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기 놀이터
박성우 지음, 황로우 그림 / 창비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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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드득 후드득

여름 소나기가

놀이터 모래밭으로 뛰어내려.

"우아, 우리 놀이터다!"

<소나기 놀이터> 첫 글귀.

그래서 주인공 빗방울들의 모래밭은 놀이터,

제목이 『소나기 놀이터』.

이 책은 ‘아홉 살 사전’을 집필한 박성우 시인이 글을 썼다.

그래서인지 리듬감 넘치는 빗방울 친구들의 모습이 더욱 드러나는 느낌이다.

이런 소나기 빗방울의 모습을 글밥으로 잘 표현했음을 출판사 책 소개글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 소나기 빗방울들은 놀이터 모래밭에 뛰어내려 모래알을 “툭 / 투둑 던졌다 받”으며 “공기놀이를” 한다. 그다음엔 “잠자던 풀씨를 흔들어 깨우고” 더위에 지쳐 늘어져 있던 “나팔꽃 줄기 어깨를 펴 주고” 봉오리였던 “참나리 겨드랑이를 간질여 꽃을 피”운다. 열매들은 소나기 덕분에 먼지를 씻어 내고 “똥글똥글 말똥말똥 파랗게” 빛이 난다.

비를 맞고 싱그러워진 풀꽃과 열매의 모습, 물기를 머금은 공기와 흙의 냄새가 선명하게 전해지는 듯하다. 소나기 빗방울들이 거미줄에 매달려 “둥당둥당” “디리리링” “찌잉찌잉” 악기를 연주하는 장면은 거미줄에 투명하게 매달린 빗방울들과 맑게 울리는 빗소리를 동시에 떠올리게 한다. 다양한 의성 의태어, 쉽고 친근한 입말로 여러 가지 감각을 생생하게 일깨우는 그림책이다.

- 출판사 제공 책 소개 중- (밑줄 작성자)

아이는 말이 능숙하지 않던 때에도 빗소리를 잘 알아듣곤 했다.

청각이 예민해서 그런거라 예사롭지 않게 넘겼는데

말을 재잘재잘하는 즈음부터 "빗소리 아니야? 비 오는데 빠방 지나가는 소리~"하는 것이 아닌가.

말 그대로 비가 내리는 그 소리, 그 풍경을 예리하게 관찰하고 좋아하는 것 같았다.

이런 아이에게 빗방울 친구가 주인공인 그림책이라니 어찌 그냥 지나칠 수 있을까.

아이에게 어떻게 다가갈지 내심 기대했다.

표지를 보는 순간 빗방울에 눈, 코, 입이 달렸다며 신기해했다.

그 뿐이랴, 몸통이 있는 엄연히 사람의 모습이다.

특히 토동한 뱃살을 자랑하는 빗방울이 어찌나 귀여운지

나도 그 토동빗방울의 매력에 쏘옥 빠져들었다.

아이는 특히 미끄럼 타는 장면을 좋아했다.

 

"이거이거, 뭐지? 아~ 아빠랑 산책할 때 봤던 산~딸~귀~~??!!!(발견의 괴성)"

"맞아, 산딸기 타고 미끄럼틀 슈루룽~"

이렇게 연기 좀 더해주면 꺄르르르 꺄르르르. 기쁨의 실눈이 된다^^

이 책도 성공적이야.

평소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고 조금 시간이 지나면

쇼파나 테이블에 무심한 듯 올려놓는데

이 책에 대한 아이의 반응은

"엄마, 이 책 읽어줘~ 그 때 재미있게 읽었는데!" 였다.

그림책읽어주기 4년 남짓의 경력을 자랑하는 내 입장에서 볼 때

1독에 '한번 더~!'가 최고의 찬사.

반면 오래 가는 책은 바로

이 책처럼 '그때 재미있었어, 다시 한 번~!'이다.

이게 베스트와 스테디의 차이인가 싶어 깊은 깨달음이 밀려오는데...

뭐 어디까지나 극히 내 아이의 취향이다 ^^!

이 책은 전체적으로 비 오는 날의 그 느낌을 살린 잔잔한 색감이 주를 이룬다.

