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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내 조끼야 ㅣ 비룡소의 그림동화 24
나까에 요시오 글, 우에노 노리코 그림, 박상희 옮김 / 비룡소 / 2000년 2월
이 책, 정말 사랑스럽다.
어른들 눈에는 별로일지 몰라도 아이들은 아주 좋아한다.
그림책 작가들은 아이들과 눈높이가 통하는 것 같다.
그림을 그린 우에노 노리코와 글을 쓴 나카에 요시오는
대학동기로 부부가 되어 일본 그림책의 위상을 높인 작가로 인정받으며
고단샤 출판문화상 그림상, 후생성 아동복지 문화상 등을 수상했고
스테디 셀러로 사랑받는 작가라고 한다.
왼쪽 면은 녹색바탕에 짧은 글,
오른쪽은 녹색 테두리 흰바탕에 간결한 그림으로 여백이 많다.
딱 세 개의 문장으로 아이들의 눈높이를 잘 맞춘 사랑스런 그림책이다.
작은 생쥐만 클로즈업 시키면 빨간 조끼가 잘 보인다.
"엄마가 짜 주신 내 조끼. 어때, 정말 멋지지!"
엄마가 정성껏 만들어 준 조끼를 자랑하고 싶은 그 마음을 우리는 알지!^^
빨간 조끼를 자랑하는 생쥐에게 호응해주는 이런 친구는 좋다.^^
정말 멋진 조끼다! 나도 한번 입어 보자.
그래.
아~ 빨간 조끼를 입고 싶어하는 친구들의 덩치가 장난 아니다.
오리 다음엔 원숭이가 그 다음엔 물개가~~
어떤 동물이 등장할지 상상력을 발휘하는 센스가 필요하다.^^
생쥐의 손을 떠난 조끼는
덩치에 아랑곳하지 않고 모든 동물들이 입어보는데
과연 생쥐의 빨간 조끼는 모두에게 들어 맞을까?
생쥐의 조끼를 입은 동물 친구들은 이구동성으로
"조금 끼나?"
그림을 보면 유아들도 '끼는'게 뭔지 알 수 있지만
실제 작은 옷을 입혀서 '조금 끼나?'를 경험시키면 더 좋겠다.^^
사자야, 네 눈에는 이게 조금 끼는 거로 보이니?ㅋㅋ
덩치 큰 녀석들이 조끼를 입고
'조금 끼나?'하는 말에 아이들은 까르르 웃지만~~~
엄마인 나는 '내가 웃는 게 웃는 게 아니야!'라는 개그 멘트가 떠오른다.
작은 생쥐의 조끼가
늘어나고 늘어나고 늘어나서 거대한 코끼리까지 입다니!!
"앗, 내 조끼!"
펄쩍 뛰어 오른 생쥐.ㅜㅜ
어흐흑~ 조끼의 수난, 어쩌면 좋아!
한번 입어보자는 동물들의 요청을 거절하지 못한 생쥐는
길게 늘어난 빨간 조끼를 끌고 힘없이 돌아선다.
아~ 집에 가서 엄마에게 혼나지는 않을까?
어린 독자들은 생쥐 걱정에 먹구름이 낀다.
소중한 내 물건을 친구들이 빌려달라고 할 때
빌려주라고 해야 할까, 거절하라고 해야 할까?
엄마들 마음은 심란해지는데...
깜짝 놀랄 반전에
먹구름은 걷히고 쨍~~~~ 웃음꽃이 피어난다!!
재미와 감동, 교훈까지 두루 갖춘 깜찍하고 사랑스런 그림책은
나이를 초월하여 누구나 봐도 좋을 만인의 연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