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미스터북맨

Photo : 한겨레신문사    

 

 

책은 왜 읽는 것일까? 여러 가지 답이 가능하겠지만, 내가 생각하는 유력한 답의 하나는  ‘다르게 생각하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책을 통해 우리는 우리가 모르고 있었던 것을 알게 되고, 옳다고 생각했던 것이 꼭 그렇지만은 않음을 깨닫게 된다. 물론 책을 읽으면서 기존의 지식과 가치관을 재확인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사람들은 책을 포함한 사물들로부터 자기가 이미 알고 있는 것 이상을 빼낼 수는 없는 법”이라고 철학자 니체는 쓴 바 있다. 그의 말은 옳다. 동시에 틀리다(옳으면서 동시에 틀릴 수 있다는 것이야말로 책의 세계에 어울리는 역설이라 하겠다). 나 같으면 니체의 말을, 자기 안에 잠재되어 있던 어떤 것을 책을 읽으면서 비로소 발견하게 된다, 는 것으로 이해하겠다. 그렇게, 드러나지 않고 감추어져 있던 어떤 것을 포함해서, 책은 기존의 상식과 주장을 뒤집어엎는 데에 본디 기능이 있다.   그렇다면 왜 다르게 생각해야 하는 것일까? 조금 어렵게 말하자면 그것이 바로 존재의 확장과 심화의 길이기 때문이다.

 

 페터 빅셀이라는 스위스 작가가 있다. 그의 책 가운데 『책상은 책상이다』라는 제목의 책은 1970년대부터 여러 번에 걸쳐 번역 소개되었다. 재미있는 것은 ‘책상은 책상이다’라는 것이 그가 독일어로 낸 원저의 제목이 아니라 책에 수록된 작품 한 편의 제목이라는 사실이다. 그런데 그의 작품 여럿을 편역해서 낸 한국어판 책의 제목인 『책상은 책상이다』가 워낙 유명해져서, 페터 빅셀 하면 『책상은 책상이다』의 작가로 통하게끔 되었다. 그의 작품들은 대체로 콩트에 해당하는 짧은 길이의 것들인데, 그 짧은 분량 속에 담긴 통찰은 결코 만만하지가 않다. ‘다르게 생각하기’로서의 책 읽기와 관련해서 생각해 볼 거리를 벅찰 정도로 많이 전해 주는 책이다.

 

 그의 대표작인 셈인 「책상은 책상이다」는 사물들의 이름에 의문점을 지니게 된 한 남자의 이야기이다. 하루하루 변함없는 일상에 권태와 짜증을 느끼게 된 이 남자는 무언가 변해야 한다는 절박감 속에 세상을 삐딱하게 보기 시작한다. 마침내 그는 생각한다: “왜 침대를 그림이라고 하면 안 되지?” 그의 의문은 일견 어처구니없어 보이지만, 동시에 지극히 타당한 것이기도 하다. 동일한 사물이라도 나라마다 또는 언어권 별로 다른 이름으로 불리는 게 엄연한 현실이 아니겠는가 말이다. 같은 언어권이라 하더라도 지역과 계층, 연령에 따른 방언까지 있는 실정이다! 그렇다면 ‘개인별 방언’이 없으란 법도 없지 않겠는가. 마침내 그는 사물들을 제멋대로 바꿔 부르기로 한다. 이렇게 해서 그는 예컨대 다음과 같은 낱말 바꾸기를 시도한다: 침대 → 그림, 책상 → 양탄자, 의자 → 자명종, 신문 → 침대, 거울 → 의자, 자명종 → 사진첩, 장롱 → 신문, 양탄자 → 장롱, 그림 → 책상, 사진첩 → 거울…. 명사 수준을 넘어 동사와 형용사, 능동태와 수동태 수준까지 바꿔 치기를 확대하면 어떻게 될까. 난해시를 닮은 이런 근사한(?) 문장이 나온다: “아침에 그 늙은 발은 오랫동안 그림 속에서 울리고 있었다. 아홉 시에 사진첩이 세워졌다. 그 발은 벌떡 시려워서는, 아침이 쳐다보지 않도록 그가 깔아 놓은 장롱 위에서 뒤적여졌다….”