그래서 차분한 그 날의 기분을 읽어낼 수 있어 좋았다.

표지도 직선으로 떨어지는 빗방울은 도톰하게 볼록 올라오는 코팅 처리를 하는 섬세함을 보였고

면지도 앞 뒤 그림을 살려 스토리로 이어지는 문으로 잘 활용했다.

그러나 하나 아쉬운 점은 글씨체.

그림책은 글밥이 적고 그림으로 그 상황을 상상하게 만드는 특수한 구성인 하나의 예술작품인 만큼

글씨체도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안다.

그런데 글씨체가 너-무 단조롭고 밋밋하다.

더 빗방울의 특색을 살리는 조금은 다른 글씨체를 썼으면 어땠을까 싶었다.

크기도 쬐금 더 크면 좋겠고 ...

그림책 편집은 너무도 어렵고 힘겨운 영역이겠지만, 자꾸 이렇게 개인 독자가 욕심을 낸다.

^^ 애정이 생기는 그림책인 모양이다.

조금 일찍 7월에 만났으면 여름책으로 만방에 소개했을텐데 이 또한 조금 아쉽다.

그래도 아이의 반응은 성공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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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아이가 아니라 아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 무례한 세상 속 페미니스트 엄마의 고군분투 육아 일기
박한아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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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례한 세상 속 페미니스트 엄마의 고군분투 육아 일기

​<남자아이가 아니라 아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지은이 : 박한아

출판사 : 21세기북스

발행일 : 2019년 9월 2일

판 형 : 128*188mm (B6)

쪽 수 : 280쪽

 

 

"나는 남자니까 파랑"이라는 말을 듣고는 화들짝 놀랐다.

내 아들이 맞나 싶었기 때문이다.

말을 곧잘해서 훈육을 할 때가 아니라면

쉬운 유아어가 아니라

조금은 어려울 수도 있는 내가 쓰는 표현으로 대화를 나누고

조금은 넓게 퍼져 있는 내 생각을 들려 주며 나름 나쁘지 않게 키우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이 입에서 '남자니까~ 여자니까~'라는 말이 요근래 자주 나왔다.

적잖이 놀라며 왜 그럴까를 궁리하던 때, 이 책을 만났다.

유아기의 교육이라는 것이 이제 가정에서 머물지 않고

기관에 따라, 그리고 자아가 형성됨에 따라

확장된다는 것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다만 아이가 방학 후 이런 발언을 시작했다는 점에

난 초점을 맞추지 않을 수 없었다.

왜 그럴까...

남자와 여자의 차이를 인지해야 하는 차원에서의 성교육은 적극 찬성한다.

고유한 성향을 인정하고 배려할 줄 아는 하나의 인격으로 자라는 교육일테니까.

하지만 남자는 파랑, 여자는 분홍- 이건 정말 아니지 싶다.

좌절해 마지 않는다.

내가 그 동안 열린 교육을 해왔는데...

하루아침에 소용 없는 일이 되고 말았다.

나 혼자 무릎을 끊고 띠로리---가 흘러나오는 연극무대에 선 기분이었다.

그런데...

이 책 <남자아이가 아니라 아이를 키우고 있습니다>를 읽으며

나만의 독백은 아님을 알고

휴- 안도의 한숨도 쉬었다가

펑- 하고 눈물도 쏟아냈다가

하- 하고 탄식도 했다.

참 요즘 포스트잇을 부르는 책들이 많아서 살 것 같다.

얼마나 옳은 말을 하는지 밑줄 치는 색연필이 쉴새없이 움직였다.

아무렴 구구절절 옳은 말이다.

부제처럼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은 '엄마'라는 역할을 부여받은 후에

참으로 '무례한 세상 속'에 던져진 기분을 느낀다.

그것도 많이, 다채롭게.

내가 무례하다 느꼈던 대표격은

즐겁게 놀러간 동물원에서 정자에서 놀고 있는 아이에게 끊임없이 '동생 어딨어?' 물어대는 할머니였다.

