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호스트
박희종 지음 / 팩토리나인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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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박희종 작가의 슈퍼호스트..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라 할 수 있으며 꽤나 하드보일드한 면도 갖춘 장편 소설입니다. 공유경제가 보편화 된 현대 사회에서 충분히 발생할 수 있는 이러저러한 사건들을 소재로 한 책입니다.

한국에선 어느 정도 법적 규제를 받고 있지만 해외에선 자신 소유의 집을 타인, 주로 여행객들에게 빌려주거나 공유해주는 에어비엔비가 엄청나게 활성화 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플랫폼을 활용한 범죄 또한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입니다. 기물 파괴나 몰래 카메라는 기본적으로 나오는 뉴스이고, 가끔씩 터지는 인명 피해 사건 등도 우린 종종 접할 수 있죠...

이 소설은 '나른'이라 불리우는 공유 하우스를 배경으로 줄거리가 진행되는데 여기에 8년 간에 걸친 스토킹 범죄 등이 결합되어 서사의 입체감을 더하고 있습니다.

소설 속에서 호스트, 게스트, 슈퍼호스트, 슈퍼호스트 등으로 분류되는 네 명의 인물들이 각 단원마다 화자로 각각 등장하는데 후반부로 갈 수록 조금씩 퍼즐이 짜맞춰지고 사건이 해결되어 나가는 구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가장 오랜 기간 동안 피해자로 보였던 유일한 여성 화자인 '소은재'가 결국엔 사건 해결의 가장 주요한 역할로 등장한다는 설정 또한 재미있었습니다. 하나의 반전이라 할 수 있겠네요..

화자가 바뀔 때마다 예측치 못했던 전혀 새로운 상황이 펼쳐지고 사건의 얼개가 딱딱 짜맞춰지기에 읽는 재미가 뛰어난 소설이었습니다. 편리함으로만 다가온 공유 경제, 공유 하우스 등에 대해 어느 정도 경각심도 느껴졌구요..

어떤 시스템에나 약간의 부작용은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것을 나쁘게 이용해 먹으려는 이들이 항상 문제이고 비단 공유 경제 플랫폼에서만 일어날 수 있는 일은 아니겠죠.. 어쨌든 많은 이들이 흥미를 가질 수 있는 재미난 소재였기에 저 또한 빠르고 재미있게 완독할 수 있었던 소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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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새에게 사로잡히지 않도록
가와카미 히로미 지음, 이지수 옮김 / 디플롯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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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소설 작가 가와카미 히로미의 '큰 새에게 사로잡히지 않도록'은 상당히 특이한 소설입니다. 인류가 황혼기에 접어든 머나먼 미래를 그려냈지만 SF 등 특정 장르물이라 정의 내릴 순 없는 작품이죠. 부커상 최종 후보에까지 올랐기에 문학성 자체는 인정 받았다고 할 수 있고, 읽는 이에게 묘한 여운을 함께 남기는 책이죠..

14편의 짧은 이야기가 연작으로 실린 소설집이고 각각의 이야기는 독립적이면서도 결국은 연결되어 있습니다. 우화처럼 읽히는 이야기가 많지만 굉장히 처연한 내용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어느 정도는 20세기 중반의 중국 문호 '랴오서'의 작품이 연상되기까지 합니다..

먼 훗날, 인류는 거의 멸종 위기에 처합니다. 자연 분만도 존재하지만 복제 등에 많이 의존하고 이리 태어난 아이들은 AI와 결합된 '어머니'들에 의해 공동 양육됩니다. 나라라는 개념은 없어진지 오래이고 각 사회는 단절되어 여기저기 촌락 규모로만 남아있고 이들은 '관찰자'라는 존재에 의해 일종의 감시를 당하는 상황이죠.

유전자 변이에 따른 돌연변이들이 등장하고 이들이 인류의 미래를 책임질 가능성으로 대두됩니다. 그렇다고 이 소설이 그리는 미래의 모습이 폭력적이거나, 감정 없는 AI들이 지배하는 디스토피아적 세상은 결코 아닙니다.

지구 상에 존재했던 수많은 생물들이 그러했던 것처럼 인간 역시 결국에는 자연스레 멸종과 소멸의 길을 걷게 된다는 것을 이 소설은 담담하게 그려냈습니다. 인간 없는 AI 또한 존재의 의미를 잃어버리고 말겠죠..

