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의 ‘도구적 이성’이 확립된 이후부터 생명은 완전히 고기를 위한 수단과 도구로 전락했고, 그 결과가 바로 공장식 축산업이라는 야만적인 문명의 산물이었다. 생명은 공동체로부터 분리되고 격리되어 낯선 존재가 되어버렸고, 단지 고기의 형태로만 존재하게 되었다.

생명과의 교감이 격리되어 생명과 자연을 대상이나 수단으로만 여기는 사람들은 결국 자본주의 문명의 병리적 상황들과 마주칠 수밖에 없다. 이를테면 노동자들이 자신을 도구화하는 직장의 위계나 경쟁에 의한 스트레스를 풀고자 할 때 고기를 먹는 행위는 다시 자신보다 약한 존재인 생명을 도구화하는 행위라고 할 수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자가용을 타는 것과 버스나 지하철을 타는 것은 완전히 다르다. 자가용은 속도를 개인적으로 점유하고 정해진 목표까지 자신만을 이동시키지만, 버스는 속도를 공동의 것으로 만들며 정해진 목표에도 언제나 편차가 있다. 그러므로 녹색 교통 정책은 강력한 대중교통 정책으로부터 시작된다. 대중교통은 사람들이 공통의 시간과 공통의 공간 속에서 좀 더 공적인 형태로 속도를 이용하게 한다. 그러나 자가용은 사적인 속도 점유를 통해 가장 이기적으로 속도를 이용하게 한다. 택시가 공공성을 가질 수 없는 이유는, 속도를 사적으로 소유하겠다는 생각의 연장이기 때문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는 이도 저도 아닌 회의주의자.

근본생태주의는 ‘심층생태론’으로도 불린다. 노르웨이 철학자 얀 네스(Arn Naess)에 의해 주창되었는데, 표층적 생태론이 아니라 삶과 의식, 생활을 바꾸는 근본적인 운동으로 시작되었다. 그래서 적-녹 연정이나 거시정치의 변화가 녹색혁명을 가능케 할 것이라는 사회생태주의자들이나 환경관리주의로 이루어진 현실적 노선과는 달리, 근본생태주의는 삶의 변화와 색다른 의식이 세계를 구할 것이라는 생각을 기반으로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주말이면 동물원을 방문해 여가를 즐기고 자녀들에게 체험을 시켜주려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동물원은 학습의 공간이 아니라 학대의 공간이다. 아이들은 대부분의 동물들이 우리 안에 우두커니 앉아 있는 모습을 보면서, 동물들이 자율적인 행동을 하는 존재가 아니라 무기력하고 축 처진 존재라고 잘못 알게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eBook] 전국의 개인주의자들에게
문유석 지음 / 문학동네 / 2017년 1월
평점 :
판매중지


현직 판사의 글

제보자가 비열한 복수심으로 학교에 오명을 끼쳤다고 비난하던 사람들은 자신들의 피해를 깨닫고 나서야 이사장의 엄벌을 탄원했다. 제보자는 진실을 밝히는 계기일 뿐이다. 한 점 티끌 없이 고결한 사람일 필요는 없다.

누가 당신에게 이익을 주고 누가 당신에게 손해를 끼치는지 정신차리고 보아야 한다. 내부고발자가 시민 이익의 대변자로 보호받고 보상받아야 권력자들이 긴장한다. 발각될 리스크를 고려에 넣도록 만들어야 대범한 도둑질을 못한다. 조심이라도 한다. 인간에 대한 불신을 전제로 하는 자유민주주의의 기본은 권력에 대한 견제와 균형, 감시다. 눈먼 의리가 아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