본인도 가족과 함께 와서 아이 또래의 손녀가 있었는데

굳이 잘 놀고 있는 일면식도 없는 우리 아이에게 쉼 없이 물었다.

'니 동생 어딨어?'

처음에는 조금 아프신 분인가 했는데

곁에 있는 자녀들 눈치도 그렇고 아닌 것 같아서

할머니 왜 그러시냐, 우리 아이 외동이다, 거기도 손녀 있지 않냐

물었더니 내 말엔 답도 않고 퉁하신다.

그냥 던져본 말이라면 나 또한 가만 있을 수가 없다.

(이전에 있던 수많은 무례함에서 터득한 발악이라 할 수 있겠다)

자녀인 듯한 분에게 물으니 자매인데 자신들도 아이가 하나씩이란다.

그러면서 '우리 엄마 왜그래~'하시는데....

아무도 나에게, 내 아이에게, 미안하단 말은 물론 미안해하지도 않았다.

이것이 최고봉이고

이전에도 이후에도 소소한 무례한 일은 아주 많다.

요근래 찾아간 청평의 한카페는 들어가자마자 아이 데려오시면 안된다고 크게 소리지르는 통에

분위기 파악 잘 하는 우리 아이는 많이 속상했고

우리 부부는 아이를 이해시키고 설득하고

불쾌하지 않은 척 하는데 바빴다.

그러면 노키즈존이라고 크-게 공지를 해놔야지!

나오며 보니 큰 나무 뒤로 어설프게 아주 작게 적어놓았다.

내 친구도 카페를 운영한다.

원래 어린시절부터 사람에 대한 허용치가 많은 아이였다.

그러나 카페를 운영하며 100중에서 70정도로 노키즈존으로 바꿔야 하나 고민하는 수치가 올랐다고 한다.

그렇다, 힘겹게 하는 엄마들도 있겠지.

하지만 다 그런 건 아닌데 우리가 가야 할 곳은 키즈카페로 종결되는 요즘 상황이 슬프다.

애엄마들에게 무례한 사람은 늘어가는데

사회에서 보는 시선은 참 우리가 맘충이다.

"나는 이제 다른 사람들이 그어놓은 선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 노력하지 않을 것이다.

공중도덕을 아끼는 사람으로서 나와 내 아이가 다른 사람들에게 폐를 끼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지만,

아이와 나를 향한 무례함에도 당당히 맞설 것이다.

나는 개념맘도 맘충도 아니다. 나에게는 어디에도 속하지 않을 권리가 있다.(p.64)"

저자도 비슷한 이야기를 하는데

나 또한 아이를 낳고 '욱'하는 일이 많아졌다.

(저자는 조금 세련되게 '전투력과 행동력이 대폭 상승'(p.163)했다고 표현했다.)

그런데 그 '욱'이라는 것의 대상이 사회에 대한 면면들이다.

그래서 어떤 모임에서 이 이야기를 하니 요즘 보기 드문 '정의롭다'고 했다.

처음에는 그런가 싶었지만 생각할수록 아닌 것도 같다.

내 스스로 왜 이렇게 욱하지 싶었던 일은,

아이 등원을 시키려고 유치원 앞에 잠시 주차한 것으로 보이는 어떤 엄마의 차를

정수기배달아저씨가 딱 가로막고 주차한 것을 봤을 때이다.

그것도 차들이 위험스레 다니는 언덕 커브길에 떡하니 주차를 하고

굉장히 바삐 물통을 들고 뛰어 올라갔다.

아- 난 내 뇌를 멈추지 못하고 말이 나가버렸다.

"아저씨! 여기 앞에 주차하시면 어떻게 해요! 유치원 앞이기도 한데!"

아저씨 왈, 저도 유치원에 배달왔어요. 금방 뺄거예요.

미안하긴 한건지... 나한테 대답한 후 곁에서 당황하는 그 어머니에게도 뭔가 제스처라도 취해야 하는 것 아닌가.

오히려 그 어머니가 나한테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했다.

이게 뭔 상황인가.

