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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월드 라이징
롭 살코위츠 지음, 황희창 옮김 / 한빛비즈 / 2011년 3월
평점 :
절판
“도대체 얼마나 많은 경제학자가 1970년대에 석유 가격이 배럴당 40달러에 이른다거나 미국 기업이 일본 기업에 뒤질 것이라고 예측했던가?
나는 경제학을 전공했는데 얼마 되지 않아 재무 관리와 회계학으로 전공을 바꾸었다. 경제학은 너무나 애매해 예측에는 물론 현실적으로도 활용하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대학에 다닐 때 장기 경기 사이클에는 관심 없었다. 예측 기법에 대해 교육을 받지도 실제로 예측 모델을 개발해 본적도 없었다.” 그러나 컨설턴트로 일하면서 알게 된 것은 “장기 성장 추세와 사이클의 변화, 인구 및 기술 사이클의 변화가 기업과 경기 추세를 예측하는데 대단히 중요하다는 사실이엇다.
나는 인구 통계적인 추세가 우리 경제의 근본을 바꾸어버리는 혁명적인 신기술과 경제의 주된 원동력이며 혁신과 신기술의 수용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인구가 늘고 그로 인해 풍요한 소비자의 숫자가 증가하면서 제한된 숫자의 사람들이 정치와 부, 기업을 통제하던 과거의 경우보다 훨씬 더 많이 우리 경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결국 인구 통계는 우리의 운명이 되었다!’ (해리 덴트)
해리 덴트의 말을 경제학자의 말로 하자면 인구배당효과(demographic dividend)이다. 노동인구가 증가하면 경제성장률 역시 높아진다는 뜻이다. 1970년대 일본, 1980년대 한국을 생각하면 쉽게 이해가 된다. 당시는 일본과 한국에게 최고의 시간이었다. 2000년대 중국이 번영을 누린 것도 마찬가지로 인구배당효과 때문이엇다.
이유는 간단하다. 자본과 노동의 투입량이 늘면 당연히 산출량이 늘어난다. 즉 노동인구가 늘어나면 경제성장률은 자동으로 높아진다.
그러나 해리 덴트는 그 이상을 말한다. 경제성장을 결정하는 변수는 자본과 노동 이외에 TFP(총요소생산성)가 있다. TFP는 투입되는 자본과 노동이 산출량으로 바뀌는 효율성을 결정한다. TFP를 결정하는 것은 기술수준이다. 그리고 그 기술수준을 결정하는 것은 그 경제의 혁신성이다. 해리 덴트는 그 혁신성 역시 노동인구의 양이 결정한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세계 경제의 흐름은 쉽게 예측할 수 있다. “앞으로 주요 선진국들은 대략 일본, 러시아, 유럽, 동유럽, 중국 및 동아시아, 뉴질랜드, 호주, 북미의 순서로 노령화가 진행될 것이’며 그에 따라 경제의 활력도 사라질 것이다. 그러나 젊은 인구가 대다수인 ‘신흥개발지역은 아마 동남아시아, 라틴 아메리카, 인도 및 남아시아, 중동, 아프리카의 순서로 성장, 경기 사이클이 최고조에 이를 것이다.” (해리 덴트)
물론 인구만 많다고 자동으로 경제가 성장하는 것은 아니다. 인구통계만 가지고 경제를 예측하는 것은 “저개발국가의 경제에는 효과적이지 못했다. 저개발국가에는 노동자가 나이를 먹더라도 생산성이 향상되도록 도와주는 충분한 법적, 정치적, 재정적, 기술적 사회간접자본이 없기 때문이다.” 경제성장은 인구 뿐 아니라 자본과 기술의 함수라는 것을 기억하자.
그러나 그런 상황이 변하고 잇다는 것이 이책의 논지이다. 정보기술의 확산 덕분이다. 아프리카를 예로 들어보자. 아프리카라면 가난과 질병, 전쟁이 떠오른다. 우리에게 아프리카에서 좋은 것이란 동물 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그러나 작년에 나온 ‘아프리카 파워’란 책은 그런 아프리카가 경제적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말한다.
물론 아프리카는 경제성장에 적대적이다. 전기나 전화와 같은 기초적인 인프라도 갖춰지지 않았고 은행 시스템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곳에서 무슨 경제인가? 그러나 상황이 바꿔놓었다고 저자는 말한다. 예를 들어 전화가 없는 것도 인터넷이 안되는 것도 은행이 없는 것도 핸드폰으로 해결된다. 어쨌든 사람이 살면 방법이 있게 마련이다.
