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 인간 - 오야부 하루히코 문학상 수상작
츠지도 유메 지음, 장하나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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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종종 착각하기 쉬운 것이 일본이란 나라는 한국에 비해 까마득할 정도로 고도화 되어 있는 일류국가라는 생각일 것입니다. 이는 종종 일본이 원하는 국제 질서에 알아서 편승하는 것이 이익일 것이라는 잘못된 정치 외교관을 낳아오게 되죠..

거의 매년 3,4회씩 일본 출장을 가는 입장에서 본다면 일본은 20년 이상 발전이 정체된 나라입니다. 같은 곳을 갈 때 달라지는게 없고 매년 조금씩 낡아가는 느낌만 받습니다. 이 소설에서 다루는 무호적자들 역시 일본이란 한때의 경제 대국이 가진 이면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것이겠죠.


작가인 츠지도 유메는 도쿄대 법학부, 우리로 치면 서울법대를 졸업한 재원입니다. 그리고 일본 하드보일드 추리 소설을 개척했다고 일컬어지는 오야부 하루히코를 기리기 위해 만들어진 문학상을 수상한 작품이 바로 '그림자 인간'입니다. 무호적자로 살아가는 공동체 일원에 의해 발생한 살인 미수 사건, 그리고 24년 전 발생했던 남매의 유괴 사건이 어우러지면서 담담하게 이어지는 문체와는 달리 읽는 내내 독자의 호기심을 유발하는 소설이죠.

과연 무호적자 커뮤니티에 소속된 남매와 유괴 후 실종된 남매는 어떤 관계로 밝혀질까요. 같은 인물들인 듯 아닌 듯 계속 읽는 이의 추리력을 테스트합니다.

또한 제대로 된 추리소설의 특징이 되다 시피한 마지막 반전 또한 상당히 충격적이면서 또한 제대로 독자의 취향을 저격합니다.


이제 갓 서른을 넘긴 작가의 작품이라고는 도저히 믿을 수 없을 정도의 완성도를 자랑하는 작품입니다. 추리소설로서의 재미와 별개로 무호적자를 양산할 수 밖에 없는 일본 행정 체계의 모순 또한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습니다. 그들의 비참한 삶은 화려해 보이는 국가의 위상과는 달리 여전히 어두운 면이 혼재하고 있는 일본의 모습을 적시하고 있죠..

재미 넘치는 소설이었다는 것이 결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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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셀프 트래블 - 2023-2024 최신판 셀프 트래블 가이드북 Self Travel Guidebook 25
정승원 지음 / 상상출판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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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원 작, 상상출판이 출간한 셀프트래블 베트남은 2023-24 최신판 베트남 여행 정보를 다루고 있는 여행 가이드 서적입니다. 작가는 이미 서너권 이상의 여행 서적을 펴낸 중견 작가이자 여행을 사랑하는 여행자이자 가이드이기도 합니다.

나름 업무적으로 베트남 출장이 잦은지라 베트남 여기저기를 다녀 봤다고 생각하는데 아무래도 익숙한 동선에 고정이 되는 느낌이 들더군요.. 베트남은 근래 엄청난 발전을 보이는 개발도상국이기에 자고 나면 무언가가 새로 생기고 또한 무언가는 사라져 버리는 나라입니다.

보다 알찬 여행을 하고자 한다면 최근 여행 가이드북이 절실하게 필요한 나라이기도 하죠..


책은 한국인이 많이 찾는 베트남의 주요 15개 여행 지역을 세심하게 잘 분류해 놓았습니다. 각 지역별 여행정보, 랜드마크나 맛집 등은 기본이거니와 별지 지도까지도 구비해 놓아 이 책 한 권이면 거의 베트남 전역이 커버 가능합니다.

남북으로 워낙 긴 나라이기에 지역 토산 음식 등이 조금씩 다른데 이 또한 정리를 잘 해놓았습니다. 제가 자주 가던 호치민이나 푸쿽 등을 먼저 살펴 보았는데 그냥 이 책이 권하는 동선 그대로만 따르더라도 알찬 여행이 될 듯 합니다. 최근 제가 가본 푸쿽의 베르사유 머드 스파까지도 수록되 있는걸 보니 더욱 반갑더라구요.


베트남 여행 관련 가이드북이야 워낙 많이 나와 있긴 하지만 나름 이 책을 추천하고 싶은 이유는 비교적 최신 정보가 알차게 담겨 있고 사파, 깟바, 퐁냐케방 등 장기간 여행을 가지 않고서는 접할 수 없는 지역의 정보 또한 최대한 담아 냈기 때문입니다.

다음번 베트남 출장 때는 이 책을 꼬옥 가지고 가야겠습니다.


[본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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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사냥 스토리콜렉터 108
크리스 카터 지음, 서효령 옮김 / 북로드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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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 카터의 '악의 사냥'은 잔혹함으로 가득 차 있는 하드 보일드 소설이라 분류할 수 있습니다. 스탠포드 대학에서 심리학을 함께 전공한 친구 사이인 형사 헌터와 연쇄살인범 루시엔의 치열한 대결을 그리고 있습니다. 전작인 '악의 심장'에서 루시엔이 헌터에게 잡혀 수감되어 있다 탈출하는 것으로 소설이 시작됩니다.

크리스 카터는 검찰청에 근무하다 기타 세션맨으로 일했던 특이한 경력을 가진 작가이더군요. 아무래도 다양했던 그의 삶의 이력이 이러한 잔혹 소설을 탄생시키게 된 계기 같습니다.