양성평등이고 뭐고 나도 갈데까지 간다면

왜 여자는 아이를 잉태하고 힘겨운 과정도 짊어져야 하고

'아이의 시간에 저당 잡혀 이리로 저리로 끌려다니는 신세가 되었다는 걸.

엄마가 된 이상 업무공백 따위 없다는 사실(p.144)'을 인정해야 하는 이 극한직업 속에

이런 무례한 일까지 당하고도 우리끼리 서로 미안하고 미안하다 해야 하는지...

남자는 그래도 되고

여자는 그러면 안 되는 건가.

이렇게 또 도로아미타불. 첫걸음도 떼지 못하고 제자리인가.

 

그래서 나도 이 글을 벽에 적어놓고,

노트에 적어놓고, 내가 자주 눈길을 돌리는 곳에 적어놓고 매번 되새길 생각이다.

'자녀는 내가 완성시키거나 파괴시킬 수 있는 소유물이 아니다'

그러니 너무 완벽하려고 하지 말자, 그 누구의 눈치도 보지 말자.

나를 움직이는 가장 큰 원동력인 '책임감'(p.145)과 함께

'아이에게 내가 무엇을 해줘야 한다, 무엇을 해주지 못했다 같은 불안과 죄책감에 짓눌리기보다는

아이들에게 좋은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어른이 된다는 것이 무엇인지,

아이들이 자기 자신으로 살아갈 수 있는 사회는 어떤 모습일지,

또 우리는 그를 위해 어떻게 이바지할 수 있을지 큰 틀에서 고민'(p.279)하는

지금의 내 모습으로 충분하다고 다짐하자.

너무 노력하다 빠직하지 말자.

<남자아이가 아니라 아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이 책은

양성평등만이 아니라

아이를 위한 나라가 맞는지

정말 심사숙고하게 만드는 이 시대를 사는

모든 엄마들에게 뚫어뻥- 같은 존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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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가 제럴딘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264
레오 리오니 지음, 김난령 옮김 / 시공주니어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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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264.​

음악가 제럴딘

글 그림 : 레오 리오니

옮김 : 김난령

발행일 : 2019. 07. 30

판 형 : 229 * 280 * 12 mm / 395g

쪽 수 : 36

출판사 : 시공주니어

원제 : Geraldine, the Music Mouse (1979년)

시공주니어 네버랜드 _세계의 걸작 그림책 제 264권은 <음악가 제럴딘>이다.

<프레드릭>, <헤엄이> 등을 그린 유명 작가 '레오 리오니'의 작품이다.

요전에 <틸리와 벽>을 읽었는데

올해 시공주니어에서 레오 리오니의 옛 작품들이

새롭게 출간되는 모양이다.

시인 프레드릭,

어린 생쥐 틸리,

그리고 이번에는 음악가 제럴딘이다.

 

빈집 식품 저장고에서 커다란 치즈를 발견한 제럴딘.

그 크기가 어마어마해서 친구들에게

같이 옮겨 주는 대신 치즈를 나눠주겠노라 말한다.

은신처까지 잘 옮긴 후

친구들에게 치즈를 갈아서 한 뭉텅이씩 나눠준 제럴딘은

신기한 것을 발견한다.

자신이 갉아낸 부분이 쥐의 모습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것도 꼬리를 피리 삼아 부는 치즈 조각상!

그뿐 아니라 밤중엔 아름다운 음악까지 연주하는

너무도 진귀한 그것이었다.

제럴딘은 태어나서 음악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지만

분명 그 음색은 '음악이 틀림없다'고 알아챈다.

치즈 쥐는 밤마다 연주를 했고

제럴딘은 어느새 그 음악을 모두 외워버린다.

 

 

식량을 구할 수 없어 굶주린 친구들은

제럴딘에게 치즈를 더 달라며 아우성친다.

음악을 잃을 수 없는 제럴딘은

'음악'을 모르는 친구들에게

몸소 피리를 불어 보인다.

한번도 해본 적 없는 연주를 용기내서 해본다.

그리고 어떻게 되었을까?

개인적으로 이후 전개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역시 레오리오니!

이 작품을 읽고 내가 혹 뭔가를 놓치고 있진 않을까 싶었다.

