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퇴사를 고민 중입니다.

 

사실 이미 윗선과는 얘기에 얘기에 또 얘기를 했고 사직서 서류도 받아놨지만

윗선과의 얘기가 '그래 언제까지만 하고 그만둬라' 로 귀결된 것이 아닌

'다시 한 번 생각해보고 그래도 변함없으면 사직서를 제출하라' 라는 쪽으로 귀결된 터라

내가 이렇게 결정장애가 심한 인간이었나 싶을 정도로 고민 중입니다.

 

마음의 저울은 퇴사 쪽으로 85% 정도 기운 상태입니다.

어차피 평생직장이란 이 시대에, 이 구조 속에선 불가능한 이야기인 것 같고

그렇다고 나란 사람이 그림을 놓을 수 있는 사람도 아니니

 

앞으로도 이어질 주경야작의 생활을 버텨내기 위해선

작업방식의 변화가 절실한 상황입니다.

지금같이 했다간 조만간 사람 잡지 싶어요.

 

결국 작업방식의 변화를 주기 위해 퇴사를 한다-는

문자로 옮겨놓고 보니 심히 이해하기 힘든 퇴사 이유긴 합니다만

어쨌든 저에겐 중요한 문제입니다.

 

독립비용을 모으고 있던 터라 당분간의 생활비는 그럭저럭 충당이 될 듯 합니다만

(독립은 또다시 미뤄지겠지만)

과연 세상 모든 고민을 혼자 얼싸안고 사는 나란 사람이 자책을 하지 않을까가

의문이긴 하네요.

무엇보다 가책 없이 부모님 얼굴을 볼 수 있을지도 의문이고.

 

 

미친 짓이라 생각은 되긴 합니다만(이 나이에, 이 경기에 퇴사라니)

지금 변화를 주지 않으면 언젠간 그림을 놓게 될 거란 예감이 강하게 드네요.

이제껏 포기하고 살아왔다. 그냥 취미일 뿐이다 라고 생각해왔는데

그렇지도 않은 모양입니다. 정말...저주네요. 버릴 수도 없고.

 

 

p.s. 자꾸 푸념만 늘어놔서 죄송.

      뭔가 책을 읽어보려 했는데 스트레스성 두통과 이명 때문에

      책도 안 읽히더군요. 고민이 끝나고 상황이 안정되면 읽을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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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문라이트를 보고 문득 제 나이를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이제 마흔이 멀지 않은 나이.


대학 졸업 후부터 딱히 그림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던 터라

(그렇다고 그림으로 먹고 살 정도의 실력이 되는 것도 아니고)


이래저래 방황하다 보니 판매직으로 빠지게 되었고

그럭저럭 판매, 서비스직 쪽에서 10년여차가 된 듯 싶습니다.

물론 소분류로 나누자면 또 여러 갈래로 나눠지겠지만요.


그러다 최근 고민에 빠졌습니다.

과연 이대로 나이 들어가도 좋은 것인가.


이뤄질지 이뤄지지 않을지 모르겠지만 생의 마지막 몇 년 정도는

작가라는 이름으로 살고 싶은 소망이 있습니다.

일하는 와중에도 계속 만화를 그리는 것도 그 바람의 연장선이겠구요.

허나 이대로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 것은 아무래도 체력의 문제입니다.


현재 제가 만화를 그리는 방식은 수작업을 기본으로 하고 후편집을 거치는 방식입니다.

그러다보니 점점 디지털을 익혀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구요

디지털을 익히기 위해서는 기기도 알아보고 적응기간도 필요할텐데

그 무엇도 일단 지금 진행중인 만화가 끝이 나야 시작할 수 있다는 게

성격상의 단점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결국 필요한 것은 시간이란 결론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온전히 작업에만 집중할 수 있는 시간.

그리고 작업방식의 전환에 투자할 수 있는 시간.


하여 애초의 계획은 2~3개월간을 휴직한 상태로 작업에 투자해보자 라는 게

계획이었는데 역시 나이와 현재 국가경기가 걸리네요.


지금 결심하지 않으면

이제 나의 모습은 바라건 바라지 않건 직장인으로 끝날 것 같은데

(직장인을 폄하하는 게 아닙니다. 단지 제 꿈과 다르다는 것 뿐)

고민이 앞서네요.


그리고 난 왜 컴퓨터를 미리 배우지 않았나 하는 후회 또한 듭니다...

역시 사람은 신문물에 너그러워야....



아무튼 이래저래 답답하여 여기에라도 풀어봅니다.

미세먼지 때문인지 계절 탓인지 알레르기가 기승이라 참 괴로운 나날이네요.

약을 계속 먹을 수도 없고 약을 안 먹자니 생활이 괴롭고...

