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테라리움
이아람 지음 / 북다 / 2023년 7월
평점 :
이아람 작가의 테라리움은 소위 종말 문학, 아포칼립스 장르의 SF 소설입니다. 핵전쟁 이후 엄마와 단 둘이 10년 이상을 벙커에 피신해 살고 있던 소년이 엄마의 실종을 계기로 외부로 나가 자신의 근원을 찾아가는 일종의 로드 스토리이기도 합니다. 배경은 한국입니다.
SF 소설이지만 죽음이란 존재와 이에 맞서는 인간의 길은 무엇인가를 찾는 철학적인 부분까지도 함유하고 있습니다.
그럭저럭 살아가던 인간들은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상이변과 해수면 상승을 끝내 이겨내지 못하고 기아에 시달리게 되고 전쟁으로 이를 해결하려고 합니다. 이러한 가운데 외계 기술을 이용한 식량 문제 해결책이 제시되지만 완전치 않았던 기술인 관계로 부작용이 발생하게 되고 수많은 인류가 이에 희생되게 되죠. 이 기술을 도입한 것이 바로 소년의 엄마였습니다. 인류 멸망의 단초를 제공하게 된 것이죠.
엄마를 찾는 여정에서 소년은 여러 존재들과 맞닥뜨리게 됩니다. 죽음이 형상화된 존재, 외계 AI, 그리고 엄마의 연구소에서 일했던 연구원들까지도... 이 와중에 소년은 자신의 진정한 실체를 깨닫게 됩니다.
줄거리는 비극적인 듯 하면서도 희망을 담아내는 결말로 마무리 되고 나름 생각할꺼리를 남깁니다. 인류 멸망 후 새롭게 현현되는 세계에 대해 작가의 상상력이 마음껏 펼쳐지죠.
장편 소설이지만 200여 페이지 정도의 그리 길지 않은 내용인지라 그야말로 내용이 꽉꽉 차 있고 전개 역시 상당히 빠릅니다. 엄마를 찾아 나선 소년의 여정은 한편 안타깝지만 또 한편으론 마지막 인류로서 겪는 모험 자체를 내내 응원하게 됩니다. 마지막 3장 부분은 그야말로 미스터리 물에 가까울 정도로 소년에 얽힌 비밀이 적나라하게 밝혀지기에 긴장감 역시 갖춘 소설입니다.
교보문고 스토리 공모전 우수상 수상은 거저 얻어지는게 아니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