 

 이 가엾은 남자가 결국 다른 사람들과 말이 통하지 않게 되었다는 뒷이야기는 그닥 중요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정말 중요한 것은 그가 무언가 남과 달리 생각하고 그 생각을 실천에 옮겼다는 것이다. 페터 빅셀의 다른 작품들 역시 이 남자처럼 남다른 개성과 고집을 지닌 인물들을 등장시킨다. 기차 시간표를 줄줄 외우면서 정작 기차는 한 번도 타 보지 않은 사람, 지구가 둥글다는 사실을 직접 확인하겠노라며 여든 살 고령에 길을 나서 돌아오지 않는 남자, 40년이 넘도록 작업실에 틀어박혀 ‘텔레비전’을 발명했으나 바깥 세상에서는 벌써 오래 전에 텔레비전이 등장해 있는 것을 확인하는 남자…. 페터 빅셀의 인물들은 비타협적 외골수들이 대부분이다. 그들은 확실히 원만하고 상식적이지 않으며, 만약 그런 사람들이 가까이에 있다면 어쩐지 불편해질 것만 같은 부류의 사람들이다. 그런데도 그들이 밉거나 한심스럽지 않은 까닭은 무엇일까. 우리가 자명하다고 여기며 반성도 회의도 하지 않은 사물과 상황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보게 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은 정말 옳은 것인가, 상식이란 정말로 보편적 진실 또는 진리일까. 이런 회의와 반성이야말로 예술과 과학의 토대라는 것이 내 믿음이다(그런 점에서 예술과 과학은 통한다). 책을 읽는 일은 오래 입은 옷처럼 편안한 지식과 가치를 다시금 냉정하게 돌아보는 일이다. 그런 점에서는 다소간의 불편과 거부감이 따르는 일일 수도 있다. 그러나 최초의 불편과 거부감을 통과하고 나면 그 다음에 기다리고 있는 것은 새로운 발견, 그리고 넓고 깊어진 자기 자신이다.

 

 

 

 

최재봉│1961년 경기도 양평에서 태어나, 경희대 영문과와 동 대학원 석사과정을 마쳤다. 현재 한겨레신문사에서 문학전문기자로 일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역사와 만나는 문학기행』 『간이역에서 사이버스페이스까지 - 한국문학의 공간탐사』 『최재봉 기자의 글마을통신』이 있고, 옮긴 책으로 『에드거 스노 자서전』 등이 있다.

 

본 칼럼은 책읽는사회만들기국민운동과 함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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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6-02-01 1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전에 학원에서 아이들가르칠때 책상은 책상이다로 언어의 사회성을 가르친적이 있어요. 놀이를 하면서. 참 재미난 책이지요

마늘빵 2006-02-01 1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상은 책상이다 저도 보고픈 책이에요. 서점에서 살짝 봤는데 귀여워요 책이.

모1 2006-02-01 14: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독특한 책이네요.
 

초반 흥행 부풀리기는 마케팅의 일부 [06/01/30]
[‘Top 10’ 순위표 왜 문제인가] “초반 흥행 부풀리기는 마케팅의 일부”

지난 연말 불거진 출판계의 사재기 파동이 해가 바뀌어도 진정되지 않은 채 번지고 있다. 이 문제는 애초 출판사들의 모임인 한국출판인회의가 자체 조사를 벌여 사재기 증거가 발견된 5권의 책을 교보문고 베스트셀러 집계에서 제외할 것을 요구하면서 시작됐다. 올들어 교보문고가 문제의 책 5권을 다시 베스트셀러 집계에 포함시키자 출판인회의가 차제에 문화관광부에 ‘출판유통심의위원회’ 소집을 요청하면서 사재기 파동 2라운드가 불붙었다.

