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 경비원의 일기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20
정지돈 지음 / 현대문학 / 2019년 11월
평점 :
일시품절


 

 

 

제목: 야간 경비원의 일기

지은이: 정지돈

펴낸 곳: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20》

 

 

 

1권부터 차근차근 읽고 있던 핀 시리즈 소설선. 8권 『나의 사랑, 매기』까지 읽고는 최신간 20권 『야간 경비원의 일기』로 고공 점프! 곧 다시 9권으로 돌아가겠지만, 잠시나마 출간 속도에 맞춰 읽었다는 사실에 뭔가 뿌듯했다. <젊은작가상>과 <문지문학상>을 거머쥐고 활발한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다는 정지돈 작가. 이름이 낯설지 않아 곰곰이 생각해보니 작가정신 출판사의 『멜랑콜리 해피엔딩』에서 만났던 적이 있다. 음! 초면인 줄 알았네요, 실례가 많았습니다. 지난 19권부터 연달아 이어진다는 건물 표지가 상당히 고급스럽다. 고풍스러운 시계에 동그란 눈을 끔뻑일 것 같은 부엉이. 기차역인가 싶다가 대사관 건물인가 싶다가 결국 그냥 멋있는 건물이라고 마음대로 결론짓고 보니 '야간 경비원의 일기'라는 제목과 표지가 참 잘 어울린다. 소설의 첫인상은 비교적 친절했다.

 

 

 

'야간 경비원의 일기 2018. 1. 3. 02:51

이것은 밤의 도시에 대한 이야기다.

매일 밤 도시 위를 떠도는 그림자에 대한 이야기며 여성 혐오와 가난에 대한 이야기고 아무것도 아닌 것에 대한 이야기다.

이 이야기는 두 문장으로 줄일 수 있다. 다 끝났어. 돈 때문에 하는 거야.

이 이야기는 한 문장으로 줄일 수도 있다. 그것을 실현하지 않고 그것을 하는 것. - p9'

 

 

 음... 사실 첫 시작은 어렵지 않았다. 야간 경비원인 주인공의 에피소드를 예상했고 사람 사는 냄새 폴폴 나는 글을 기대했다. 한데 다 읽고 나니 머릿속엔 물음표가 한가득. 야간 경비원으로 일하는 '나'는 블로그에 일기를 공유하기로 한다. 일종의 습작이라는데 그럼 이것은 일기인가, 소설인가? 일단 출발부터 모호하다. 야간 경비원으로 일하는 직장 동료 조지(훈)과 상사인 송 주임, 대학에서 알게 된 친구 기한오, 독서 모임에서 만난 시인 이성복과 '내'가 반한 에이치라는 여자아이. 짤막하게 연달아 이어지는 일기 형식의 글은 어떤 틀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그날의 혹은 지나간 이야기를 전한다. 기한오와 에이치가 등장하는 부분에서는 방황하는 20대 청춘의 삶을 엿보는 듯하다가, 출근하여 야간 경비원이 되면 사회 초년생의 혹독한 신고식 같은 나날을 엿볼 수 있다. 그러다가 갑자기 해커(?). 주인공이 입학하고 싶다는 에콜 42 이야기가 등장하면 이미 정신은 안드로메다로 가출을 시도한다. 게다가 한자가 가득한 몇몇 페이지가 있는데 작가는 과연 그 페이지를 독자들이 전부 이해할 거란 전제하에 썼을까? 물론 한자를 잘 모르는 나의 무식함도 있지만, 이건 좀 불친절하잖아! 독음이라도 달아주시지 ㅠㅠ

 

 

 

 아홉 번째 만난 핀 시리즈 중 가장 어려운 작품이었다. 친절하고 세밀한 작품 해설이 절실히 필요한 순간이었는데, 해설은 없고 작은 소설이 하나 더 들어 있었던... 정지돈 작가는 대부분의 해설이나 작가의 말은 누군가에서 잘 보이려고 쓴 글 같아 그런 글을 그만 보고 싶다는데, 음... 작가님 독자는 작품 해설이 절실한 경우도 있답니다. 그래도 믿고 읽는 핀 시리즈니 이 책 『야간 경비원의 일기』는 어느 주말 오후, 진한 커피를 마시며 다시 찬찬히 음미해볼 생각이다. 그땐 이번에 놓친 무언가를 발견하리라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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