의 일원으로 태어난 인간만이 다른 동물과 다르게 악하게, 선하게 태어났다고 믿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그 누구도 자연 속의 동물을 으로 구분하지 않는다. 그들은 단지 생식본능, 생존본능에 따라 행동하며 그 이상의 무엇을 더 요구하거나 바라지 않음으로, 본능적이라고 정의한다. 갓 태어난 인간도 다른 동물과 동일하다고 생각한다. 본능적으로 엄마의 가슴을 찾아가고, 본능적으로 빨기를 할 수 있으며, 본능적으로 웃음과 울음을 통해 생각과 감정을 전달한다.

 

을 결정하는 건 결국 환경이다. 한 사람이 어떤 가정환경에서, 어떤 지역에서, 그리고 어떤 나라에서 성장했는지가 한 사람의 인간성을 결정한다. (물론 유전적 요소도 무시하지 못하지만, 환경적 요인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더 생각해 보았다. 이 책에서 펼치고 있는 현란한 심리적 기술(?)없이도 서로를 배려하고 신뢰할 수 있는 관계를 만들 수는 없을까? 하고....

 

1. 경제적 안정

>>> 거의 모든 문제의 근원은 이다. 대다수의 평범한 사람들은 기본적인 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안정적인 수입과 더불어 조금 사치를 부릴 수 있는 여윳돈만 있으면 만족하며 생활할 것이다. 그런 정도의 생활을 위한 자금이 보장된다면, 진짜 일을 즐기게 될 것이다. 따라서 새로운 도전과 시도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고, 인생을 즐길 수 있는 여유도 생겨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에서 누구를 속여서 이득을 취하려는 시도는 줄어들 것이다. ‘의 힘으로, ‘의 노력으로 꿈에 도전하고 실현도 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라면 그런 사악한(?)기술은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

 

 

2. 직업적 평등

>>> 경제적 안정이 확립되면 특정 직업에 대해 목매는 현상이 줄어들 것이다. 의사와 변호사와 같은 전문직을 선호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직업적 소명감 때문에 선택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경제적 혜택과 사회적 인지도 때문일 것이며, 그중에서 경제적 이유가 강할 것이다. 만약 최소한의 경제적 보장이 이루어진다면, 의사와 변호사와 같은 전문직을 얻기 위해 목맬 사람들의 수는 얼마나 될까? 특정 직업에 대한 선호도 보다는 진짜 좋아하는 일을 찾아갈 가능성이 더 높아지지 않을까. 그뿐만 아니라 직업에 대한 인식의 차이도 줄어들 것이다. 누군가에 의해 평가되는 수직적인 직업 인식이 아닌, 내가 좋아하고, 도전해 보고 싶은 직업이 더 중요해지는 수평적인 인식이 자리 잡게 되지 않을까.

그러나, 우선은 카드값을 막기 위해 다녀야 하는 회사에서, 얼굴 붉히고 달려드는 상사에게서 살아남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장을 해야 한다. 다양한 무기를 장착해야 다양한 상황에서 생존 가능성이 높아진다. ‘도덕적 가치올바름이라는 방패를 내세우되, 창과 칼을 분별할 수 있는 능력치도 높여야 한다. 아는 만큼 보인다.

 

이 책에서 주장하는 내용을 정리해 보았다.

 

 

 

다크 트라이어드 p.64

 


마키아벨리스트 (조작적 성향)

 

철저한 전략으로 타인을 이용한다.

순간적인 감정보다 장기적으로 계산한다.

도덕과 윤리를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

목적을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는다

 

 

 

 

사이코패스 (반사회적 인격장애)

 

타인을 조종하고 이용하는데 능숙하다

주변에 해를 끼쳐도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다.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영향을 받는다.

아무 감정도 느껴지지 않아

 

 

 

 

나르시시스트 (지나친 자기애)

 

자신의 능력이나 성취를 과장한다.

가스라이팅이나 희생자 코스프레로 나타난다.

남들의 비판에 과민하게 반응한다.

난 정말 특별한 존재야.”

 

 

1. 인간을 조종하는 5가지 원칙 (p.73-125)

관계의 본질

진짜 목적은 숨어있다.

상대방을 나 없이 못 살도록 만드는 것.

취약점 찾기

인간은 약점을 숨기지 못한다.

상대방의 약점을 파악하려면, 과장된 호의와 미소 뒤에 무엇을 숨기고 있는지 유심히 관찰하라.

욕망 읽기

인정 욕구는 누구에게나 있다.

상대방이 자기 존재를 증명받고 싶어 하는 무대가 어디인지를 알아내라.

두려움 심기

공포는 최고의 복종을 이끈다.

단기간에 사람을 움직이고 싶다면 공포는 언제나 강력한 도구로 작동한다.

죄책감 활용

죄책감은 심리적 올가미다.

