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프랑켄슈타인
지은이: 메리
셸리
옮긴이:
김하나
펴낸 곳:
허밍버드
《허밍버드 클래식
M》
예쁜 삽화가 실린 아름다운 고전 양장본으로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허밍버드 출판사에서 문고판 고전 시리즈 《허밍버드 클래식 M》을 출간했다. 우리가 사랑하는 뮤지컬과 오페라의 원작 소설을 새롭게 만날
수 있는 책! 가볍고 아담한 사이즈라 손에 착 감기는 느낌! 1권,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에 이어 만난 2권 『프랑켄슈타인』. <오페라의
유령>, <두 도시 이야기 1, 2>와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도 곧 출간될 예정이라고 한다. 세월이 흘러도 변치
않는 고전 소설은 다양한 형식으로 출간되기 때문에 있어도 또 모으고 싶은 마음. 보급판 외서 같은 느낌이지만 이 책 뭔가
알차다.
'프랑켄슈타인'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어떤 생각이 떠오르시는지? 십중팔구 흉측한 외모를 지닌 초록
괴물을 떠올릴 것이다. 나 역시 그랬고, 그 프랑켄슈타인이 실은 괴물 이름이 아닌 그 괴물을 만든 과학자 이름이란 걸 알았을 때의 충격이란.
결국 그 초록 괴물은 이름조차 없는 거였다. 원작 소설이 있다는 걸 알고부터 언젠가 꼭 읽고 싶었는데, 《허밍버드 클래식 M》 시리즈 덕분에
소원 성취! 책을 펼치면 바로 실험실일 거란 예상과 달리 소설은 로버트라는 선장의 편지로 시작한다. 로버트는 북극해를 항해하던 도중 사람이 전혀
살지 않는 빙하에서 눈썰매를 타고 가는 남자를 목격하고 다음날 그를 구조하게 된다. 그 낯선 이방인이 바로 빅터 프랑켄슈타인. 로버트의 편지로
시작한 소설은 이내 빅터의 시점으로 옮겨가 빅터가 자신의 이야기를 전하는 식으로 전개되고 다시 로버트의 편지로 끝을 맺는다. 자연 철학에 깊이
심취하여 연구하던 빅터는 고된 노력 끝에 생명을 창조해내는 실험에 성공한다. 하지만, 자신이 만든 피조물의 흉측한 외모에 놀란 빅터는 그
피조물을 괴물이라 단정한 채 공포에 휩싸여 도망쳐버린다. 그로부터 2년여의 세월이 흘러 괴물에 대한 기억이 잊힐 때쯤, 빅터는 동생 윌리엄이
살해됐다는 소식을 듣게 되고 괴물의 소행임을 직감하는데... 엉뚱한 사람이 범인으로 몰려 처형당한 후, 괴물은 제 발로 모습을 드러낸다. 원하는
건 딱 하나. 자신과 함께할 짝을 만들어 달라는 것. 실은 이 괴물은 인간과 소통하고 교류하며 평화로운 삶을 살고자 했으나, 외모로 인해
배척당하고 멸시당하며 잔인하고 무서운 괴물로 변혀버렸다. 가족의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에서 빅터는 괴물의 뜻대로 다시 실험에 돌입하지만, 결국
마지막 단계에서 손을 놓아버리고 그때부터 괴물의 피비린내 나는 끔찍한 복수가 시작된다. 집안이 풍비박산 난 빅터는 복수를 다짐하며 괴물을
뒤쫓다가 북극해까지 와서 로버트를 만나게
되었다고...
인간의 입장에서 괴물을 보자니 참 잔혹하고 못된 녀석이지만, 괴물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니 측은지심이
들기도 한다. 이 세상에 덩그러니 혼자 남아 자기편 하나 없이 모두에게 손가락질당하는 삶이란... 인간의 영역이 아닌 신의 영역을 넘본 죄의
대가라고 하기엔 너무도 기구하고 잔인한 결과. 결국 책임지지 못한 일은 하지도, 꿈꾸지도 말아야 할 터. 물론 죄는 괴물에게 있다. 하지만
그렇게 만든 인간과 사회도 문제가 있다. 오늘날 일부 범죄자의 모습과 오버랩되며 씁쓸함이 밀려왔던 순간. 18살 예쁜 소녀였던 작가, 메리
셸리의 개인사와 더불어 이런 작품을 썼다는 것도 놀랍지만, '프랑켄슈타인'이라는 소설 자체만 놓고 봐도 생각해볼 여지가 참 많은 작품이었다.
뮤지컬과 오페라의 원작이 궁금한 독자나, 우리가 그동안 괴물 이름이라 오해했던 프랑켄슈타인의 진짜 이야기가 궁금한 분들께 이 책을 추천!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보다는 조금 두껍지만, 가독성이 좋아 진도가 술술 나가니 고전 독서 입문서로도 좋을 듯! 차곡차곡 모으고
싶은 시리즈, '허밍버드 클래식 M', 우리 같이 읽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