출판인회의는 교보문고가 약속을 파기했다며 비판했고,교보문고는 해당 출판사들이 사재기 사실을 부인함에 따라 다시 집계에 포함시켰다고 해명했다. 이번 파동은 사재기의 진위 여부,대형서점의 사재기 조장 혐의 등 여러 쟁점을 포함하고 있지만 출판 불황 속에서 베스트셀러 순위에 목을 맬 수밖에 없는 출판사들의 슬픈 현실을 드러냈다.

◇순위는 과연 믿을 만한가

판매순위 조작은 출판계의 문제만은 아니다. 음반업계에서도 끊임없이 사재기 소문이 흘러나온다. 일부 가수들은 오락 프로그램에 나와 “이번에 네가 낸 음반 네가 다 샀다며?”식의 얘기를 농담으로 던진다.

한 음반기획사 대표는 “일단 판매순위 ‘톱 10’에만 들면 그 다음부터는 신문사나 방송국에서 알아서 다 홍보해준다”며 “아르바이트를 고용해 CD 1만∼2만장만 사면 순위에 진입시킬 수 있다”고 증언했다. 그는 “음반업계에서는 이것을 사재기라기보다는 일종의 마케팅 비용으로 여긴다”고 덧붙였다.

영화 역시 자사나 계열사 직원들에게 영화표를 공짜로 돌리는 방식으로 사재기를 한다. 첫 주 흥행성적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첫 주에 일정한 흥행성적을 거두지 못하면 극장 측은 곧바로 종영을 통보한다. 반대로 첫 주에 관객몰이에 성공하면 롱런이 가능하다. 사람들이 몰린다고 알려진 영화는 더욱 더 많은 사람들을 끌어들이기 때문이다.

최근 벌어진 영화 ‘홀리데이’의 CGV 조기종영과 재상영 사태는 순위의 힘을 둘러싼 여러 논점들을 보여준다. 이 영화 제작·배급사인 롯데엔터테인먼트와 ‘투사부일체’의 제작·배급사인 CJ엔터테인먼트의 개봉 초반 극장 점유 싸움에서 불거진 ‘홀리데이’ 사태는 극장을 많이 확보해야 1위에 오를 수 있는 바탕이 마련되고 그래야 장기흥행을 노려볼 수 있는 영화계의 약육강식을 여실히 보여줬다.

방송사의 시청률 순위 역시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지표로 보이지만 허점이 있다. 조사대상가구가 너무 적어 대표성이 늘 의문시되고 있으며,특정 프로그램의 시청률이 조사기관별로 큰 차이를 보이는 경우도 종종 있다. 몇 년 전 일본에서는 한 드라마 PD가 시청률조사 대상 가구에 뇌물을 주고 시청률을 조작하다 들통난 사건도 있었다.

◇검색시대,더 막강해지는 ‘순위 권력’

인터넷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인기뉴스 순위나 인기상품 순위는 어떨까. 아침에 출근해서 컴퓨터를 켜는 사람들 대부분은 포털사이트에 들어가 인기뉴스로 분류된 뉴스들을 먼저 검색한다. 포털사이트가 ‘인기뉴스’라고 하면 하루종일 인기뉴스가 된다. 인터넷 쇼핑을 할 때도 인기상품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기 마련이다. 결국 ‘인기상품’ 코너에 오르면 진짜 인기상품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인터넷 순위는 소위 ‘알바(아르바이트 직원)’를 동원한 클릭수 조작의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또 각 사이트들이 특정 업체와 부당한 거래를 맺고 특정 상품의 순위를 올릴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최근 인터넷 정보 검색을 통해 상품을 선택하는 경우가 늘면서 순위의 영향력은 더욱 커지고 있다. 순위야말로 대중이 가장 쉽게 접하는 정보이기 때문이다. 정보통신 분야의 유명 저술가인 존 바텔은 ‘구글 스토리’(랜덤하우스중앙)에서 “앞으로 모든 마케팅은 검색순위 상단을 차지하려는 경쟁으로 변할지도 모른다”고 전망했다.