타인의 죄책감과 동정심을 어떻게 설계하고 통제할 것인가?

 

 

 

 

 

 

 

 

 

2. 심리를 조작하는 5가지 기술 (p.129~181)

감정

교란

예측 불가능성을 선택하라

진짜 결정은 이성이 아닌 심리의 무너짐에서 비롯한다.

반사

투사

거울처럼 그대로 반사하라

(심리적 주도권을 누가 쥐느냐)

사람은 본능적으로 죄책감보다는 정당화를 택하고 싶어 하는 심리가 있다.

>>> 내가 아니라 네가 잘못 되었다

침투적 커뮤니케이션

질문하지 말고 암시하라

상대방이 스스로 느끼고, 자발적으로 선택했다고 믿게 만들어라.

조작

정보

확산

나쁜 소식은 천천히 퍼뜨려라

천천히 퍼지는 독이 더 위험하다는 사실을 명심히라.

대상의 고립화

혼란스럽게 만들어라

심리적 고립이 정말 무서운 이유는 자기 자신을 스스로 공격하기 때문이다.

 

 

 

3. 신뢰를 가장한 심리 함정 (p.185~227)

계산된 조작

애매한 약속은 경계하라

사기꾼들은 모호하지만, 합리적인 제안으로 경계심을 낮추고, 작은 성공을 반복해 신뢰를 확보한다.

피해자 프레임

피해자 행세를 구별하라

피해자 프레임을 씌워서 당신에게 빚을 지웠다고 우기는 상황.

의도적 방해

의도적으로 실패하는 이유

상대방의 판단력을 흐리고, 권력구조를 뒤집는 것이다.

피로감 조장

판단력을 흐리게 만드는 트릭

피로는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하지만 그 피로가 타인에게 조종당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잊지말라.

선택지 설계

나의 선택은 정말 내 것인가?

내가 상대방이 만들어 둔 길을 걷고 있는지, 아니면 직접 길을 만드는 주체가 될 것인지의 문제다.

 

 

 

 

 

 

4. 힘을 집중하고 관리하는 법 (p.231~271)

감정

끊기

인간적 매력은 독이다.

당신이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필요할 때 단호히 끊어낼 수 있다면 이미 감정의 주인이 된 것이다.

자기 결단력

힘은 흩어지면 죽는다.

흩어지지 않는 힘은 결단에서 비롯된다.

존재감 관리

필요로 할 때만 나타나라.

필요 전에는 감춰둬서 상대를 방심하게 하거나 불확실성을 유지하게 만들고, 필요한 순간에만 전면 등판해 확실히 승부를 본다.

신비 유지

보이지 않는 권력의 힘

자신을 철저히 감추면서도 남들의 생각과 행동을 교묘하게 뒤틀어 통제하는 권력.

>>> 세심한 암시와 심리적 틈새 공략

경계

유지

승리 후가 가장 위험한 순간이다.

승리 후의 방심은 단순히 개인의 교만 문제가 아니라, 주변에 포진한 은밀한 적을 불러 모으는 신호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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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 구경하는 사회 (이옥토 리커버 에디션) - 우리는 왜 불행과 재난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가
김인정 지음 / 웨일북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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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은 사물을 꿰뚫는 창과 같다. 창은 검처럼 날카로워 쉽게 베고 상처입히지만 자루가 길어서 관통상을 입힐 수 있다. 그것과 궤를 같이하는 질문은 깊게 후벼파는 상처를 남긴다. 기자들은 주로 타인에게 이런 무기를 사용한다. 기자라는 신분이 곧 권리인 것처럼 당당히 찾아와 창을 날린다. 그 창이 정확한 상대를 겨냥하고 있는지, 어떤 상처를 입히고 고통을 주게 되는지에 대한 고민은 중요하지 않다. 독자의 알 권리라는 절대적 쉴드 뒤에 숨어, 공격만을 가한다.

기자로서 작가는 취재 대상에게 던질 창을 스스로에게 던진다.

 

"나는 이 이야기를 잘 이해하고 있나? 나는 과연 이들의 이야기를 전달하기에 적합한 사람일까? 이 이야기를 다룰 수 있는 가장 적합한 사람이 있다면 그건 누굴까? 이 고통을 이야기할 권리는 대체 누구에게 있는 걸까?" p.248

 

기자는 사람과 사람을 연결해 주는 중매쟁이다. 단편적인 사실으로는 인연의 끈을 엮을 수 없다. 그 사람이 자라온 가정, 살아온 학교, 회사, 친구들 간의 관계 등 맥락을 전달하고 이해를 구해야만 상대방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

 

