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강 하드와 오리온 밀크캬라멜은 대기업이 구멍가게를 점령하는 첫 포격이었다. 이제 과자의 세계는 모더니즘을 구가하며 치열한 상품경쟁의 장이 된다. - P346

과자맛의 변화란 곧 생활문화의 변화를 의미하며 나아가서는 취미의 변화, 의식의 변화까지 의미한다. - P348

걷는 것만큼 인간의 정신을 원시적 건강성으로 되돌려주는 것이 없다. - P350

사람이건 자연이건 유물이건 그것의 첫인상이 가장 강하게 남는다. - P362

모든 일이라는 것이 누가 그것을 하느냐에 따라 그 결과가 천차만별로 된다. - P372

이 겨울 갑오농민전쟁 전적지를 찾아 / 황토현에서 곰나루까지 더듬으며 / 나는 이 시대의 기묘한 대조법을 본다 / 우금치 동학혁명군 위령탑은 / 일본군 장교 출신 박정희가 세웠고 / 황토현 녹두장군 기념관은 전두환이 세웠으니 / 광주항쟁 시민군 위령탑은 또 / 어떤 자가 세울 것인가 / 생각하며 지나는 마을마다 / 텃밭에 버려진 고추는 상기도 붉고 / 조병갑이 물세 받던 만석보는 흔적 없는데 / 고부 부안 흥덕 고창 농투사니들은 지금도 / 물세를 못내겠다고 아우성치고 / 백마강가 신동엽 시비 옆에는 / 반공 순국지사 기념비도 세웠구나 / 아아 기막힌 대조법이여 모진 갈증이여 / 곰나루 바람 부는 모랫벌에 서서 / 검불 모아 불을 싸지르고 / 싸늘한 성계육 한점을 씹으며 / 박불똥이 건네주는 막걸리 한잔을 단숨에 켠다 - P378

역사란, 역사적 거리란 냉혹하고 잔인스러운 데가 있다. - P380

모든 역사적 사건의 기념이란 시간상의 거리만으로 측정할 수없는 더 큰 기준이 하나 있는 것 같다. 그것은 행사 당시의 정치적, 역사적 상황 여하이다. 농민전쟁 100주년을 맞으면서 관(官)은 민(民)이 하는 일을 방해하지 않고 지원해주는 척하는 것으로 끝났다. 관이 나서서는 하지 못할 ‘미완의 역사‘가 서려 있음을 그들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리라. - P3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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