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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오, 너보다 나를 더 사랑해 ㅣ 카카오프렌즈 시리즈
하다 지음 / arte(아르테) / 2019년 11월
평점 :
제목: 네오, 너보다 나를 더 사랑해
지은이: 하다
펴낸 곳: 아르테
추리 소설 맛집이라고 소문난 아르테 출판사, 하지만 자세히 보면 추리 소설뿐 아니라 클래식 클라우드라는 대단한 인문학 시리즈는 물론이고, 신선하고 수준 높은 에세이도 대거 출간한다는 사실을 아시는지? 하나 같이 영롱하고 소중한 아르테의 책 중에서도 유난히 눈에 띄는 시리즈는 바로 카카오 프렌즈 캐릭터와 콜라보한 에세이! 라이언, 어피치, 튜브, 무지를 거쳐 오늘 만난 친구는 네오다. 프로도를 끝으로 전 시리즈가 완성됐다는데 내겐 아쉽게도, 어피치, 튜브, 무지와 네오 이렇게 4명의 녀석만 있다. 6권 다 모은 블로그 이웃님의 영롱한 사진에서 눈을 떼지 못하며 침을 꿀꺽 삼켰다는... 책을 집어 든 순간 한 호흡에 끝까지 읽을 수 있는 가벼운 에세이지만, 이상하게 자꾸 눈길이 가고 펴보고 싶은 사랑스러운 에세이다. (라이언, 프로도... 너희도 누나네 집으로 올래? ㅋㅋ)
고양이를 키울 것 같다는 얘기를 종종 듣고 실제로도 고양이를 키우고 있다는 하다 작가. 그렇다면 그녀와 네오의 만남은 운명? 두둥! 다시 한번 제목을 잘 살펴보자. 『네오, 너보다 나를 더 사랑해』. 음... 자칫 잘못 읽으면 좀 더 정상적(?), 아니 보편적(?)이라 할 수 있는 '나보다 너를 더 사랑해'로 읽게 되지만, 눈을 씻고 똑바로 보면 "'너'보다 '내'가 먼저야, 인마. 그래도 네가 날 사랑한다면 굳이 막지는 않을게."라는 도도한 매력을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다. 네오, 너 콧대가 좀 높구나? 그래도... 너... 좀 매력적이다?!
●●● 네오는 누구?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새침한 고양이, 네오
카카오프렌즈 대표 패셔니스타로, 쇼핑을 아주 좋아한다.
도도한 자신감의 군원이 바로 단발머리 '가발'에서 나온다는 건 비밀! (어라, 가발이었니? ^^;;)
부잣집 도시개 프로도와 알콩달콩 아옹다옹 연애 중이다.
새침한 아가씨라고 생각했지만 네오에 관한 짤막한 소개를 읽으니 한 걸음 가까워진 기분! SNS에 즐비한 해외여행, 몸짱, 쇼핑 사진 보다 뽀송하게 씻고 목 늘어난 티셔츠 차림에 과자를 먹으며 침대에서 빈둥대는 내가 제일 행복하다는 네오, 1인 1닭 네오, 음악 듣고 책 읽고 산책하고 대화하고 웃고 또 웃으며 찌꺼기 같은 감정을 날려버리는 네오, 내가 별로 멋지지 않아도 여전히 괜찮다고 여기는 게 진정한 자뻑이라는 네오, 아직 뜯지 않은 택배 상자에 설레는 네오, 집순이 네오, 만병의 근원은 회사라는 네오, 연애란 너무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게 우리의 적정 온도를 찾아 편하게 머무는 거라는 네오, 이기적인 핑계는 집어치우고 책임질 수 있는 말과 행동만 하라는 네오, 네오... 네오.. 네오!
자기애 가득한 네오의 도도함을 원 없이 느낄 수 있을 거로 예상했던 에세이에서 뜻밖의 따스한 위로를 받았다. 홀로 놀며 재충전하고 비워내는 시간, 감정 다스리는 법, 인간관계에서 신경 쓸 부분, 세 치 혀가 내뱉는 말·말·말의 무서움, 회사 생활에서 온전히 나로 살아남는 법 등등. 그저 놀고 즐기며 연애하는 줄만 알았던 네오... 아니 정확히 말하면 하다 작가님의 리얼한 글을 엿보며 '역시 인간 사는 건 다 비슷하구나'라는 씁쓸한 위로와 '그래, 나 정도면 괜찮다'라며 긍정 가득한 기운을 얻게 되는 책! 보이지 않는 손으로 토닥토닥 감싸주고, 힘들면 울어도 된다고, 오늘은 속상하고 괴로울지언정 그래도 나는 참 괜찮고 멋진 사람이며 누구보다 소중한 존재라고 속삭여주는 에세이였다. 감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