검색정보 순위의 우위를 차지함으로써 마케팅 경쟁에서 승리를 거둔 대표적인 경우가 ‘해커스 토익’이다. 경쟁사들은 현재 토익 책 분야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는 ‘해커스 토익’의 경쟁력을 인터넷 홍보로 분석한다. ‘해커스 토익’은 책을 출판할 때부터 조직적으로 아르바이트 직원들을 동원해 각종 사이트에 책 소문을 냈고,이런 압도적 정보가 네티즌들의 토익 책 선택에 영향을 미친 것이다. 토익 책 출판사들은 현재 사별로 아르바이트 홍보팀을 조직,인터넷 홍보 경쟁을 펼치고 있다.

◇‘순위 맹신’ 이대로 좋은가

문화상품의 인기는 순위표로 드러난다. 그러나 그 순위표에 반영된 것은 대중의 기호와 취향만이 아니다. 거기에는 사재기나 로비와 같은 조작행위와 자본이나 유통 등 외부적 힘이 반영돼 있다. 모든 상품들이 공정한 경쟁을 거쳐 순위표에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베스트셀러는 좋은 책이 아니고,좋은 책은 베스트셀러가 될 수 없다”는 출판계의 속설은 순위의 허실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순위표가 문화상품을 고르는 한 기준일 뿐인데 거의 유일한 기준으로 자리잡아 가는 게 문제라고 지적한다. 신현준 성공회대 동아시아연구소 소장은 “순위표의 맹점을 보완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면서 “인기와 판매실적만을 기준으로 하는 기존의 순위표 외에 별점이나 평점처럼 질을 평가하는 지표들이 다양하게 개발돼 사람들이 양과 질을 함께 따져보며 문화상품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남재일 한국언론재단 수석연구원은 “자본이 시스템을 장악하고 순위를 좌우하게 되면서 다양한 콘텐츠가 대중에게 접근하는 기회를 차단하고 있다”면서 “상업논리에서 벗어난 수준높은 상품들이 알려지고 대중에게 노출될 수 있도록 대안적 공간을 마련하려는 소비자 주권운동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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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1 2006-02-01 14: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차피..내 맘대로 사는 경향이 강하다보니 순위에 그다지 관심은 안 가지만서도...베스트셀러는 약간씩 땡기더군요.
 
 전출처 : stella.K > [퍼온글] 승주나무님, 제가 가는 중고책방 사이트

http://www.usedbooklove.com/  헌책 사랑... 상당히 책이 많고 안전하게 살 수 있다는게 장점인 것 같습니다.

그 안에서 '개인책방'으로 들어가시면
마니아들이라 불리울 만한 사람들이 차려놓은 공간이 있는데

http://www.bookoa.com/module/book_shop/bookshop_booksmore_search.asp?shopid=road365

'아주 비싼 책방'이란 곳은 정말 비싸요 ㅡ..ㅡ; 
절판된 책들은 정가의 몇배에 팔거나, 새책은 20~50%정도 세일해서 팔거나 그렇답니다.
주인장이 상당히 책을 많이 갖고 있더라구요.. 판 책, 보유하고 있는 책.. 어마어마 합니다.

이매지님이 알려준

http://www.noranbook.net/  책값 비교 사이트....

하단에 보면 중고서점들의 링크가 주르륵 있습니다.

제가 가끔 들르는 곳은
책사랑 (http://www.booksarang.com/ ),
북코아(http://www.bookoa.com/ 여기도 책들 무지 많아요),
하이셀러(http://www.hiseller.com/ 여기는 신간 위주, 소설류가 많은 듯)
초이북 (http://www.choibook.co.kr/index.htm),

링크 따라다니면 너무 많아서 정신이 없어서 그냥 몇군데만 다닙니다. 흐..

승주나무님은 어딜 주로 가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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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빔 - 여자아이 고운 옷 우리 문화 그림책 4
배현주 지음 / 사계절 / 200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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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에 책을 선물한다면? 단연 손곱을 책이 있으니 바로 설빔이다.