"언론이 하는 일은 겪은 이들과 겪지 않은 이들 사이에서, 기억의 연결고리가 깜빡이다 꺼지지 않도록 기능하는 일일지도 모른다. 공적인 애도에 대해 적으려면 이야기에서 출발해야 한다. 이야기가 때론 이야기에 불과하고, 지나치게 매끈히 다듬어진 이야기는 오히려 해체가 필요할지도 모르며, 우리가 이야기를 통해 이해할 수 있는 일에 한계가 있다는 위험성을 또렷이 기억하면서, 기억을 듣고, 이야기로 꿰어서, 이해로 마음을 집어넣는 일이 쉬워지면, 슬픔을 나눈 공동체를 상상하는 게 가능할지도 모르니까." p.262

 

''이라는 것은 매일 한다는 의미이다. 매일 한다는 것은 일상화되어 기계적으로 행해지기 쉽다. 어떤 의문도 의심도 주의도 필요치 않다. 습관처럼 자동적으로 이루어지는 일련의 과정처럼 일을 한다. 하지만 매 순간 의심을 품고, 생각하며, 목적을 되새겨야 하는 ''들도 있다. 기자라는 직업은 일상생활의 순간순간을 파고들어 균열을 만들고, 그 균열이 틈을 만들고, 다시 구멍을 만들어 일상의 변화를 이끌어 낸다. 따라서 그들의 작업은 장인의 손길처럼 꼼꼼해야 하고, 서두름이 없어야 하는 시간이 걸리는 작업이어야 한다.

 

"일상을 살아가며 연민을 잊지 않는 일에는 노력이 필요하고, 그 균형과 전환 사이에서 기이한 파열음이 나는 게 전부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세상의 변화라는 건, 개인들의 자유로운 반응 속에서 일어나는 예기치 못한 화학작용이 사회에 영향을 미치며 발생하는 것인지도 모른다....각자의 시선이란 잔인할 정도로 개인적이고, 우리의 망막에 고인 타인의 고통은 아무리 자극적이어도 눈물 한 방울 내지 못한 채 사라져 버릴지도 모른다. 그러나 방 한 구석에 던져 놓은 신문뭉치처럼, 세상에 존재하는 하나의 새로운 물건을 만들듯이, 시야 어딘가에 머무르다 펼쳐보게 될 가능성이 있는 무언가라고 생각하며 되도록 조금 더 천천히, 더 담담한 뉴스를 만드는 건 어떤가. 빨리 시선을 잡아채는 것이 반드시 변화를 약속해 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학습한 지 오래이니, 오래 걸리더라도 있어야 할 것, 알아야 할 것, 알려야 할 것을 균형 있게 생산해 내는 매체로 머무는 건 어떤가." p238

 

작가는 더 나은 기자가 되기 위해 질문을 던지고, 의문을 품지만 읽는 독자로서는 더 나은

''가 되기위해 생각해야 될 고민거리들을 떠안게 된다.

 

"개인을 잠시 내려두고 보편이라는 관점을 택하는, 그리고 닮음이라는 틀에서 훌쩍 벗어나 저 멀리의 타인을 바라보는 시선을 상상한다. 나 이상의 테두리를 감각하고, 나의 가족이나 친구보다 더욱 큰 사회가 있음을 인지하고, 지구 공동체 안의 시민으로서, 인류의 일부로서 어떤 고통과 어떤 뉴스를 더 큰 '우리'의 우선순위로 놓고 해결해 나가야 할지 고민하는 것.

알고리즘과 구독에 갇힌 나의 타임라인 밖으로 빠져나와 다른 삶의 존재를 알아채는 것. 모든 연민에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을 매달지 않고,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그대로를 아는 것, ''를 중심으로 뉴스를 떠먹이려는 뉴스의 매개자들이 의도치 않게 왜곡하고 있을지도 모를, 나와 연관되지 않은 일 역시 중요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 p.154

 

 

"특혜에서 배제된 집단으로 묘사되는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들은 선한 일을 하는 경우에도 악한 일을 하는 경우에도 약자라는 맥락 안에서 조명받곤 한다. 약자의 선행을 바라볼 때는 그 사람이 속한 집단이나 계층의 특성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한 개인의 독특한 선함의 질감을 놓치지 않도록, 악행을 바라볼 때는 개인의 악함으로는 다 포착되지 않는, 그가 그런 선택을 하기까지 영향을 미친 사회적 요인과 모순에 고루 책임을 묻고 있는지를 점검해야 한다. 그렇지 않는다면 우리는 자꾸만 약자의 일을 저 멀리 타자화하며, 나와 관련 없는 남의 일로 간단히 치부해 버리는 인지적 게으름에 빠지게 될지도 모른다." p.136

 

"문제는 산업재해라는 고통의 흔함이다...... 흔한 사고일수록, 어디서나 보이는 사고일수록 그 고통을 보는 일에 능숙해지고, 주기적으로 비슷한 소식을 들은 나머지 거의 아무것도 느낄 수 없는 상태가 되고 만다. 결국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사회문제가 '계속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이야기되지 않는다는 패러독스에 빠진다." p.94