탈옥 과정에서 무려 7명이나 추가 살인을 저지르는 루시엔... 또한 헌터에게 복수하기 위해 30명이나 되는 무고한 이들을 대량 살인하고 드디어 헌터 주변 인물에게까지 마수를 펼칩니다. 워낙 비상한 머리를 가진데다 탁월한 변장술을 갖추고 있어 그를 찾아내 체포하는 것은 거의 불가한 상황입니다. 범인을 잡아야 할 형사가 오히려 범인의 사냥의 대상이 되어 버리는 기구한 상황이 펼쳐지게 되는 것이죠..

잔혹한 살인 장면이 대부분 여과 없이 자세하게 묘사됩니다. 잔혹하고 무자비하고 사악한 루시엔의 마각이 소설이란 장르의 힘을 빌어 꽤나 충격적으로 다가옵니다. 심약한 분들이라면 이런 잔인한 묘사가 트리거로 작용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다른 측면으로 본다면 정말 제대로 된 하드 보일드 소설입니다.


어쨌든 악의 화신 루시엔은 결국 형사들의 집념 앞에 무너지게 되는 전형적인 형사 추리물의 형태 역시 띄고 있습니다. 단, 루시엔의 행적을 본다면 그 어떤 곳에 갇히게 되더라도 다시금 복수를 꿈꾸며 작가의 다음 소설에 등장하지 않을까 하는 묘한 여운을 남깁니다.

내용이 잔혹스럽지만 그러하기에 역으로 손에 땀을 쥐며 굉장히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소설입니다. 헌터 시리즈가 벌써 11권이나 나와 있다고 하니 꽤나 인기 있는 캐릭터인 듯 합니다. 기회되면 다른 시리즈물도 찾아 읽어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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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실시 기담괴설 사건집 허실시 사건집
범유진 외 지음 / 고블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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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실시 기담괴설 사건집은 함께 출간된 일상신비 사건집과 자매 소설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참여한 작가 5명 또한 같습니다. 차이가 있다면 일상신비가 추리적인 해결 부분에 촛점을 두었다면 기담괴설 편은 다소 무서운 이야기들과 연관되어 사건이 풀려 나갑니다. 실제 유령이 나오는 단편도 있구요.

어쨌든 한번 책을 집어들면 금방 읽게 되는 것은 역시나 같습니다. 허실시 향토사 연구자인 진설주 선생은 이번에도 각 단편마다 빠짐 없이 등장해 나름 중요한 역할을 수행합니다.

빵집 귀신, 호랑이 귀신, 뱀신, 연이은 실종, 여우누이 편 등이 실려 있는데 다소 순한 맛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다 보니 호러 소설이라곤 할 수 없겠네요..


그럼에도 엔솔로지 소설집이 주는 매력은 여전합니다. 한편이 끝나면 다른 한편은 어찌 전개될지 기대하면서 읽게 되는 재미가 있죠. 허실시를 공통 배경으로 하지만 학원, 빵집, 카페 등 다양한 공간이 각 단편마다 등장하기에 각 단편이 주는 독립성도 분명히 있습니다. 작가들마다의 다른 개성이 소설 속에서도 분명하게 드러납니다.

또한 기담, 괴담을 소재로 한 소설 들이기에 이런 장르를 좋아하는 분들에겐 꽤나 신선하게 다가올 듯 합니다.

허실시.. 비록 가상의 도시이지만 이런 재미난 일들이 연속해서 일어나는 곳이라면 여행이라도 꼭 가보고 싶은 곳입니다. 이후에도 허실시를 배경으로 한 다양한 이야기들이 나와주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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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실시 일상신비 사건집 허실시 사건집
범유진 외 지음 / 고블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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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실시 일상 신비 사건집은 동녘 출판사의 고블 앤솔로지 시리즈입니다. 조금은 SF적이고 판타지스런 이야기들을 주로 담아내고 있는 시리즈가 고블이죠... 요번 허실시 자매 시리즈로는 허실시 기담괴설 사건집도 함께 출간되었습니다.

이번 앤솔로지는 다섯 명의 작가들이 인구 약 20만명 정도의 가상 도시인 허실시를 배경으로 각자의 역량을 뽐냈습니다. 각각의 이야기는 60~70페이지 정도에 불과한 단편 들입니다. 예전에 같은 출판사에서 나왔던 앨리스 앤솔로지가 오버랩 되는 앤솔로지 물이죠.

허실시라는 공통점 외에도 향토 연구가인 진설주 할아버지가 각 단편마다 공통 인물로 등장하는 것으로 보아 작가들간 무언의 규칙을 정해 놓고 서술해 나간 듯 합니다.. 아무래도 엔솔로지 물이다 보니 어느 한 명이 설정을 벗어나는 일은 없어야 하겠죠.


일단 허실시에서 발생하게 되는 다소 황당한 사건들의 해결을 그리고 있습니다. 경찰이나 탐정이라고 결코 말할 수 없는 허실시의 일반 시민들이 사건을 풀어가는 주체입니다.

걔중엔 사망 사건도 포함되어 있지만 고의적 살인은 아니기에 결코 무겁게 읽히는 소설집은 아닙니다. 한편씩 가볍게 읽다 보면 어느새 마지막 페이지를 접하게 됩니다. 작가들의 기발한 상상력과 다소 엉뚱한 결론이 묘한 재미를 주는 소설집입니다.


작가들은 모두 다르지만 허실시라는 배경이 같고, 신비한 사건을 풀어간다는 공통점이 있기에 비교하면서 읽는 재미가 분명히 있습니다. 앞으로 나올 고블 시리즈 역시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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