“첨단기술은 아프리카가 부자가 될 수 있는 유일한 길입니다. 아프리카에는 산업발전을 위한 기본적인 인프라가 제대로 갖추어져 잇지 않습니다. 제조업으로도 경쟁이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나를 컴퓨터 앞에 앉혀 놓고 어떤 소프트웨어를 만들어보라 한다면 나는 미국에서 나와 똑 같은 일을 하는 어느 누구와도 아이디어와 기술력만으로 경쟁해 이실 수 있습니다.” 아프리카의 빌 게이츠라 불리는 사람의 말이다.
인도의 인포시스 같은 회사가 만들어질 수 있었던 것도 그런 이유였다. 정보기술은 인프라가 없더라도 사람만 있으면 가능하기 때문이다. 네트웤을 통하면 그들이 가지지 못한 자원과 기회에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네트웤은 단순한 정보망이 아니라 배우고 참여하고 협업하고 혁신적인 변화를 도모할 수 있는 기회와 맟닿아 있는 연결 통로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구체적으로 어떤 나라들이 그런 가능성을 보이는가? 저자는 그런 가능성을 가진 나라들을 영월드란 이름으로 부르며 인도, 나이지리아, 멕시코, 브라질, 인도네시아, 콜롬비아, 남아공, 필리핀, 베트남을 언급한다.
“영월드에 속하는 국가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특징인 젊은 세대의 영향력 증대, 첨단기술의 빠른 확산과 폭넓은 활용, 자국에 뿌리를 둔 신생기업드르이 급속한 증가등은 그들이 주어진 길을 숙명으로 여기고 순응하기보다 운명을 스스로 개척해나가려는 강한 의지와 무한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앞으로 10년 내지 15년 후에는 영월드의 젊은 세대들이 만들어낸 글로벌 물결이 세상을 뒤덮을 것이다.” 이책의 요지이다.
구체적으로 이 말이 무엇을 가리키는 가는 저자가 중국은 영월드에 속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이유를 보면 좀더 분명해진다.
첫째 중국은 더 이상 젊지 않다. 2016년이면 중국의 노동인구는 정점을 지나며 일본과 한국의 인구패턴을 닮게 된다. 이후 중국을 기다리는 것은 일본과 유럽 그리고 한국이 갈 쇠퇴의 길이다.
둘째 중국의 권위주의가 문제다. 중국의 인터넷과 이동통신 보급률은 높다. 그러나 그 하드웨어를 흐르는 정보가 문제다. 그 흐름을 왜곡하는 중국정부 때문에 과연 중국에서 혁신이 가능할지 의문이며 마찬가지 이유로 기업가정신 역시 숨통이 막혀 있다고 저자는 본다.
그러면 영월드는 무엇이 다른가? 첫째 그들은 젊은 인구가 대다수이다. 젊은 세대는 활동적이며 혁신적이기 마련이다. 그리고 이렇다 할 것이 없는 영월드의 낙후성은 오히려 그 세대의 창조성이 만개할 수 있는 좋은 환경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그들을 방해할 것이 없기 때문이다.
“선진국에서 넷세대의 열망은 문화적이든 정치적이든 아니면 상업적이든 간에 관계없이 전부 기존 제도에 대한 도전이다. 평균수명이 늘어나면서 영향력이 더욱 확대되고 잇는 노년층이 좌지우지하는 사회구조에서 활기 넘치고 열정적인 세대가 점점 부상하고 있다. 현재 주도권을 가진 기존 새대들과” 이 새로운 세대는 타협을 해야 하며 그 타협에 그들의 에너지가 소비될 것이다.
그러나 그런 세대격차는 영월드에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수적으로 이전 세대를 압도하고 교육수준과 생활수준이 더 높은 그들은 사회의 주도권을 바로 쥐게 될 것이다. 그리고 주도권을 쥔 그 세대는 그들의 라아프스타일대로 돌아가는 세계경제에 바로 뛰어들 준비가 되어 잇으며 그들이 주도권을 쥔 사회는 세계경제에 바로 뛰어들 준비가 된 상태일 것이라 저자는 말한다. 저자는 그 좋은 예로 이란의 트위터 혁명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