 

"개인을 가리키는 손가락은 그 방향을 틀어야 한다. 범죄가 일어나도록 방조하는 사회 구조와 가벼운 처벌을 일삼는 사법 시스템을 가리켜야 한다." p.71

 

 

"고통을 판다. 고통을 본다. 고통은 눈길을 끌고,,,,때로는 돈이 된다. 고통이 자주 구경거리가 됐다는 건 모두 아는 사실이지만, 이제 고통은 콘텐츠가 됐다. 콘텐츠가 된 고통은 디지털 세계 속에서 클릭을 갈망하며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그 산업의 틈바구니에서 다른 이들과 함께 버글대다 보면 나도 모르게 고통을 착취하거나 구경하고, 모른 척 지나친다." p.49

 

"대상화를 무작정 멈추라는 말은 함정이다. 타인에 대한 말하기가 멈출 수 있기 때문이다. 서로를 도울 기회를 알지도 못한 채 지나칠 수 있기 때문이다. 나의 시선이 구경이 될 수 있다는 걱정에 빠져서 고통을 보는 일 자체를 멈춘다면, 그것은 또 다른 인간성 실패의 시작일 것이다. 우리의 눈은 움직일 수 있다. 자랑스럽지 않은 이유로 머물렀다고 하더라도 더 나은 곳으로 분명히 이동할 수 있다. 본 뒤에 무엇을 할 것인지가 더 중요하다. 전달과 전달, 중개와 중개를 통해 유예되어 버린 행동의 가능성이 당신에게 있으니까.

그러므로 구경으로 시작됐다고 하더라도 그 시선을 멈추지 말기를. 여력이 된다면 포기하지 말고 움직이기를. 행동이 절대선은 아니라는 것일 잊지 않기를. 시급한 진단의 효용과 오용을 잊지 않은 채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사유하기를." p.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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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세속적인 지혜 - 400년 동안 사랑받은 인생의 고전 아주 세속적인
발타자르 그라시안 지음, 강정선 옮김 / 페이지2(page2)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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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목적에 따라 읽는 책의 종류도 다르다. 지식을 쌓기 위해 필요한 책도 있고, 사고의 힘을 키우기 위해 읽는 책, 재미를 위해 읽는 책도 있다. 목적은 다양하지만 읽고 나를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을 책으로부터 얻기 위한 것이 궁극적 목적이다.

책에서 얻은 과거 현자들의 지혜를 있는 그대로 적어보고 읽어보고, 다시 생각해 보는 과정 속에서 그 지혜는 머리에서 가슴으로 그리고 두 다리로 옮겨간다. 그리고 진정한 나의 지혜가 된다.

 

 

 

1. 시작부터 과한 기대를 하지 마라.

우리 주위에는 사람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다가 이를 이루지 못해 불행에 빠지는 유명 인사가 많다현실은 절데 상상한 대로 이루어질 수 없는 법이다상상은 머릿 속에서 쉽게 만들 수 있지만 실현하기만 어럽다상상으로 품은 것에 희망을 더하면 자신이 지닌 능력보다 더 많은 것을 바라게 된다아주 뛰어난 사람들일지라도 모든 기대를 충족하지는 못한다과도한 기대에 스스로 실망하면 열망하기보다 환멸을 느낄 준비를 하게 된다.

희망은 진실을 위조하므로 바람이 결과를 능가하지 못하도록 자신을 지켜라초반의 시도는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으로 충분하다다만 초반에는 신뢰할 만한 수준으로 시도하되 결과물을 보장하거나 헛된 희망을 품지 말아야 한다결과가 계획보다 더 낫거나 현실이 생각했던 것보다 괜찮으면 더 좋기 때문이다.

반대로 나쁜 일에는 이런 규칙이 통하지 않는다나쁜 일은 부정적인 것이라 부풀려질수록 나중에 더 좋다생각보다 견딜 만하다고 여겨지면 되레 칭찬받기 때문이다. p.39

 

 

2. 상대를 이해하는 눈치를 키워라.

과거에는 대화할 수 있는 능력이 최고의 기술이었지만 지금은 이것만으로 부족하다눈치가 있으면 상대방에게 자신의 입장을 분명하게 전달할 수 있다자신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은 상대방에게 자신을 쉽게 이해시킬 수 없다물론 다른 사람의 의도와 핵심을 쉽게 간파하는 예언자와 같은 사람이 있기는 하지만 대다수는 그렇지 않다보통의 사람들은 중요한 진실이 항상 반쪽만 전해진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아 하며주의깊게 들어서 전체의 의미를 파악할 줄 알아야 한다듣기에 좋은 말을 들었을 때는 쉽게 믿지 않도록 고삐를 바짝 조이되 비판적인 말을 들었을 때는 그것을 자극제로 삼아라. p.45

 

 

3. 타인을 주도하려면 상대의 우상을 파악하라.