어쩌라는 건지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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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완성되면 한꺼번에 올리는 타입인데
너무 오래 걸리는 것 같아
일단 완성된 부분까지만 블로그에 올렸습니다
궁금하신 분은 여기로

http://m.blog.naver.com/cheshireee/220976146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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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럭저럭 작업이 진행되었다
하고 있던 작업 외에 뭐 하나를 더 벌여놓은 상태이고
그 벌여놓은 것 때문에 본디 하고 있던 작업마저 느려지고 있는 상황이라 아예 각 잡고 끝내버린 거다.

그러다보니
이제 작업인에서 직장인으로 변신할 시간이 되었다.
아니. 한시간 정도의 여유가 남았다.
이 틈에 무엇이든 읽어보자 싶어 ‘검은 사슴‘ 을 집었다가 이렇게 급하게 읽으면 안 되지 싶어 회귀천 정사 시리즈를 집었다. 좀 읽다 보니 예전보다 적잖이 가벼운 느낌에 다시 읽어봐야겠다 싶어 재독의 책장으로 옮겨놓았다. 그리고 다시 소세키의 ‘마음‘ 을 읽었다. 그리고 오늘 들은 당신의 말을 떠올려본다.

최근 당신은 침대를 버렸다.
어머니의 생활은 거실에서. 아버지 당신은 안방에서.
침대를 버린 그 행동이 동거도 별거도 아닌 이 상황을 겨우 당신 안에 우겨넣고 있는 것처럼 보여 씁쓸해졌다.

오늘 당신은 고기를 사왔다. 많지도 않은 식구 먹는 걸 다 따로 사왔다. 각자 식사시간이 달라 겸상을 하지 않던 것을 억지로 억지로 불러내던 게 당신이었는데 아예 그것마저 포기한 듯이 보여 그것 또한 씁쓸해졌다.

TV를 보던 당신이 어깨를 꾹꾹 누르길래 아프냐 물었다. 그러자 당신은 이렇게 대답했다. ‘혼자 사는 사람들은 이렇게 팔근육을 눌러줘야 된다고. TV에서 그렇게 말하더라‘

어린시절부터 이제껏 혼자 지내왔다.
따로 살진 않지만 같이도 아니었다. 그렇기에 이제 와 ‘같이‘ 를 원하는 당신이 부담스럽기도 했고 원망스럽기도 했다. 기나긴 불화에서 결국 남은 건 닫힌 마음밖에 없는데 이제 와 왜 이러는지.
그리고 그 같이 의 강요가 왜 늘 여식에게만 강요되는지.

그런데 이제 당신도 포기해버린 건지.
포기했다면 가족관계인지 아니면 당신의 삶인지
허무하고 의미없다고 끝내 받아들이게 되어버린 건지

하여 당신도 방에 틀어박혀 점차 스스로를 고립시켜 가게 될 건지

걱정이 되었다.
허나 내가 다가가고 싶진 않음에 어이가 없어 실소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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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열심히

빨래를 하고
장보러도 가고
너무 비싼 화장품값에 고민하다가
대충 아무거나 썼다가 피부염까지 생겨
병원비까지 들었던 예전을 떠올리며
크림 하나 사들고 돌아오며
마음에 차지 않은 중고도서를 처분해야겠다 마음먹고
책상 앞에 앉아 만화 그리다 sns 하다
만화 그리다 분노하다
만화 그리다 우울하다가
어찌저찌 작업량은 채웠지만
여전히 속도가 늘지 않아 답답

만화도 그리고 편집도 하고
이것저것 많이도 했지만
내일 출근할 생각하니 또다시 답답

열심히 산다고 살았는데 이모양 이꼴이라
아직 부족한갑다 했는데
더해봤자 답 없는 꼴이었다니
세상만사 허무하지만
그런다고 때려치면 내 손해라
니들이 그렇게 나오면
억울해서라도 끝까지 그린다
돈 때문에 포기하고
취미랍시고 붙잡고 있는 것도 서러운데
그마저도 포기하면 더 서러워라

그러니 어지간히 하고 내려오시라
그만큼 해 쳐 드셨으면 되지 않았나
심봉사도 당신보단 사리분별이 밝겠다


....분명 만화 그리느라 책 읽을 짬이 나지 않는 걸 하소연할 생각이었는데 생각나는 대로 쓰다보니 역시 얘기가 그 쪽으로 가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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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6-11-15 1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분이 예전부터 불통으로 악명 높아서 임기 끝날 때까지 그 자세 그대로 유지할 심정인가 봅니다. ^^;;

cheshire 2016-11-15 14:08   좋아요 0 | URL
너무 슬프고 억울하고 화나는데 당사자들은 모른척하고 있는게 더 화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