내가 느낀 이 감정이 맞는지 의문이 들었다.

뭔가 대단한 것을 안겨주는데

그 실체를 알지 못해 다이아몬드를 큐빅으로 아는 것은 아닐까, 스스로 의구심이 들었다.

이럴 땐 '네버랜드 시리즈' 책 말미에 등장하는

'이 책을 어린이와 함께 읽는 분을 위한 안내'를 들쳐 본다.

이 코너를 교과서 삼아 탐독한다고 <틸리와 벽> 리뷰에서도 밝힌 바 있는데,

덕분에 그림책 지식이 소소하기 그지 없는 나에게는 큰 도움이 된다.

이번엔 이런 문장에 줄을 쳤다.

"제럴딘은 음악 소리를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었어."

이 문장은 제럴딘이 소리에 민감한 생쥐이고, 음악이라는 것에 깊은 호기심을 갖고 있었음을 반증한다.

자신이 좋아하고 사랑하는 그 무언가를 찾았을 때의 기쁨,

그것을 온전히 누릴 수 있는 시간들을 보내며 한층 성숙해 가고 발전해 가는 모습은

흡사 음악가의 성장 과정을 보는 듯하다.

<이 책을 어린이와 함께 읽는 분을 위한 안내_ 작품에 대하여> 중

예술의 의미를 요즘 읽는 책 내용에서 빌리자면,

예술은 '삶을 악함과 쓸모 없는 유희로 변질시킨 물질주의 악몽에서 벗어나 우주 만물의 생명을 되살리는 일'이라고 했다.

이화정 선생님의 <북 코디네이터>(p.254)에 담긴 글로, 재재인용에 해당하는 문장이지만,

이 보다 옳은 표현도 없지 싶다.

예술은 그렇다, 일상일 순 없다.

일상처럼 친숙하게 다가가고자 하지만,

일상적이지 않은 신비로움,

현실을 뛰어넘는 그 무언가라는 생각을 하곤 했다.

그런데 이것이었다. '우주 만물의 생명을 되살리는 일'.

치즈 조각상의 피리 선율은 제럴딘의 가슴에 음악성을 되살린 것이다.

음악을 먹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음악을 통해 몸소 보여준 제럴딘.

난 수줍게 시인임을 인정하는 프레드릭이 다시 떠올랐다.

레오리오니의 예술성 가득한 생쥐 친구들이라니!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아이는 마지막에 치즈를 모두 먹어치운 장면(앗, 스포일까??? ;;;)을 보고

쥐를 먹어버리면 어떻게 해~~~~~~~~~라며 캬오를 외쳤다.

아무래도 '쥐가 치즈를 엄청나게 좋아한다'라는 공식과

제럴딘의 용단을 잘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지 싶다.

조금 어려웠으려나? 다음에 다시 읽어주기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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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방문을 열기 전에 - 10대의 마음을 여는 부모의 대화법
이임숙 지음 / 창비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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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의 마음을 여는 부모의 대화법

​<아이의 방문을 열기 전에>

'청소년은 아이이면서 어른이고, 철부지이면서 성숙한 존재이다'

​지은이 : 이임숙

출판사 : 창비

발행일 : 2019년 7월 19일

판 형 : 152*210mm

쪽 수 : 288쪽

청소년(靑少年) : 어린이와 청년의 중간시기. 만 14세 이상 20세 미만인 사람을 칭함.

사춘기(思春期) : 육체적 정신적으로 성인이 되어 가는 시기. 성호르몬 분비가 증가하여 이차 성징이 나타난다.

사전을 찾아보면 청소년과 사춘기라는 단어의 뜻은 위와 같다.

사춘기 아이는 육체적인 혼돈 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광풍이 부는 시기란 뜻이다.

하고 싶은 게 없다, 꿈은 잘 모르겠다고 답하는 요즘 아이들.

난, 그들에게 거대한 꿈까지는 아니더라도

내 자신이 뭘 좋아하고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 고민하는 시간을 선사하는 일을 한다.

오랫동안 '청소년'이라는 아이들을 만나며

그래도 동년배에 비해 그들의 고민과 아픔을 안다고,

그들의 상처를 보듬으려 애쓴다고 여겼다.

