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도 사무라이 8 - 완결
에이후쿠 잇세이 원작, 마츠모토 타이요 지음, 김완 옮김 / 애니북스 / 2014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드디어 끝이다. 아쉬움과 만족감이 동시에 생긴다. 몇 년 동안 몇 개월에 한 권씩 출간되는 이 만화를 보았다. 요 근래 이렇게 한 권씩 만화를 본 것이 참으로 오랜만이다. 소설 시리즈일 경우 한 권씩 읽는 경우가 태반이지만 만화는 가능하면 단숨에 읽는 것을 좋아한다. 뭐 길게 나오는 몇몇 만화의 경우 아직도 끝이 나지 않아 포기 비슷한 상태로 있는 작품도 있지만. 아마 이 만화도 처음 몇 권을 먼저 읽지 않았다면 완간된 후 읽었을 것이다. 만약 그랬다면 기다리는 동안의 설렘과 새로운 책이 나왔을 때의 흥분을 누리지 못했을 것이다. 그리고 작가의 연출과 세밀한 그림에 대해서도 잘 몰랐을 것이다.

 

전편에서 키쿠치와 한 번 진검 승부를 가볍게 펼쳤다. 하지만 그것은 기습에 더 가깝다. 마음속에 귀신을 묻어버린 세노와 점점 그 귀신을 키우고 있는 키쿠치의 대결이 이번 권에서 펼쳐진다. 중반 이후 가장 기다린 대결이 이 두 검귀의 싸움이다. 요검 쿠니후사를 가는 것으로 시작한다. 키쿠치와의 대결 준비하고 있다. 쿠니후사는 차라리 죽도가 나을 것이란 말을 내뱉는다. 정성껏 칼을 가는 세노의 모습은 경건하다. 대부분의 무협에서는 이런 자연스럽고 무심한 경지에 이른 사람이 가볍게 승리한다. 그렇지만 이 만화는 아니다.

 

키쿠치와의 대결을 앞두고 세노는 마을 돌면서 관계를 정리한다. 죽을 지 모른다는 마음 때문이다. 모리는 소이치로가 죽을 것이라고 말한다. 키쿠치와 한 번 칼을 겨뤄본 사람들은 소이치로의 죽음을 예상한다. 이런 와중에 소이치로는 오카츠를 만나 감사의 말을 전하고, 꼬마 칸키치에게 처음으로 거짓말을 한다. 그리고 펼쳐지는 두 검귀의 대결은 예상을 벗어난 장면으로 시작한다. 자신의 마음에 귀신을 담고 싸우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검사의 대결은 너무 차이가 난다. 세노가 일방적으로 당한다. 모두가 예상한 전개다.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세노 속에 있던 오니가 튀어나온다. 이제 진짜 검귀들의 대결이 펼쳐진다.

 

거의 반 정도를 차지하는 두 검귀의 대결은 기존 검객 만화와 전혀 다른 연출로 이어진다. 과장되고 보여주기 위한 화려한 연출은 사라지고 피가 튀고 살의로 가득한 장면으로 가득 찬다. 검격이 부딪히고 살기가 일검 일검에 뻗어나온다. 집중이 깨어지면 언제라도 목이 잘린다. 비가 오는 와중에 펼쳐지는 이 장면들은 숨을 멈추고 집중하게 만든다. 기합과 투지가 하늘을 찌르고 생사가 일검에 갈린다. 몇 번을 다시 봐도 그 박력과 긴장감이 그대로 전달된다. 원작을 읽지 않은 상태라 어떤지 모르지만 정말 최고의 장면이다. 앞으로 일본 사무라이 만화를 볼 때면 이 둘의 대결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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