시차를 구분할 수 없었던 연작물 한편한편이 후반부로 갈수록 조금씩 얼개가 짜맞춰지며 아하... 하는 느낌을 주었던 소설이었습니다. 현재 지구의 지배자로 강력하게 군림하고 있는 인간이지만 그 개체수가 현저하게 적어질 어떤 상황에선 그저 생존이 우선인 하나의 생물체에 불과하다는 것을 조금은 느낄 수 있었구요... 결국 인간 그 자체를 작가만의 예리한 시각으로 분석해 낸 책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하여간 개인적으론 많이 특이하게 느껴지는 소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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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집 - 재일 이주 여성의 자리를 엮다
조경희 지음 / 사계절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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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희 작가는 소위 말하는 '재일한국인'입니다. 21세기 들어 한국으로 리턴하여 나름 성공적 재정착을 이룬 인물이죠. 그녀는 이 책에서 재일, 이주, 여성이라는 틀에 대해 제대로 된 분석을 가하고 그들을 바라보는 왜곡된 시선에 대해 신랄한 비평을 가하고 있습니다.

세 카데고리만 봐도 사회적 약자이며, 소수자로 분류된다는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조경희 작가는 이주한 재일 교포 여성으로 여기에 모두 해당되는 상황이죠..


동경 대지진 때도 그러하였고 해방 이후 한참의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 일본에서 재일 한국인들의 위상은 그닥 좋지 않습니다. 한때는 좋은 대학을 나오더라도 집안 일을 돕거나 식당 정도를 운영하는데 만족해야 했고, 현재에도 참정권을 보장 받지 못하는 이방인 취급을 받고 있습니다.

차별과 혐오의 대상이며 21세기 들어 급속히 우경화 된 일본 사회에 등장한 혐한론의 대표적 피해자들이 되고 있죠..

책을 읽다보면 일본 내에서의 차별은 우리나라 극우 세력이 외국인 이주자나 조선족 동포 들에게 행하는 차별과 거의 대동소이합니다. 극우끼리 통한다고 해야 할까요... 검사에서 정치인으로 변신한 한동훈은 절대 재외동포 이주민들, 특히 중국 국적을 유지하는 이들에게 투표권을 주어서는 안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일본 극우들이 한국이나 조선 국적을 유지 중인 재일교포 들에게 절대 참정권을 허용할 수 없다는 주장과 전혀 다름이 없습니다..

차별이나 혐오에 반대하는 세력을 좌파니 빨갱이로 모는 행위 또한 한일이 똑같습니다. 결국 저자와 같은 재일 한국인들이 설 수 있는 곳은 일본뿐 아니라 그들의 모국이라 할 수 있는 한국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읽으면서 내내 가슴이 답답하고 조금은 울화까지 쌓이더군요. 익히 알고 있고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여전히 그들이 겪는 고통의 극히 일부분만을 이해하고 있음이 느껴졌습니다.

언제까지 그들에게 우리나 일본이 '낯선 집'으로 남아 있어야 할까요... 우리가 밀어내는만큼 그들 또한 우리를 밀어내기 마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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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우먼
크리스틴 해나 지음, 공경희 옮김 / 알파미디어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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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러시아의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는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라는 책을 발간한 바 있습니다. 사실상 2차 대전의 80%를 차지한다고 할 수 있는 독소전쟁에 자원병으로 참여한 소련 여군들의 인터뷰로 구성된 르포물이고 정말 깊은 인상을 남겼던 책이죠.

크리스틴 헤나의 '더 우먼'은 이 책의 미국 버젼이라 할 수 있습니다. 배경만 독소전에서 베트남전쟁으로 바뀌었고 실제 전투에 직접 참가했던 소련 여군들과 달리 간호 인력으로 참가한 미국의 젊은 간호장교가 주인공으로 등장합니다.

부유하지만 꽤나 보수적인 집안의 평범했던 21세 여성 프랭키는 오빠의 베트남전 참전을 계기로 본인도 국가에 봉사하고 부모님의 자랑거리가 될 일을 찾아 베트남 전쟁에 육군 간호장교로 지원하게 됩니다. 그러나 오빠는 곧 전사하고, 그녀 또한 전쟁의 참상에 직면하게 됩니다.

