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남겨진 사람들은 언니가 주방에 남기고 간 핏자국이 무얼 의미하는지 헤아려보려는 마음도, 관심도 없는 것 같았다. 그저 하고 많은 곳 중에 왜 하필 우리가 명상하는 센터에서 자살했느냐, 이제 이 장소에서 어떻게 명상을 하겠느냐… 자신들의 불편함 외에는 어느 것도 안중에 없는 것 같았다.

‘언니는 죽어서도 이해받지 못하는구나… 살아 있을 때도 자기 마음을 헤아려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고 느꼈을 텐데… 언니는 죽어서도 그걸 받지 못하는구나…’라는 씁쓸함과 슬픔 그리고 나조차도 언니가 살아 있을 때 손을 내밀지 않았다는 죄책감 속에서 방학이 끝나고 학기가 시작하자 서울로 올라왔던 기억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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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같다면 2019-10-05 22: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신갈나무님 글 읽고 어떻게들 살고 계십니까? 책을 읽으려고 했는데. e북으로 밖에는 없는 것 같더라구요

그 남겨진 사람들의 마음을 듣고 싶습니다

라온 2019-10-05 2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 비매품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