그러나

내 아이가 사춘기를 맞이할 때

힘들어하는 아이에게 내가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

자문하면 막막해진다.

늦은 나이에 엄마라는 극한직업을 얻어

내 저질체력을 고민하는 만큼

점점 양육자, 보호자로

아이의 마음에 사랑을 더해주는 방법 또한 고민한다.

그럴 때 이 책을 만났다.

제목만으로도 많은 것을 전달하는

<아이의 방문을 열기 전에>.

베스트셀러 <엄마의 말공부> 저자 이임숙 선생님은

상담을 하며 영유아 부모와는 또다른 사춘기 부모들의 절박함을 안타깝게 여겼다고 한다.

그래서 '청소년'만의 특징과 원활한 대화법을 다양한 사례를 통해 자세히 설명한다.

사실 책 초반에 등장하는 '현아'의 이야기에는

순간 눈물이 맺혀 내 스스로 놀랄 정도였다.

내 마음을 움직인 부분을 목차에 색을 칠해 표시했다.

==================================

프롤로그

1부 우리 아이, 왜 이러는 건가요?

청소년들의 가장 큰 고민은 무엇일까?

아이의 변심에 화가 나는 부모들

문제가 터진 후에 후회하는 부모들

우리 아이, 달라질 수 있을까요?

2부 아이의 방문을 두드리기 전에 알아야 할 것

부모가 꼭 알아야 할 청소년 심리 1 - 부모의 피드백이 마음의 방향을 결정한다

부모가 꼭 알아야 할 청소년 심리 2 - 상상 속의 관중이 나를 보고 있다

부모가 꼭 알아야 할 청소년 심리 3 - 나는 특별하다, 내 마음은 아무도 모른다

부모가 꼭 알아야 할 청소년 심리 4 - 성격대로 살지 못하면 문제가 더 많아진다

부모가 꼭 알아야 할 청소년 심리 5 - 정체성을 찾기 위해 고민하고 방황한다

이건 모두 정상이에요

이건 문제가 있다는 신호예요

3부 청소년과의 대화는 달라야 한다

우리 아이의 고민 상담자

아이와 의미 있는 대화를 나누려면

청소년과의 아주 특별한 5단계 대화법 1 - 멈추기

청소년과의 아주 특별한 5단계 대화법 2 - 함께 웃기

청소년과의 아주 특별한 5단계 대화법 3 - 믿어 주기, 인정하기, 감사하기

청소년과의 아주 특별한 5단계 대화법 4 - 아이의 긍정적 의도 알아주기

청소년과의 아주 특별한 5단계 대화법 5 - 인지적 재미 키워 주기

4부 나에게도 희망이 있나요?

오랜 기간 좌절과 포기로 힘든 아이를 도와주려면

잘 자라던 아이가 흔들린다면

에필로그 청소년 자녀와의 대화 십계명

===========================

사춘기는 '아이가 자기 존재의 의미를 찾고, 삶의 즐거움을 찾아 여정을 떠나는 시간' (p.21)이다.

이렇게 중요한 시간에 나 자신을 돌볼 시간 없이 아이들은 공부에 내몰린다.

나를 알지 못하는데 학교에 가서 공부를 한다.

부모는 아이의 인생고민을 들어줄 시간이 없다.

아이를 학원에 보내야 하기 때문이다.

소통할 곳 없는 아이들, 그리고 조급한 부모들,

악순환은 거듭될 뿐이다.

그래서 방문을 쾅 닫고 들어가는 아이들은

도와달라는 표시이지만

부모들은 반항의 액션이라고 받아들인다.

분명 악순환이다.

'역설적으로 아이들이 가장 상처받고 실망하는 대상 또한 부모'(p.49)라고 했다.

평소와 다른 아이의 행동을 거부하지만 말고

내가 부모라는 직함을 얻은 만큼 다가가야 한다.

부모 또한 사람이라 울컥하고 갑자기 평소와 다른 부드러운 태도로 다가가긴 힘들테다.

