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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 다다오의 도시방황
안도 다다오 지음, 이기웅 옮김 / 오픈하우스 / 2011년 6월
평점 :
품절


안도 다다오를 처음 알게 된 것은 스미요시 주택이였다. 건축을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그를 모르면 안된다고 할 정도였지만 그 당시에 난 그걸 몰랐다. 오랜만에 스미요시 주택과 그의 건축물을 보니 새삼스러운 기분이 들었다. 르꼬르뷔제를 동경하며 여행길에 올랐던 저자의 이야기를 읽고 있으니 잔잔한 마음의 출렁임이 느껴졌다. 건축에 대한 열정이 느껴졌다. 저자의 말처럼 우리가 배우는 건축은 서양식 건축이다. 한국건축도 배우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서양식 틀에 맞추어 있고 현재에 우리가 그런곳에 살고 있다. 해외여행을 가지 않고 그 건축물을 책으로만 보고 그 깊이와 건축가의 의도를 파악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일것이다. 건축이 책속의 덩그러니 나와 있는 사진만으로 감당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직접 보고 느끼는 것이 최고일 것이다.

저자는 매우 궁금증이 많은 것 같았다. 좋아하고 즐기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건축공사 현장에서 그가 느끼는 건축에 대한 생동감이(그 과정마저 사랑할 줄 아는 마음) 감동적이기도 했다. 인간도 건축과 마찬가지로 미지의 가능성이라는 눈에 보이지 않는 영역에 진정한 아름다움이 숨어 있을 터, 그렇기에 나는 공사중인 건축에 숨겨진 아름다움을 좀 더 많은 이들이 알아주기를 바란다.(131쪽) 나는 그 아름다움을 잘 모르겠다. 자신이 설계한 건축물에 대한 애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도 다 크고 난 후보다는 커가는 과정에서 큰 즐거움과 쓴맛을 맛보니까 말이다. 모든것이 다 좋을 수는 없겠지만, 그것에 대해 생각하는 마음이 남다르다는 것이 느껴졌다. 저자의 여행지를 따라가다 보니 사람이나 건축에 대해서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다. 이해하기도 힘든 건축물을 볼때면 건축가의 의중을 잘 이해하지 못해서 그럴수도 있지만 건축 또한 예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보통은 실리를 따지며 우리가 살아야 할 집을 찾지만, 건축가들은 자신의 추구하고자 하는 건축을 하기 위해서(불편함도 충분히 저버릴정도) 어떤 감수도 할 수 있는 것 같았다. 사람을 위한 건축이여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이 때론 극도로 자신만의 작품이 되어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현대의 건축물은 정말 재미없다. 재미를 위해서 지어야져야 하는 것이 건축은 아니지만, 나름의 생명력을 가지고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건물이 죽어있는 것이라 할지라도 사람이 살아가는 숨결이 함께 하면 그곳은 죽어있는 공간이 아니다. 사람과 함께 숨쉬고 살아가는 공간인 것이다. 저자의 건축은 빛의 건축이라고도 많이들 말한다. 노출콘크리트가 보여주는 느낌은 삭막하기도 하지만, 그가 담고 있는 품고자 하는 건축은 포용할 줄 아는 건축인 것이다.

요즈음 도시가 재미없어진 이유는 이 어두운 부분을 내다 버렸기 때문이다. 그림자가 없는, 빛뿐인 도시, 모조리 백일하에 드러난 어둠이 없는 도시.(96쪽)
현재가 아쉬운 것은 모든 것을 다 수용할것처럼 굴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저자의 말처럼 뒷골목의 음침함을 그것을 나쁘다고 말하며 그것을 몰아내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게 만들었다. 다만 죽은 사람 눈가리는 것처럼 하얀천으로 덮어 놓았을 뿐이다. 자연스러움을 억지스럽게 만들고 보고 느껴야 할것을 없애 버리고 번지르한 겉가죽만 보여주고 있다. 죽음을 꺼려하고 배제함으로써 삶도 본연의 빛을 잃고 망각에 빠졌다. 인간은 더이상 살아 있다고 수수로 부르짖지 않는 중이다. 무언가를 창조한다는 것은 단순히 디자인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인간의 생을 오롯이 표현하는 것이다.(27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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