책 속에는 앙증맞고 고운 여자아이가 나온다.

새해 첫날 새 날, 새 하늘, 새햇살, 새바람, 새 것 중 가자 좋은 것은 빨간 치마.

만져보고 싶고

입어 보고 싶고

자랑하고 싶은

누가 보아도 너무 고운 한복이

옷주름을 펼쳐보이듯 나온다

게다가 치마 입는 방법 저고리 입는 방법까지 나오니

한 복 입을때마다 쩔쩔매서 가능한 옷장에 두고 안입는 내게도

너무 도움이 되는 책이다.

치마는 붉디붉고

색동 노란저고리는 너무 귀엽고

꽃이 수놓아진 오이씨 버선은 얼마나 앙증맞은지

우리 한복의 아름다움이 정말 살아 숨쉬는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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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6-02-02 1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새벽별님 사실전 한복 잘 입을 줄 모르거든요. 그래서 비싸게 사놓고 옷장에 처박아 놓았죠. 치ㅏ저고리도 어디가 안이고 밖인지 늘 허갈려서요. 그런데 방법이나와요.
 
삽살개 아버지 하지홍
허은순 지음 / 청어람미디어 / 2005년 12월
평점 :
절판


몇년 전 동물원에 갔다가 우리 안에 개 한마리를 본 적이 있다.

아니 동물원에 웬 개?

표지판에는 삽살개라고 적혀있었다. 아 멸종위기라고 해서 동물원에 있나보다 하면서도

동물원에 개가 있다는게 참 낯설었다.

털이 길고 표정이 귀엽고 혓바닥을 길게 내밀고 있는것이 흔히 보던 발바리종류의 개와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다만 몸집이 크고 그에 따라 발도 엄청 커서 우와 크다 라는생각이.

하지만 우리나라 토종견이라고 붙여놓은 것에 비해 참 볼품없었다.

털은 너무 더러워서 대걸래를 보는듯했다.

귀해서 동물원에 온거라면 귀한 대접을 받아야 할텐데 그렇지 못해 보였다.

저렇게 동물원에 지내다가 얼마 안가 또 다시 멸종위기에 놓였다는 소식이 뉴스에 나겠구나 싶었다.

천연기념물 하면 그냥 원래부터 그런건지 알았다.

물론 자세히 생각해보면 그걸 정한 때가 있었을 거고 정한 사람이 있었을텐데

그냥 남대문은 원래 국보 1호야 라는생각이 들듯 천연기념물은 그냥 천연기념물

삽살개 아버지 하지홍을 읽으며 이 사람이 아니었다면 지금쯤 삽살개는 보기 힘들었을지도 모르겠구나 싶었다.

그 개 좀 키우며 연구하는것이 뭐 그리 어렵냐 싶겠지만

개를 4~5마리 정도 키워본 나는 안다.

개는 예쁘기만 한 것이 아니라 개를 키우기 위해서는 사료도 사들여야 하고 똥도 치우야 한다. 털갈이 시기에는 미리 털을 빗겨 주기도 해야 한다.

4~5마리도 힘에 겨웠는데 30여마리도 넘는 삽살개를 모으면서 그것도 자신이 연구하던 것을 거두고 서 기꺼이 고생의 길을 간 하지홍 선생님의 노고에 감사드리고 싶다.

삽살개를 연구하며 키우게 된 에피소드같은 이야기는 읽으면서 삽살개에 대한 소중함을 더 심어주었다.

마치 선물을 연상시키는 노란색 고급스런 책표지와 두꺼운 종이질. 사진과 그림의 혼돈이 일게 하는그림. 하지홍선생님이 삽살개를 지켜오듯 정성스런 마음이 책 곳곳에 배여있었다.

안타까운 점은 삽살개에 대한 더 자세한 정보가 조금 부족한듯한 느낌이 있었지만 삽살개에 대한 소중함을 알게 해준다는 것만으로도 이책은 권장도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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