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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한 군인 ㅣ 부클래식 Boo Classics 27
포드 매독스 포드 지음, 홍덕선.김현수 옮김 / 부북스 / 2012년 4월
평점 :
3.4
294페이지, 23줄, 27자.
겉표지 안쪽 페이지에 '미국에서 중고생들의 필독서로 꼽힌다'는 글귀가 있습니다. 한글이니까 직접적으로 이해할 수는 없지만 동원된 다양한 표현과 단어, 기법을 보면 간접적으론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 독자들에겐 악몽입니다.
처음에 몇 페이지를 읽는데 아주 힘들었습니다. 진도가 안 나가더군요. 그래서 이삼십 페이지를 읽은 다음 일단 물러섰습니다. 몇 시간 뒤 다시 읽었고, 절반 쯤 읽은 후 다음날로 넘겼습니다. 정독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읽는 방법을 달리해야 할 것 같습니다. 즉, 아무 생각없이 그냥 죽 읽어내려가는 것. 작가가 쓴 글은 순서가 다음과 같습니다.
어떤 이야기를 어떻게 꺼내야 할지 고민을 합니다. 그러다가 꺼냅니다. 그리곤 관련된 그러나 긴밀하게 관련되지는 않은 이야기를 꺼냅니다. 그리곤 다시 다른 이야기를 합니다. 그러다가 아까의 이야기로 돌아옵니다. 물론 다시 다른 이야기로 빠집니다. 얼핏보면 아무 생각없이 머리에 떠오르는 대로 써내려간 것처럼 보입니다. 게다가 번역상의 문제인지 작가의 원문이 그러했는지 모르지만 단정적으로 내려놓은 정의가 수십 페이지 뒤에 다른 각도로 설명됩니다. 실제로 존 다웰이 구술하긴 했으나 거기엔 레오노라나 에드워드 애시번햄의 이야기를 옮긴 것도 꽤 됩니다. 그러니 일관되지 못하게 전개됩니다.
그러므로 속독이나 다독을 주로 하는 사람이라면, 아무 생각없이 죽 읽어내려 가면 됩니다. 그러면 다 읽은 다음 전체가 파악됩니다. 요즘은 아예 몇 페이지씩 잘라서 배치합니다만, 이 글은 문단이 바뀔 때 내용이 변하기도 합니다.
다행인 것은 작가는 원제를 [슬픈 이야기]로 하려 했다는 것입니다. 출판사에서 [훌륭한 군인]으로 했다네요.
121109-121110/121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