상대방의 아킬레스건이 무엇인지 파악하라사람을 움직이는 기술이 바로 여기에 있다사람을 움직이는 데는 의지보다 기술이 더 중요하다어디서부터 시작할지를 먼저 파악해야 한다모든 의도에는 동기가 있으며동기는 사람의 성향에 따라 다르다모든 사람은 저마다 우상이 있다명예를 좇는 사람도 있고자기 이익에만 열중하는 사람도 있지만대부분은 쾌락을 추구한다또한 바람직하지 몸한 기질을 가진 사람이 바람직한 기질의 사람보다 더 많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상대방을 움직이는 핵심 능력은 그 사람의 우상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데 있다상대방의 주 관심사와 동기를 파악하여 그 사람을 움직여야 한다상대방을 움직이는 원동력은 고귀한 동기가 아닌 가장 밑바닥의 본능일 수 있다상대방을 지배하는 욕망이 무엇인지 먼저 파악하고 그것으로 어필하여 행동을 부추겨라그러면 상대방의 자유의지를 움직일 수 있는 주도권을 쥐게 될 것이다. p.46

 

4. 밀도가 최고를 만든다.

양보다는 질을 추구한다탁월함은 양이 아니라 질에 있다최고의 것이란 그 수가 적고 귀한 것을 말한다수가 많으면 그 만큼 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에 최고의 것이 될 수 없다거인이라 불렸지만 실제로는 난쟁이에 불과한 사람도 있다어떤 사람은 책의 가치를 두께로 판단하기도 한다하지만 양만으로는 절대 평범함을 뛰어넘을 수 없다모든 일에 정통하려 옥심내면 제아무리 다재다능한 사람일지라도 어느 곳에 이를 수 없어 불행해진다질로써 승부를 내야 탁월함을 얻을 수 있으며 숭고의 절정에 오를 수 있다. p.47

 

5. 강직한 사람이 되어라.

강직한 사람은 옳은 일을 추구한다대중의 열망이나 폭군의 폭력도 강직한 사람의 집념을 꺾을 수 없다하지만 누가 이런 정의의 불사조가 되려 하겠는가정직을 추구하는 사람은 얼마나 적은가!

사람들은 강직한 사람을 진심으로 칭찬하지만 정작 자신은 그런 사람이 되려 하지 않는다어떤 사람은 정직을 추구하다 위험이 따르면 즉시 그만둔다부정한 사람은 아예 정직을 부정하고 위정자들은 이를 감춘다강직한 사람은 우정과 권력심지어는 자신의 이익과도 싸우기를 불사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그를 떠날 수 있다영악한 사람은 상관이나 국가에 잘 보이기 위해 그럴듯한 이유를 들어 정직한 사람을 멀리한다하지만 강직한 사람은 이런 위선을 일종의 배신으로 간주한다.

강직한 사람은 언제나 진리의 편에 서고 영민함보다는 정직함을 끝까지 추구하고자 한다만약 강직한 사람이 어떤 사람을 떠난다면 그 이유는 강직한 사람의 마음이 변덕스러워서가 아니라 상대방이 먼저 진리를 저버렸기 때문이다. p.49

 

6. 올바른 마음을 정직의 척도로 삼아라외부의 법이나 규칙보다는 자신에 대한 엄격함이 기준이 되게 하라. p.51

 

7. 물러서야 할 때를 알아라.

인생에서 거절하는 법을 아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하지만 더 주용한 것은 적당한 선에서 물러서는 법을 아는 것이다세상에는 귀중한 시간을 잡아먹는 쓸데없는 일이 많다중요하지 않는 일에 몰두하는 것은 아무것도 하지않는 것보다 더 해롭다신중한 사람은 다른 사람의 일에 간섭하지 않을뿐더러 남이 자기 일에 간섭하게 두지도 않는다다른 사람에게 너무 집중하지 말아야 한다타인의 일에 지나치게 몰두하면 자신에게 집중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친구에게 과한 요구나 도움을 구해서도 안 된다과유불급이란 말처럼 모든 일이 과하면 아니함만 못하다특히 인간관계에서는 과유불급의 지혜를 더 많이 적용해야 한다지혜롭고 적절하게 관계를 유지하면 타인을 향한 신의와 자존감을 모두 지킬 수 있다또 적절한 관계 속에서 예의 있는 행동이 나온다그러므로 천성에 따라 행동하되 적절하게 행하고 선의를 거스르지 마라. p.54

 

 

8. 지혜로운 사람은 매사에 고민한다.