어른도 쉽지 않은 것이 참 많다.

하지만 우리는 부모이다. 그 역할에 대한 책임, 의무를 다해야 한다.

저자는 '부모가 꼭 알아야 할 청소년 심리1'에서

부모의 긍정적인 피드백이 중요함을 강조한다.

청소년이 그렇게 충동적이고 감정에 따라 움직이는 이유는

단순히 아이의 마음과 의지만의 문제가 아니라

바로 전두엽 기능이 아직 미숙해서 그런 것이다.

부모는 아이가 감정을 조절하지 못한다고 혼낼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잘 성장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일이 먼저여야 한다는 의미가 된다.

(p.70)

무릇 부모의 역할이란,

초등학교 학령기에는 격려와 지지하는 역할.

그 과정을 잘 지난 후에는 상담자의 역할.

그리고 성인이 되면 인생을 함께 살아가는 동반자의 역할이란다.(p.156)

사춘기 부모는 아이 스스로 '지금 나는 성장하고 있다'라고 느낄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하루하루 널을 뛰는 감정만큼 육체의 변화로 혼란스러운

10대 자녀들에게 부모가 해야 할 일은 바로 솔직한 공감이다.

그러기 위해 우선되어야 하는 것은 바로 '대화'.

저자는 '아이와의 의미 있는 대화'를 위해

상담자의 가장 기본적인 태도인 '공감, 수용, 진심'을 언급했다.

그리고 자녀와의 대화가 너무도 힘들다는 부모의 이해를 돕기 위해

'밥 먹어/ 밥 먹자/ 밥 차려 놓았어'의 차이점을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한다.

이 차이를 알고 큰 감흥이 있었다면

아래 5가지 단계로 대화를 시도해 보길 바란다.

분명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나의 청소년기를 떠올리며 그들의 이해하려는 마음은 태산이지만

혹 시간이 여의치 않는다는 부모님들은

꼭 마지막 4부라도 읽어보길 바란다.

이것만 잘 해도 우린 온전한 어른일 수 있다!

책을 읽기 전엔 이 책이 청소년을 만나는 일을 하는 나에게 필독서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책을 읽으며 아직은 많이 어린 내 아이에 대해 생각했다.

부모라는 이름의 무게감을 다시금 느끼며 큰 공부가 되었다.

반면 오랫동안 청소년을 만나며

마음이 무거웠던 의무감은 조금 내려 놓을 수 있었다.

가르치는 아이들을 떠올리며

스스로 수업을 즐기는만큼

아이들도 행복하면 좋겠다고 기원하게 되었다.

책에 등장하는 중학교 2학년 담임선생님의 실천.

'아이 개인에 대한 작은 관심을 진심으로 표현'할 것에

조금 더 힘써야 겠다고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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틸리와 벽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262
레오 리오니 지음, 김난령 옮김 / 시공주니어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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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262.

틸리와 벽

 

 

글 그림 : 레오 리오니

옮김 : 김난령

발행일 : 2019. 06. 20

판 형 : 229 * 281 * 8 mm /374g

쪽 수 : 40

출판사 : 시공주니어

원제 : Tillie and the Wall

 

레오 리오니, 하면 <프레드릭>이 떠오른다.

좋은 기회에, 이 책을 아이들에게 읽어주고

함께 이야기 나누며 나만의 생쥐를 만들었던 기억이 난다.

나에겐 그런 포근한 추억 속에 '레오 리오니'가 자리한다.

 

 

이 <틸리와 벽>은

어린 생쥐 '틸리'가 늘상 그 자리에 있는 '벽'을 보며 의문을 품는 것에서 시작한다.

다른 생쥐들이 그 자리에 벽이 없는 것처럼

생활을 하는 것에 비해

제일 어린 틸리만은 벽을 빤히 쳐다보고

벽 반대쪽이 궁금해서 어쩔 줄 모른다.

잠를 쉬 이루지 못하는 날이면

벽 반대쪽 세상에 무엇이 있는지, 누가 사는지 상상하곤 한다.

아무래도 안 되겠다 싶었던 틸리는

벽 반대쪽에 가보기로 한다.