왜 싸워야 하는지도 모를 명분 없는 전쟁에 참여한 젊은 병사들은 계속 목숨을 잃고, 자국군의 융단폭격은 죄없는 베트남 민간인들의 목숨마저 앗아갑니다. 이 모습을 프랭키는 치열한 의료 현장의 전면에서 지켜보게 되죠.

19세기 아편 전쟁에 이어 20세기 베트남 전쟁은 역사상 가장 추악한 전쟁으로 간주됩니다. 귀국한 프랭키는 자국민에게는 커녕 부모에게조차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가 되어 버렸음을 알게 되고 베트남에서 얻은 트라우마는 그녀를 PTSD에 깊게 빠지게 만들죠..


오빠의 친구이자 같은 참전 군인이라 믿었던 유부남에게 농락 당하고 약물 중독에 결국 자살까지 시도하게 되는 프랭키... 과연 그녀의 남은 삶은 어떻게 펼쳐질까요...

조국을 위해 목숨을 걸고 싸웠고 결국 승리했던 소련 여군들조차 전쟁이 끝나자 일종의 기피 대상이 되어 버립니다. 어린 여성들까지 직접 전투에 내보내야 했던 소련 지도부로서는 그들이 무능했음을 자인하고 싶지 않았고, 전 세계로부터 비난 받은 베트남 전쟁은 미국 역시 감추고 싶은 치부가 되어 버렸습니다.

이 소설은 한 순수했던 처녀가 전쟁의 상흔을 제대로 맞이하게 되고 방황하지만 결국 이를 극복하는 과정을 실감나게 그리고 있습니다.

참고로 이 전쟁에서 미군은 5만 명이 넘는 이들이 목숨을 잃어야했습니다. 베트남은 당시 인구 중 스무명 중 한명

꼴인 300만 명이 희생되었습니다. 결코 전쟁에서 죽지 않을 자들이 전쟁을 결정하는 세상... 소설 속 가상의 인물이지만 누구보다 큰 정신적 피해를 입어야 했던 프랭키의 행적을 읽어 보며 전쟁의 참혹함을 다시금 느끼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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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을 읽으면 세계가 보인다 - 누가 왜 국경을 그은 걸까
마스다 유리야 지음, 한호정 옮김, 한승동 감수, 이케가미 아키라 해설 / 날(도서출판)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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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유명 저널리스트 마스다 유리야의 저서, 국경을 읽으면 세계가 보인다.. 라는 책은 굉장히 읽기 쉽게 쓰여진 역사서이며 현재 세계 지도에 확정된 '국경'에 얽힌 이야기들을 중심으로 풀어내고 있습니다.

역사뿐 아니라 제목 그대로 세계 자체가 보이는 책입니다.

나라간 경계를 이루는 국경이 어떻게 탄생되었는지에 대해서부터 국경을 둘러싼 분쟁들을 과거와 현재에 이르기까지 일목 요연하게 정리하고 있으며, 이 와중에서 발생한 (독자 입장에선) 재미난 에피소드 들을 한껏 던져주고 있습니다.


책을 읽다 보면 세계의 화약고라는 중동의 상황이 이해되고, 러우 전쟁이 발생한 근본 원인이 읽혀지고, 아프리카나 중남미 국가에서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영토 분쟁의 사유를 알 수 있습니다. 양안 문제로 알려진 대만과 중국과의 관계가 단지 그 두 나라만의 문제만은 아님도 느끼게 됩니다.

자본주의와 사회주의란 이데올로기에 의해 많은 댓가를 치루고 확정된 현재의 국경선 들이나 내전과 학살로 점철된 국경 확보 전쟁 등도 꽤나 상세히 소개됩니다.

한때 극악한 제국주의 국가였던 서구 유럽이나 주로 침략으로 영토를 넓혀간 미국 등이 세계사에 끼친 해악과 인과응보 식으로 떠맡게 된 이스라엘이나 난민 문제 등도 솔직하게 분석됩니다.

단순히 상식을 넓히는 차원에서만이 아니라 남북이 분단되어 사실상 섬나라 위치로 전락하게 된 우리 나라의 상황 또한 절절히 인식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우리 또한 우리의 의사가 아닌 제국주의 국가간 전쟁의 결과로 수십년 넘게 분단의 아픔을 겪고 있는 국가이기 때문이죠.

하여간 읽는 재미 속에서도 여전히 불씨를 안고 있는 세계 곳곳에 대한 현황 또한 함께 파악할 수 있어 좋은 독서 체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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