모든 일을 신중히 처리하라가장 중요한 일은 신중에 신중을 기하라어리석은 사람은 깊이 생각하지 않아서 실패한다 그들은 세상 이치의 절반도 깨닫지 못한다무엇을 얻고 잃는지 주의 깊게 살피지 않으면 성실하지도 않다어떤 사람은 일의 경중을 잘 따지지 모해 사소한 일을 많이 생각하고 중요한 일은 적게 생각한다.

대부분의 사람은 잃어버릴 게 없어서 상식적인 수준 이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하지만 정신을 집중하여 자세히 살피고 지켜야 할 일이 많다지혜로운 사람은 모든 일을 심사숙고하지만경중을 따져 그 중에서 제일 어려운 문제를 가장 심오하게 고민한다또 예상 밖 가능성까지도 고민하고 고민한다지혜로운 자의 사고는 깊이 고민하고 우려한 만큼 멀리 가 닿는다. p. 56

 

9. 이기고 있을 때는 욕심을 버려라.

최괴의 선수는 모두 그렇게 한다훌륭한 후퇴는 곧 용감한 공격이다업적을 이뤘다면 잘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운이 오래 지속된다면 오히려 의심스러운 일이다차라리 적당히 실패하는 게 더 안전하다성공의 달콤한 맛은 실패의 쓴맛과 적절히 섞여야 좋다운이 계쏙 따라줘서 높이 올라갈수록 추락의 위험은 더 커진다행운의 여신이 선사한 즐거움은 그 강렬함에 비해 굉장히 짧다행운의 여신은 쉽게 싫증을 느끼므로 한 사람에게 오래 머물지 않는다. p.59

 

10. 모든 면에서 과정은 금물이다.

절대로 과장하지 마라과장의 말은 진실에 반하거나 오해를 살 수 있기 때문이다과장은 판단을 낭비하는 것과 같으며 오히려 지식과 안목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증거가 된다과장은 거짓말의 한 종류이기 때문에 과징이 지나치면 안목에 대한 신뢰를 잃을 수 있다더 나아가 과장이 심할 때는 분별력이 없다고 여겨질 수 있다.

칭찬은 호기심을 자극하고 욕망을 부른다만약 칭찬의 가치가 대가와 호응하지 않으면 사람들은 속았다고 생각하고 반발한다결국 과한 칭찬은 일의 가치를 떨어뜨리고 칭찬한 사람에 대한 신뢰를 앗아간다.

신중한 사람은 더 조심스럽게 일하며 과오보다는 차라리 생략으로 인한 실수를 선호한다비범한 것은 드물어서 그것의 갗리르 평가할 대는 신중해야 한다. p.62

 

11. 진실을 소수이고오류는 흔하다.

지혜로운 사람은 자신의 말이 그 내용만으로 평가받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기에 많은 사람 앞에서 말하지 않는다그의 말은 자기 입이 아닌 어리석은 사람의 입을 통해 전해지며 처음 의도와는 다른 말이 되어버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신중한 사람은 반박하는 일은 물론 반박당하는 상황도 피한다물론 속으로는 비난을 대비하더라도 실제 입 밖으로 낼 준비는 하지 않는다생각은 자유지만 억지로 강요될 수 없다그러므로 지혜로운 사람은 침묵을 택하되자신을 이해해 줄 소수의 올바른 사람 앞에서만 침묵을 깨고 자기 뜻을 전한다. p.64

 

 

12. 위대한 사람에게 감응하라.

위대한 사람의 말을 따를 수 있는 것도 위대한 자질이다이런 감응은 신비롭고 이로운 기적 같은 일이다위대한 사람에게 감응하면 마음과 생각에 동류의식이 흐른다무지한 사람들은 이를 마법처럼 우연한 일로 치부한다하지만 존경심이 생기면 호의가 뒤땨르며 때로는 호감으로 발전하기도 한다말하지 않아도 설득할 수 있고애쓰지 않아도 얻을 수 있다이런 감응은 능동적이기도 하고수동적이기도 하다감응을 많이 하면 할수록 더 숭고해진다위대한 사람을 알아보고 분별하며 감응할 수 있는 것은 대단한 능력이다이런 감응력이 노력을 이긴다. p.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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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맞은 집중력 - 집중력 위기의 시대, 삶의 주도권을 되찾는 법
요한 하리 지음, 김하현 옮김 / 어크로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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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9월 월스트리트에서 사람들이 모여 시위를 시작했다. 일명 Occupy Wall Street. 월가를 점령하라. 생활의 어려움, 취업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금융 자본가들은 고액연봉을 받는 현실. 점점 커져가는 소득불균형에 대한 위기의식과 변화 요구에 의한 일어난 자발적인 운동이었다.

 

아무리 열심히 일하고 공부하더라도 일명 SKY에 들어가기 어려운 현실, 죽기 살기로 명문대에 들어가더라도 더 좁아진 취업문턱에서 다시 한번 좌절한다. 대학만 졸업하면 꽃길만 있을 것 같았던 고등학생 때의 멋모르던 꿈은 허상이라는 게 들어난다. 절대로 벗어날 수 없는 눈에 보이지 않는 계급차이, 소득차이극복의 정답이라고 배워왔던 노력이라는 글자가 얼마나 허망한지 피부로 느끼게 한다.