벽을 기어 오르기도 하고

벽을 못으로 뚫어보려 하기도 한다.

하지만 도무지 될 성 싶지 않다.

그러던 어느 날 땅을 파는 벌레 한 마리를 보고,

유레카~를 외친 틸리는

땅을 파기 시작한다. 하염없이.

 

 

 

그리고 다다른 곳에는 무엇이 있었을까?

스포에 해당하는 그림 하나를 담는다.

내가 좋아하는 한 컷이기도 하다.

-

가긴 갔다. 벽 반대쪽.

그런데 상상의 나래를 펼친 그런 세상은 아니였음을

직접 눈으로 확인한다.

인내심 있게 하나를 꾸준히 하면 이루게 되리라.

틸리는 궁금증을 해소했다.

그리고 의도하진 않았겠지만 하나의 화합을 이룬다.

멋진 틸리!

훌륭한 틸리!

 

=

책을 읽어주니

만 네돌이 지난 아이는 못으로 벽을 뚫으려 노력하는 장면에 집중했다.

'녹슨 못'이라는 표현을

세상에 태어나 처음 들어 생경했을 테고

그 모습 또한 매력적이었을 테다.

그런데 난 자꾸

프랑스혁명을 그린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이 떠오르는

위 그림이 눈에 밟혔다.

왜 일까...

뚱한 틸리의 표정 때문일까?

그 멋진 돌 위에 올라갔는데도 왜 그런 표정일까...

많은 의문이 드는 장면이라 그런지 오래 보게 되었다.

 

=

=

네버랜드 _세계의 걸작 그림책 시리즈는

어설프게 그림책에 입문한 나에게 교과서와도 같은 존재이다.

작가가 유명한지 그림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 지

도통 알 수 없어 그저 예쁘면 좋고

거칠고 어두우면 싫어하던 그림책이었다.

아이에게 읽어줄 때도 편협해 지기 마련이었다.

그런데 이 시리즈는 책 말미에 '이 책을 어린이와 함께 읽는 분을 위한 안내'가 담겨 있다.

덕분에 그 의미를 깊이 깨우칠 수 있었다.

이 페이지에는 '작품/작가에 대하여' 상세히 적혀 있다.

그래서 혹시 읽는 이가 놓칠 수 있는 부분을 지식적으로 더해준다.

하지만 나름의 룰이라면,

내 느낌적인 느낌으로 읽고

아이에게도 느낌적인 느낌으로 담백하게 읽어주고

적당히 내 식대로 소화가 잘 되었다 싶으면 마지막 페이지을 열어본다.

어느 새 줄 치고 읽게 되는 이 페이지의 마력이란~

이번엔 이런 문장에 줄을 쳤다.

태어날 때부터 있었다는 건 '내 의지'와 상관없이 생겨났다는 것,

곧 '성장배경'이 된다는 말일 것이다.

지금의 현실에 순응하지 않고, 늘 새로운 세계를 꿈꾸며 도전했던 틸리의 용기,

현실과 환경에 대한 호기심으로 새로운 방법을 찾았던 틸리의 도전 정신은 세상을 바꿨고,,,,,

레오 리오니의 작품에서는 종종 상상했던 것이 마법처럼 현실이 된다.

<이 책을 어린이와 함께 읽는 분을 위한 안내_ 작품에 대하여> 중

=

맞다.

레오 리오니의 작품에는 상상했던 일이 이루어진다.

현실이 되어 나타난다.

프레드릭이 이야기를 모아

좋은 날에 친구들에게 들려주어

마치 시인 이라는 말을 들었듯

그 하나 하나의 행동이 멋진 결과로 눈앞에 펼쳐진다.

그러고 보니

얼굴 붉어지며 수줍게 미소 짓던 프레드릭.

축하의 헹가레에 환한 웃음을 보이는 틸리.

주위의 시선 아랑곳 하지 않고 누가 뭐라든

하나를 뚝심 있게 하는 생쥐 둘.

많이 닮았다^^

난, 레오 리오니의 작품 다시 읽기를 해야 겠다며

두주먹 불끈 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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