 

하지만 2011년 이후 조금씩 인식은 변해가고 있다. 개인의 능력과 노력의 차이보다는 사회 구조적 문제가 지금과 같은 극심한 소득 갈등을 불러왔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지금 당장은 눈에 띄는 변화는 없지만, 집단지성의 차츰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길을 찾을 것이다.

 

생뚱맞지만 도둑맞은 집중력이라는 책을 읽고 떠오르는 첫 단어가 2016촛불혁명’, 그리고 집단지성이었다. 지은이는 반복적으로 이야기한다. 스마트 폰에서 손을 때지 못하는 나, 업무집중력이 떨어진 나, 친구와 가족과의 관계가 예전 같이 않은 나, 긴 글보다는 짧은 글을 읽게 되고, 숏트에 몰입하는 나. 절대로 개인의 잘못이 아니다. 스스로의 노력으로 개선될 수 있는 부분도 있겠지만 특별한 몇몇을 제외하고는 지금 같은 현실에서는 너무나 자연스러운 결과라고 말한다.

 

안심된다. 이전까지는 나 개인의 문제였다. 히지만 2011년에 일어난 운동처럼 이것은 사회적 문제이다. 지은이는 우리의 집중력을 빼앗아 가는 6가지 정도의 이유를 제시한다.

 

 

1. 기업: “기업들이 우리를 일부러 산만하게 만들고 우리가 원하는 수준보다 더 오래 온라인에 머물게 하는 수많은 기능 앱과 웹사이트에서 하룻밤 사이에.......(p.249)”

 

사람들의 최신 경향을 파악한 연관 검색어는 시간 잡아먹는 도둑이다. 잠깐 검색하려고 띄운 유튜브는 어느새 나를 안드로메다로 인도하며 내가 왜 접속을 했는지 이유조차 잊은 채 계속 빠져든다. 그 와중에 기업은 나의 취향을 수집해 맞춤 광고를 내보냄으로서 돈을 번다. 그 와중에 남는 것은 기업성장(?)에 이바지했다는 자부심(?)정도이다.

 

 


2. 스트레스: 뇌는 생존력을 디폴트값으로 장착하고 있다. 집값보다는 당장의 먹고 사는 문제가, 먹는 문제보다는 숲 속에서 만난 눈앞의 이 더 큰 문제이다. 모든 집중력은 당장의 위험 요인에 쏠리게 된다.


과각성은 본질적으로 가는 곳마다 곰을 찾고 있는 것과 같습니다. 우리의 초점은 잠재적 위험의 단서에 맞춰져 있어요. 현재 일어나는 일을 느끼거나, 배워야 할 수업을 듣거나, 해야 할 일을 하는데 집중하는 게 아니고요. 그러한 상태에 빠진 사람이 집중을 안 하는게 아닙니다 자신이 처한 환경에서 위험의 단서나 증거를 찾는데 집중하고 있는 거죠. 초점이 거기에 가 있는 거예요. p.274 ”

 

주거문제, 식사문제, 가정문제 등 당장 생존을 위협하는 문제를 마주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의 초점은 당연히 생존의 문제로 이동한다. 기본소득문제 또한 빠질 수 없는 중요한 문제이다. 몇 년 전 실제로 행해진 기본소득 실험의 에를 들어 돈 문제가 어떻게 우리의 집중력을 흩뜨리는지를 보여준다.

올라비는 집중력 면에서 차이가 매우 뚜렷했다고 말했다. 기본소득을 받자 사람들의 집중력이 크게 개선된 것이다. 시그네는 그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돈과 관련된 문제가 집중에 매우 나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자신의 경제 상황을 걱정해야 한다면....뇌가 가진 능력의 상당부분이 거기에 쓰입니다. 걱정할 필요가 없으면 다른 것들을 생각할 능력이 생기죠’ p.284”

 

 

 

3. 노동시간: 내가 어릴 때는 주6일 근무가 사회적 분위기였다. 빠른 시간 내에 더 많은 일을 더 오랫동안 해야 생산성과 성공이 보장된다는 사회적 분위기여서 주 5일제가 도입될 당시에 사회적 반발이 만만치 않았다. 경제 위기설이 대두되기까지 한 걸로 기억한다. 하지만 그것은 허구임이 드러났다. 오히려 여가활동과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는 정신적 안정감 뿐 만아니라 삶의 만족도도 높였다고 생각한다.

 

2020년 코로나는 거의 모든 사회적 분야를 인터넷으로 연결되도록 만들었다. 시간적, 공간적 제약이 사라져 사람들 간의 완전한 연결이 가능하게 되었다. 개인 간의 연결 뿐 만아니라 회사 동료와 상사간의 연결도 제약이 없어져 공적 일과 사적 일의 경계가 무너지게 된 것이다. 결국, SNS, 메일 등을 통한 연결은 어렵게 이루어진 주 5일 근무를 무색하게 만들었다.

 

이 메일이 우리의 노동 생활을 장악하면서 노동자가 낮 밤 할 것 없이 어느 때든 응답해야 한다는 부담이 점점 커지고 있다. 한 연구는 프랑스 전문직 종사자의 3분의 1이 응답해야 하는 이 메일을 놓칠까 봐 무서워서 전자기기를 내려놓을 수 없다고 느낀다는 것을 발견했다......근무시간 개념은 사실상 사라졌으며 우리 모두는 늘 대기 중이다. p. 304”

 

아무리 탄력성이 좋은 고무줄이라도 계속 잡아당기면 결국 끊어지기 마련이다. 쉼 없는 지속적인 긴장감은 결국 회복불능의 집중력 상태를 만들어 업무 능력을 오히려 저하시키는 부작용을 야기시킬 수 있다.

 

 

 

4. 식단: “ ‘만약 당신이 자동차 엔진에 샴푸를 넣는다면 엔진이 고장 났을 때 고개를 꺄우뚱하지 않을 겁니다.‘ 그러나 서구 전역에서는 인간의 연료로 쓰였던 것과는 매우 동떨어진물질을 매일 자기 몸에 밀어 넣고 있다.....그러므로 (몸에 필요한 영야을 주지 않거나 오염 물질을 몸에 잔뜩 밀어 넣음으로써) 몸에 지장을 준다면 집중력도 영향받을 것이다. p.311”

 

 

 

5. ADHD: 스트레스를 야기시키는 주변 환경이 주의력 결핍장애의 주범이라고 한다.

 

출생 당시의 신경계 상태는 어떤 아이가 심각한 집중력 문제를 겪을지 예측하는 데 아무 도움도 되지 않았다..... ’주변 환경이 가장 중요한 요소임을 발견했고, 결정적인 요인은 환경이 얼마나 혼란한가였다. 스트레스가 심한 환경에서 성장한 아이들은 집중력 문제를 겪고 ADHD를 진단 받을 확률이 훨씬 더 높았다. 대체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부모들이 받는 큰 스트레스인 것으로 드러났다. p.353“

 

그 이유를 요약하자면, 어릴 때 아이들은 자신의 감정을 달래주고 보살펴 줄 어른이 필요하다. 그들의 도움으로 안심과 이완을 내면화해 스스로를 달래는 방법을 익힌다. 하지만 스트레스가 쌓인 부모는 본인이 흥분한 상태이고 감정적으로 상처받은 상태여서 자녀들의 감정을 돌봐줄 여력이 없다. 이럴 경우 자녀는 자신의 부정적인 감정을 화를 내거나 괴로워하는 방식으로 대처하게 되고 이는 다시 아이들의 집중력을 망가뜨린다. (p.353)

 

가족과 식사할 시간조차 부족한 현실, 학원과 시험에 쫓겨 인간관계 속에서 감정적 대처법을 배우지 못하는 현대 가정의 모습이 집중력 파괴의 주범일 수 있다.

 

 

6.놀이: 지금의 교육은 놀이를 통해 본인이 좋아하는 것을 찾아가기 보다는 교과서에서 배우는, 그래서 시험에 나오는 내용들만 학습된다. 그 이외의 내용은 중요하지 않다고 터부시 하며 점수로 아이들의 능력을 판단해, 특정 점수에 도달하지 못하는 학생들은 무능하다고 낙인찍는다. 아이들의 개성과 욕구는 완전히 무시된다. 그런 심리적 욕구 박탈은 무기력증으로 이어진다.

 

 

덴마크 오르후스의 심리학 교수인 얀 퇴네스방은 내게 본인이 통달이라고 칭하는 감각, 즉 자신이 무언가에 능숙하다는 감각이 모두에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 감각은 기본적인 심리 욕구다. 자신이 무언가를 잘한다고 느낄 대는 그 일에 집중하기가 훨씬 수월하고, 자신이 무능하다고 느낄 때는 집중력이 소금에 전 달팽이처럼 쪼그라든다.....아이들의 학교 경험은 무능하다는 느낌으로 점철된다. p.391”

 

 

우리의 학교들은 전만큼 아이들에게 운동을 시키지 않는다. 전만큼 놀게 하지도 않는다. 미친 듯이 시험을 쳐서 불안을 가중한다. 아이들이 자신의 내재적 동기를 찾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지 않는다. 그리고 많은 학생들에게 통달감, 즉 자신이 무언가를 잘한다는 감각을 기를 기회를 주지 않는다, p.3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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